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생지’ 아프리카 고대인의 게놈(Genome)이 세계 최초로 분석됐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게놈연구소 박종화(48) 교수(생명과학부)와 캠브리지 대(University of Cambridge) 안드레아 마니카(Andrea Manica) 교수(교신저자) 공동 연구팀은 신석기 시대 아프리카인의 게놈을 해독(sequencing)해 유전정보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3대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에 8일(미국 동부 시간 기준 14시, 한국 시간 기준 9일(금) 오전 3시) 발표됐다.

게놈 분석에 사용된 시료는 이디오피아(Ethiopia)의 ‘모타(Mota)’ 동굴에서 발견된 4,500년 전 아프리카인의 귀 뒤쪽 뼈다. 공동연구팀은 이 뼈의 골수에서 DNA를 추출해 게놈을 분석해, ‘모타’ 동굴인이 검은색 피부를 가진 남성임을 밝혀냈다. 또 이 남성은 우유를 소화하지 못했고, 이디오피아 고산지대의 저산소증에 적응한 수렵채취인이었다.

공동연구팀은 ‘모타’ 동굴인의 게놈 분석에서 유라시아인들의 유전인자를 발견하지 못했는데 이는 4500년전 아프리카인이 타 인류와 혼혈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현대 아프리카인들은 많게는 25% 이상 유라시아인의 유전변이를 가지는데 이는 농경문화의 확장으로 현생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로 많은 유라시아인들이 역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공동연구팀이 ‘모타’ 동굴인의 순혈 사실을 입증해 4,500년 전 까지는 유라시아인들이 아프리카로 역행(back-flow)하지 않았음을 밝혀냈다.

박종화 UNIST 게놈연구소장은 “한 인간의 게놈에는 민족 전체의 진화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방대한 생명의료 정보가 새겨져 있다”며 “정밀한 게놈 분석은 인류의 이동, 역사, 정치, 사회학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결과가 인류의 기원을 밝히고, 인류의 족보를 찾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

논문 명: Ancient Ethiopian genome reveals extensive Eurasian admixture throughout the African continent

네안데르탈인

독일 네안데르탈에서 발견된 약 30,000년 전까지 유라시아에 존재했던 인류로, 현생인류와는 다르다. 최근에, 다양한 게놈분석을 통해, 현생인류와도 교배를 했음이 밝혀졌고, 한국인도 조금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데니소바인

시베리아의 데니소바에서 발견된 약 40,000 년 전의 뼈 속에서 나온 게놈을 통해 밝혀진 새로운 인류이다. 동남아시아의 파푸아뉴기니아인들과 유전자를 가장 많이 공유하는 것으로 판명되어, 인류의 진화가 매우 복잡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네안데르탈인과는 약 100만 년 전에 분기된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