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20. 02. 28 (금) 04:00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속충전 배터리 속 리튬이온 움직임 실시간 추적 한다!

UNIST-美연구진, 리튬 이차전지 고속 충·방전 작용 메커니즘 규명
음극소재 부분적 구조변화가 리튬이온 ‘고속 도로’ 만들어...Science 게재

자동차를 주유하는 데 1~2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 일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UNIST(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서동화 교수를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고속 충전 원리를 규명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음극 소재 내부에서 리튬 이온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리튬 이온이 음극 소재를 내부를 빠르게 움직이는 원인’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 충전 시간을 줄이는 음극 소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발견이 될 전망이다.

[연구그림]리튬이온(Li+)의 움직임 추적을 위한 전자현미경 분석용 전지셀 모식도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전한다. 따라서 배터리 충전시간을 줄이려면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소재 안에서도 빠르게 이동해야 한다. 상용화된 흑연 음극 소재 내부에서 리튬 이온의 이동 속도가 빠르지만 고속 충전시 표면에 리튬 금속이 석출되는 단점이 있어, 대안을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새로운 음극 대체재 중 하나인 ‘리튬-티타늄 산화물’은 리튬 금속 석출 없이 빠른 충전 속도를 보이는 물질이지만, 구체적인 원리가 밝혀지지 않아 실제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 물질의 내부 생김새만 보면 리튬 이온이 빠르게 움직이기 어려운데도 충전 속도는 빨랐기 때문이다.

공동연구팀은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을 이용해 이 물질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를 찾아냈다. 그동안은 리튬 이온이 음극 내부에 자리 잡기 전과 후의 이미지만 얻었지만,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과 전자현미경 내에서도 작동 가능한 전지를 특수 제작해 리튬 이온이 이동하는 중간 과정을 알아낸 것이다.

분석 결과, 리튬 이온이 리튬-타이타늄 산화물를 통과할 때, 이 물질의 내부를 이루는 구조가 변하면서 리튬 이온이 쉽게 빠져나갔다. 리튬-타이타늄 산화물의 원소들이 이루는 구조가 변하자 리튬 이온이 빠르게 지나다닐 수 있는 고속도로가 만들어진 셈이다. 연구팀은 양자역학 모델링을 통해 전극 내부에서 일어나는 부분적인 구조 변화가 리튬 이온이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낮추는 것도 계산해냈다.

[연구그림] 양자계산 모델링을 통한 리튬이온 이동모식도

서동화 교수는 “전극 내 리튬 이온의 움직임은 실험만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실험과 양자역학적 모델링을 통해 원자 수준의 미시세계에서 리튬 이온이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원인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리튬-타이타늄 산화물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움직이는 원리를 밝혀낸 만큼 앞으로 충전 속도를 높여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재 양자계산과 머신러닝 등 모델링의 발전과 적용으로 이차전지를 포함한 각종 소재 개발 시간이 단축되고 있어, 미래에는 재료 개발의 자동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국립브룩헤이븐 연구소,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2월 28일자로 게재됐다. 서동화 교수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연구원 재직시 1저자로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논문명: Kinetic Pathways of Ionic Transport in Fast Charging Lithium Titanate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 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서동화 교수 (052) 217 3035

  • [연구그림]리튬이온(Li+)의 움직임 추적을 위한 전자현미경 분석용 전지셀 모식도
  • [연구그림] 양자계산 모델링을 통한 리튬이온 이동모식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리튬 이온 배터리는 노트북,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를 넘어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저장장치 등 대형장치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테슬라 등을 통해 리튬 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자동차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느린 충전 속도가 대중화를 막는 요인 중 하나이다. 자동차를 주유하는 데 1~2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는 몇 시간이 걸린다.

충전 속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양극과 음극 전극 활물질 내에서 리튬 이온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활물질 내를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리튬이온을 실시간으로 관찰이 어려워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충전과 방전이 일어난 전과 후를 간접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거나 실제 배터리 구동 환경과 크게 다른 환경에서의 분석이었다. 이럴 경우 실제 배터리 내에서 리튬이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기 어려움이 있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이용되는 리튬-타이타늄 산화물 음극 활물질에서 리튬이온 추적을 위해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in-situ TEM)을 이용했다. 기존 연구들과 다르게 배터리 충방전 환경과 동일한 투과전자현미경용 배터리 셀(Cell)을 제작해 실제 충전/방전 환경에서 리튬이온의 위치를 추적했다.

양자역학 모델링으로 리튬이온 위치에 따른 스펙트럼을 계산해 실험 결과와 교차 분석했고, 이를 통해 리튬이 격자 왜곡이 큰 위치를 통해 이동하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그리고 양자역학 모델링을 통해 격자 왜곡과 밀집된 리튬 이온들이 어떻게 리튬이온 이동 속도를 증가시키는지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자들이 완전 충전/방전 시에 리튬-티타늄 산화물 (Li4Ti5O12와 Li7Ti5O12) 내에서 리튬이온의 이동이 느리다는 실험 결과와 고속충전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상충한다는 오랜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 이러한 직접 관찰의 결과와 이해는 실제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어, 고속충전 배터리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는 리튬-타이타늄 음극재에서 원자 단위에서 실시간 리튬이온 거동과 고속충전 작동 기재에 대해 밝혔다. 리튬-티타늄 산화물은 상용화된 흑연 음극과 비교할 때 전극 표면에 리튬이 증착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빠르고 가역적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용화하게 된다면 전기자동차의 충전시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고출력 시 발열과 수명 저하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붙임] 용어설명

1.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 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과 전자가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전 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전 시 전기 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이차전지를 말한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에 위치한 물질을 각각 양극 물질, 음극 물질이라고 한다. 실제 배터리 산업에서는 전극 물질 내에서 실질적으로 전기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물질을 전극 활물질(Active materials)이라고 말한다. 음극 물질과 양극 물질의 차이는 양극 물질은 이온이 충전하고 방전하는 반응전압이 상대적으로 높은 물질을 의미하고, 음극 물질은 반대로 낮은 물질을 의미한다. 그래서 두 물질을 하나의 배터리로 구성했을 때, (양극 물질의 전압 – 음극 물질의 전압)이 배터리의 전압으로 나타난다.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공로로 미국의 존 굿이너프 박사와 스탠리 휘팅엄 박사, 일본의 요시노 아키라 박사가 2019년 노벨화학상을 수여 받았다.

2.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In Situ TEM)

투과전자현미경은 강한 전자의 가속력을 이용하여 물질의 원자 단위까지 관찰을 할 수 있는 현미경이다. 실시간 측정방법은 물질에 특성변화를 가하고 그에 대한 모양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측정 방법이다. 따라서 이 실험에서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방법이란 배터리에 사용되는 음극활물질을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충전하면서 그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3. 리튬-타이타늄 산화물

리튬-타이타늄 산화물은 리튬, 티타늄, 산소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정질 산화물로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으로 사용된다. 상용화된 흑연 음극과 비교할 때 전극 표면에 리튬이 증착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빠르고 가역적 충전이 가능하다.

4. 양자역학 모델링

양자역학에 기본 바탕을 둔 계산화학 방법으로 물질, 분자 내부에 전자가 들어있는 모양과 그 에너지를 계산하기 위한 모델링 기법이다. 밀도범함수 이론 등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실험 없이 소재의 기본 특성과 소자 특성을 예측할 수 있어 리튬 이차전지, 촉매, 반도체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

5. 머신러닝

인공지능(AI)의 한 분야로, 빅 데이터 기반의 학습을 통해 빠르게 예측할 수 있는 높은 예측 성능을 가진 컴퓨터 모델로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재료 개발에서도 소재 특성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어 신규 소재 개발에 적용되고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음극소재 격자(파란색 구조) 내 리튬이온(Li+)의 움직임 추적을 위한 실시간투과전자현미경 분석용 전지셀의 모식도

 

그림 2. 양자계산 모델링을 통해 구한 리튬이온의 이동 모식도와 이동에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

(a) 리튬이온 이동시 주변 격자 구조 변화를 나타낸 모식도.

(b) 리튬-티타늄 산화물의 조성 변화에 따른 리튬이온 이동 활성화 에너지 계산 결과. 활성화 에너지가 낮을수록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