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지정한 ‘세계 빛의 해’를 맞아 지난 칼럼(4월29일자 18면)에 이어 조명의 색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가 조명의 색을 이야기할 때는 조명 자체의 색과 조명에 의해 비춰진 사물들의 색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 지난 칼럼에서 조명의 색은 ‘색 온도’라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소개하였다. 그런데 색온도는 동일하더라도 분광분포는 전혀 다른 조명이 있을 수 있다. 분광분포란 가시광선 영역에서 각 파장대 별로 에너지가 나오는 정도를 의미하는데, 조명의 분광분포가 다르면 동일한 물체의 색도 조명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게 된다. 예를 들어 눈으로 보기에는 똑같이 보이는 색을 갖는 조명 두 개가 있다고 할 때 한 쪽 조명 하에서 붉은 색이 더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 이렇게 조명에 따라 색이 달라 보이는 현상을 연색(Color Rendering)이라고 한다.
이처럼 조명의 분광 분포에 따라 실내의 색감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제조명기구(CIE)에서는 조명의 연색성 정도를 ‘연색지수’(Color Rendering Index, CRI)로 표현하도록 하고 있다. CIE 연색지수 값은 기준 조명에서 보여진 색들과 테스트 조명에서 보여진 색들이 얼마나 다른가를 계산하여 똑같은 색으로 보이면 100점을 주도록 하고 있다. 즉 점수가 높을수록 기준 조명에서 보는 것과 동일하게 색이 보이는 조명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점수가 낮을수록 기준 조명 대비 색 왜곡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에서 소개한 색온도와 CIE 연색지수는 조명의 색 특성을 결정짓는 수치들로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 LED 조명의 등장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의 색 특성을 점수화 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조명 대비 LED 조명의 장점은 환경 친화적이라는 것 외에도 다양한 색온도 및 분광분포를 갖도록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의도적으로 실내의 색을 더 선명하게 보이게 만들 수도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사용자의 선호를 반영한 조명의 연색특성에 관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LED조명은 우리나라가 잘하는 반도체와 IT기술의 결합체이기에 LED조명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조명 산업이 좀 더 활성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곽영신 유니스트 교수·디자인및인간공학부
<본 칼럼은 2015년 5월 27일 경상일보 18면에 ‘[곽영신의 색채이야기(7)]조명의 연색성’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