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06. 23.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휘어지는 곡면 전자회로, '3D 프린터'로 찍어낸다

박장웅 UNIST 교수팀, 초고해상도 3차원 인쇄 기술 개발
상온에서 작동… 0.001밀리미터 수준 복잡한 회로 구현 가능

피부에 붙여도 티 나지 않는 ‘투명한 전자피부(Electronic Tattoo)’를 만들 길이 열렸다. 전자피부는 사람 피부 등에 스티커처럼 붙여 디스플레이, 생체신호 측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 전자회로다.

UNIST(총장 조무제) 박장웅 교수(신소재공학부), KAIST 배병수 교수,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추혜용 단장으로 꾸려진 공동연구팀은 반으로 접거나 잡아당겨도 전기적 특성이 유지되는 고성능 ‘그래핀 투명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 전극을 이용해 피부나 유리, 나뭇잎 등에 쉽게 붙일 수 있는 투명 전자회로도 구현했다.

3D e-jet 프린팅 기술로 인쇄한 재료와 3차원 미세 구조

박장웅 UNIST(총장 조무제)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웨어러블 전자회로용 상온 고해상도 3D 프린팅 기술’을 개발해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23일자 온라인 판에 개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금속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발광 물질 등을 3차원 구조로 쉽게 찍어낼 수 있다. 상온에서도 3D 프린팅 공정이 가능해 구부러진 플라스틱 기판에도 복잡한 3차원 전자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3D 프린팅은 미래 유망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자회로 분야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기존 3D 프린터의 해상도가 낮아 0.1~0.01㎜ 이하 수준의 미세 가공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3D 프린팅 공정이 고온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금속이나 반도체 등 전자회로용 재료를 소화할 수 없었다.

박 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3D e-jet 프린팅(3D electrohydrodynamic inkjet printing) 기술은 이런 한계를 모두 극복했다.

우선 3D 프린터의 해상도를 0.001㎜ 수준까지 높였다. 3D e-jet 프린팅 장비는 미세 노즐에서 분사된 잉크 방울이 기판에 닿기 전에 마르도록 설계됐다. 이 덕분에 인쇄된 잉크가 기판에 퍼지지 않고 차곡차곡 쌓인다. 이런 방식으로 수백 나노미터(㎚) 수준의 3차원 패턴을 구현할 수 있다. 두께가 적혈구 하나보다 작은 미세한 기둥까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또 프린팅이 상온에서 이뤄져 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폭도 넓어졌다. 기존 3D 프린터는 고온 공정이 필요해 100℃에서 쉽게 녹는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상온에서 작동 가능해 섬유나 플라스틱 기판 위에 3차원 전자회로를 인쇄할 수 있다. 피부에 부착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회로 제작도 가능하다.

이번 연구의 공동 1저자인 안병완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 기술로 만든 3차원 구조는 변형이 일어나도 견딜 수 있다”며 “사람의 손등이나 곡면에 붙일 수 있는 웨어러블 전자회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저자로 이번 연구를 진행한 김국주 박사는 “이번 기술로 다양한 기능성 물질의 고해상도 3차원 구조 제작이 가능하게 됐다”며 “단순한 프린팅 공정만으로 고집적화된 다양한 플렉서블 전자회로들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장웅 교수는 “기존 반도체 공정 등에서 미세 패턴을 제작하던 방식으로 구현하기 어려웠던 3D 패턴을 고해상도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로 3D 프린팅 및 웨어러블 전자기기 연구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논문명 : High-Resolution Printing of Three-Dimensional Structures using Electrohydrodynamic Inkjet with Multiple Functional Inks)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010-8852-3414 

신소재공학부: 박장웅 교수, 안병완 연구원 (052)217-2533, 010-2569-4229

  • 김국주 박사, 박장웅 교수, 안병완 연구원
  • 3D 프린팅 기술 영상1
  • 3D 프린팅 기술 영상2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최근 전자 산업에서는 노광공정(photolithography)을 이용해 전자회로들을 더 작게, 더 집적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많이 활용됐던 노광공정은 사진 인쇄 기술로 집적 회로, 부품, 박막 회로, 프린트 배선 패턴 등을 그려 넣는 기법이다.

그러나 2차원 고집적화는 이미 물리적․기술적 한계에 접어들었다. 집적도를 더욱 높이려면 3차원 구조의 전자회로 제작이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기존 노광공정으로는 복잡한 3D 패턴을 만들기 어려웠다. 또 현재 상용화된 3D 프린터는 해상도가 매우 낮아 전자회로 제작이 불가능하며, 전자 재료들은 프린팅하기 힘들었다.

본 연구에서는 3D e-jet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재료(반도체, 금속, 디스플레이용 발광 물질)들을 인쇄해 복잡한 고해상도 3D 전자회로를 제작했다. 또 이 기술을 웨어러블 전자기기 분야에 적용하는 새로운 연구방향을 제시했다.

2. 연구내용

E-jet 프린팅은 전기장을 이용해 잉크를 토출하는 장치로 기존 잉크젯 프린팅에 비하여 훨씬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이번 연구에서 구현된 3D 구조는 수백 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를 가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프린팅 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3D e-jet printing 공정에 적합한 노즐을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다양한 잉크(금속,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발광 재료)의 3D 프린팅 공정 조건을 최적화해 복잡한 형상의 3차원 미세구조를 출력했다. 이 기술은 기존 3D 프린팅 장비보다 50배 이상 향상된 해상도를 나타냈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3차원 미세구조의 전극배선(interconnect)을 인쇄해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전자회로를 제작했다. 또 크게 변형(strain)돼도 잘 견딜 수 있는 3차원 구조 덕분에 전자회로의 유연성 및 신축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고온 공정이 필요한 기존의 3D 프린터와 달리 상온에서 작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100℃ 정도에도 쉽고 녹는 플라스틱 기판들을 사용할 수 있고, 굴곡진 평면 위에서도 3차원 전자회로들을 인쇄할 수 있다. 섬유나 플라스틱 기판 위에 3차원 전자회로를 인쇄해 피부에 부착 가능한 웨어러블 전자회로도 제작 가능하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3D e-jet 프린팅 기술은 기존 노광공정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3D 패턴을 고해상도로 제작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단 한 번의 프린팅 공정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의 3차원 구조의 전자회로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차세대 전자기기 연구 주제인 유연․신축 전자회로 분야에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독일의 Wiley-VCH사에서 창간한 과학 학술지로서, 2015년 현재 인용지수(Impact factor) 15.409으로 신소재 분야 최고 권위지이다. 

2. Electrohydrodynamic inkjet (e-jet) printing 

전기장을 이용한 잉크젯 방법이다. 기존 잉크젯 방법에 비해 고점도의 잉크를 이용해 인쇄할 수 있고, 고해상도 프린팅이 가능하다. 노즐과 기판 사이의 전기장을 이용해 잉크를 토출시킨다.

3. 3D 프린터의 해상도 

해상도는 이미지의 선명한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단위로는 1인치당 몇 개의 픽셀로 이뤄졌는지 나타내는 ppi(pixel per inch), 1인치당 몇 개의 점으로 이뤄졌는지 나타내는 dpi(dot per inch)를 주로 사용한다. 픽셀 또는 도트의 수가 많을수록 고해상도의 정밀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프린터의 해상도는 한번에 인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크기의 무늬를 뜻한다. 가장 작게 인쇄할 수 있는 점의 크기나 선폭이 프린터의 해상도를 결정한다. 이번에 구현된 3D 프린터는 최고 600㎚ 정도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이는 3D 프린터의 잉크 한 방울의 크기가 600㎚임을 의미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3D e-jet 프린팅 기술로 인쇄한 다양한 재료의 3차원 미세 구조를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다. 왼쪽 위 그림은 은(Ag)을 인쇄해 만든 3차원 다리(bridge) 구조의 전극배선이다. 오른쪽 위 그림에 확대된 사진을 통해 유연성이 극대화됐고, 높이 차이가 있는 굴곡진 기판 표면에서도 전자회로들을 연결해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