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09. 23.(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영하 150도에서 얼지 않는 물 발견하다

김채운 UNIST 교수, PNAS 9월호에 연구결과 발표
물의 물리적 특성을 설명하는 이론에 결정적 증거 제시

일반적으로 물은 섭씨 0도에서 얼고, 100도에서 끓는다. 그런데 영하 150도에서도 얼지 않는 물이 발견됐다. 실험이 불가능했던 극저온 액체 상태의 물을 연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김채운(39) UNIST 교수(자연과학부)는 자체 개발한 고압력 냉각 기술로 영하 150도에서도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과학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9월호에 22일(화, 현지시간) 발표됐다.

물은 화학적으로 매우 간단한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나 물리적 특성은 매우 복잡하다. 물이 어는점 이하에서 액체의 상태를 유지하는 ‘과냉각’ 상태가 되면 물리적 특성이 보통 액체와 크게 달라진다. 이는 물의 내부 구조가 고밀도와 저밀도 상태로 급격히 반복 변화한 끝에 생긴 결과라고 이론적으로 해석됐다.

김 교수는 미세 플라스틱 관에 물을 넣고, 이를 2,000기압 상태에서 영하 190도까지 냉각시켜 고밀도의 고체 상태의 얼음을 유도했다. 이 플라스틱 관을 구부려 얼음에 틈(crack)을 만들고, 1기압 상태에서 플라스틱 관의 온도를 점차 높였다. 그 결과 영하 150도 지점에서 얼음이 녹아 틈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영하 150도에서 얼음이 녹아 물이 된 것이다.

또 김 교수는 X-선이 물체에서 반사되는 현상을 이용한 X-선 회절 실험에서 고밀도의 고체 상태인 얼음이 저밀도 상태로 급격히 변하는 것을 관찰했다.

김채운 교수는 “20년 동안 가설로 남아있던 이론을 강력히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실험적 증거를 찾아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며 “물의 정교한 이론 모델의 정립은 물리, 화학 등의 기초과학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등 공학 분야에서도 막대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끝)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이종현 담당 (052)217-1231

자연과학부: 김채운 교수 (052)217-2147

  • 김채운 자연과학부 교수
  • 김채운 교수 PNAS 게재 그림
  • 김채운 교수 PNAS 게재 그림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물은 화학적으로 매우 간단한 분자들(H2O)로 이루어짐에도 불구하고, 그 물리적, 화학적 특성은 매우 복잡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액체 상태의 물이 어는점 이하로 과냉각이 되면, 그 물리적 특성이 일반적인 액체와 더욱 다른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물이 과냉각 상태로 냉각이 되면 물의 isobaric heat capacity나 isothermal compressibility등이 발산 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보고가 되었다.

이러한 물의 특이한 물리적 성질을 설명하기 위하여, 1992년에 물의 제2차 임계점 (2nd critical point)을 예측하는 이론이 제시가 되었다. 이 이론은 극저온의 온도에서 고밀도 상태의 물 (High-density liquid: HDL)과 저밀도 상태의 물(Low-density liquid: LDL)이 각각 존재하며 그 둘 사이는 제1차 상전이 (first order phase transition)로 분리가 되어 있다고 예측한다. 하지만 이 이론은 지난 20 여 년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물리 화학자들이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적인 뒷받침이 부족하여 최근까지도 가설로만 남아있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김채운 교수가 자체 개발한 고압 냉각법(high-pressure cryocooling method)을 이용하여 물을 2000기압에서 얼려, 고밀도 비결정질 상태의 물(High-density amorphous: HDA)을 유도하고, 이 HDA 상태의 물이 1기압에서 온도를 올려가는 동안 일어나는 상전이 현상을 광학적으로 관측함으로써, 영하 150도에서 HDL 상태의 액체상태의 물로 변환되는 것을 관측하였다.

또한 상전이가 일어나는 동안, X-선 회절 실험을 동시에 진행하여 고밀도 상태의 물이 저밀도 상태의 물로 변화가 될 때, 제1차 상전이의 특성을 지니는 것을 밝혀내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의 결과는 제 2차 임계점을 예측하는 이론의 결정적인 실험적 증거를 제시하는 것으로써, 물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예측할 수 있는 정교한 이론적 모델을 정립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영하 150도에서 액체 상태의 물을 유도할 수 있는 실험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기존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극저온에서의 물과 다른 물질들과의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도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HDA 상태의 물에 상전이가 일어나는 동안 관측되는 crack-healing 현상 김채운 교수 연구팀이 유도한 고밀도 비결정질 상태(High-denisty amorphous: HDA)의 물을 액체질소 온도에서 깨트려 시료내부에 틈(crack)을 유도하고, 온도를 올리는 동안 120 K (영하 150도) 이상에서 틈이 사라지는 것을 관측하였다. 이는 고체 상태에 있던 물의 활동성이 급격히 증가하여 액체 상태로 변화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림 2. HDA 물에서 LDA 물로 상전이가 일어나는 동안 진행된 X-선 회절 실험 고밀도 비결정질 상태 (High-density amorphous: HDA)의 물이 저밀도 비결정질 상태 (Low-density amorphous: LDA) 상태의 물로 상전이가 일어나는 동안, 시간분해 X-선 회절 실험을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HDA가 제 1차 상전이 (first order phase transition)을 거쳐 LDA로 변환됨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