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10. 28.(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터지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 ‘고체 전해질’로 해결!

UNIST 정윤석 교수팀, 전고상 리튬이온전지 에너지 밀도 획기적 향상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11월호 논문 게재 및 속표지 선정

액체 전해질과 고체 전해질 반응성 테스트

고온에 취약한 리튬이온배터리의 단점을 해결해 100℃ 이상에서도 터지지 않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기존 액체 전해질 대신 쓸 수 있는 ‘고체 전해질’이 개발된 덕분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전기차의 안정성을 월등하게 높일 수 있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정윤석․이상영 교수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영기 박사 공동 연구팀은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 제조법을 개발했다. 이 전해질로 만든 ‘전고상 리튬이온전지(all-solid-state lithium batteries)’는 에너지 밀도 등 성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정윤석 교수는 “양극과 음극, 전해질이 모두 고체인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는 궁극의 안정성을 갖기 때문에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일본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Sulfide Solid Electrolyte)을 적용한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로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2020년까지 상용화하기 위해 전폭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리튬이온전지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쓴다. 그런데 이 물질은 가연성(flammable)이 있어 고온에 취약하다. 이를 무기계 고체 전해질로 바꾸면 열적 안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가루 형태인 고체 전해질 입자 간 접촉면에서는 리튬이온이 지나다니기 어렵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전고상 리튬이온전지의 상용화가 어려웠다.

정윤석 교수팀은 이온 전도도가 뛰어난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값싸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열적 안정성이 뛰어난 ‘솔베이트 이온성 액체(Solvate Ionic Liquid)’를 미량 조합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우수한 이온 전도도와 열적 안정성을 모두 잡은 것이다.

정 교수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일반적인 유기계 액체 전해질과 반응하기 때문에 서로 조합될 수 없다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에서 해결했다”며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뿐 아니라 리튬-황전지 등 다양한 전지 분야에서 중요한 발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한 오대양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액체 전해질은 리튬염과 극성유기용매로 구성되는데 극성유기용매가 고체 전해질과 반응하게 된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액체 전해질 속 리튬염의 농도를 조절해 극성유기용매가 고체 전해질과 반응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두 물질을 조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 분야, 리튬-황전지 분야의 기술을 전고상 전지에 접목한 융합연구의 사례다. 고체 전해질에 미량의 이온성 액체를 첨가하는 방식이라 공정 단계가 단순하고 제작 단가도 낮출 수 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고상 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전고상 전지뿐 아니라 고체 전해질과 액체 전해질을 함께 적용하는 새로운 종류의 전지 개발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1저자인 오대양 연구원이 평소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전기화학의 개념을 연구에 접목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오늘의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1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속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이 저널은 피인용지수 16에 JCR(피인용지수리포트)에서 선정한 2014 세계적인 과학논문 Top 7%에 4위로 선정된 바 있다. (끝)

(논문명: Excellent Compatibility of Solvate Ionic Liquids with Sulfide Solid Electrolytes: Toward Favorable Ionic Contacts in Bulk-Type All-Solid-State Lithium Batteries)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정윤석 교수 (052)217-2944

  • 정윤석 교수와 오대양 연구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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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리튬이온전지는 휴대용 전자기기부터 전기 자동차까지 널리 쓰인다. 이 전지에서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면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쓴다. 이 때문에 리튬이온이 움직일 수 있는 특정 통로가 필요하며, 이 역할을 ‘전해질’이 담당한다. 전해질은 전자 전도성은 매우 낮지만 이온 전도성이 뛰어난 물질이다. 물질 상태에 따라 액체 전해질과 고체 전해질로 나뉜다.

현재 리튬이온전지에 널리 사용되는 전해질은 리튬염과 극성유기용매로 이루어진 ‘유기계 액체 전해질’이다. 이 전해질은 이온 전도성이 높아서 리튬이온이 용매분자들에 둘러싸여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유기계 액체 전해질은 안전성 부분에서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전해질을 이루는 유기용매들은 끓는점과 발화점이 낮아 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무기계 고체 전해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 적용을 위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무기계 고체 전해질 중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유기계 액체 전해질과 비견될 만한 높은 이온 전도도를 가진다. 또 무른(soft) 성질을 가져 냉간압착(cold-pressing)만으로도 활물질과의 2차원 접촉을 이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수한 전도도를 가지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에 열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반응성이 없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미량 첨가했다. 이로써 높은 이온 전도도와 뛰어난 열적 안정성을 가지며, 활물질과의 계면저항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을 제조했다. 또한 이를 전고상 리튬이온전지에 적용해 그 우수성을 입증했다.

2. 연구내용

액체 전해질과 달리 고체 전해질은 접촉 문제를 가진다. 분말이라는 고유특성 때문에 양극과 음극 사이에 꼼꼼히 접촉되지 않아 리튬이온이 두 극 사이를 원활하게 지나다니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원활한 리튬이온 전도를 위해서 분말간의 긴밀한 접촉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미세구조의 긴밀한 접촉 정도는 계면저항과 연관된다.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은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에 비해 연성이 높아 활물질과 더 긴밀하게 접촉할 수 있다. 하지만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역시 고체 특성 때문에 액체 전해질만큼 긴밀한 접촉을 만들 수는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체 전해질에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소량 첨가한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그동안 보고된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은 주로 산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섞어 제조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온 전도성이 낮고, 첨가된 유기계  액체 전해질이 열적으로 불안정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기반으로 하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은 기존에 시잘 시도되지 않았다.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이 극성유기용매와 심한 반응성을 보여 조합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안정하면서도 열적안정성이 뛰어난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찾아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을 제조했다. 선정된 유기계 액체 전해질은 고농도 리튬염 기반 유기계 액체 전해질(솔베이트 이온성 액체)다.

솔베이트 이온성 액체는 극성유기용매가 리튬이온과 강하게 배위결합해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 반응하지 않는다. 또한 리튬이온과 강하게 결합한 유기용매는 하나의 커다란 이온그룹처럼 거동하는 이온성 액체로 변한다. 게다가 기존 유기계 액체 전해질에 비해 뛰어난 열적 안정성을 가지게 된다.

연구팀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고농도 리튬염 기반 액체 전해질로 제조된 유무기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로 전고상 리튬이온전지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기존 전고상 리튬이온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는 최대 140배 이상 향상됐고, 130℃에 이르는 고온에서도 안정성을 가졌다. 또 지금까지 보고된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 중 상온에서 가장 높은 이온 전도도(4.5 mS/cm)를 가지게 됐다.

 

[붙임] 용어설명

1.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2011년부터 발간된 저널로 배터리, 연료전지, 수소저장 기술, 광촉매 분야 등 다양한 에너지 관련 이슈를 다룬다. 현재 재료 분야 세계적 저널이며 피인용지수 16에 JCR(피인용지수리포트)에서 선정한 2014 세계적 과학논문 Top 7%에 4위로 선정된 바 있다.

2. 전고상 리튬이온전지(all-solid-state lithium batteries)

리튬이온전지의 3대 구성요소는 양극, 음극, 전해질이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배터리의 (+)극인 양극 활물질, (-)극인 음극 활물질, 양극 활물질과 음극 활물질 사이에서 리튬이온의 통로를 제공하는 액체 전해질이다. 여기에서 열적으로 불안정한 유기계 액체 전해질을 열적으로 안정한 무기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전지가 전고상 리튬이온전지다.

3. 전해질

일반적인 전해질의 정의는 ‘염이 이온 상태로 녹아있는 용액으로 전류가 흐를 수 있는 물질’이다. 배터리에서 사용되는 유기계 액체 전해질은 리튬염이 유기계 극성 용매에 녹아 리튬이온이 이동하며 전류가 흐른다. 반면 무기계 고체 전해질은 ‘특정 무기계 결정구조 내에서 리튬이온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는 물질’이다.

4. 활물질

리튬이온을 가역적으로 집어넣거나 빼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물질이다. 높은 전위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물질을 ‘양극 활물질’이라 하고, 낮은 전위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물질을 ‘음극 활물질’이라고 한다. 

5. 극성유기용매

극성을 띠는 액체 상태의 유기계 물질이다. 주로 탄소, 수소, 산소, 질소로 이뤄졌으며, 탄소가 주를 이루는 구조다. 이때 전기적으로 중성인 유기용매는 무극성 유기용매라 부른다.

 

[붙임] 그림설명

액체 전해질과 고체 전해질 반응성 테스트

그림1. 액체 전해질과 고체 전해질의 반응성 테스트 결과
액체 전해질에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 넣어 7일 동안 보관한 사진. G3, Li(G3)4, LiG3는 각기 다른 액체 전해질이고 LPS, LGPS는 각기 다른 고체 전해질이다. 보관실험 7일 후, LiG3(solvate ionic liquid) 이외의 액체 전해질에 보관됐던 고체 전해질들은 반응이 심하게 진행된 모습이 확인됐다.

그림2. 액체 전해질과 고체 전해질의 반응성에 대한 모식도
극성유기용매의 작용기가 고체전해질과 반응을 일으킨다. 유기계 액체전해질의 리튬염의 농도를 높여줄수록 극성유기용매가 리튬염과 강한 배위결합을 한다. 리튬이온과 유기용매의 비율이 1:1이 되면 극성작용기의 반응성이 현저히 줄어들어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과 안정하게 된다.

그림3.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 분말의 형태 및 열적안정성
a는 순수한 고체 전해질(LPS, LGPS)과 미량의 LiG3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LPS-LiG3, LGPS-LiG3)의 사진이다. b는 LGPS-LiG3 분말을 압착해 만든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 펠렛으로 일반적인 고체전해질 분말의 거동 및 물리적 특징이 동일함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우측 그래프는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과 그 구성요소의 열적안정성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들은 130℃의 높은 온도까지 열적안정성을 보인다.

그림4.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상 리튬이온전지
a와 b는 기존 리튬이온전지(붉은색)와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이 적용된 전고상 전지(푸른색)의 충․방전 성능을 비교한 것이다. a는 LiFePO4를 양극 활물질로 사용한 결과다.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충․방전 용량이 획기적으로 증가된다. b는 음극 활물질인 Li4Ti5O12를 테스트한 결과다. 하이브리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충․방전 용량이 약 40%가량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