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6. 6. 14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기 통하는 고분자, 2차원 ‘면’으로 제작 성공

백종범 UNIST 교수팀, 원자 수준 ‘2차원 폴리아닐린’ 개발
그래핀 사촌 격으로 전자소자 응용 기대… PNAS 최신호 게재

전기가 흐르는 고분자를 2차원 면(面)으로 합성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기존 선형(線型) 고분자보다 전기 전도성도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휘어지거나 투명하며 가벼운 성질 등을 가진 고분자로 전자제품을 만들 날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백종범 교수팀 PNAS 논문 게재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이 전도성 고분자인 폴리아닐린(polyaniline)을 2차원으로 구현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2차원 폴리아닐린 구조체(2D polyaniline framework, 2D PANI)’으로 명명된 이 물질은 6월 14일자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폴리아닐린을 원자 단위에서 면으로 만들고 전기 전도성도 높아지자 전자소자로써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백종범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2D PANI는 선형 폴리아닐린보다 100억 배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보였고, 염화수소(HCI)로 도핑한 뒤에는 전도성이 1960배나 향상됐다”며 “2D PANI는 그래핀 유사체이지만 균일하게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어, 그래핀 보다 다양한 방면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기가 흐르는 성질을 가진 전도성 고분자는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기대되는 소재 중 하나다. 특히 폴리아닐린은 안정성이 높고 쉽게 합성할 수 있는데다 기계적 물성이 우수하고 경제성과 가공성을 갖춰 응용 가능성이 높은 소재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존의 폴리아닐린은 금속에 비해 전도성이 낮고, 구조도 원자 단위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소자로 사용하려면 2차원의 ‘면’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폴리아닐린은 ‘선’으로만 존재했다.

백 교수팀은 유기 단결정의 열분해 공정을 통해 탄소와 질소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 ‘2D PANI’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그래핀처럼 벌집 모양의 평면이지만, 탄소로만 이뤄지지 않고 질소가 일정하게 섞였다.

연구진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2D PANI의 원자단위 구조도 확인했다. 그 결과 탄소 3개 당 질소 1개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모습이 관찰됐다. 탄소와 질소가 일정한 비율(C₃N)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백종범 교수는 “2D PANI는 기존의 선형 PANI와 다양한 유·무기 2차원 물질들을 뛰어 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험실에서 화학반응으로 쉽게 합성하고 연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산업체의 부품 생산 라인에서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자비드 마흐무드(Javeed Mahmood)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후 연구원과 이은광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과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백종범 교수(공동교신저자)와 나명수 UNIST 자연과학부 교수(공동저자), 박노정 UNIST 자연과학부 교수(공동교신저자), 신형준 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공동교신저자), 오준학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공동교신저자)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연구 지원은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에서 추진하는 중견 및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교육부(장관 이준식)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 플러스사업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Two-dimensional polyaniline from carbonized organic single crystals in solid state)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 (052)217-2510

  • 백종범 교수팀 PNAS 논문 게재
  • 그래핀과 2D PANI 구조
  • 2D PANI의 주사터널링현미경 이미지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1834년 ‘1차원 선형 폴리아닐린(PANI)’이 개발된 이후,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고분자가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합성이 어려워 아직까지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전도성 고분자 중하나인 폴리아닐린은 간단하게 합성할 수 있어 전지의 전극, 전자기 차폐, 센서, 전계효과트렌지스터, 커패시터, 연료전지, 태양전지 등 전자소자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폴리아닐린은 금속과 비교해 전도성이 낮으며 아닐린의 중합반응기구가 복잡하다. 이 때문에 폴리아닐린의 구조는 원자 단위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또 소자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2차원의 ‘면’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탄소로만 이루어진 이차원 그래핀을 이용한 연구 성과만 보고된 상태다. 그러나 그래핀 역시 고가(高價)이며 표면의 개질이 필수적이고, 대면적으로 만들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 탄소기반의 이차원(2D) 물질인 그래핀과 함께 2D 망상고분자에 관한 연구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유기 단결정의 열분해 공정을 통해 탄소와 질소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 새로운 2차원 구조체를 합성했다. 또한 이러한 구조체가 실존한다는 것을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이용하여 증명했다(그림 2). ‘2차원 폴리아닐린(2D PANI)’이라 명명된 이 구조체는 탄소만으로 이뤄진 그래핀보다 활용폭이 넓을 전망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2D PANI(0.72 S/cm)는 기존의 선형 PANI 보다 1010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나타냈다. 또 염화수소(HCl) 도핑 후 전도성(1.14×103 S/cm)이 약 1960배 향상되는 놀라운 결과를 나타냈다.

3. 기대효과

2D PANI는 그래핀 유사체이지만 균일하게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방면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꿈의 물질’인 그래핀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물질이다. 2D PANI는 기존의 선형 PANI와 다양한 유·무기 2D 물질들을 뛰어넘어 새로운 연구 분야의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습식반응(Wet Chemistry)에서 디바이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붙임] 연구결과 문답

1.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원자 단위의 2차원 폴리아닐린을 합성한 세계 최초 사례

2. 어디에 쓸 수 있나

에너지변환 및 저장소재, 촉매, 바이오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음

3.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3~5년

4.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다양한 유도체를 합성해 각기 특성에 맞는 응용 분야를 발굴해야 함

5.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5년 전 그래핀의 가장 중요한 한계를 인식해 그래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화학반응으로 새로운 이차원 구조체를 합성하기 시작함

6. 에피소드가 있다면

그래핀 연구자라면 누구나 그래핀을 능가하는 이차원 구조체 합성을 생각했을 것으로 여겨짐. 순수한 출발 물질 합성을 통해 원자 수준에서 구조체를 구현하는 분야는 우리 연구단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

7.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2010년 노벨상을 받은 그래핀을 능가하는 구조체를 합성해 학계 및 산업계에서도 주목 받는 연구 집단으로 성장하는 것

8.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열정과 자신감을 가지고 성실히 연구한다면 좋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임

 

[붙임] 용어설명

1.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1863년 과학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회 법령에 따라 구성된 과학자 단체인 미국국립과학원(NAS: National Academy Of Science)이 1914년 창간한 학술지. 이 단체에는 뚜렷한 연구 업적을 이룬 과학자만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PNAS에 대한 신뢰도 역시 높은 편이며, 이에 따라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

2. 폴리아닐린(Polyaniline)

전도성 공액 고분자의 일종으로 도핑 상태에 따라 전기 전도성이 변하는 물질

3. 그래핀(Graphene)

탄소 원자들이 2차원 상에서 벌집모양의 배열을 이루면서 원자 한 층의 두께를 가지는 전도성 물질

4. 도핑(doping)

불순물을 첨가해 전기 소자의 특성을 바꾸는 과정

5. 주사터널링현미경(STM)

전자의 양자역학적 터널링의 원리를 이용해 물질 표면의 원자 수준까지 살필 수 있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장비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그래핀과 2D PANI 구조: (a)는 그래핀이고, (b)는 2D PANI의 모습이다. 그래핀은 탄소(회색 구)로만 이뤄져 있는 구조체지만, 2D PANI는 6개의 질소 원자가 3개의 페닐 링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C3N)다.

그림 2. 2D PANI의 주사터널링현미경(STM) 이미지: (a)는 명시야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이고, (b)는 이론적으로 계산된 주사터널링현미경(STM) 이미지다. 그림 속에서 회색은 탄소 원자이고 파란색은 질소 원자다. 실제 측정된 주사터널링현미경 이미지와 이론적으로 계산된 주사터널링현미경 이미지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