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07. 02.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슈퍼급 발효 능력 가진 ‘인공 미생물’ 등장

이성국 교수팀, 대장균 유전자 조절로 화학물질 생산성 확대
바이오화학산업 플랫폼 균주로 주목… 논문 게재 및 특허 출원

미래의 화학산업을 이끌 ‘슈퍼 미생물’이 등장했다. 이 미생물을 이용하면 각종 바이오화학물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석유화학산업을 대체할 바이오화학산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성국 교수-그림1

이성국 UNIST(총장 조무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섬유소계 바이오매스를 효과적으로 발효시키는 슈퍼 미생물’ 제작 기술을 개발해 ‘메타볼릭 엔지니어링(Metabolic Engineering)’ 7월호에 게재했다. 이 기술은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성국 교수는 “식량으로 쓰이지 않는 볏짚 등 섬유소계 바이오매스는 최근 바이오화학물질의 원료로 주목받지만 발효 효율이 낮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번에 제작한 미생물은 섬유소계 바이오매스에서 나온 여러 종의 단당류를 동시에 처리해 발효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대장균의 유전자 발현 시스템 조절이다. 대장균의 유전자는 포도당처럼 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탄수화물부터 소화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다른 당류의 처리 속도가 늦어 발효 효율이 낮았다.

연구팀은 대장균이 단당류를 소화할 때 쓰는 유전자 발현을 담당하는 부분을 교체했다. 대장균이 당류를 가리지 않고 발효시키도록 조절한 것이다. 또 유전자를 교체한 뒤에는 진화적 적응 방법으로 발효 효율이 좋은 대장균만 골라내 번식시키면서 생물체의 안정화도 꾀했다.

이 교수는 “기존에는 미생물의 유전자 중 하나인 ptsG를 파괴하는 방법을 써 부작용이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방법에서는 유전자의 다른 기능은 그대로 두면서 다양한 당(糖)을 동시에 발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 제작한 미생물은 일반 대장균보다 5배나 많은 자일리톨(xylitol)을 생산했다. 팜유 부산물에 있는 포도당뿐 아니라 자일로오스(xylose)당까지 동시에 처리한 덕분이다. 반면 일반적인 대장균은 포도당부터 처리하느라 자일리톨을 거의 만들지 못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유영신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원은 “섬유소계 바이오매스를 발효하는 ‘슈퍼 미생물’이 실험실 수준이 아닌 산업적으로도 활용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성국 교수는 “대장균이 여러 당류를 처리하는 근본적인 원리를 바꿈으로써 발효 효율을 극대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가 섬유소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바이오석유화학산업을 상용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

(논문명: Simultaneous Utilization of Glucose and Xylose by Novel Mechanisms in an Engineered Escherichia coli)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010-8852-3414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성국 교수 (052)217-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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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석유화학산업을 대체할 차세대 친환경 미래 기술로 ‘바이오석유화학산업((Bio-Refinery)’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바이오화학산업은 사탕수수나 옥수수 같은 제1세대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식량 문제와 경작지 개간을 통한 환경 문제 등을 야기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식용원이고 친환경적인 ‘섬유소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하고 있으나 발효 공정이 비효율적이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2세대 바이오매스로도 불리는 섬유소계 바이오매스는 탄수화물을 얻는 당화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제2세대 바이오매스에서 나오는 탄수화물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는 것도 문제다. 미생물들이 다양한 탄수화물을 동시에 발효시키지 못해 공정 비용이 증가하고, 발효 효율도 낮아져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에 기존 연구자들은 ‘다양한 당류를 동시에 발효시키는 미생물’을 제작해왔다.

동시 발효 미생물을 만들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사용된 방법은 유전자 조절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미생물 내의 전체적인 시스템에 영향을 준다. 이 때문에 미생물의 성장이 저해되거나 미생물 체내에서 탄수화물이 이동하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고농도의 탄수화물 발효에서 효율을 낮추는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유전자 조절 시스템을 파괴하지 않고 조절 시스템을 피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여러 탄수화물의 동시 발효 효율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다양한 당류를 발효시키는 균주를 제작할 수 있는 방향이 제시됐다.

본 연구팀은 지놈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대장균의 단당류 대사 유전자의 프로모터를 인위적으로 만든 항상성 프로모터로 교체했다. 또 적응진화를 통해 섬유소계 바이오매스의 주요 구성성분인 포도당과 자일로오스를 동시에 발효할 수 있는 균주를 만들었다. 또한 다양한 비율로 섞여있는 당류가 동시에 발효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연구의 연장선에서 새로 개발한 미생물에 자일리톨 생산에 필요한 유전자를 도입하고 필요 없는 유전자는 제거했다. 이를 통해 실제 바이오매스인 팜유 부산물 전처리액(여러 종류의 탄수화물 함유)을 발효시켰다. 이 과정에서 포도당은 세포 성장에 사용되고 자일로오스는 자일리톨 생산에 사용된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 결과는 섬유소계 바이오매스 발효에 이상적인 균주 제작에 기여할 것이다. 이는 바이오화학산업에서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품 균주’ 개발에 활용돼 미래 바이오화학산업이 발전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

 

[붙임] 용어설명

1. 메타볼릭 엔지니어링(Metabolic Engineering)

네덜란드 Elsevier B.V.사에서 창간한 과학 학술지로서, 인용지수(Impact factor) 8.258 을 나타내는 대사공학 분야 최고 권위지이다. 

2. 섬유소계 바이오매스

리그닌(lignin)과 탄수화물인 셀룰로오스(cellulose), 헤미셀룰로오스(hemicellulose)의 복합체로 제2세대 바이오매스(biomass)로 불린다. 기존 제1세대 바이오매스는 전분계(옥수수, 곡물, 감자 등)와 당질계(사탕수수 등)로 구분된다. 제1세대 바이오매스는 동물과 사람의 식량자원이지만 제2세대 섬유계 바이오매스는 식량으로 활용가치가 없어 원료 수급의 안정성을 가진다. 

4. 탄수화물

순수한 탄수화물 분자는 탄소:수소:산소의 몰 비율이 1:2:1로 일정하며 일반식은 Cn(H2O)m이다. 여기에는 단당류 (가장 단순한 탄수화물), 이당류 (두 개의 단당류 분자가 결합), 그리고 다당류 (단당류 분자들이 연쇄적으로 결합한 중합체)로 나누어진다. 제1세대 바이오매스로부터는 포도당이나 과당처럼 한 개의 분자로 이루어진 단순당이 만들어지는 반면에 제2세대 바이오매스로부터는 여러 종류의 단순당(포도당, 자일로오스, 아라비노스, 만노오스, 갈락토오스)이 만들어진다. 이들 중 제2세대 바이오매스의 주요당은 포도당과 자일로오스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포도당과 자일로오스를 동시에 대사하는 인공 미생물의 게놈변이 상태와 자일로오스로부터 자일리톨 생산 과정을 표현했다.

그림 2. 야생형 대장균(A)과 인공 미생물(B)에서 생산되는 자일리톨(녹색)을 비교했다. 야생형에서는 자일리톨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지만 인공 미생물에서는 자일리톨이 잘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