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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햇빛을 받아 수소를 만드는 ‘인공나뭇잎’의 새 형태가 나왔다. 인공나뭇잎은 식물 광합성의 원리를 본떠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다. 새로 개발된 장치는 효율이 월등히 높은데다 제작 단가도 낮아 실용화로 가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받는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재성 교수팀은 햇빛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인공나뭇잎을 개발했다. 이 장치는 태양전지와 광촉매가 하나로 묶인 ‘단일 구조체(monolithic device)’로, 효율이 획기적으로 향상돼 기존 인공나뭇잎을 다음 세대로 진보시킨 형태다. 식물은 뿌리에서 물을 흡수하고, 잎에서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인다. 잎은 햇빛을 받아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해하는데, 산소는 밖으로 배출하고 수소는 탄소와 결합해 영양분으로 만든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광합성의 원리다. 인공나뭇잎은 식물의 광합성처럼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다. 이 개념은 2011년 하버드대 다니엘 노세라 교수가 발표했는데, 당시에는 실리콘 태양전지 삼중접합(Triple junction)을 이용한 형태가 제안됐다. 이재성 교수는 “인공나뭇잎 개념은 수소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더 싸고 효율적인 구조체가 필요하다”고 연구 배경을 소개했다. 이 교수팀은 값싸고 안정하며 친환경적인 ‘비스무스 바나데이트 산화물(BiVO₄)’을 광촉매로 활용했다. 여기에 두 종류의 원소를 도핑(doping)하고 코발트를 조촉매로 도입해 성능을 높였다. 햇빛을 흡수하는 역할은 주로 광촉매가 담당하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보조전지로 붙는다. 두 요소 모두 저렴해 전체적인 가격도 낮췄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김진현 UNIST 파견연구원(POSTECH 박사과정)은 “새로운 인공나뭇잎은 광촉매 전극 1개와 태양전지 1개를 이용하는 이중 접합(double junction) 구조라 제작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며 “광촉매를 이루는 각각의 소자 역시 다른 물질보다 싸고 합성이 쉬운 물질로 이뤄져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인공나뭇잎은 각 요소가 선 없이(wireless) 연결된 단일 구조체다.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에너지 흡수·저장 방식인 식물의 광합성과 가장 가까운 형태을 갖춘 것이다. 또 태양광 전환효율은 5%로 기존 인공나뭇잎(3%)보다 향상됐다. 이재성 교수는 “인공나뭇잎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실현되려면 효율과 가격 경쟁력이 모두 달성돼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실용화를 위한 효율은 10%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번 연구가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값싸고 안정성이 뛰어난 광촉매 재료를 이용한 ‘제2세대 인공나뭇잎’은 제1세대 인공나뭇잎에 비해 구조뿐 아니라 효율 측면에서도 진보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최고 권위의 저널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인공광합성센터(소장 윤경병)와 산업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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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수소는 미래 에너지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소를 얻는 기술은 천연가스,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 열을 가해는 방식이었다.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 등 또 다른 환경문제를 일으켰다. 만약 지구상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햇빛과 물을 이용해 수소를 제조하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비용은 적게 들고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꿈의 기술’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태양광과 물을 이용하는 광촉매 기술이 수소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궁극적 미래 기술로서 인식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가 주도의 대형 과제에 투자하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태양에너지를 수소로 전환하는 효율이 10%까지 높여야 실용화가 가능하다고 전망된다. 이에 10% 효율을 목표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2. 연구내용대표적인 광촉매 재료의 하나인 ‘비스무스 바나데이트(BiVO₄)’는 값이 싸고, 넓은 영역의 빛을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전기 전도도가 낮아 수소 전환 효율이 낮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UNIST 연구진은 비스무스 바나데이트에 2종의 원소를 도핑(doping)하고, 코발트 조촉매를 도입하는 등 성질을 개선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이 덕분에 광촉매 내 전하의 이동 성질이 대폭 향상됐고, 태양광 전환 효율도 증가됐다. 이번 발명은 값싸고 안정성이 뛰어난 광촉매 재료를 이용한 신개념의 인공나뭇잎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제1세대 인공나뭇잎 소자에 비해 구조적으로 진보했을 뿐 아니라 효율 또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다. 이번에 기록한 효율은 10% 이상의 전환 효율로 가는 길을 제시하는 이정표로서 중요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
3. 기대효과현재 인류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에너지 문제는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부존량이 빠르게 줄어가고 있는 화석연료다. 수소 에너지는 청정하고 무한한 태양에너지와 물로부터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유망한 미래 에너지로 꼽힌다. 수소 에너지를 값싸고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인공나뭇잎 기술이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효율 10%가 요구되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 수소제조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개질된 비스무스바나데이트 광전극과 페로브스카이트 보조 태양전지를 전선 없이 조립한 인공 나뭇잎의 구성 모식도(왼쪽)와 물속에서 햇빛을 받아 그 에너지를 흡수해 물을 분해하는 인공나뭇잎의 모습. 인공나뭇잎 주변에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걸 볼 수 있다. (링크 동영상 참조) |
[붙임] 용어설명 |
1. 인공나뭇잎(Artificial Leaf)물과 이산화탄소, 햇빛으로 광합성을 일으켜 양분을 만드는 나뭇잎처럼 지구상에 무궁무진한 햇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얻는 궁극적인 미래 에너지 기술이다. 태양빛을 흡수하는 반도체 광촉매 물질을 물과 접촉시켜 수소를 얻는다. 인공나뭇잎은 온도나 습도 등에 따라 생육조건이 달라지는 식물과 달리 환경 요소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보통 무기물(금속산화물, 금속 등)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빛과 물만 있다면 작동할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것이다. |
2. 광촉매빛을 받아 높은 에너지를 가진 광전자와 정공을 발생시켜 물을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만들거나, 유해 물질을 분해해 환경오염을 방지하도록 만드는 반도체 물질이다. |
3. 태양광 전환효율정해진 면적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 중 수소 생산에 쓰인 비율. 생산된 수소의 양을 입사하는 태양에너지의 양(100mW/cm2)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
4. 비스무스 바나데이트(BiVO₄)안정한 산화물 반도체로서 대표적인 가시광 광촉매의 일종이다. 산업적으로는 노란색 도료로 이용되고 있다. |
5. 도핑(Doping)순수한 반도체 결정 구조에 의도적으로 불순물을 넣어 전자 혹은 전공의 수를 증가시키는 과정을 도핑(doping)이라고 한다. |
6. 조촉매빛을 흡수하는 광촉매의 역할을 보조해 물 분해 반응을 촉진시키는 물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발트 카보네이트(Co-Ci)를 조촉매로 사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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