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11. 23. (월)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그만 분자 하나로 치매 여럿 잡는다

임미희 UNIST 교수팀, 멀티타겟 치료제 후보(DMPD) 발견
미국 화학회지 최신호 게재… 경제성 높은 치료제 기대

작은 분자 하나로 다양한 알츠하이머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크기가 작아 합성하기 편한데다 질병의 여러 원인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어 강력한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임미희 교수와 제프리 데릭(Jeffrey Derrick) 석사과정 연구원은 ‘DMPD(N,N-dimethyl-p-phenylenediamine)’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분자가 알츠하이머 질환의 여러 병적 요소들에 한꺼번에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 질환의 여러 원인에 적용할 수 있는 ‘멀티타겟(Multi-targeting) 치료제’ 후보를 찾아낸 것이다.

알츠하이머 질환은 ‘치매’의 일종으로 알려진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이 질환을 일으키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아직 명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진 다양한 요소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화학도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임미희 교수팀은 이전 연구에서 DMPD가 포함된 저분자 화합물이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화합물은 잘못 접힌 단백질 집합체의 작용을 통제해 알츠하이머 질환을 완화시켰다. 이번 연구에서는 DMPD만으로 알츠하이머 질환의 여러 원인 요소들을 억제할 수 있는지 살폈다.

임 교수는 “DMPD는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물질과 저분자 화합물이 결합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분자로 다양한 물질과도 연결고리가 많다”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 분자 하나만으로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물질들을 억제할 수 있는지 살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물질로 알려진 ‘잘못 접힌 단백질(예, 아밀로이드-베타)’과 ‘금속’, ‘활성화 산화종’ 등에 DMPD가 작용해 그 기능을 억제한다는 걸 알아냈다. 특히 아밀로이드 베타는 금속이 결합하든 아니든 독성이 없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이 내용은 알츠하이머 질환에 걸린 쥐를 통해서도 검증됐다. 연구진은 실험 쥐에게 매일 DMPD(하루에 쥐 무게 1kg 당 1mg)를 한 달 동안 주사해 경과를 살폈다. 이 기간 동안 DMPD는 독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또 DMPD를 맞은 알츠하이머 쥐 모델에서 5일 동안 인지 및 학습 습득 테스트 과정에서 보통의 쥐와 같은 인지능력과 학습능력을 회복됐다.

임미희 교수는 “단일 분자로 알츠하이머 질환의 다양한 원인을 한꺼번에 잡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것”이라며 “멀티타겟이 가능한 저분자 화합물(Mini Molecule Multi-targeting Drug Candidate for Alzheimer’s Disease)은 신약 개발의 비용과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며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자 구조가 단순하면 합성하기 쉽고 신약으로 개발했을 때 경제성도 높아진다”며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매 치료제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할 뿐 아니라 치매 치료제 개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최신호의 온라인 속보로 발표됐다. 이 저널은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화학 분야 최상위 저널로 임펙트 팩터는 12.113이다. (끝)

(* 논문명: A Redox-Active, Compact Molecule for Cross-Linking Amyloidogenic Peptides into Nontoxic, Off-Pathway Aggregates: In Vitro and In Vivo Efficacy and Molecular Mechanisms
* 저 자: 임미희 교수(교신저자), 제프리 데릭(Jeffrey Derrick, 제1저자)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010-8852-3414 

자연과학부: 임미희 교수 (052)217-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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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알츠하이머 질환은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로,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기억력 감퇴와 지적 능력 상실을 가져온다. 마지막에는 뇌가 치명적으로 손실돼 죽음에 이르게 된다.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요소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아 현재 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다.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요소로는 ‘금속이 없는 아밀로이드 베타(Beta-Amyloid) 단백질’이나 ‘금속과 결합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금속 이온’, ‘활성화 산화종’ 등이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런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요소들이 각각 혹은 상호작용하면서 알츠하이머 질환을 일으킨다고 보고됐다.

이 때문에 어떤 요소들이 어떻게 연결돼 알츠하이머 질환이 생기는지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원인에 동시에 작용하는 멀티타겟(Multi-targeting) 가능한 화학도구를 개발하고 많은 요소들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화학도구를 찾고,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인 접근방법을 찾기 위해 진행됐다.

2. 연구내용

∘ 멀티타겟 화학도구로서의 DMPD의 구조적․화학적 성질

DMPD(N,N-dimethyl-p-phenylenediamine)는 단순한 구조이지만(그림1), 금속과 결합하지 않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나 금속가 결합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금속이온과 상호작용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DMPD는 이미 산화환원 반응 특성(redox property)에서 산화방지 작용(antioxidant activity)을 한다는 게 알려져 있다.

여러 화학적 성질을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이 물질은 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었다. 이는 시험관 분석(in vitro assay)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또 DMPD는 물질대사 안정성(metabolic stability) 측면에서도 알츠하이머 질환을 억제하는 화학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전했다.

∘ DMPD가 아밀로이드 베타의 집합체 형성에 미치는 영향

이번 연구에서는 DMPD가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으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쌓이는 걸 막을 수 있는지 검증했다.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금속 이온과 결합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연구진은 두 경우 모두에서 DMPD가 효과가 있는지 살폈다.

연구 결과, DMPD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뭉치는 과정을 재조정해서 독성이 없다고 알려진 형태로 바꾸는 게 밝혀졌다.(그림2, 그림3) 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금속이온과 결합하든 아니든 동일하게 효과가 나타났다.

생체에는 금속과 결합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와 금속과 결합하지 않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모두 존재한다. DMPD는 두 경우 모두 반응해 독성을 없애는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알츠하이머 질환을 억제할 수 있다.

∘ 메커니즘: DMPD와 아밀로이드 베타의 반응성

DMPD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반응하는 원리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생물리학적 방법을 활용했다.(2D NMR, molecular dynamics spectroscopy, ion mobility-mass spectrometry, X-ray absorption spectroscopy) 관찰 결과, DMPD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반응했을 때 변형됐다.

이는 벤조퀴논(benzoquinone, BQ)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사이에 분자 내 교차결합(intramolecular crosslinks)을 만들어냈다.(그림4) 벤조퀴논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간에 생긴 분자 내 교차결합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가 뭉치는 걸 조정해 독성이 없는 방향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여진다(그림5).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여러 병적 요소를 조그만 분자로 통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참고로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병적 요소는 잘못 접힌 단백질, 펩타이드 금속, 활성화 산화종 등이 있다. 특히 금속이 결합하지 않은, 금속이 결합한 모든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아주 조그만 분자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해 독성 없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아밀로이드 집합체를 조절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를 가진 화학도구를 선보임으로써 화학적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경제적으로 뛰어난 화학도구를 개발할 가능성을 높였다. 또 이번 연구에서 보여준 접근 방법은 여러 아밀로이드 집합체와 연결된 인간의 퇴행성 신경 질환의 원인 규명은 물론 치료제 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그림설명

*저널에 사용된 연구그림이므로 사용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그림1. DMPD(N,N-dimethyl-p-phenylenediamine) 화학구조 및 성질. 아밀로이드 베타 (Aβ) sequences.

그림2. 아밀로이드 베타 원섬유(Aβ fibrillization)에 DMPD가 미치는 영향. DMPD는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경로를 재조정해서 독성이 없다고 알려진 집합체(unstructured Aβ aggregates)를 형성한다.

그림3. 응집된 아밀로이드 베타 집합체에 DMPD가 미치는 영향. DMPD는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 베타 집합체를 독성이 없는 물질(unstructured Aβ aggregates)로 다시 유도한다.

그림4. DMPD와 아밀로이드 베타 간의 상호작용. DMPD와 아밀로이드 베타를 함께 넣은 샘플 샘플에서 DMPD는 벤조퀴논(benzoquinone, BQ)으로 바뀌고, 아밀로이드 베타와 분자 내 교차결합(intramolecular crosslink)을 형성한다.

그림5. DMPD가 아밀로이드 베타의 집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커니즘.

그림6-1. DMPD의 생체 내 효능 실험(5xFAD Alzheimer’s disease mice). 5일간 DMPD를 주사한 쥐는 정상 쥐외 비슷한 수준으로 출구를 찾아냈다. 가장 왼쪽이 정상 쥐의 패턴, 가운데가 알츠하이머에 걸린 쥐, 오른쪽이 알츠하이머에 걸려 DMPD를 주사한 쥐다.

그림6-2. DMPD의 생체 내 효능 실험(5xFAD Alzheimer’s disease mice). DMPD는 전체적인 아밀로이드 양(아밀로이드 조각과 용해된 아밀로이드 종류 등)을 줄이이는 걸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