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11. 19.(목)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핀 메모리 소자, 연구 속도 붙는다

UNIST․KAIST 연구진‘그래핀 산화물 메모리’원리 규명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구조 설계 및 연구에 기여할 것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속표지

‘그래핀 메모리 소자’의 작동 원리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로 주목받는 그래핀 기반 ‘저항변화 메모리(RRAM)’ 연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연구지원본부의 정후영 교수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 강성모) 이정용・최성율 교수팀은 ‘그래핀 산화물’을 이용한 메모리 소자가 작동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절연체인 그래핀 산화물에서 전기 저항이 낮아져 전류가 흐르는 까닭을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해 규명한 것이다.

메모리는 컴퓨터에 들어가는 전자장치로 작업 정보가 저장되는 곳이다. 전원을 꺼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를 ‘비휘발성 메모리’라 하는데, 실리콘(Si) 기반의 플래시 메모리가 가장 많이 쓰인다. 최근에는 더 작고 얇은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 특히 전기 저항이 크고 작음을 0과 1로 인식해 정보를 저장하는 ‘저항변화 메모리(RRAM)’는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주목받는다. 금속과 절연체를 쌓는 형태로 구조가 간단한데다 정보 처리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절연체로 ‘그래핀 산화물’을 활용하는 저항변화 메모리는 투명하고 유연한 특성 때문에 연구가 활발하다. 이 메모리는 금속 전극 사이에 수십 나노미터(㎚, 1㎚=10억 분의 1m) 두께의 그래핀 산화물 박막을 삽입해 만든다. 평소에는 전기 저항이 커서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일정 전압 이상의 전기 자극을 주면 전류가 잘 흐른다.

이처럼 전기 저항이 큰 상태에서 작은 상태로 변화하는 특성이 메모리 소자에 활용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래핀 산화물에서 이런 저항 변화가 왜 일어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정후영 교수팀은 전기 저항이 다른 2개의 소자를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해 그 원리를 밝혀냈다.

관찰 결과, 금속 전극으로 활용된 알루미늄과 그래핀 산화물 박막이 맞닿은 면에 새로운 산화물 층이 만들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산화물 층은 수 나노미터 수준인데, 외부 전압이 주어지면 내부에서 알루미늄 금속 결정이 만들어졌다.

최성율 교수는 “알루미늄 결정은 마치 피뢰침처럼 뾰족하게 생성돼 전류가 흐를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역할을 한다”며 “그래핀 산화물 기반 RRAM의 메커니즘이 밝혀짐에 따라 소자 구조의 효율적 설계나 집적도를 향상시키는 후속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후영 교수는 “그래핀 산화물 박막은 전자빔에 약한 탄소와 산소로 이뤄져 일반적인 투과전자현미경처럼 가속전압을 높여서는 관찰하기 힘들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 산화물 박막에 최적화된 단면 투과전자현미경 기법을 도입해 기존에 밝히지 못했던 메커니즘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UNIST에 구축된 저전압 수차보정 투과전자현미경 덕분에 가능한 연구였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그래핀 산화물 박막이 다양한 전자소자 분야로 응용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1월 18일자에 게재됐으며, 속표지 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도 선정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 IBS(기초과학연구원)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인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끝)

(논문명: Direct Observation of Conducting Nanofilaments in Graphene-Oxide-Resistive Switching Memory)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연구지원본부: 정후영 교수 (052)217-2333

  •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속표지
  • 정후영 UNIST 연구지원본부 교수 (1)
  • 정후영 UNIST 연구지원본부 교수 (3)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메모리 소자는 정보화 시대에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기술이다. 개인용 컴퓨터(PC)에 사용되는 주 메모리 소자인 DRAM은 고속, 고집적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으나, 전원이 커지면 정보가 사라지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휘발성). 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다양한 휴대기기에 많은 양의 정보를 담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비휘발성 메모리가 필수적이다.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Si) 기반의 플래시 메모리는 고집적과 낮은 가격이라는 장점으로 현재 비휘발성 메모리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소자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물리적인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를 대체할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FRAM(Ferroelectric RAM), MRAM(Magnetic RAM), PRAM(Phase-change RAM), RRAM(Resistive RAM)등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그중 ‘저항변화 메모리(RRAM)’는 금속과 절연체, 금속(MIM)이 쌓인 간단한 구조를 가진데다 동작 특성이 우수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가장 주목을 받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에 사용되는 산화물 박막으로 그래핀 산화물 박막을 사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그래핀 산화물은 그래핀에 다양한 산소 작용기들이 붙여있어 산소의 양이나 이동정도를 조절하면 다양한 전기적, 화학적 성질을 지닌 박막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래핀 산화물 박막은 투명하고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투명 전극을 이용한다면 투명 플렉시블 메모리 소자로도 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잠재력 때문에 다양한 소자가 제안되고 있지만 저항 변화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해 연구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는 2010년 정후영・최성율 교수가 개발한 ‘알루미늄(Al)/그래핀 산화물(Graphene oxide)/알루미늄(Al)’ 구조를 가진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RRAM)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 메모리 소자에서 발견된 저항변화 현상의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해 단면 투과전자현미경 기법을 이용했다. 전기 저항이 다른 상태의 소자 2개를 관찰해 구조적, 화학적인 특징을 파악한 것이다.

얇은 그래핀 산화물 박막은 탄소와 산소로 이뤄져 있어 전자빔에 취약하다. 이에 UNIST에 구축된 저전압 수차보정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원자 수준에서 구조적 변화를 관찰하고 전자에너지 손실분광법(EELS)을 이용해 산소의 이동을 화학적으로 규명했다.

또한 3~4㎚ 두께의 매우 얇은 상부 계면 산화물 층에서 발현된 알루미늄 결정을 고분해능투자현미경 이미지로 명확히 관찰했으며, 이 금속결정이 고전류 상태에서 전도성 필라멘트의 역할을 한다는 걸 증명했다.  

3. 기대효과

두 금속 전극에 삽입된 일반적인 산화물 박막에 대한 단면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징 연구는 많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보여준 매우 얇은 그래핀 산화물의 단면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들은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얻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이런 난제를 해결했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또한 저항변화 메모리에 사용되는 그래핀 산화물 박막뿐 아니라 다른 전자, 광학 소자들에 사용되는 그래핀 산화물들의 구조적, 화학적 분석에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루미늄(Al)/그래핀 산화물(Graphene oxide)/알루미늄(Al) 저항변화 메모리’ 내에서 산소 이동에 의한 금속 전도성 필라멘트의 생성에 대한 명확한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더 나은 저항변화 특성을 지니는 그래핀 산화물 박막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를 제작하고 이해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속표지 이미지. 알루미늄(은색) 사이에 그래핀 산화물(검정색과 빨간색 입자가 놓인 모습)이 삽입된 저항변화 메모리의 모습이다. 반투명으로 보이는 파란색 층은 새롭게 만들어진 산화물 층이고, 이 안에서 알루미늄 금속 결정이 생성됐다. 알루미늄 금속 결정이 전류가 잘 흐를 수 있도록 길을 놓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림2] Al/GO/Al 저항변화 메모리 소자의 모식도 및 전류-전압 곡선. 탄소와 산소로 이뤄진 ‘그래핀 산화물 박막’을 상부와 하부 두 알루미늄 전극 사이에 삽입해 음과 양의 전압을 달리 가할 때 각각 다른 저항상태를 지닌 메모리 소자가 만들어진다.

[그림3] (a-c) GO/Al, Al/GO/Al(Off 상태), Al/GO/Al(On 상태)의 세 샘플의 에너지여과된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 (d-f) 앞 세 샘플의 산소 원소맵핑 이미지. 상부 전극에 음의 전압을 가해 소자를 On 상태 (고전류가 흐르는 상태)로 만들었을 때 상부 계면에 존재하는 산소가 아래 그래핀 산화물 박막으로 이동됨을 보여주는 투과전자현미경 결과이다.

[그림4] 위의 On 상태의 일부분에서 얻은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 산소가 결핍된 부분에서 정확히 알루미늄(Al) 금속 결정이 생성돼 있고, 그 아래의 그래핀 산화물의 결정성이 변해 있음을 보여주는 투과전자현미경 분석 결과다. 금속 전도성 필라멘트를 그래핀 산화물 박막 저항변화 메모리에서 처음 보여준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