Press release

2017. 09. 06. (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손쉽고 간단한‘클릭 화학’… 새로운 합성법 찾았다

홍성유 UNIST 교수팀, 미국화학회지(JACS)에 ‘트리아졸’ 합성법 보고
니켈 촉매로 상온에서 물 이용하는 방식… 신약, 고분자 분야 응용 기대

마우스를 누르듯 간단하게 화합물을 얻는 ‘클릭 화학(click chemistry)’ 기술이 하나 더 나왔다. 신약 합성이나 기능성 고분자 개발, 바이오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홍성유 교수팀은 약물이나 고분자 등을 만드는 쓰이는 ‘트리아졸’의 일종을 얻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다. 고온에서 유기용매를 쓰는 까다로운 조건 대신 상온에서 물을 용매로 손쉽게 트리아졸을 만들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논문은 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ACS) 8월 16일자 온라인 속보로 소개돼 현재 월간 최다 다운로드 논문 20편에 선정됐다. 논문의 정식 출판은 9월 6일자에 이뤄졌다.

트리아졸은 탄소(C) 2개와 질소(N) 3개가 고리 모양을 이루는 분자화합물이다. 3개의 질소 원자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성질이 다른 트리아졸이 여럿 있다. 이중 한 종류(1,4-이치환된 1,2,3-트리아졸)는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칼 배리 샤플리스 박사가 개발한 합성법으로 손쉽게 만들어 약학, 생물학, 재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고 있다.

당시 샤플리스 박사는 구리(Cu)를 촉매로 쓰면서 아자이드(Azide) 분자와 알카인(Alkyne) 분자를 반응시켜 트리아졸을 만드는 방법(CuAAC)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 반응처럼 쉽고 간편하게 화합물을 얻는 기술을 ‘클릭 화학’이라고 제시했다. 하지만 다른 트리아졸들을 상온에서 손쉽게 합성하는 기술은 쉽게 개발되지 않았다.

홍성유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또 다른 트리아졸인 ‘1,5-이치환된 1,2,3-트리아졸’을 클릭 화학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샤플리스 박사처럼 아자이드 분자와 알카인 분자를 반응시키면서 촉매로는 니켈(Ni) 기반의 물질을 쓴 것이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김우겸 UNIST 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기존에 쓰이던 루테늄(Ru) 촉매 기반 1,5-이치환된 트리아졸 합성법과 달리, 상온에서 물을 용매로 쓰는 조건에서도 반응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며 “생화학 연구나 나노물질 표면 기능화 연구 등에 적극적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 반응을 이용해 다양한 트리아졸 유도체(derivatives)를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강미은 UNIST 화학공학과 석사과정 연구원은 “다양한 구조의 물질들이 쉽게 반응하는데다 생성 물질을 분리하는 과정도 간단한 합성법”이라며 “앞으로 많은 후속 연구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유기합성 분야에서 클릭 화학의 영역을 넓힌 것으로도 의미를 갖는다. 의료나 재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기초적인 물질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면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 등이 한층 빨라질 수 있다.

홍성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1,5-이치환된 1,2,3-트리아졸 합성에 부족했던 한 조각의 퍼즐을 찾은 연구였다샤플리스 박사가 개발한 구리 촉매를 트리아졸 합성 반응과 더불어 의화학, 나노물질 제조, 바이오 이미징 등 많은 응용분야에 적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생명과학부의 강세병 교수팀과 UNIST 자연과학부의 기정민 교수팀·로드 얀우브(Jan-Uwe Rohde) 교수팀·최원영 교수팀, 영국 캐임브리지대의 곤카로 베르나데(Goncalo J. L. Bernades) 교수팀들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지원은 한국연구재단과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Nickel-Catalyzed AzideAlkyne Cycloaddition To Access 1,5-Disubstituted 1,2,3-Triazoles in Air and Water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홍성유 교수 (052)217-2528

  • 이번 논문에 참여한 연구진_왼쪽부터 홍성유 교수, 이재빈 연구원, 강미은 연구원, 김우겸 연구원, 로데 얀우브 교수, 이정하 연구원1
  • ja-2017-06338q_0001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유기화학에서 물질을 합성하는 데는 다양한 반응을 이용한다. ‘후이스겐 1,3-양극성 고리화 치환반응(Huisgen 1,3-dipolar cycloaddition)’은 탄소를 포함한 원자 5개가 고리를 이루는 화합물인 ‘5원자 헤테로고리화합물(5-membered heterocycle)’을 만드는 대표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이 반응에서는 특정 원자끼리만 더 잘 결합하는 경향이 나타나 위치선택성(regioselectivity)이 나쁜 편이다. 이 때문에 반응 후에 같은 구조를 가지는 화합물질들을 분리해내야 하는 단점이 있다.

2001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칼 배리 샤플리스(K. Barry Sharpless) 박사팀은 그 해 5원자 헤테로고리화합물을 만드는 새롭고 간단한 합성법을 개발했다. 구리(copper)를 촉매로 써서 두 종류의 화합물에 고리화 치환반응을 유도해 ‘1,4-이치환된 1,2,3-트리아졸(1,4-disubstituted 1,2,3-triazole)’을 만든 것(Copper-catalyzed Azide alkyne cycloaddition, CuAAC). 아자이드(azide) 그룹과 알카인(alkyne) 그룹)을 반응시키는 CuAAC 합성법은 위치선택성이 높아서 ‘1,4-이치환된 1,2,3, 트리아졸’만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고온이나 고압, 특수한 물질이 있는 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조건(mild conditions)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이 반응의 발견으로 화학합성 분야에서도 컴퓨터 마우스로 한 번 누르는 간단한 동작으로 합성이 가능하다는 의미의 ‘클릭 반응(click reaction)’과 ‘클릭 화학(click chemistry)’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이런 반응들은 의화학, 재료화학, 화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다.

하지만 샤플리스 박사가 개발한 합성법으로는 아자이드 그룹과 알카인 그룹의 반응으로 만들 수 있는 다른 유기화합물은 만들지 못한다. 1,2,3-트리아졸의 남은 구조적 이성질체인 ‘1,5-이치환된 1,2,3-트리아졸(1,5-disubstituted 1,2,3-triazole)’이다. 이 물질만 따로 분리해내는 반응을 개발하는 연구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다. 2005년 발레리 포킨(Valery V. Fokin) 박사팀은 루테늄(ruthenium) 촉매를 이용해 1,5-이치환된 트리아졸 구조만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발표했는데 이후 많은 연구들이 이 논문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포킨 박사팀의 합성법은 약간 높은 온도, 비활성 조건, 유기용매가 필요하다는 조건이 있어서 다양한 생화학 응용연구에 널리 이용되지 못했다. 사플리스 박사가 개발한 구리 촉매를 이용하는 반응보다 활용성이 제한돼 온 것이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상온에서 물을 용매로 써도 1,5-이치환된 트리아졸을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반응을 개발했다.(그림1) 여기에는 사이클로펜타다이에닐(cyclopentadienyl) 그룹을 포함하는 니켈(nickel) 촉매와 잔트포스(xantphos) 리간드를 이용했다. 이 합성법으로 다양한 트리아졸 유도체들(derivatives)을 합성할 수 있어 다양한 반응에 널리 활용할 수 있었다.

사이클로펜타다이에닐 그룹이 포함된 금속 촉매를 중심으로 실험을 진행했으며, 리간드, 첨가물 스크리닝(screening)을 통해 반응의 최적화된 조건을 얻었다. 그 결과, 상온에서 물 용매를 이용해도 1,5-이치환된 트리아졸만 합성해 얻을 수 있는 조건을 찾게 됐다. 이 반응의 범용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작용기를 포함한 작은 분자들 (니트로 그룹, 아민 그룹, 할로겐 그룹 등)부터 아미노산, 글루코스, 말토오스 등 다소 복잡한 구조의 바이오 분자들과의 반응도 용이하게 진행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각각의 분자들은 핵자기 공명(NMR), 질량 분석(ESI-mass) 등을 통해 분석했고, 금속과 리간드를 반응해 활성촉매의 질량 분석, 전자상자성공명(EPR)의 데이터를 얻어 반응의 메커니즘(mechanism)을 제시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로 1,5-이치환된 트리아졸 합성법의 한계였던 반응조건들이 한층 개선됐다. 이번에 개발한 합성법을 이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1,5-치환된 트리아졸을 만드는 것은 물론, 구리 촉매를 이용한 1,4-치환된 트리아졸 합성법처럼 의화학, 나노물질 재조, 바이오 이미징 등 많은 응용분야에서 손쉽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클릭 화학(click chemistry)

2001년 칼 배리 샤플리스(K. Narry Sharpless)에 의해 주창된 개념이다. 간단한 화학반응으로 원하는 물질만 골라서 많이 얻을 수 있고(높은 수득률과 선택성, 쉬운 분리과정), 1기압과 상온 조건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 반응이 가능하다. 이런 조건들을 포괄한 강력한 반응들을 묶어서 클릭 화학이라고 한다. 클릭 화학은 다른 추가적인 반응도 또한 없어 재료과학, 의약학, 화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된다. 특히 클릭 화학에 속한 반응들은 대체로 생체친화적(biocompatible)이고, 생물 내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하지 않는다.(bioorthogonal) 이런 특징 덕분에 생체 내부에 넣을 물질(probe)를 표적물질과 연결해 생체 내의 분포 등을 추적할 수 있고,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데 사용하는 화학생물학의 강력한 화학적 기술로 사용된다.

2. 위치선택성(regioselectivity)

원자 구성은 같지만 구조가 다른 두 개 이상의 화합물(구조 이성질체)을 생성할 수 있는 반응에서, 하나만 선택적으로 생성하는 방향으로 반응이 진행되게 하는 특성

3.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미국화학회Americal Chem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과학학술지로 화학분야 최상위 저널로 알려짐. 2016년 기준 피인용지수 13.858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니켈로신과 잔트포스 리간드를 이용해 ‘1,5-이치환된 1,2,3-트리아졸’이 형성된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응 결과 얻을 수 있는 물질이 많고(높은 수득률),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반응이 잘 된다는 점에서 구리 촉매나 루테늄 촉매반응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