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6. 02. 01.(월)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빨주노초파남보’가시광선으로 수소‧산소 만든다

UNIST 백정민 교수 공동연구팀, 수직형 메타물질 광전극 개발
가시광선 95% 흡수해 물 분해에 활용…‘나노 에너지’ 게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메타물질 광전극’이 개발됐다. 햇빛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시광선을 흡수해 물 분해에 활용하는 전극이다. 기존에 발표된 자외선 기반의 광전극보다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의 백정민 신소재공학부 교수팀과 이헌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신종화 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재성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가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태양빛을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새로운 광전극을 개발했다.

백정민 교수팀이 개발한 광전극을 물에 넣으면 태양빛을 받아들여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낸다. 이는 기존에 발표된 광전극과 마찬가지지만 ‘메타물질’을 활용한 건 처음이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인공물질이다. 전자기파나 빛에 대한 물리적인 성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투명망토를 만드는 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 흡수체는 ‘금속-유전체-금속’ 구조를 가진다. 금(Au) 필름을 맨 아래층에 깔고, 가운데 전기를 유도하는 유전체인 이산화티타늄(TiO₂) 필름, 위층에는 금 나노입자를 올린 형태다.

백정민 교수는 “금속-유전체-금속 형태의 수직형 메타구조를 산소 생산용 광전극에 활용한 첫 시도”라며 “태양광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시광 영역의 에너지 95% 이상을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 TiO₂기반의 광전극이 흡수하지 못했던 가시광 영역의 태양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메타물질 구조체는 금으로 이뤄진 기판 위에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ALD)을 통해 TiO₂박막을 만들고, 그 위에 금속 입자를 제조하는 방법으로 제조됐다. 이렇게 만든 구조물 안쪽에는 부분적인 전기장이 30배 이상 확대됐다. 이를 적용한 광전극은 기존 TiO₂ 박막 기반 광전극보다 2.3배 이상 크게 증가된 전류가 흘렀다. 전체 전류 중 25% 이상이 가시광 영역의 태양에너지를 흡수한 결과로 나타났다.

이헌 고려대 교수는 “수직형 메타물질 구조체는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으며 별도의 복잡한 공정도 필요 없다”며 “나노 임프린트 공정을 활용하면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것도 가능해 태양에너지로 물 분해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정민 교수는 “이 기술은 앞으로 광전극뿐 아니라 유기물 분해, 유해 성분 감지, 태양전지 등에 응용할 수 있다”며 “앞으로 이 광전극의 효율 향상을 위해 전하 분리 기술, 부촉매 제조 기술과 나노임프린트 공정을 통한 대면적의 메타구조 제조 기술 실현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단장 이헌 고려대 교수)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온라인 판에 공개됐으며 3월호에 출판될 예정이다. (끝)

(논문명: Two-Dimensional Metal-Dielectric Hybrid-structured Film with Titanium Oxide for Enhanced Visible Light Absorption and Photo-Catalytic Application)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 (052)217-2324

  • 백정민 교수팀1
  • 백정민 UNIST 교수
  • 이헌 고려대 교수
  • 이재성_대학원장-crop.JPG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이라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석유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수소 제조와 저장, 운반, 배터리 응용 등의 기술 발전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이는 가까운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수소경제사회에 대한 대비라고 볼 수 있다.

수소 기반 사회를 이루려면 수소 생산 기술의 발전이 가장 시급하다. 현재 수소 생산에 응용되는 전기분해방식은 막대한 화학 원료를 사용하며, 생산 공정에 석유 등 기존 에너지원이 들어간다. 이 방식을 그대로 쓰면서 진정한 수소경제사회로 전향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와 산소를 얻는 광촉매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광촉매는 대부분 자외선에 반응하는데, 태양광 중 자외선은 4%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를 맞는다. 태양광 중 약 43%를 차지하는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고효율 광촉매 개발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러 연구진이 대표적인 광촉매 소재인 이산화티타늄(TiO₂)을 이용한 다양한 방법(금속 담지, 금속이온의 도핑, 염료 감광, 복합반도체, 음이온 도핑, 금속이온 주입 등)을 통해 가시광선을 이용한 물분해로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최근 BiVO4, WO3등의 비 TiO2물질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효율이 5% 내외에 머무르고 있어 실용화 단계(효율 10%)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지금껏 시도되지 않았던 3차원 형상의 메타구조의 물질을 이용해 수소를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메타구조는 빛의 공진흡수라는 특징이 있어 빛을 많이 흡수한다. 여기에 금속입자를 코팅해 플라즈몬 커플링 효과도 동시에 이용했다. 이렇게 만든 TiO₂필름은 단순한 성능 개선이 아니라 성능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메타물질은 20㎚ 두께를 가진 TiO2위와 아래에 플라즈모닉 금속을 배열한 구조다. 평평한 금 필름(Au film)을 아래에 깔고, 원자층 증착법(ALD Technique)을 이용해 만든 고품질 TiO₂필름을 올린 뒤, 맨 위에 금 나노입자를 올린 것이다.‘금속’인 금(Au) 사이에 전기를 유도하는 ‘유전체’인 TiO₂가 들어가는 모양새가 된다.

금 나노입자(위층)와 아래에 있는 금 필름(아래층) 사이에는 표면 플라즈몬 공진(SPR, Surface Plasmon Resonance)을 최대로 얻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금 나노입자의 크기는 14㎚~55㎚로 나노임프린트 공정 등을 통해 대면적으로도 제작 가능하다. 기존 반도체 제작 공정에 쓰이는 이런 공정을 활용해 이 소자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은 비교적 저비용으로 물 분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 방식으로 제작한 메타구조 광전극에서 금 나노입자에 의해 빛 흡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실험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조건을 적용해 400~700영역의 가시광 영역에서 광흡수율이 95% 이상임을 보였다. 또 이렇게 증가한 광흡수 특성과 물 분해 효율은 TiO₂를 기준으로 위아래에 있는 금 입자 필름과 금 나노입자 간의 간섭이 SPR 전기장 증대에 의한 것임도 보였다.

3. 기대효과

고효율의 광전극을 개발하려면 가시광선 영역에서 낮은 광흡수율을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광전변환효율을 높이는 문제도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3차원 형태의 메타구조를 만들고 공진주파수를 제어해 가시광선 영역에서 광흡수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금속-산화물 기반으로 한 플라즈몬 효과를 유도해 고효율 광전극을 개발하는 걸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메타구조 광전극은 기존에 보고된 가시광 영역에서 작동하는 광전극 제조기술에 비해 비교우위를 선점했다. 이는 향후 수소 및 산소 제조 기술의 발전과 실용화에 기여하고 학문 분야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특히 국내 수소 산업의 발전과 수소 수입 대체 및 수출 증가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외화 획득 및 국격 향상도 기대된다.

플라즈모닉 메타구조에 의한 광전극 게조 기술은 급격한 에너지 수요 증가와 특정 재생 에너지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해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태양전지, 광센서, 열전소자 등에 적용돼 개인의 안전과 복지,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붙임] 용어설명

1. 나노 에너지 (Nano Energy)

나노물질과 정전‧압전소자의 권위자인 왕종린(Zhong Lin Wang) 조지아텍(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중심으로 에너지 분야 저명한 학자들이 창간했다. 2012년 1월부터 발간을 시작한 오픈 액세스(Open-access)저널이다.

2. 메타물질(Metamaterial)

메타물질은 자연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가진 물질을 말한다. 우리가 아는 물질은 구성 원자의 특성이나 배열에 따라 다양한 특성을 갖는다. 메타물질은 인공적으로 소재를 고르고 배열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성질을 갖도록 만든 것이다. 특히 메타물질은 전자기파나 광(光)파에 대해 나타내는 물리적 성질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주목받는다.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파장이 음의 굴절률을 보이게 하거나 파장을 완전 흡수하는 것도 가능해 영화 속에서 보던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다.

3. 물 분해 광전극

반도체 특성을 가지는 촉매 물질을 이용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소자다. 이 전극은 광흡수, 전류 생성, 촉매 반응을 순서를 거쳐 물을 수소와 산소로 나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기존 산업에 적용되는 전기분해법을 대체하기 위해 대규모로 연구하고 있다. 저비용‧친환경이라는 장점을 살리며 에너지원을 얻을 수 있어 수소 기반 경제에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 ALD)

박막 형성에 필요한 원소를 번갈아 공급해 기판 위에 원자 한 층씩 흡착되도록 하는 진공증착법이다. 기존 진공증착법에 비해 균일도가 뛰어나고, 나노미터(㎚) 미만으로 두께 조절이 가능하며, 복잡한 3차원 구조에도 적용 가능하다. 나노미터급 반도체 소자 제조에 필수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5.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imprint Lithography) 

수십㎚의 극미세 패턴을 만들기 위한 차세대 리소그래피 기술 중 하나로 2003년 32㎚ 이하의 선폭을 실현하는 새 기술로 발표됐다. 기존 광 기반 리소그래피는 빛 파장이 줄어듦에 따라 재질이 균일하지 않고, 높은 에너지를 가진 빛이 필요한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나노임프린트 공정은 간단하고 장비도 차세대 광 기반(EUV, X-ray) 리소그래피 장비보다 훨씬 싸다는 장점이 있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가): 수직형 메타구조를 적용한 물분해 광전극의 주사현미경사진(상단)과 디자인 변수 조절에 따른 샘플 표면 변화(하단)
그림(나): 수직형 메타구조 광전극의 광흡수도 그래프
그림(다): 태양광 흡수에 의한 메타구조 광전극 내부의 국부적 전기장의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