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03. 24.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나노끈이 그래핀 표면 위 저절로 자란다

김관표 UNIST 교수 공동 연구팀, 그래핀 박막 위 자가정렬 및 조립되는 나노와이어 발견
관련 연구성과 나노 연구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4일 발표

韓·美·日 3국에서 연구 중인 한인 과학자들이 머리카락보다 얇은 극미세선이 그래핀 박막 위 저절로 자라는 현상을 세계 최초 발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학설을 뒤집는 것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래핀의 표면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되어 있어 표면 위 무기물질의 자가정렬이나 조립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박정원 하버드대 박사, 이훈경 건국대 교수, 이원철 동경대 박사, 김관표 UNIST 교수, 정후영 UNIST 교수

이원철 동경대 박사, 김관표 UNIST(총장 조무제) 교수, 박정원 하버드대 박사, 이훈경 건국대 교수, 정후영 UNIST 교수가 주도한 공동연구팀이 무기물질인 ‘나노와이어(Nanowire)’가 그래핀 박막 결에 따라 정렬되어 조립됨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나노와이어’는 지름이 1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정도의 극미세선으로 우수한 전기, 광학, 화학적 물성을 가져 반도체, 에너지, 생물 및 의학 분야에서 응용 가능하다.

공동연구팀은 그래핀과 금 입자를 산성 반응용액에 넣을 경우 무기물질인 ‘시안화 금(AuCN)’이 그래핀의 ‘지그재그(zigzag)’한 결에 따라 ‘나노와이어’ 형태로 스스로 조립돼 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아가 공동연구팀은 플라즈마를 이용해 나노와이어가 조립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해 리본 형태를 가진 ‘그래핀 나노리본’을 개발했다. ‘그래핀 나노리본’은 기존 그래핀보다 뛰어난 전기적 특성을 가져 반도체 및 스핀 소자로 각광받았으나 제작이 어려웠다.

김관표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그래핀과 무기물질 사이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실험적 및 이론적으로 제시해 큰 의미를 가진다”며 “차세대 반도체 및 스핀 소자로 각광받는 ‘그래핀 나노리본’ 제조까지 가능해 산업적 응용성 또한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연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24일(화, 한국시간 기준) 발표됐다.

논문명: Graphene-templated directional growth of an inorganic nanowire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이종현 담당 (052)217-1231

자연과학부: 김관표 교수 (052)217-2560

  • 왼쪽부터 박정원, 이훈경, 이원철, 김관표, 정후영 박사
  • 그림 1. 그래핀 위에 정렬된 무기물질 나노와이어와 그래핀 나노리본의 상상도
  • 그림_2._제작된_무기물질_나노와이어의_전자현미경_사진
 

[붙임] 용어설명

1. 그래핀 나노리본 (Graphene nanoribbon)

탄소 원자 단층으로 이루어진 매우 얇은 막인 그래핀은 우수한 전기적 및 기계적 특성으로 인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그래핀을 얇은 폭(10nm 이하)의 리본 형태로 만들어 반도체 소자로 이용하려는 연구가 널리 진행되고 있다. 이 그래핀 나노리본은 테두리의 모양에 따라 안락의자형(Armchair) 또는 지그재그형(Zigzag)으로 나뉘는데, 이 중 지그재그형 나노리본은 일반 반도체 소재 뿐만 아니라 스핀소재로도 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 무기물질 나노와이어 (Inorganic nanowire)

무기물질(금속, 실리콘, 유리 등과 같이 탄소를 포함하지 않는 물질의 총칭)로 만들어진 선(wire) 형태의 물질로 그 크기가 나노미터 영역에 있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물질과 달리 새롭고 우수한 전기적, 광학적, 화학적 물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반도체 분야, 생물/의학 분야, 에너지 분야로의 응용이 크게 기대되는 신물질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래핀 위에 정렬된 무기물질 나노와이어와 그래핀 나노리본의 상상도

제작된 무기물질 나노와이어의 전자현미경 사진

 

[붙임] 연구 진행의 뒷이야기

연구의 시작은 이원철 박사, 김관표 교수, 박정원 박사가 대학원생 및 연구원 신분으로 미국 버클리대에서 함께 생활하던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무렵 그래핀 전공의 김관표 교수와 나노파티클 전공의 박정원 박사는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다. 하루는 두 연구자와 사적으로 친한 이원철 박사가 저녁을 같이 먹으려 공동연구를 진행하던 실험실로 찾아갔었다. 두 연구자는 실험을 진행한 그래핀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던 중이었는데, 이때 그래핀 위에 세 방향으로 정렬된 선 형태의 무늬가 관찰되었다. 두 연구자는 “가끔 이런 이상한 무늬가 생기는데 어느 조건에서 생기는 건지 무슨 물질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란 얘기를 이원철 박사와 같이 나눴으나 별다른 결론을 얻지 못했고, 이 현상은 잊혀지게 되었다.

그 이후 세 연구자는 소속을 옮기게 되어 전 세계로 흩어지게 되었다. 나노공정 전공인 이원철 박사는 동경대에서 그래핀을 이용한 나노공정 연구를 하게 되었는데, 실험을 진행하다 보면 그래핀 위에 과거에 두 연구자가 보여줬던 그 무늬가 생기는 일이 종종 발생하였다. 여기에 흥미를 느낀 이원철 박사는 실험 조건을 면밀히 검토하여 이 현상을 재현성 있게 일어나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이후 이원철 박사는 두 연구자에게 연락하여 공동연구를 수행할 것을 제안하여 이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서로 다른 세 분야의 연구자가 모여 연구를 수행하여 넓은 영역의 연구 진행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으나, 발견된 현상이 워낙 새로운 현상이라 분석을 진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이론계산 전공의 이훈경 교수와 전자현미경 전공의 정후영 교수를 연구팀에 초빙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즉, 이 연구는 학제적 협력의 좋은 예로 참여 연구자들의 세부 연구분야가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전공의 큰 분류도 바이오공학, 물리학, 화학, 재료공학, 기계공학으로 매우 넓게 분포되어 있어 학제적 시너지 효과를 크게 일으킨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