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습도, 지하철 역사별ㆍ시간대별 승객 혼잡도, 미세먼지 농도 등을 일정비율로 가산해 지하철 공기질울 측정한다. 좋으면 녹색, 보통은 노랑, 나쁠 때는 빨강으로 표시된다. 스마트폰 앱으로 알려주는 이 정보로 내가 타고 있는 지하철 안팎의 공기질을 알 수 있다.
UNIST 기술경영대학원 채수연, 이승준, 정상원 씨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도시인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빅데이터 중에서 특히 공공오픈데이터에 집중했다. “누구나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실생활 도움이 되도록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뜻한다.
지하철은 지하에서 운행돼 자연적인 환기가 어려워 공기 중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많다. 인공적인 방법으로 공기를 정화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채수연 씨는 “지하철은 많은 사람이 이용해 오염물질에 의한 피해가 발생하면 대규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난으로 대응책 마련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라고 아이디어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채씨는 “이번에 제안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오염도 높은 시간, 구간을 선택적으로 공기정화 작업을 할 수 있어 관리측면에서 비용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했다. “또 유해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마스크 착용, 오염도 높은 시간, 구간을 피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등 이용객의 자발적인 건강관리를 유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방법으로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초미세먼지 등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해당 물질의 농도를 계산해 오염도를 산출할 수 있다. 채씨는 “특정 오염물질의 오염도를 알 수 있어 재난대응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시간, 구간, 승객수별로 나눠져 계산된 오염물질 정도를 참고하면 재난 상황 예측과 규모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사용한 데이터는 기상청과 서울시를 통해 제공되는 공공오픈데이터다. 기술경영대학원장 정구열 교수는 “불특정 다수를 위해 제공된 데이터들을 정교하게 조합해 분석하면 이렇듯 맞춤형 정보로 가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이디어는 실용성과 공익성을 인정받아 지난달 ‘글로벌 데이터톤 2015’에서 대상인 미래창조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는 미래부와 UN 글로벌펄스가 공동주최했다. UN 글로벌펄스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위기 및 재난 대응을 연구하는 단체다.
통신사 기지국 트래픽 정보를 이용해 전염성 질병이 퍼지는 경로를 예측하는 분석방법도 나왔다. UNIST 윤자송, 김효은, 김우희 씨는 같은 대회에서 장려상인 한국정보화진흥원장상을 받았다. 윤자송 씨는 “메르스, 사스, 에볼라 등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 범국가적ㆍ대륙적 통합 관리가 되지 않는 것을 문제로 인식했다”며 “핸드폰 위치정보와 통화량은 인구 이동 경로와 밀도를 알 수 있는데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전염병 확산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전염병 발생 경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구상했다.
이들은 모두 UNIST ‘비즈니스분석(Business Analytics) 석사과정’생들이다. 정 교수는 “공공 데이터 같은 오픈 데이터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는 대학원 수업에서 데이터 분석 뿐 아니라 데이터 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을 펼쳐온 결과다”라고 말했다.
UNIST의 기술경영대학원의 비즈니스분석(Business Analytics) 석사과정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PSM(Professional Science Master)공식 인증을 받은 국제 인증 학위과정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