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03. 05.(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세균열 조절해 한 폭의‘나노 세밀화’그린다

김태성 UNIST 교수팀, ‘크랙-포토리소그래피’나노공정기술 개발
10일 걸리던 나노패턴 30분에 생성…“나노기술 보급화 기대”

 나노 단위의 균열(crack)을 조절해 세밀한 무늬를 그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 미세패턴 제작 공정을 그대로 쓰며, 빠르고 정밀해 나노기술 보급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크랙-포토리소그래피로 그린 서울지하철 노선도

김태성 UNIST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은 반도체 등에 미세패턴을 그리는 공정에서 생기는 초미세 균열을 인위적으로 생성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10일 정도 걸려야 완성되던 나노 패턴을 30분 만에 만들 수 있다. 균열의 길이와 두께 등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현재 미세패턴은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공정으로 만든다.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바른 뒤 원하는 무늬를 새긴 마스크로 덮고, 자외선(UV) 등의 빛을 쬐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빛을 받은 부분만 딱딱해져 나머지 부분만 현상액 등으로 깎아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는 마이크로(㎛, 1㎛=100만 분의 1m) 단위까지 무늬를 그릴 수 있다. 나노(㎚, 1㎚=10억 분의 1m) 단위의 무늬는 전자빔 식각(e-beam lithography) 등 고가의 장비를 써야 한다. 이 방식을 써도 제작 면적이 좁고 처리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었다.

김태성 교수팀은 포토리소그래피 과정을 그대로 쓰면서 나노 단위의 무늬를 새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이용해 마이크로 단위로 원형이나 삼각형 등 다양한 구조체를 만들어 넣어 균열의 시작과 끝, 방향까지 조정한 것이다. 쪼여주는 빛 에너지의 양에 따라 균열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특징이다.

크랙-포토리소그래피의 원리

우선 무늬를 새길 물질의 윗부분을 딱딱하게 만든다. 이렇게 하면 빛을 쬐어준 뒤 현상액에 담기는 순간 아랫부분이 부풀면서 윗부분에 틈이 생긴다. 부푸는 동안 모든 방향으로 동일한 힘이 작용하므로 마이크로 구조체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무늬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V자형이 생긴 자리에서는 힘이 쉽게 모이므로 균열이 시작되고, U자형에 닿으면 멈추게 된다. 이를 이용하면 가로, 세로뿐 아니라 대각선 등 모든 방향으로 균열을 만들 수 있다.

이 논문의 제1저자 김민석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 기술은 고가의 나노공정 장비 없이 포토리소그래피 공정만 이용해 마이크로-나노 단위의 복합적인 무늬를 대면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기존에 반도체 제작 공정에서 쓰이던 포토리소그래피 대량생산 자동화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00원짜리 동전 면적에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새겨 복잡한 마이크로-나노 무늬를 선보였다. 이런 복잡한 무늬도 넓은 기판에 자동으로 새길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김 연구원은 “현재 6인치 대면적 웨이퍼에 나노 단위로 무늬를 새기려면 전자빔 식각으로 대략 10일 정도 걸린다”며 “이번에 개발한 ‘크랙-포토리소그래피(crack-photolithography)’ 기술을 이용하면 30분 만에 할 수 있고, 더 큰 웨이퍼를 사용하면 광범위하게 작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 교수는 “균열을 제어해 제작한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체는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나노공정의 새로운 대안”이라며 “소재는 물론 기계, 전기, 전자, 바이오, 화학, 환경, 에너지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기계공학, 재료공학, 나노․바이오공학 등 다양한 학문기술의 융․복합이 필요한 주제”라며 “국내 연구진이 단독으로 개발한 융합 연구의 좋은 선례”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2월 18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일반연구자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끝)

(논문명: Cracking-assisted photolithography for mixed-scale patterning and nanofluidic applications)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010-8852-3414 dreamer@unist.ac.kr

기계 및 원자력공학부: 김태성 교수 (052)217-2313, 김민석 박사과정 연구원 010-9684-1985

  • 김태성 교수 연구팀-3
  • 크랙-포토리소그래피로 그린 서울지하철 노선도
  • 크랙-포토리소그래피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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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연구배경

나노패터닝 공정기술은 기존의 마이크로미터 스케일의 소자․장치․시스템의 물리적인 접근 한계를 뛰어 넘어 고집적화․고성능화․고효율화를 가능하게 할 기반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나노패터닝을 위한 나노공정기술은 고가의 장비(e-beam lithography, focused ion-beam 등)에 의존하고 있다. 또 적은 면적에 제한적으로 적용 가능하며, 복잡한 패턴을 제작하기에는 처리 시간과 비용에 있어서 비효율적이다.

이러한 전통적 방식의 나노공정기술을 대체하고자 재료의 인위적인 파손(균열, 주름, 접힘 등)을 이용한 비전통적 방식의 나노패턴 제작기술들이 소개됐다. 그러나 포토리소그래피 같은 표준화된 마이크로패턴 제작 기술과 호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재료의 결정성이나 응력제어기구에 따라 패턴형성 방향 및 크기가 제한돼 실질적인 응용기술로 발전된 사례가 희소하다.

연구내용

균열(crack)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관찰되는 현상이다. 크게는 지표면 또는 건물 벽면의 갈라짐, 유리의 깨짐 등에서부터 미세패턴을 제작하는 기술인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중에도 간혹 관찰된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 피해야 한다고 간주돼 학문적인 측면에서 깊이 있게 탐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발상을 전환해 표준화된 미세패턴 제작 기술인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 균열을 인위적으로 생성․제어했다. 이를 통해 복잡한 마이크로-나노 복합 패턴을 자유자재로 형성하는 첨단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신개념의 ‘크랙-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은 마이크로-나노 복합패턴을 대면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 고가의 나노공정 장비 없이 포토리소그래피 단일공정만으로 작업이 가능하고, 기존 포토리소그래피 대량생산 자동화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처럼 균열의 방향과 크기가 질서 없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등방성 인장응력을 이용해 균열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방법을 찾았다. 원이나 삼각형 사각형 등 다양한 형태의 마이크로 구조체를 적절한 위치에 넣고, 빛 에너지의 조사량을 조절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재료의 물성치를 조절할 수 있다. 이 덕분에 균열의 방향과 길이, 두께 등을 제어하는 공정변수와 형상설계를 적절하게 조합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다양한 형상과 치수의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체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복잡한 마이크로-나노 복합 패턴의 예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2㎝인 면적에 수도권 지하철 노선 전체를 나노패턴으로 형성했다. 이러한 복잡한 패턴은 더 넓은 기판을 사용해 자동화된 병렬처리를 하면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결국 크랙-포토리소그래피는 확장성이 매우 우수한 나노공정기술이다.

이와 더불어 나노패턴을 미세 몰딩기법과 접목시켜 생산된 3차원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체를 무한정 복제할 수도 있다. 신개념 나노기술장치 개발과 나노기술의 보급화에 크게 공헌할 원천기술인 셈이다.

기대효과

이번 연구개발은 기술적․산업적 측면에서 활용도가 큰 연구다. 균열을 제어해 제작된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체는 기존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나노공정의 새로운 대안이다. 앞으로 소재는 물론 기계, 전기, 전자, 바이오, 화학, 환경, 에너지 등 전 산업분야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균열은 이론적으로 단일 분자 수준까지 제어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공정기술에 기반을 둔 전기전자 산업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이번 연구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오직 포토리소그래피만을 이용하는 대면적․ 멀티스케일․일괄처리기반․단일공정 기술로 그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개발한 균열 유발 방식은 균열의 전파방향, 전파속도, 균열크기를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기존에 대형 실험장비로 불가했던 정밀한 파괴역학적 실험이 가능해진다. 학문적으로도 활용가치가 매우 큰 것이다.

균열로 형성된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체를 이용한 구체적인 응용연구로는 다양한 나노․바이오 응용연구를 수행할 마이크로․나노플루이딕 장치가 개발됐다. 이 장치를 이용해 밝혀질 나노․바이오 차세대 지식은 학문적으로 크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계공학, 재료공학, 나노․바이오공학 등 다양한 학문기술의 융․복합을 필요로 하는 연구주제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단독으로 개발된 융합 연구의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기대효과

1. 균열(crack): 열적 또는 기계적 응력 때문에 일어나는 국부적인 파단에 의해 생기는 틈 또는 고체의 표면이나 내부에 금이 가는 것이다. 그 형태 및 발생 시기에 따라 마이크로 균열, 횡/종 균열, 피로 균열 등 다양한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터짐(갈라짐) 또는 크랙 (crack)이라고도 한다. 파괴는 균열이 발생 전파됨으로써 커지게 되어 나머지 면적으로는 하중에 견디지 못하여 발생한다.

2.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 반도체의 표면에 사진 인쇄 기술을 써서 집적 회로, 부품, 박막 회로, 프린트 배선 패턴 등을 만들어 넣는 기법이다. 실리콘 기판의 깨끗한 표면에 포토레지스트 액을 고르게 도포한다. 건조 후 마스크를 통해서 빛(자외선)을 선택적으로 조사한다. 레지스트의 비중합(depolymerized) 부분은 적당한 용제(developer)로 제거한다. 이 보다 더 복잡한 회로 패턴은 방사의 파장에 따라서 좌우된다. 따라서, 정밀한 가공은 자외선보다도 고가의 X선, 또는 전자선을 사용한 전자 빔 리소그래피가 필요하게 된다.

3. 전자빔 식각 공정(e-beam lithography): 웨이퍼 면에 IC(집적회로)를 만들어 넣기 위한 인쇄 공정의 하나로, 빔을 웨이퍼 면에 선택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광 조사 인쇄인 경우와 달리 마스크는 필요없다. 전자 빔을 조사하는 방법에 따라 레스터 주사와 백터 주사 방식이 있다.

 

[붙임] 그림설명

1. 크랙-포토리소그래피 공법으로 무늬 만드는 법

균열 형성 및 제어 원리와 크랙-포토리소그래피 공법으로 제작된 다양한 마이크로-나노 복합 패턴.

(좌상) 균열 형성의 4가지 경우의 수를 나타낸 그림이다.
1) U자형 구조로 인해 힘이 모이지 않아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2) V자형 구조로 인해 힘이 모여 균열이 시작되고 U자형 구조에서 균열이 끝난다.
3) 각각의 V자 구조에서 출발한 균열이 하나로 합쳐진다.
4) V자형의 구조가 있어도 부분적으로 재료의 파괴인성이 커지면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다.

(우상) 균열형성에 필요한 힘을 제공하기 위한 등방성인장응력의 인가 원리를 나타내는 모식도.
감광수지 윗부분을 딱딱하게, 아랫부분을 부드럽게 만들면 현상액은 아랫부분에 더 잘 흡수된다. 이때 풍선이 부풀듯 모든 방향으로 힘이 전달돼 인위적으로 만든 구조체부터 갈라지게 만들 수 있다.

(하) 균열형성의 4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한 다양한 형상의 마이크로-나노 복합 구조패턴.

2. 100원짜리 동전 크기로 그린 ‘서울지하철 노선도’

균열 형성 및 제어 원리와 크랙-포토리소그래피 공법으로 제작된 다양한 마이크로-나노 복합 패턴.

크랙-포토리소그래피 공정으로 제작된 웨이퍼스케일의 마이크로-나노 복합 패턴.

(좌상) 6인치 웨이퍼스케일로 제작된 다양한 형상의 패턴.

(우) 가로, 세로 각각 2㎝ 크기에 균열로 그려진 수도권 지하철.

(좌하) 서울역을 확대한 현미경 사진이다. 지하철 역과 역 이름은 포토리소그래피 공법으로 만든 마이크로 패턴이다. 이 사이를 연결해 주는 노선은 ‘균열발생영역(회색)’으로 만들어 인위적으로 균열을 만들었다. 노란색 부분은 ‘균열방지영역’이다. 이 부분도 원래는 글자의 모서리 부분에 응력이 집중되야 하지만 자외선을 더 쪼여줘서 재료를 파괴인성을 높였으므로 균열이 생기는 걸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