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이하 SOFC)의 성능을 2배 이상 높인 새로운 전극 소재가 개발됐다. 이 전극소재는 기존 연료전지의 불안정성 문제도 동시에 해결해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
UNIST(총장 조무제) 김건태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노정 교수(자연과학부)와 동의대 신지영 교수, 일본 큐슈대 이시하라(Tatsumi Ishihara) 교수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인터내셔널 에디션(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8일(월) 발표했다.
‘앙게반테 케미’ 측은 “이번 논문의 혁신적인 연구 결과와 연료전지 분야의 파급효과를 인정해 10월 초 출간하는 학술지 표지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받는 것은 저온에서의 SOFC 성능 개선과 함께 안정성까지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건태 UNIST 교수는 “기존의 결과들은 우수한 성능을 보이더라도 재료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연료전지의 안정적인 작동이 불가능했다”라며 “향상된 성능을 15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고 말했다.
SOFC는 전력을 저장해 사용하는 전지와 달리 수소와 공기만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연료의 연소과정이 없어 유독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또 5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보여 원자력 발전을 제외하고 가장 효율적이다.
하지만 저온에서 출력이 떨어지는 단점으로 인해 800℃ 이상의 고온에서 작동해야 한다. 또 고온에서 장시간 사용할 경우 내구성이 저하되며, 고온을 견뎌낼 값비싼 고온합금이나 세라믹 소재를 사용해야만 한다.
공동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물질에 베륨(Ba)을 25% 줄이고, 칼슘(Ca)을 25% 늘려 만든 이중층 구조의 페로브스카이트를 개발해 전극에 활용했다. 전자 친화도가 높은 칼슘의 증가로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산소 이온을 빠르게 확산시켜 성능을 향상시켰다.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소재의 성능을 시험한 결과 550oC에서 전압이나 전류가 150시간 이상 성능저하 없이 유지됐다. 또 600oC에서 세계 최고인 2.2 W/cm2의 출력을 보여 고온(800℃ 이상)의 고체산화물연료전지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김 교수는 “높은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전극소재의 개발로 국내외 연료 전지 실용화와 산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고체산화물연료 전지가 상용화되면 수 천 억원에 해당하는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