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11. 01.(일)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리도 듣는 ‘생체모사 전자피부’ 나왔다

손가락 지문 모사해 미세질감 감지… 온도, 소리도 파악 가능
UNIST 고현협・동아대 이헌상 교수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

생체모방 촉각센서 모습 (1)

손가락 피부 구조를 모사한 ‘인공전자피부(Electronic skin)’가 개발됐다. 손처럼 미세한 압력과 진동, 온도를 감지할 뿐 아니라 소리까지 듣는다. 로봇이나 의수 보철기, 웨어러블 소자, 건강진단, 음성인식 등 다방면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고현협 교수와 동아대 이헌상 교수 공동 연구팀은 다기능 센서 역할을 하는 ‘생체모사 전자피부’를 개발해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10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사이언스 어드밴스는 미국과학협회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다.

이번에 개발한 전자피부는 기존 촉각센서로는 불가능했던 미세표면 거칠기를 감지할 수 있다. 또 물방울이 충돌할 때 생기는 미세한 압력과 온도 변화도 잡아낸다. 손가락 지문처럼 굴곡진 표면을 입힌 덕분이다.

고현협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손가락 지문은 물체를 집을 때 미끄럼을 방지할 뿐 아니라 미세질감을 파악하는 기능도 한다”며 “지문을 비롯해 손가락 피부 내부 구조까지 모사해 표면질감, 온도, 압력, 소리까지 동시에 감지할 수 있는 전자피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람은 손으로 물체를 만지면서 표면 구조와 온도 거칠기 등의 정보를 감지한다. 피부 안에 압력, 온도, 진동 등을 감지하는 감각 수용기(receptor)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피부 안쪽의 독특한 마이크로(μ) 구조가 촉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미세한 돔(dome)들이 서로 맞물린 구조가 촉각 신호를 증폭시켜 감각 수용기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또 손끝 지문은 표면에 접촉하면서 진동을 일으켜 미세한 거칠기를 감지한다.

연구진은 고분자 복합소재 필름을 가공할 때, 한 면에 마이크로 크기의 돔(dome)들을 형성되도록 했다. 그런 다음 볼록한 부분끼리 서로 맞물리도록 필름 두 장을 배치했다. 피부 안쪽처럼 마이크로 구조가 맞물리도록 만든 것이다. 여기에 지문처럼 굴곡진 표면을 가진 인공지문을 입혀 유연한 생체모사 전자피부를 완성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박종화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전자피부는 소리로 인한 진동 변화를 감지해 스마트폰보다 더 정확하게 음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청각장애인을 돕는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 제1저자인 김마리 동아대 화학공학부 석사과정 연구원은 “피부 온도에 따라 변하는 맥박을 살필 수 있는 등 생체정보 인식도 가능하다”며 “보안 및 사물인터넷 분야에도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보다 제조 공정도 간단해졌다. 이헌상 동아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전자피부는 복잡한 집적 공정 없이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며 “일체형 유연소자로 다양한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고현협 교수는 “새로운 인공전자피부의 특성을 활용하면 촉각뿐 아니라 온도, 표면질감, 소리까지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며 “향후 로봇 피부, 웨어러블 소자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 생체모사형 메카트로닉스 융합기술개발사업,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 그래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끝)

(논문명: Fingertip Skin-Inspired Microstructured Ferroelectric Skins Discriminating Static/Dynamic Pressure and Temperature Stimuli)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교수 (052)217-2532

동아대 화학공학과: 이헌상 교수 (052)217-7724

  • UNIST 고현협 교수팀(왼쪽부터 이영오 연구원, 박종화 연구원, 고현협 교수) (2)
  • 고현협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1)
  • 동아대 이헌상 교수와 김마리 연구원 (2)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인공전자피부(electronic skin)는 사람 피부처럼 외부에서 입력되는 물리적, 기계적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할 수 있는 전자 소자다. 이 기술은 로보틱스, 헬스케어, 플랙서블 전자기기, 의료 및 재활 장치 등의 응용분야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핵심기술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피부의 주요기능인 촉각 감지 특성을 모사한 인공전자피부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전도성 복합소재 기반의 압력 감지 필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이크로나・나노 구조가 도입되거나 기능성 소재가 도입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진 유연하면서 민감도가 높은 특성을 가진 촉각 감지 센서가 꾸준히 보고 되고 있다. 

고민감도 인공전자피부는 마이크로나 나노 수준에서 다공성(porous), 굴곡(wavy), 피라미드(pyramid), 맞물림(interlocking) 구조 등을 적용하면서 진보했다. 하지만 기존 촉각 센서들은 수직 압력, 전단력, 신축력처럼 한 방향의 힘만 감지하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 피부처럼 물체 표면의 거칠기 같은 미세질감을 감지하고 구분하기도 어려웠다.

대부분의 인공전자피부는 압저항(piezoresistive), 압전(piezoelectric), 마찰전기(triboelectric), 정전용량(capacitance) 특성을 이용해 외부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해 감지한다. 하지만 단일의 신호 변환 방식을 이용해 여러 자극을 동시에 감지할 경우 신호가 섞여 정확한 감지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의 전도성 복합소재에 ‘맞물려진 마이크로 돔(Interlocked microdome) 구조’를 도입하고 PVDF(Polyvinylidene fluoride) 고분자와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 복합소재의 압저항 및 강유전 특성을 이용했다. 이를 통해 민감하게 정적・동적 촉각 및 온도 등을 감지하고 구분할 수 있는 다기능성・고민감도 인공전자피부를 구현했다.

또한 인공전자피부에 사람의 손가락 지문처럼 인공지문 패턴을 도입해 기계적 촉각뿐 아니라 질감과 거칠기 등을 구분할 수 있게 했다. 높은 반응속도를 지닌 압전 특성을 이용해 높은 진동수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고, 온도와 정적 압력에 대해 저항이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온도에 따른 맥박 변화도 파악할 수 있는 응용 연구를 진행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인공전자피부에 비해 높은 민감도를 가지고 다양한 자극을 구분 감지할 수 있는 일체형 인공전자피부를 제작했다.

소재적인 측면에서는 압전 특성을 지닌 PVDF(Polyvinylidene flouride)와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강유전(ferroelectric)특성과 압저항 특성을 동시에 지닌 자극 감지 소재를 구현했다. 강유전 특성의 성질인 압전(piezoelectric)과 초전성(pyroelectric)과 압저항 특성을 통해 정적・동적 촉각 및 온도 등을 감지해 각각의 자극에 대한 신호를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개발된 복합소재는 용융가공 및 용액가공 등 다양한 성형 후에도 강유전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맞물려진 마이크로 돔 구조를 통해 매우 민감하고 높은 압력 감지 범위를 지닌 촉각 감지 특성을 얻었다. 맞물린 마이크로 돔 구조는 외부 압력이 가해질 때 민감하게 모양이 변형되면서, 수직 압력에 대해 높은 전기적 저항 특성 변화율을 가진다. 이는 실제 사람 피부의 표피-진피 간의 마이크로 구조와 비슷한 구조다. 이러한 특성은 정적 촉각과 더불어 동적 촉각, 온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각각의 자극에 대해 기존 평면 구조보다 높은 민감도를 구현할 수 있다.

실제 손가락 피부에는 지문 패턴이 있어 질감, 거칠기와 같은 표면 특성을 정확히 감지한다. 이번에 개발한 인공전자피부는 탄성 특성을 지닌 지문 패턴을 도입해 질감과 거칠기를 감지할 수 있다. 일정한 패턴이 있는 표면을 스캔해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푸리에 변환 처리를 통해 다른 표면들을 구분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인공전자피부를 여러 분야에 응용했다. 먼저 반응 속도가 빠른 압전 기반 동적 촉각 감지 특성을 이용해 높은 주파수의 음파를 감지하는 소자로 이용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기기에 포함된 마이크로폰보다 민감도가 높고 반응 속도가 빨랐으며, 노이즈가 적고 실제 음파와 비슷한 파동 그래프도 구현됐다.  이 기술은 맥박 신호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헬스케어 모니터링 소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 기존 촉각 감지 센서는 맥박만 감지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 개발한 인공전자피부는 실제 사람의 온도에 따른 맥박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어 기존 맥박 감지 센서보다 월등한 감지 특성을 보유할 수 있다. 

3. 기대효과

기존 다기능성 인공전자피부는 여러 센서를 집적시켜서 제작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소개된 다기능성 촉각센서는 복잡한 집적 공정이 필요 없다. 단일 소자를 통해 다양한 물리적 신호를 감지・구분할 수 있고 민감도 또한 다른 센서에 비해 높다. 이런 연구는 제작 공정의 단순화, 비용 절감, 대량생산의 이점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논문에서 소개된 여러 응용 분야와 더불어 로보틱스, 실시간 의료용 건강진단 소자, 웨어러블 센서, 음성인식 소자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기술이다. 더 나아가 촉각, 온도, 질감을 감지하는 인공전자피부는 가상촉각기술, 보안 기술, 산업용 센서 측면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붙임] 용어설명

1.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미국과학진흥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에서 2015년부터 발간을 시작한 첫 Open-acess 저널. 다학제 분야(Multidisciplinary)를 다루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Science의 자매지다. 

2. 강유전(ferroelectricity)

외부의 전기장이 없이도 스스로 분극(spontaneous polarization)을 가지는 특성. 외부 전기장에 의해 분극 방향이 바뀔 수 있는 특성을 말한다. 압전(piezoelectricity)과 초전(pyroelectricity) 특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3. 압전(piezoelectricity)

재료에 기계적 변형이 가해질 때 유전 분극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유전 분극은 고체 내에서 전기 쌍극자 모멘트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 깊다. 압전 특성은 순간적인 분극을 기반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매우 높은 반응 속도를 가지고 있다.

4. 초전(pyroelectricity)

가열 및 냉각에 의해 일시적인 전기적 전압을 발생시키는 특성을 말한다. 온도 변화는 결정 구조 내에서 원자들의 변위를 발생시켜 분극을 형성하게 된다. 

5. 압저항(piezoresistivity)

소재에 기계적 변형이 가해질 때 전기적 저항 특성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기계적 자극에 의해 전도성 네트워크가 변형되면서 전기적 저항 특성을 변화시키는 것을 이용하여 주로 센서 분야에서 이용되는 특성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인체 손가락 피부 모사 다기능성 인공전자피부

인공전자피부는 인체 손가락 피부 구조와 기능을 모사해 다양한 물리적 신호를 감지한다. 이 그림은 로봇에 인공전자피부를 적용할 수 있음을 도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림 2. 온도와 압력을 동시에 감지하는 인공전자피부

A-C는 물방울이 충돌할 때 압력과 온도를 동시에 감지하는 특성을 보여주고, D-F는 물체와 접촉할 때 물체의 온도 및 압력의 변화를 동시에 감지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그림 3. 온도에 따른 맥박 변화를 감지하는 인공전자피부

A: 손목에 부착된 인공전자피부에서 온도에 따라 혈관 수축과 팽창에 의해 센서에 전해지는 압력이 바뀌고 이를 감지하는 것을 보여준다.

B: 운동전후에 신체 온도가 바뀌면서 맥박도 바뀌는 것을 측정한 결과

C: 피부 온도 변화에 따라 미세하게 바뀌는 맥박 패턴을 측정한 결과

그림 4. 소리를 감지하는 인공전자피부

A: 스피커에서 나오는 다양한 영어 알파벳을 감지한 결과를 보여준다. 맞물린 구조가 구현됐을 때(Interlocked)가 필름만 있을 때(planar)보다 원음(sound source)을 더 잘 감지한다.

B: 스피커에서 나오는 영어 문장 소리를 감지하는 특성(Interlocked e-skin)을 스마트폰의 음성인식(Microphone) 기능과 비교했을 때 소리를 더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