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5. 12. 14. (월)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귀금속은 가라”… 싸고 좋은 ‘촉매’ 나왔다

UNIST 김건태·백종범 교수팀, 고성능 철-탄소 복합체 촉매 제조
1g 당 300원대 저렴한 촉매 가능…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표지 게재

수소연료전지와 금속-공기전지를 싸게 만들 길이 열렸다. 전체 가격의 20~30%를 차지하는 백금계 촉매를 대신할 물질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철과 그래핀을 활용한 이 촉매는 1g 당 200~300원이면 제조 가능해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백종범 교수팀은 수소연료전지나 금속-공기전지에 쓰일 ‘철-탄소 복합체 촉매(Fe@NGnP-CNF)’를 개발했다. 소량의 ‘철(Fe)’과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graphene nano plate, GnP)’를 이용해 만든 이 촉매는 값비싼 백금계 촉매를 대체할 저비용 고성능 촉매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촉매는 귀금속인 백금을 활용한다. 그런데 백금은 1g 당 8~9만 원으로 비싸 촉매 가격 자체가 높아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백금계 촉매를 대체할 물질을 찾아왔다. 그러나 새로운 촉매를 만들더라도 제작 공정이 복잡하거나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김건태․백종범 교수팀이 새로 개발한 촉매는 백금계 촉매만큼 성능이 우수하다. 게다가 기존에 알려진 ‘볼밀링(ball milling) 공정’과 ‘전기방사기법(Electrospinning)’을 이용하므로 제작 공정이 간단하고 대량생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볼밀링 공정은 용기 내에 금속 볼과 흑연, 합성할 원소를 넣고 회전시키는 공정이다. 이때 그래핀에 질소(N)나 철(Fe) 등이 합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과 질소가 함유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Fe@NGnP)를 나노 섬유를 구성하는 용액에 넣고, 전압을 걸어주는 전기방사기법을 쓰면 탄소복합체 섬유(Fe@NGnP-CNF)가 만들어진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주용완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연구교수는 “잘 알려진 기술을 이용해 제조한 철-탄소 복합체는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여러 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발명으로 주목받았다”며 “공정이 간단하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측면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물질은 특히 리튬-공기전지의 촉매 물질로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리튬-공기전지에서 촉매는 공기 중의 산소 분자를 산소 원자로 환원시켜 리튬과 반응하도록 만드는 핵심 물질이다. 산소의 환원 반응이 빠르게 일어날수록 전지의 성능이 좋아진다. 연구진이 개발한 Fe@NGnP-CNF는 금속공기전지의 촉매 물질로 사용되는 고가의 백금계 촉매와 유사한 전기화학적 성능을 보였다. 장기적인 성능은 백금계 촉매보다 안정적이었다.

김건태 교수는 “철과 질소가 포함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를 이용한 탄소복합체 촉매는 산화그래핀을 비롯한 기의 탄소 촉매에 비해 내구성과 성능이 뛰어나며 저비용 대량 생산이 가능해 금속-공기전지 및 연료전지의 상용화를 가속시킬 수 있다”며 “다양한 촉매 과학 (Catalyst Science)에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2월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으며, 내용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표지로도 선정됐다. 어드밴스드 사이언스는 재료공학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메터리얼(Advanced Materials) 자매지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IT/R&D 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창의적연구진흥사업’에서 지원받아 진행됐다. (끝)

(논문명: Fe@N-Graphene Nanoplatelet-Embedded Carbon Nanofibers as Efficient Electrocatalysts for Oxygen Reduction Reaction)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주용완 박사 (052)217-2935

  • 김건태 백종범 교수팀 (1)
  • 김건태 백종범 교수팀 (2)
  • Fe@NGnP 복합체 제조 방법
  • Fe@NGnP의 형태와 구조적 특징
  • Fe@NGnP 산소환원 반응 측정
  • 리튬-공기 전지의 공기극으로 응용한 Fe@NGnP
  • 교수님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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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최근 기존의 리튬-이온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2차 전지로서, ‘금속-공기전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금속-공기전지는 현재 쓰이는 2차 전지 가운데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다. 이 때문에 전기자동차와 대용량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금속-공기전지는 산소환원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이 느려 백금 같은 귀금속 촉매가 필요하다. 이는 제조 단가가 높이기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공기극의 부반응으로 형성되는 Li2CO3화합물 등은 전지 성능을 급격하게 감소시켜 전지 수명을 단축시킬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상온에서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지고, 산소환원반응이나 산소발생반응 등의 촉매 활성이 높고, 안정성이 높은 전극 소재의 개발이 요구된다.

이런 요구에 따라 금속산화물, 세라믹 촉매, 그리고 이종원소가 포함된 탄소 물질과 같은 다양한 물질이 새로운 촉매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 철(Fe)과 질소(N) 등의 이종원소가 포함된 탄소 재료는 촉매 특성이 높고, 안정성을 갖춘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 신개념 촉매로 촉망받는다. 특히 ‘그래핀 기반 탄소 촉매’는 전기적 특성이 뛰어나고 표면적이 넓어 고가의 촉매를 대체할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그래핀은 우수한 열적, 기계적, 전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물질을 합성하기 위한 방법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그래핀이 보고된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상용화를 위해서는 최적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핀 합성에 가장 많이 쓰이는 ‘산화그래핀’ 방법은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추가적인 합성으로 원하는 구조를 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산화로 인해 그래핀 표면이 파괴되고 쉽게 환원되지 않아 특성을 유지시키기 어려워지고 촉매 활성도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기능성 그래핀 합성에 많이 사용되는 ‘화학증기증착’ 기법은 대량생산이 어렵고 공정 단가가 비싸 금속-공기전지 및 연료전지의 촉매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역학적 에너지를 추진체로 하는 화학적 합성인 기계화학적 공법(Mechanochemical reaction)을 원리로 한 ‘볼밀링(Ball-milling)’ 공정으로 그래핀을 합성했다. 또 합성된 이종원소(Fe과 N) 함유 그래핀을 이용해 탄소 나노 섬유 복합체(Fe@NGnP)를 금속-공기전지의 촉매로 사용했다. 다양한 분석과 전기화학적 실험을 통해 Fe@NGnP의 우수한 촉매적 특성을 확인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볼밀링 공정은 볼밀 용기 내에 금속 볼과 흑연, 도입하고 싶은 이종원소의 출발 물질을 넣고 용기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이 방법에서 이종원소가 그래핀에 도입되는 가장 큰 원동력은 회전으로 인해 금속 볼 간의 파쇄 원리다. 고속회전 중 금속 볼과 흑연이 충돌하면 흑연이 파쇄되고 이 부분에 탄소 결합이 깨지면서 반응하지 못한 라디칼(radical), 즉 분해되지 않고 다른 분자로 이동하는 원자 무리가 생성된다. 이 라디칼은 반응성이 매우 좋은 중간 단계로, 도입하고자 하는 이종원소와 반응하는 추진력을 실어주게 된다. 연쇄적으로 반응이 일어나므로 반응 종료 후에는 흑연의 사이즈가 작아지며 파쇄된 가장자리에만 선택적으로 이종원소가 도입된 그래핀을 상대적으로 손쉽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볼밀링 기법을 통해 철과 질소가 함유된 그래핀 플레이트를 만들었다. 이를 다시 나노 섬유를 구성하는 폴리아크릴로니트릴(Polyacrylonitrile, PAN) 용액에 분산시켜 전기 방사함으로써 그래핀이 분산된 나노 섬유를 제조했다. 최종적으로 열처리 공정을 거쳐 철과 질소가 함유된 그래핀이 표면에 도포된 ‘탄소 나노 섬유 복합체(Fe@NGnP)’를 제조했다. 탄소 나노 섬유 복합체의 촉매 특성을 좌우하는 철-질소 함유 그래핀 플레이트는 전기 방사 공정에서 발생하는 원심력에 의해 섬유의 표면에 분포된다.

제조된 Fe@NGnP의 산소환원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 특성을 RRDE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산소환원반응이 가장 우수하다고 알려진 백금 담지 탄소 (Pt/C)촉매와 거의 유사한 산소환원반응 특성을 보였다. 또 금속-공기전지의 공기극 촉매로 사용한 전지 실험 결과, 백금 촉매에 비해 우수한 산소발생반응(oxygen evolution reaction, OER) 특성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Fe@NGnP이 매우 우수한 촉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금속-공기전지의 주기 안정성 시험을 통해 Fe@NGnP을 촉매로 사용했을 경우 백금 촉매를 사용할 때보다 안정적인 주기 성능을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기대효과

철과 질소가 함유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를 이용한 탄소 나노 섬유 복합체 (Fe@NGnP)는 매우 우수한 산소 환원 능력을 보였다. 기존의 이종원소가 도핑된 탄소 기반 촉매 제조 방법과 비교해 매우 간단하고 저렴한 제조 방법을 통해 제조됐음에도 월등히 우수한 촉매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수한 촉매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제조 공정이 어렵거나 제조비용이 높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래핀의 상용화에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제조된 탄소 나노 섬유 복합체는 기존 백금 촉매보다 우수한 산소환원 및 산화 능력을 보여주었다. 또한 탄소 나노 섬유 복합체를 금속-공기전지의 공기극으로 적용해 고가의 기존 백금 공기극을 사용한 것보다 우수한 충‧방전 특성과 주기 안정성을 확인했다. 이는 현재 고가의 백금 사용으로 상용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 및 금속-공기전지의 해결책이 될 전망이다.

철-질소 함유 그래핀 탄소섬유 복합체는 금속-공기전지의 전극 촉매뿐만 다양한 촉매 과학(Catalyst Science)에 활용될 수 있다. 고가의 백금계 촉매가 사용되고 있는 연료전지, 이산화탄소 분해/개질 반응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Advanced Science)

재료공학 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의 자매지로 2014년 12월부터 발간을 시작한 Open-access 저널이다.

2.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Graphene Nano Plate)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는 흑연의 층 분리 등과 같은 ‘위로부터의 합성법’을 이용해 대량 합성된 그래핀 소재다. 저가의 풍부한 흑연 원료를 사용하므로 기타 탄소나노소재보다 비용이 싸고 넓은 표면적을 가져 분산성이 우수하다. 주요 응용 분야는 초경량·고강도 복합소재, 배리어 소재, 2차 전지 등이 있다.

3. 금속-공기전지 (Metal-Air battery)

금속(양극)과 공기극(Air-gas Diffusion Electrode 혹은 Air Electrode, 음극)으로 결합되어 있는 금속-공기전지는 작업 시 금속 양극은 공기 중의 산소를 소비하고 전기화학적으로 산화된 뒤 공기극 위에서 다시 환원돼 전기 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다.

4. 볼밀링 공정

볼밀링 공정은 분쇄공정 중 하나로서, 용기에 세라믹이나 금속물질로 이루어진 볼과 분쇄하고자 하는 샘플을 함께 놓고 고속 회전시키는 간단한 공정이다. 용기의 회전에 의하여 볼과 샘플이 회전 운동을 하게 되는데, 샘플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력과 볼의 타격에 의하여 분쇄되어 미세한 입자를 형성하게 된다. 

5. 전기방사기법

전기방사는 전기장을 이용하여 수 마이크로에서 수 나노 단위의 직경을 갖는 연속상의 섬유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공정이 단순하고 재료의 선택에 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제조된 섬유의 높은 비표면적, 공극률 및 구조/크기의 조절 용이성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6. 백금계 촉매

백금계 촉매는 고가의 백금 을 이용한 촉매를 통칭하는 것으로 산화, 수소 첨가, 과산화수소 분해 또는 수소 이탈 반응에 사용되는 촉매이다. 내열성이 좋고 사용 온도 범위가 넓은 뛰어난 촉매이지만 가격이 높아 사용이 제한된다. 높은 가격 때문에, 알루미나, 석면, 활성탄소, 실리카 겔 등과 같은 지지체 위에 담지 되어 사용되어진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Fe@NGnP 복합체 제조 방법

철과 질소가 포함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를 폴리아크릴로니트릴(Polyacrylonitrile, PAN) 용액에 분산시킨 복합체 용액을 전기방사를 통해 섬유상의 복합체로 제조한다. 제조된 복합체의 안정화(Stabilization)과 탄소화(Carbonization)라는 열처리 과정을 거쳐 탄소나노섬유복합체로 만들어지는 공정을 형상화한 모식도다.

그림 2. Fe@NGnP의 형태와 구조적 특징

a와 b는 Fe@NGnP의 단면을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 직경 약 200나노미터인 탄소나노섬유의 표면에 철과 질소가 포함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가 고르게 분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CO₂가스를 이용한 활성화 공정을 통해 표면을 다듬은 섬유복합체 b의 경우,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가 표면의 대부분을 이루는 걸 확인할 수 있다. c는 이러한 형태를 나타낸 모식도다.

그림3. Fe@NGnP 산소환원 반응 측정

a는 제조된 Fe@NGnP의 산소환원 능력을 측정한 결과다. 철과 질소가 포함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의 함유량이 증가함에 따라 산소환원 능력이 급격히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다. 또 CO₂가스를 이용한 활성화 공정을 거친 Fe@NGnP는 기존 최고 촉매 성능을 보인다고 알려진 백금(Pt/C) 촉매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b는 산소환원 반응에 참여하는 전자의 개수를 측정한 결과다. 철과 질소가 포함된 그래핀 나노 플레이트의 함유량이 증가함에 따라 4개의 전자가 반응에 참여하는 4 전자 반응이 우세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4 전자 반응이 많을수록 촉매 활성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다.

그림4 . 리튬-공기 전지의 공기극으로 응용한 Fe@NGnP

a는 제조된 Fe@NGnP을 리튬-공기 전지의 공기극으로 사용한 전지의 충․방전 특성이다. 기존의 백금 촉매보다 우수한 충․방전 특성을 보여준다.

b에서 확인할 수 있듯 Fe@NGnP를 활용해 만든 전지는 장시간 성능이 줄어들지 않고 매우 안정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