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6. 03. 23(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새 뼈처럼 가볍고 단단한 ‘블랙골드’ 만들다

김주영 UNIST 교수팀, 나노다공성 금 제조 공정 개발 성공
100 나노미터 수준 크기 제어… 고강도‧초경량 소재 구현

김주영 교수 연구그림1

새의 뼈 구조를 모방한 가볍고 단단한 소재가 개발됐다. 나노 크기의 구멍이 무수히 뚫린 ‘나노다공성(nanoporous) 금’에 단단한 성질을 더한 것이다. 표면적이 넓어 반응 효율이 좋은 나노다공성 물질의 활용도를 더 높일 전망이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 총장 정무영) 신소재공학부 김주영 교수팀은 고강도‧초경량의 성능을 보이는 나노다공성(nanoporous) 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속이 꽉 차있는 금에 비해 2배 단단하고, 30% 수준으로 가볍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김주영 교수는 “나노다공성 금은 일반적인 금에 비해 표면적이 10만 배 이상 넓고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며 인체에 무해한 소재”라며 “이번 연구로 쉽게 부서진다는 약점을 극복한 만큼 다양한 분야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은 100 나노미터(㎚, 1㎚=10⁹분의 1m) 이하의 크기에서 금 본연의 광택을 잃고 검은색을 띤다. 이 때문에 ‘블랙골드(black gold)’라고도 불리는데, 이번 연구로 블랙골드가 다공성 구조를 가지며 강도와 내구성도 갖추게 됐다.

다공성 물질은 크기에 비해 표면적이 넓어 반응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구멍이 많아지면 강도는 약해져 다양하게 활용하기 어려웠다. 김주영 교수팀은 나노다공성 금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볼밀링(ball milling)’ 활용했다. 볼밀링 공정은 대상 물질을 쇠공과 함께 회전시키는 공정인데, 쇠공과 합금이 부딪히면서 강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곽은지 UNIST 신소재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금과 은의 합금에 볼밀링 기술을 적용해 강도를 높인 뒤, 질산으로 반응성이 높은 은만 녹여내는 디얼로잉(dealloying) 공정으로 다공성 구조를 만들었다”며 “질산의 농도와 온도를 조정하면 구멍의 크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다공성 금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덕분에 전기전도도가 높고 화학적으로 안정한데다 생체에도 적합하다. 게다가 다공성 구조가 가지는 넓은 표면적 덕분에 반응 효율도 높다. 이 물질 표면에 다양한 재료를 코팅하면 여러 기능을 가지는 소재로도 활용 가능하다.

곽은지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나노다공성 금 제조법은 다양한 금속에 적용 가능하다”며 “수소 센서에 활용되는 팔라듐이나 자동차에서 촉매로 쓰이는 백금 등의 크기는 줄이고 성능을 더 높이는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나노다공성 재료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소자로 설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3차원 나노 구조 다기능 복합재료를 개발하고 다양한 소자에 적용할 예정”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ERC, 센터장 서울대학교 권동일)과 KIST-UNIST 융합 신소재 연구센터(KUUC, 센터장 KIST 정병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논문명: Weakened Flexural Strength of Nanocrystalline Nanoporous Gold by Grain Refinement)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신소재공학부: 김주영 교수, 곽은지 연구원 0(052)217-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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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최근 부품 소재들의 소형화‧집적화에 따라 고성능‧고효율의 재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적 성능이 뛰어난 신소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추세다.

나노다공성(Nanoporous) 구조는 미세 기공을 통해 액체나 기체 상태의 물질이 드나들 수 있다. 또 동일한 부피의 재료보다 표면적이 넓어 화학적 성능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현재 태양전지나 연료전지의 ‘전극재료’, 특정 물질 감지를 위한 ‘화학적‧생물학적 센서’, 공해 물질을 걸러내는 용도의 ‘흡착재료’ 등으로 활용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구는 합성과 표면반응 쪽으로 집중돼 있어 기계적 물성, 즉 강도에 대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노다공성 금속의 합성뿐 아니라 다공성 재료 내 기공 크기 등 내부 미세구조와 강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고강도고내구성고기능성의 나노다공성 금속 기반 신소재를 개발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나노다공성 금’은 화학반응성이 높은 은을 희생원소로 사용한다. 두 종의 금속을 균일하게 혼합한 합금에서 은을 선택적으로 녹여내는 것이다. 은을 녹여내는 반응 속도와 온도, 후열처리를 조절하면 다양한 크기의 기공을 가지는 나노다공성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합금을 이용해 다공성 구조 내부의 미세구조를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제조한 나노다공성 금의 기계적 물성을 나노인덴테이션(Nanoindentation)과 3점굽힘시험,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측정, 분석했다.

3. 기대효과

나노다공성 재료의 합성법과 구조-강도 사이의 관계를 정립함으로써, 고내구성 신소재 설계와 공정 기준을 정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효율‧저비용의 센서나 촉매, 전극재료로 미세소자의 소형화와 집적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붙임] 용어설명

1.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에서 2001년 창간한 과학 전문잡지로, 2016년 현재 인용지수 13.592으로 나노 분야 최고 권위지이다.

2. 나노포러스 금(Nanoporous Gold)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 만 분의 1에 불과한 나노(Nano, 10-9m)단위 크기의 기공이 3차원적으로 분포된 나노다공성 구조를 가진 금 재료이다. 부피 당 비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센서나 촉매, 전극재료, 흡착재료 등으로 활용된다.

3. 탈성분 부식(Dealloying)

합금 중의 특정 성분이 선택적으로 손실되는 부식을 말한다.

4. 나노인덴테이션(Nanoindentation)

나노인덴테이션은 재료의 경도(단단한 정도)와 탄성계수 등의 기계적 물성을 평가하는 시험법이다. 수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매우 작은 크기를 가진 박막이나 나노구조 재료에 뾰족한 압입자(일반적으로 다이아몬드)를 눌러 변형시켜 물질의 성질을 평가한다.

5. 3점굽힘시험

재료의 연성과 강도를 측정하는 기계적 물성 평가 기법 중 하나다. 재료의 양 끝을 지지하고 중간 지점에 하중을 가하여 구부리면서 굽힘에 대한 저항력을 평가하는 기법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선택적 에칭 공정 전후의 미세구조의 EBSD 및 SEM 이미지. 디얼로잉(Dealloying) 이후 나노스케일의 기공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나노다공성 금 표면의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