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높은 불쾌지수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제철 과일만 충분히 먹어도 항산화·항균효과를 높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재난관리도 비슷하게 지역·시기별로 어떠한 자연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지를 알고 그에 맞게 대처한다면 피해를 현저하게 저감시킬 수 있다.
울산은 전국적으로 가장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루어진 대도시이기에 최근 다양한 자연재해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 피해는 더욱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대비를 위해서 울산에 영향을 주는 자연재해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행정안전부의 재해연보를 기준으로 최근 20년간 울산에 영향을 준 자연재해는 피해액 순서대로 태풍, 집중호우, 폭설, 풍랑, 지진, 강풍 등이다. 가장 큰 영향을 준 태풍이 야기할 수 있는 피해는 크게 강풍, 호우, 그리고 폭풍해일로 나눌 수 있다. 2003년 태풍 매미의 경우 울산에 10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초래하였는데 강풍으로 해안 공단의 대형 장비들이 쓰러지고 송전선이 끊어져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또한 2016년 태풍 차바는 3시간 동안 300㎜의 호우를 야기해 태화강 유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과 온난화가 가속된다면 태풍의 강도가 더욱 강해져 연관된 피해가 증가할 수 있어 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두 번째로 많은 피해를 야기한 뇌우에 의한 집중호우는 우리나라 여름철 기상특성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여름철은 몬순기후의 영향으로 열대지역의 수증기 경로가 한반도를 지날 때 강한 중규모 대류현상이 발생해 호우가 내리게 된다. 여름철 울산도 이 수증기 경로 상에서 발달한 강한 중규모 비구름대가 확장해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2006년 7월 이틀 동안 500㎜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발생해 곳곳의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어 200억에 달하는 피해액이 발생하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온난화와 더불어 동남권 지역의 집중호우의 빈도와 강도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피해액이 늘어날 수 있다. 이외에 미세먼지와 폭염도 최근 울산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름철 울산은 화학공단에서 배출된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등의 2차 화학 반응으로 초미세먼지가 발생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18년 여름철 가장 큰 이슈였던 폭염은 지구온난화와 연관돼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영남알프스와 연관된 푄현상과 산업단지의 인공열로 인해 울산의 폭염 발생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이처럼 울산은 더 이상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아니다. 국가 및 지자체 차원뿐만 아니라 시민 스스로도 자연재해현상의 특성을 이해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준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동현 울산시민안전포럼 부대표·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 교수
<본 칼럼은 2019년 6월 14일 경상일보 18면 ‘[행복한 안전칼럼]울산의 자연재해 특성’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