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UNIST 제1공학관에서 ‘UNIST X-선 자유전자레이저 활용연구 국제 워크숍(UNIST XFEL Science International Workshop)’이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호세 크레스포 로페즈-우루티아(José R. Crespo López-Urrutia) 박사가 연사로 나서 발표했다.
로페즈-우르티아 박사는 XFEL을 활용한 천체 연구를 처음 제안한 인물이다. 그의 연구 분야와 기술력은 UNIST에서 최근 출범한 선도연구센터(SRC)인 고에너지 천체물리 연구센터추진 중인 천체물리 연구와 맞닿아 있다. 아래 원고는 류동수 고에너지 천체물리 연구센터 센터장이 XFEL 관련 연구에 대해 소개한 글이다.
지난 6월 29일 포항에 건설된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X-선 자유전자레이저(X-ray Free Electron Laser 혹은 줄여서 XFEL)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XFEL은 꿈의 빛이라 불릴 정도 인간이 만든 빛 중 최고의 스펙을 자랑한다.
XFEL은 이름이 뜻하는 것처럼 X-선 영역 대(파장으로 분류했을 때 0.1nm~10nm, 1 nm=10-9m) 의 주어진 파장을 결맞음 상태로 잘 유지하면서도 펨토초 (10-15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태양 빛보다 100경(1016)배나 밝은 빛을 낸다. 이러한 최고 성능의 빛을 활용해 물리, 화학, 생명, 약학, 신물질 분야의 새로운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천체 현상을 탐색하는 것도 가능하다.
X-선의 높은 투과력과 함께 짧고 밝은 빛의 특성을 지닌 XFEL은 초고속 X-선 카메라로 사용되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존재하는 물질의 상태를 촬영할 수 있다. 목성과 같이 기체로 형성된 행성들의 중심부는 온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높은 밀도의 상태인 ‘따뜻한 고밀도 물질 (warm dense matter)’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시광선대의 초강력 레이저를 알루미늄과 같은 고체에 쪼임으로써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따뜻한 고밀도 물질을 만들 수 있는데 XFEL의 초고속 X-선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면 이렇게 만들어진 따뜻한 고밀도 물질의 물리적 특성을 보다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그간 이론적으로만 연구된 따뜻한 고밀도 물질의 특성을 실험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목성과 같은 기체 행성들의 내부 구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XFEL에서는 또한 X-선 결맞음 특성과 높은 밝기를 활용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고전리 이온(highly charged ions)의 초고해상도 분광선 측정이 가능하다. 우주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철(Fe)과 같은 원자는 은하단 플라즈마 혹은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주변에 형성되는 강착원반과 등의 극한의 환경에서 수소 혹은 헬륨과 같이 전자가 1~2개만 남아 있는 고전리 이온(Fe25+ 혹은 Fe26+)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고전리 이온에서 방출되는 X-선의 정확한 분광선을 측정할 수 있는 최고의 실험 장치가 바로 XFEL이다. 실험실에서 정확히 측정된 분광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해상도 X-선 관측 자료를 보다 정확히 분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X-선 방출 천체의 물리적 환경을 추적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Science Research Center) 사업의 지원을 받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고에너지 천체물리 연구센터(Center for High Energy Astrophysics) 에서는 XFEL뿐 아니라 한국형 중이온 가속기인 라온을 활용한 실험 천체물리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고에너지 천체물리 연구센터에서는 이번에 UNIST에서 개최되는 UNIST-XFEL 워크샵에서 XFEL을 활용한 천체물리 연구를 발표할 예정이다.
글: 류동수 자연과학부 교수·UNIST 고에너지 천체물리 연구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