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11. 26.(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기 잘 흐르는 ‘촉매’가 좋은 전지 만든다

UNIST 송현곤‧김건태‧곽상규 교수팀, ‘앙게반테 케미’ 발표
전도도 높은 촉매 쓰면 전기화학반응 잘 일어나는 이유 밝혀

전지의 성능을 높이려면 ‘전기가 잘 흐르는 촉매를 쓰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소연료전지나 차세대 금속공기전지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송현곤, 김건태, 곽상규 교수 공동연구팀은 연료전지 등 공기 중 산소를 이용하는 전지의 촉매를 연구한 결과를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촉매의 전기 전도도에 따라 전지 성능이 결정될 수 있다는 원리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한 최초의 성과다.

수소연료전지나 금속공기전지는 양극에서 공기 중의 산소를 받아들여 전기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연료로 수소나 금속을 사용하고, 이 물질들을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때 양극에서는 산소(O₂)를 산소 원자(O)로 쪼갠 뒤 음극에서 나온 전자를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촉매는 이 반응을 촉진하기 위해 들어간다.

일반적으로 전지의 양극이나 음극에 쓰인 물질의 전기 전도도가 높으면 전기화학반응이 잘 일어난다. 전기가 잘 흘러서 반응의 양도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UNIST 공동연구팀은 이 반응에서 촉매의 전기 전도도가 반응의 양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송현곤 교수는 “산소 분자가 전자를 얻는 과정을 ‘산소환원’이라고 하는데 이 반응이 연료전지나 금속공기전지가 작동하는 기본 원리”라며 “촉매 주변의 전기 전도도를 높이면 산소 분자가 전자를 더 많이 받아서 산소환원이 잘 일어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전기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전기 전도도가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산화물 촉매를 만들어 실험했다. 그 결과 전기 전도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자 4개가 반응하는 완전환원 반응이 많아졌다. 산소환원 반응은 전자 4개가 한번에 움직이는 완전환원 방식과 전자 2개가 두 번 움직이는 방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완전환원이 많을수록 더 좋은 촉매로 본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는 김건태 교수팀에서 전기 전도성 산화물을 만들고, 곽상규 교수팀에서 이론 계산을 함께 해줘 가능한 성과였다”며 “전지가 작동하는 기본적인 원리를 밝히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두 교수팀의 지원이 없었다면 해낼 수 없었을 것”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이동규 UNIST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번 연구로 촉매와 산소환원 반응의 물리화학적 상관관계를 규명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전도성이 높은 촉매를 개발하게 되면 수소연료전지나 차세대 금속공기전지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BK21플러스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끝)

(* 논문명: Conductivity-Dependent Completion of Oxygen Reduction on Oxide Catalysts
* 저자정보: 송현곤 교수(교신저자), 김건태 교수(공동교신저자), 곽상규 교수(참여저자), 이동규 연구원(제1저자, 송현곤 교수랩), 권오훈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공동 제1저자, 김건태 교수랩), 김수환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참여저자, 곽상규 교수랩)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010-8852-3414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송현곤 교수 010-5660-5825

  • 송현곤 교수 (1)
  • 김건태 교수 증명
  • 곽상규 교수
  • 이동규 연구원
  • 권오훈 연구원
  • 김수환 연구원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전기촉매반응에서 촉매 표면의 반응자리에 전자를 원활히 공급하는 것은 반응물을 공급하는 것과 더불어 필수요소다. 만약 촉매 주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로 둘러싼다면 촉매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연료전지, 2차 전지 그리고 염료감응태양전지 등 전기화학적 장치에서는 전극에 ‘고전도 탄소 입자’를 넣는다.

이때 전기전도가 어떤 전기화학적 변수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변화는 전기화학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촉매 반응자리의 증가다. 다음으로 거시적 전압 강하를 일으키는 전극 저항 감소다. 반면에 전자 전달 반응을 결정하는 고유변수들, 그러니까 표준반응속도상수나 반응에 개입하는 전자 수(이하 반응전자수)가 전기전도에 의해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극 및 촉매의 전기 전도도 변화에 의한 전기화학반응의 반응 전자 수가 달라지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2. 연구내용

전기 전도도가 서로 다른 세 종류의 산화물 촉매를 대상으로 산소가 환원될 때의 전자 수를 측정했다. 같은 촉매에 대해서는 탄소 전도체의 양을 변화시켜 전극 전도도를 변화시켰다.

그 결과 탄소 함량이 동일할 때는 전도도가 높은 산화물 촉매가, 동일 산화물 촉매를 사용할 때는 탄소함량이 높은 전극이, 높은 반응전자수를 나타냈다. 특히 5400 S/cm로 가장 전도도가 높은 산화물 촉매의 경우, 5%의 탄소함유량만으로도 완전환원 값인 4에 해당하는 반응전자수를 보였다.

이는 전기 전도도가 높아짐에 따라 전자 2개를 받아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부반응은 억제되고, 완전환원인 전자 4개의 반응이 전체 반응을 지배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전기 전도도의 향상은 반응 속도를 결정하는 단계도 변화시켰다. 전도도가 증가함에 따라 전체 반응 메커니즘 중 가장 느린 단계에 관여하는 전자수가 2에서 1로 바뀌었다.

전기 전도도에 따른 반응전자수의 변화는 촉매 반응자리의 유효 과전압으로 설명 된다. 촉매 자체의 전도도가 높거나 탄소함유량이 높아 촉매 표면의 반응자리에 전자가 잘 전달되는 경우는, 반응자리가 실제 경험하는 유효 과전압이 충분하므로 반응속도가 빠르다. 산소환원의 중간 단계에서 부산물인 과산화수소 중간체가 반응자리에 붙어 있는 채로 존재하게 되는데, 이 중간체가 반응자리에서 떨어지기 전에 반응이 진행되어 완전환원을 보인다.

반면에 전도도가 낮은 경우는 상당량의 촉매 반응자리에 부족한 유효 과전압이 걸리게 되므로 반응속도가 떨어지고, 환원이 완결되기 이전에 중간체인 과산화수소가 촉매 표면에서 탈착되어 중간생성물이 되므로 반응전자수 값이 4로부터 떨어져 2에 접근하게 된다.

3. 기대효과

산소환원반응은 연료전지와 금속공기전지 작동의 기본 반응으로, 관련 촉매 성능의 개선은 이들 에너지 장치의 성능을 결정한다. 이번 연구는 신규 저가형 산소환원 또는 산소발생 촉매의 개발 방향으로 고전도성 촉매의 발굴과 함께 전기전도도를 높일 수 있는 촉매/담지체 디자인을 제시하고 있다.

 

[붙임] 용어설명

1.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887년부터 발간된 세계적인 과학저널로 현재 화학 및 재료 분야 세계적 저널이며, 피인용지수는 12다.

2. 촉매

촉매는 반응 과정에서 소모되거나 변하지 않으면서 반응속도를 빠르거나 느리게 변화시키는 물질을 말한다. 기존 반응 경로와 다른, 즉 다른 형태의 전이상태를 형성해 반응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를 변화시켜 반응속도를 변화시키는 게 촉매의 역할이다. 촉매는 소량만 있어도 반응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3. 산소환원반응

산소(O₂)가 전자를 받아 산소 이온(O2-)이온으로 환원되는 반응. 산소환원반응은 연료전지나 금속공기전지의 공기극에서 일어나며 전기생성반응의 반쪽반응이다. 환원반응을 통해 생성된 산소 이온(O2-)은 수소나 금속연료와 반응하여 전기를 만들게 된다.  

4. 아연공기전지(Zinc-Air batteries)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는 차세대 고용량 2차 전지 후보가 금속공기전지다. 20여 년 전부터 연구됐으며, 금속공기전지 중 하나인 아연공기전지는 1차 전지의 형태로 미국에서 군용 배터리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충‧방전이 가능한 2차 전지 형태의 금속공기전지는 아직 연구단계에 있지만 상용화될 경우 리튬이온전지보다 효율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용량이 낮은 편에 속하는 아연공기전지만으로도 리튬이온전지를 쓰는 전기자동차보다 주행거리를 2배 이상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5. 수소연료전지 

연료 전지는 외부에서 수소와 산소를 공급해서 전기 에너지를 낸다. 연료 전지에 공급된 수소는 연소시키는 것이 아니고, 전자를 교환하는 산화 · 환원 반응이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수소와 산소가 물로 바뀐다. 이때의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된다.

6. 금속공기전지 

아연, 알루미늄, 리튬 등을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차세대 2차 전지다. 연료전지와 마찬가지로 공기극에서 전자를 교환하는 산화 · 환원 반응이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전기가 생산된다.전지 내부에 안정된 금속이 들어가기 때문에 폭발, 화재 염려가 없고 기존 2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다. 특히 리튬공기전지는 기존 전지보다 약 10배가량 에너지 밀도가 높아 높은 효율성을 가질 뿐 아니라 전지 부피와 무게 또한 줄일 수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a)산소환원반응 메커니즘. (b)산화물 촉매(BSCFO, LSCO, NBSCO)의 온도에 따른 전기전도도.

그림 2. (a)산소환원전류 그래프. (b)산화물 촉매의 탄소함량에 따른 산소환원반응에 참여하는 전체 반응전자수(noverall). (c)반응속도결정스텝에 참여하는 반응 전자수(n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