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11. 20.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알처럼’ 0.1초 만에 유기물 다공성 물질 만든다

UNIST 백종범 교수팀,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고체 상태 반응법 제시"… 친환경적으로 고순도 물질 합성

[연구그림] HEA 유기물 단결정이 순식간에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로 변하는 과정

총알이 발사되듯 순식간에 ‘다공성 유기물 재료’를 만드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방아쇠를 당기면 뇌관이 폭발하고, 이어서 폭약이 터지는 과정과 유사한 화학반응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고체 상태의 유기물 결정에 열을 가할 때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이때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가 만들어진다는 내용을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3차원 다공성 물질은 표면적이 넓어 촉매의 지지체나 기체 저장 분야에서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다공성 물질은 무기물인 제올라이트다. 그런데 최근에는 내구성이 더 좋은 유기물로 다공성 물질을 만들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주로 기체나 액체 상태에서 화학반응을 유도해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를 만드는 접근법이었다. 그런데 이 경우 후처리가 필요하고 반응결과물의 순도도 높지 않았다.

백종범 교수팀은 고체 상태의 유기물을 가열하는 간단한 공정으로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를 합성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고체 상태의 유기물에 열을 가하면 쉽게 녹아버리지만, 백 교수팀에서 만든 ‘유기물 단결정(HEA)’은 열을 주면 폭발적인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3차원 다공성 물질로 변한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배서윤 박사는 “고체 상태에서는 반응을 유도하면 후처리 과정이 필요 없어 친환경적이다”며 “순도 높은 반응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 기체나 액체 상태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보다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사용된 유기물 단결정(HEA)은 아세칠틸렌기가 6개가 붙어 있고, 결정구조 안에 물과 아세톤 분자가 일정량 규칙적으로 포함돼 있다. 연구진이 HEA 단결정에 열을 가하자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며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로 변했다. 이때 HEA 단결정은 마치 총알(1차 뇌관 폭발에 이은 2차 주된 장약 폭발)이 발사되는 과정과 유사한 경로를 거쳐 변하게 된다.(동영상 참조)

HEA 단결정의 기본구조는 9개의 HEA 분자와 1개의 물 분자, 2개의 아세톤 분자로 이뤄진다. 이중 물과 아세톤의 끓는점이 낮기 때문에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물은 100℃에서 아세톤은 56℃에서 끓기 때문에 열을 가하면, 두 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커진다. 이에 따라 유기물 단결정이 녹기 전에 물과 아세톤이 외부로 방출되고(뇌관 폭발), 전체 결정의 재배열이 일어나면서 폭발적인 반응(장약 폭발)이 진행되는 것이다.

배서윤 박사는 “HEA 단결정 구조가 깨지면서 6개의 아세틸렌기가 충분히 가까워지면서 0.1초 이내에 종료되는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난다”며 “이 반응으로 합성된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는 표면적이 넓어 이산화탄소 흡착제로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백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기물 재료를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뿐 아니라, 합성된 재료를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며 “고체 상태 반응을 이용한 새로운 재료 합성법은 학술적 가치가 높은 뿐 아니라 잠재적 응용가치도 커서 많은 분야에서 곧바로 주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논문은 순수하게 국내 과학자들이 상호 긴밀하게 협력해 도출한 연구 성과”라며 “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고체 상태 합성법을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수한 연구역량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자연과학부의 박노정 교수와 나명수 교수를 비롯해 UNIST 자연과학부의 김동욱 박사과정 연구원‧신동빈 박사과정 연구원,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자비드 마무드 박사‧전인엽 박사‧정선민 박사‧신선희 박사과정 연구원‧김석진 박사과정 연구원이 참여했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를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Forming a three-dimensional porous organic network via explosion of organic single crystals in solid-state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 (052)217-2510

  • 백종범 교수와 배서윤 박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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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종범 교수와 배서윤 박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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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그림] HEA 유기물 단결정이 순식간에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로 변하는 과정
  • [연구그림] HEA 유기물 단결정이 순식간에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로 변하는 모식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고체 상태로 물질을 합성하는 방법은 반응 후 처리 공정이 필요하지 않아 매우 간단하다. 또 친환경적으로 고순도 재료를 만들 수 있어 상업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합성방법이다. 하지만 유기물의 경우 고체 상태 반응에 이용되는 물리적 힘과 방사선, 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예가 드물었고, 반응 결과물을 얻는 수율이 매우 낮아 관련 연구가 제한적이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유기물의 고체 상태 반응에서 열을 이용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단순히 열만 이용해 고체 상태에서 유기물을 폭발적으로 반응시켜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를 합성한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에 보고된 고체 상태 반응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번 결과는 고체 상태 반응을 재료과학기술 분야에 적용하는 새로운 합성방법을 개발하거나 응용하는 등 광범위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약한 열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반응이 종료되면서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를 형성하는 새로운 고체 상태 반응을 발견했다. 또 유기물 단결정이 열에 의해서 용융되지 않고, 고체 상태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원리와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유기물(HEA: 2,3,6,7,14,15- hexaethynyl-9,10-[1,2]benzenoanthracene)을 합성했다. 그리고 이 물질 말단에 있는 여섯 개의 아세틸렌기와 물과 아세톤이 규칙적으로 포함된 단결정이 열을 받아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를 만드는 고체 상태 반응을 확인했다.

세계 최초로 합성된 HEA 단결정의 구조는 X선 회절법(X-ray diffraction, XRD)를 통해 확인했고, HEA 단결정의 특이한 열적인 특성은 시차주사 열량계(DSC)를 통해서 고체 상태에서 반응이 진행됨을 확인했다.

HEA 단결정에 열을 가하면 0.1초 이내 짧은 시간에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현상은 HEA 단결정 내부에 위치한 물과 아세톤이 열에 의해 외부로 방출되는 순간 HEA 결정이 재배열하면서 다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 열이 말단에 붙은 아세틸렌기에 연속적으로 버그만(Bergman)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더 많은 열을 방출해 순식간에 반응이 폭발적으로 진행된다. (그림1과 그림2)

이 반응 결과물로 3차원의 다공성 유기물구조체가 만들어진다. 이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는 넓은 비표면적으로 인해 기체 흡착 재료로 우수한 특성을 보였다.

3. 기대효과

본 연구 결과는 유기물이 열에 의해 고체 상태에서 반응이 진행되는 반응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또 다른 새로운 고체 상태 반응으로 화학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재료과학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합성방향을 제시할 뿐 아니라, 응용까지 광범위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새롭게 제안된 고체 상태 반응을 이용한 신소재 합성법은 학문 기초에서 응용까지 과학기술의 잠재적 가치 덕분에 많은 분야에서 곧바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본 반응에 사용한 버그만(Bergman)반응은 생화학적 작용이 탁월하여, 1980년대부터 항암제, 항균제 등 신약개발에 많이 이용되어 왔다.

 

[붙임] 용어설명

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자연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네이처(Nature)의 자매지로 자연과학전문지이다. (2016 Impact Factor=13.092)

2. HEA 분자

3차원 입체구조의 분자로 말단에 6개의 아세틸렌기가 있는 유기 분자. 백종범 교수 연구팀에서 2017년 최초로 합성했다.(HEA: 2,3,6,7,14,15-hexaethynyl-9,10-[1,2]benzenoanthracene)

3. HEA 단결정

합성된 HEA분자를 헵탄과 아세톤 혼합용액에서 노란색 HEA 단결정이 형성된다. HEA 단결정을 X선 회절기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9개의 HEA 분자당 1개의 물 분자와 2개의 아세톤 분자가 규칙적으로 포함된 모습이 확인됐다.

4. 버그만(Bergman) 반응

엔다이인(Enediyne), 즉 하나의 이중결합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삼중결합이 붙은 구조의 기능기가 열에 의해 벤젠 고리를 형성하는 반응이다.

5. 시차주사 열량계(DSC)

시차 열분석에 있어 기준 물질과 시료 간에 온도차가 발생했을 때, 개량법에서는 보상 히터가 즉 그 온도차를 상쇄하도록 작동한다. 이때 히터에 공급된 전력을 온도에 대해 기록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열량계. 시차 열량측정법에 비해서 반응속도의 해석 등 정량적 취급에는 각별한 장점이 있다.

6. X선 회절법(XRD)

결정체 물질 분자에 X-선을 쪼여서 산란된 X-선 양상을 분석해 결정체의 구조를 알아내는 구조분석방법이다.

 

[붙임] 연구결과 문답

1.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유기물의 고체 상태 반응의 새로운 메커니즘 발견은 신소재 합성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2. 어디에 쓸 수 있나

본 연구에서 합성한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는 기체흡착물질로 탁월하다. 특히 이산화탄소 포집에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

3.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5-10 년

4.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 성과는 첫 단추에 불과하며, 고체 상태에서 반응이 가능한 다양한 분자를 맞춤형으로 디자인하고 합성해 다양한 분자를 조합하면, 새로운 2차원 및 3차원의 유기물 구조체를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산업에 적합한 모델 발굴 및 산학 교류를 촉진할 수 있다.

5.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2004년 그래핀이 발견된 이후, 2차원의 탄소 물질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차원 탄소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차원이 조절된 3차원의 새로운 형태의 탄소물질 합성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고체 상태 반응을 통한 유기물구조체합성에 초점을 뒀다.

6. 에피소드가 있다면

3차원의 탄소 물질을 합성하던 중 합성한 유기물을 우연히 가열하다, 용융이 되기 전 100℃에서 150℃ 사이 온도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 폭발적인 온도 상승의 원인을 연구하던 중 반응의 메커니즘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고체 상태 반응을 발견하게 됐다.

7.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2010년 노벨상을 받은 그래핀의 한계를 일찌감치 인지하게 됐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2차원과 3차원 유기물 구조체를 합성하고 있다. 이 연구를 계속해 학계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연구 집단으로 성장하고 싶다.

8.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열정과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즐겁게 연구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 1. HEA 단결정이 열에 의해 고체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폭발하는 과정을 초고속 카메라로 찍은 사진(동영상 첨부). 노란 HEA 단결정이 히트 건(heat-gun)에서 전달된 열을 받아 고체 상태에서 폭발적으로 반응하는 과정을 시간에 따라 보여주고 있다. 고체 상태 반응을 통해 3차원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검은색)가 만들어졌다.

그림 2. HEA 단결정이 3차원의 다공성 물질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HEA 단결정은 9개의 HEA 분자와 물 분자 1개, 아세톤 분자 2개로 구성된다. 하지만 반응 과정을 쉽게 표현하기 위해 결정 구조를 단순화해 표현했다. 여기서 회색은 탄소, 빨강색은 산소, 파란색은 수소다. HEA 단결정 내에 존재하는 물과 아세톤이 열에 의해 방출되고(stage 1), HEA 분자들의 결정구조가 재배열되면서 반응기들이 충분히 가까워진다(stage 2). 버그만(Bergman)반응이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많은 양을 열이 전체 반응을 폭발적으로 진행시켜 순식간에 반응이 종료된다(stage 3). 이 반응의 결과로 3차원의 다공성 유기물 구조체가 형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