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07. 27.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힘 세고 오래 가는 배터리 만드는 '이중 벌집 나노막'

UNIST 박수진・이상영 교수팀, 불록공중합체 기반 다공성 막 제조
리튬이온배터리 성능 획기적 개선, '사이언스 어드밴스' 논문 게재

블록공중합체 기반 초기공 구조 분리막의 모습

힘 세고, 빨리 충전되며, 오래 가는 이차전지를 만들 분리막이 등장했다. 큰 구멍과 작은 구멍이 빼곡한 ‘이중 벌집 나노막’이다. 이 물질을 리튬이온배터리의 분리막으로 활용하면 기존보다 출력은 2.5배, 충전 속도는 3배, 수명은 4배 이상씩 높아진다.

UNIST(총장 조무제)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수진・이상영 교수팀은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수없이 뚫린 나노막을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같은 성질끼리 스스로 뭉치는 ‘블록공중합체’라는 고분자 재료를 기반으로 만든 이 물질은 막(Membrane) 분야에서 중요한 발명으로 주목받았다.

이 물질은 특히 리튬이온배터리의 분리막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분리막은 리튬이온이 지나는 통로다. 구멍이 많고 균일할수록 리튬이온배터리의 성능이 좋아진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막은 전체의 70%에 규칙적인 구멍이 뚫려 있다. 그 덕분에 리튬이온이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출력이 높고 충전도 빠르며 수명도 길어진다.

박수진 교수는 “블록공중합체라는 고분자 재료에 표면 특성을 바꿀 수 있는 화합물인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도입해 새로운 나노막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이 방법으로 만든 나노막에는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큰 구멍과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구멍이 균일하게 분포되고, 개질제 양에 따라 구멍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표면에너지 개질제로 유기계 실리콘화합물을 활용했다. 만들어진 나노막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구멍 표면을 실리콘화합물이 둘러싸고 있다는 게 밝혀졌다. 표면에너지 개질제로 어떤 물질을 쓰느냐에 따라 나노막 표면의 특성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한 김정환 UNIST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나노막의 기공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표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실리콘화합물 코팅 층은 리튬이차전지가 고온에서 작동할 때 나오는 불순물을 흡착할 수 있다”며 “이 덕분에 고온에서도 전지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뿐 아니라 다양한 막 과학(Membrane Science)에 활용될 수 있다. 막은 수처리 분야의 ‘정수(Water Purification)’, 생명분야의 ‘바이오 센서’, 화학공학의 ‘분리 공정’ 등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재료다.

또 다른 제1저자인 유승민 울산과학대 교수(UNIST 박사 출신)는 “새로 개발한 나노막은 크고 작은 구멍이 함께 있어 정수 분야에서도 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구멍 크기 제어는 물론 목적에 최적화된 다공성 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므로 모든 막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영 교수는 “이번 성과는 블록공중합체 기반의 이중 다공성 막을 에너지 저장장치의 분야에 활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지금껏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다공성 막 제조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막 과학 분야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IT/R&D 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에서 지원받아 진행됐다. 연구 성과는 현지 시간으로 7월 24일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사이언스 어드밴스는 미국과학협회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다. (끝)

(논문명: Hierarchical Multiscale Hyperporous Block Copolymer Membranes via Tunable Dual Phase Separation)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010-8852-3414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수진 교수/이상영 교수 (052)217-2515/2948

  • 이상영, 박수진 교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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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다공성 막(Porous Membrane)은 어떤 물질을 분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며, 그 특성은 기공의 크기 및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다공성 막을 제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이 중 나노 크기의 매우 균일한 기공을 구현하는 데 ‘블록공중합체’가 활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처리 분야나 에너지저장장치의 분리막으로 활용될 ‘블록공중합체 기반 다공성 막’을 제조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공성 막의 기공은 비슷한 크기로만 이뤄질 수도 있고, 서로 다른 크기일 수도 있다. 기공 크기가 하나인 막에 비해 두 가지 이상인 고차원 구조의 다공성 막은 ‘선택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매우 이상적인 구조다. 보통 기공 크기가 작을수록 어떤 물질을 분리하는 선택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너무 작은 기공은 많은 양의 물질을 분리해내는 속도는 느려 생산성이 낮아진다. 두 가지 이상의 기공 크기를 가지면 물질을 분리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분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차원 구조를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블록공중합체의 이용해 비대칭 구조를 가지는 고차원 다공성 막은 기존에도 보고됐다. 블록공중합체는 비슷한 성질을 가진 고분자 사슬끼리 스스로 뭉치는 자기조립 특성을 가진다. 만약 어떤 용액에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고분자끼리 뭉치게 된 블록공중합체를 용액에 담그면 구멍이 생긴다. 이런 특성을 이용하면 비대칭 구조를 갖는 고차원 다공성 막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막은 수처리 분야 같은 분리 공정에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리튬이차전지 같은 에너지 저장장치에서는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균일하고 대칭구조를 갖는 고차원 다공성 막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스템 설계와 연구가 필요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블록공중합체에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도입해 이중 상분리(dual-phase separation)를 유도함으로써 큰 기공(Micropores)과 작은 기공(Nanopores)이 동시에 매우 균일하게 생성된 고차원 구조의 다공성 막을 제조했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중 상분리 메커니즘을 규명했고, 이를 리튬이차전지의 분리막으로 적용해 새로 만든 다공성 막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블록공중합체의 친수성 블록에 친유성의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반응시켰다. 이로써 블록공중합체의 원래 특성을 변화시켜 기존과 다른 상분리 거동을 유도한 것이다. 우선 친유성의 표면에너지 개질제가 어느 정도 이상 도입된 블록공중합체 용액을 필름형태로 코팅했다. 이를 비용매 처리하게 되면 마이크로 상분리(Micro-phase separation)와 나노 상분리(Nano-phase separation)가 동시에 일어난다. 그 결과 대칭 구조의 고차원 다공성 막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다공성 막은 마이크로 상분리에 의해 생성된 약 1㎛의 큰 기공과 나노 상분리에 의해 생성된 100㎚ 이하의 작은 기공으로 이루어진 이중 기공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기공 구조는 표면에너지 개질제의 반응 양에 따라 크기 제어가 가능했다. 원래 친수성 블록이었던 특성은 소수성의 표면에너지 개질제가 늘어남에 따라 나노 크기의 기공이 점점 작아진다. 그러다가 원래의 친수성 특성이 없어지면 결국 나노 기공까지 사라지게 된다.

또한 이렇게 제조된 다공성 막의 모든 기공 표면에는 표면에너지 개질제가 자리잡는다. 이는 표면에너지 개질제 종류에 따라 기공 표면의 특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유기계 실리콘 기반의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사용했다. 기공 표면에 위치하고 있는 실리콘화합물을 플라즈마 공정을 통해 무기물인 실리카로 전환시킴으로써 화학적・기계적으로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다공성 막을 만들 수 있었다.  다른 종류의 블록공중합체 및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이 방법은 기공 크기와 비율뿐 아니라 기공 표면의 화학성분 또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제조된 다공성 막을 리튬이차전지의 분리막으로 적용한 결과, 기존 분리막에 비해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기존 전지 대비 2.5배 이상의 출력 특성, 3배 이상의 충전 속도, 4배 이상의 수명 특성 개선을 보인 것이다. 이는 70% 이상의 기공률을 나타내는 초기공 구조로 덕분에 충・방전 시 리튬 이온의 이동성이 매우 향상된 덕분이다. 또한 전해액 내의 불순물을 신규 다공성 막의 표면에서 포집할 수 있게 돼 기존에 도달할 수 없었던 낮은 고온수명 문제도 해결했다.

3. 기대효과

신규 다공성 막 제조 방법은 표면에너지 개질제를 이용해 블록공중합체의 상이한 상분리 거동을 유도했다. 이로써 기공 크기를 제어할 뿐 아니라, 기공 표면 성분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매우 혁신적인 방법이다. 이는 다공성 막 분야에서 고차원 구조의 다공성 막 제조방법의 새로운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간단한 코팅과 상분리 공정 등을 이용해 다공성 막을 제조할 수 있다. 이는 현재 다공성 막 제조 분야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상업화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 제조된 다공성 막을 리튬이차전의 분리막으로 적용해 기존 전지 대비 성능 개선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리튬이차전지 분리막 성능 개선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특히 본 연구에서 사용된 표면에너지 개질제인 실리콘화합물은 고온 수명특성의 향상에 매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에 의한 신규 다공성 막은 리튬이차전지 전지뿐만 아니라 막 과학(Membrane Science) 분야 전반에서의 기반 기술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술이다.

 

[붙임] 용어설명

1. 사이언스 어드밴스 (Science Advances)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에서 2015년부터 발간을 시작한 첫 Open-access 저널. 다학제 분야 (Multidisciplinary)를 다루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Science의 자매지 이다.

2. 불록공중합체 (Block copolymer)

고분자의 한 종류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는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의 단일 고분자가 블록형태로 공유결합을 이루게 함으로써 규칙적인 형태의 나노구조를 형성하도록 설계한 고분자를 뜻한다.

3. 이차전지 분리막 (Separator Membranes)

전지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에 존재하는 다공성 필름으로서, 양극과 음극이 서로 닿지 못하도록 격리시키며 또한 분리막 내부 다공 구조에 채워진 전해액을 통해 이온 전달의 통로를 제공한다.

4. 자기 조립 (Self-assembly)

무질서하게 존재 하던 기존의 구성요소들이 외부의 지시 없이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자발적으로 조직적인 구조나 형태를 형성하는 것.

5. 상분리 현상 (Phase separation)

고분자 용액(고분자가 용매에 녹아있는 상태)이 비용매와 만났을 때, 용해돼 있을 수 있는 최대 한계점을 지나 균일한 상을 벗어나게 되어 상의 분리가 일어난 상태.

6. 표면에너지 개질제

블록공중합체의 한쪽 고분자블록에 도입되어 고분자의 용해 특성을 변화시키는데 사용된 물질.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블록공중합체 기반 다공성 막 제조 방법 및 그 형태

블록공중합체 내에 표면에너지 개질제(GPTMS)를 반응시킨 후 적당한 두께로 코팅을 하고 비용매 처리하면 마이크로 상분리와 나노 상분리가 동시에 일어난다. 이를 통해 이중 기공구조를 가진 고차원의 다공성 막이 형성된다. 그리고 표면에너지 개질제가 플라즈마 공정에 의해 무기물로 전환되어 모든 기공 표면에 무기 실리카층이 형성되는 과정을 도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림 2. 블록공중합체 기반 다공성 막의 구조적 특징

A~D는 다공성 막 단면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다. 큰 기공과 작은 기공이 공존하는 형태를 볼 수 있다. 또한 이 구조가 대칭을 이룸을 알 수 있다. E~G는 다공성 막 단면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다. 모든 기공의 표면에 표면개질제의 성분인 실리콘이 위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F 그림에서 기공 테두리 가장자리에 보이는 하얀색이 실리콘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전해질에서 나온 불순물이 이 부분에 흡착된다.

그림3 . 블록공중합체 기반 다공성 막의 리튬이차전지 분리막으로 응용

A와 B는 상온에서 기존 이차전지 분리막(검정색)과 블록공중합체 기반 다공성 막을 활용한 분리막(빨간색)을 비교한 모습이다. 충・방전 특성 및 수명 특성 모두 기존 올레핀 계통의 분리막에 비해 현저히 개선됨을 알 수 있다. C는 고온수명 특성을 보여준다. 기존 올레핀 계통의 분리막(검정색)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된 수명 특성을 보여준다. D는 고온수명 특성 평가 후 블록공중합체 분리막의 표면의 성분을 평가한 내용이다. 고온수명 저하의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금속 이온용출을 유발하는 불산(HF)의 F(fluorine) 성분이 분리막에 포집되어 SiF 또는 CF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붙임] 연구결과 문답

1.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지금까지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의 기공크기 조절이 가능한 다공성 막 제조기술이다. 표면에너지 개질제가 상분리 거동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기공 표면의 화학성분까지 조절할 수 있어 막 과학 분야의 새로운 기반기술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2. 어디에 쓸 수 있나?

이차전지 분리막 뿐만 아니라 수처리공정이나 다른 분야의 에너지저장장치의 분리막으로서 응용이 가능하며, 모든 막 분야에 적용가능한 기술이다.

3.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본 연구의 이차전지 분리막으로 적용된 경우에는 충분히 전지 특성 개선 영향을 확인하였고, 향후 기업과 충분한 논의를 통해 Lab 수준이 아닌 Pilot 수준에서의 검증 후 생산 단계까지의 검토가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