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6. 10. 06.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번개처럼 에너지를 만든다, ‘인공 번개 발전기’

백정민 UNIST 교수팀, 전하 펌프 기반 인공 번개 발전기 개발
언제 어디서나 마찰력으로 발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게재

인공 번개 발전기 장치의 모습

번개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 원리를 모사해 일상 속에 숨은 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인공 번개 발전기’가 개발됐다. 바람, 진동, 소리, 걷기 등에서 에너지를 거둬 전기를 만드는 세상을 앞당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정무영)의 백정민 신소재공학부 교수를 비롯한 국제 연구진이 번개의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마찰 전기 발전기’를 개발했다. 번개 구름에서 전하가 분리되는 원리를 인공적으로 구현해 순식간에 엄청난 전력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번개는 구름 내에 있는 수증기 분자가 얼음 결정과 마찰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두 물질이 부딪치는 과정에서 전하들이 분리되고 축적됐다가 엄청난 에너지를 지표면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백정민 교수팀은 번개가 만들어질 때 구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면밀히 분석했다. 전하가 생성되고, 분리‧축적되는 과정을 파악한 연구팀은 ‘전하 펌프’라는 새로운 개념을 고안했다. 수증기 분자와 얼음처럼 마찰시킬 신소재를 만들고 3층 구조의 마찰 전기 발전기를 만든 것이다. 이 시스템은 외부 전하까지도 마찰 전기 발전기로 퍼 올릴 수 있어 전력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마찰 전기 발전기는 두 물질이 스치면서 생긴 정전기로 전기를 만든다. 이런 발전기들은 마찰시킬 물질로 2층을 만드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번개의 원리를 모사해 발전기를 만든 백정민 교수팀은 2층 사이에 ‘접지층’을 하나 더 삽입했다. 이런 구조는 전하 손실을 효과적으로 막았고, 기존에 보고된 마찰 전기 발전기보다 10~100배 이상 높은 출력을 보였다.

백정민 교수는 “접지층은 마찰로 생성된 전하가 외부 회로로 이동할 때 전하를 잃어버리는 걸 막기 위해 삽입했다”며 “이런 구조는 기존 2층짜리 마찰 전기 발전기보다 16배 이상 출력 전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인공 번개 발전기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에 있는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개발한 전하 펌프 기반의 인공 번개 발전기는 나무나 건물 같은 고정된 사물은 물론 자동차처럼 움직이는 사물에도 적용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쓸모없이 버려지던 숨은 에너지를 거둬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휴대용 전자 기기에 사용되는 배터리도 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연구에는 종린왕(Zhong Lin Wang) 조지아공대(Georgia Tech) 신소재공학부 교수, 김상우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강종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자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최덕현 경희대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지원은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0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끝)

  • 논문명: Boosted Output Performance of Triboelectric Nanogenerator via Electric Double Layer Effect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 (052)217-2324

  • 2016 UNIST Magazine_spring_FirstInChange_백정민2
  • 천진성 박사
  • 백정민 교수팀1
  • 인공 번개 발전기 장치의 모습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자연에서 만들어지는 번개는 한 번 에너지를 방출할 때 대량 10억 줄(Joule) 이상의 에너지를 지표면으로 전달한다. 이를 우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면 청정에너지원(번개)으로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도 고가의 번개 수신탑(lightning tower)을 건설해야 하고, 출력 방출 시간이 매우 짧아 수확이나 충전 효율이 낮은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번개는 번개구름(적란운) 내에 존재하는 수증기 분자가 얼음 결정과의 마찰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두 물질이 마찰하면서 양음전하가 얼음 결정의 밀도에 따라 효과적으로 분리돼 구름 상하부에 축적된다. 이때 생긴 큰 위치 에너지 차이(potential)에 의해 다량의 전하를 방출하는데, 이것이 바로 번개다. 이런 원리를 손바닥만 한 크기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다양한 종류의 휴대용 전자제품에 적용 가능하고 보조 배터리 원 등으로도 제작할 수 있다.

마찰에 의한 전력 생성은 두 대전체의 마찰 시 나타나는 물질 간 전하 이동 현상에 의한 이뤄진다. 이 방식은 다른 미소(微少) 에너지의 전력 변환 시스템보다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아 작은 외부 응력으로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다. 또 열이나 태양빛 같은 다른 미소 에너지에 비해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없다.

물질 내부의 변형(strain)에 의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존 압전(piezoelectric) 소재의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의 근본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소재를 누르다 보면 약해지는 피로도(fatigue) 현상이 없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도 유리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본질적인 제한점도 있었다. 먼저 두 대전체 간에 전하 이동이 제한적이라 대전된 표면에서의 전하 분포가 균일하지 않았다. 또 소자 내에서 생성된 전하의 손실(loss)이 많아 출력 전류가 낮았다. 마지막으로 낮은 진동수에서는 출력 특성이 급격히 저하됐다. 또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가 이미 만들어진 실리콘 계열(PDMS) 등의 소재로 이뤄져 기존 플랫폼을 바꿀만한 혁신적인 신소재를 개발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게 필수적이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번개 생성 원리인 마찰을 이용한 고출력 인공 번개 발전기를 구현했다. 마찰에 의해 전하를 생성, 분리 및 축척하고 대전 특성을 크게 향상시켜 기존 소자의 낮은 출력 전류의 본질적인 한계를 뛰어넘은 ‘전하 펌프’가 핵심이다.

전하 펌프는 전하 생성기와 전하 분리기, 전하 축적기를 통합한 시스템이다. 이 개념이 도입된 전하 펌프는 1.22mA급(전력 밀도: 46.8mW/㎠) 고출력 인공 발전기다. 본 연구진은 전하를 효과적으로 분리하기 위해 접지층을 도입하고 진동 구조 모델링에 기반한 소자 구조를 설계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로 ‘고출력 고효율 전하 펌프 기반 플렉시블 인공 번개 발전기’에 대한 기반 기술이 개발됐다. 기존에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던 미소 에너지 수확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한 연구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이 기술은 현재 에너지 수확 분야를 빠르게 발전시켜 새로운 고효율의 에너지 수확 기기 개발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특히 이 기술은 일상적으로 쓸모없이 소모되는 미소 에너지를 강력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는 데 큰 강점이 있다. 나무나 건물 등 고정된 사물부터 자동차처럼 움직이는 사물에 이르기까지 에너지원은 일상생활에서 즐비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제대로 거둬서 쓸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 이번 기술을 이용하면 폭발적인 에너지 수확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이 발전기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다. 일상행활 중이나 야외 활동 중에 스마트폰 같은 휴대용 전자기기의 전원으로 큰 효용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람이나 진동, 소리, 걷기를 통해 나오는 에너지를 거둬서 전기를 만들고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과 사물, 컴퓨터가 융합되는 지능기반사회인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회로 빠르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물 외벽에 이 발전기를 부탁해 에너지를 수확할 경우, 바람에 의해 흩날리는 경관을 연출하는 심미적인 요소까지 연출할 수 있다. 이는 건물용 에너지 생산뿐 아니라 예술과 기술의 융합까지 가능케 할 것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전하 펌프 기반 인공 번개 발전기의 구조도와 모습

인공 번개 발전기는 위층과 아래층 사이에 접치층이 삽입된 구조를 하고 있다. 위층과 접지층에서는 각각 양전하(위)와 음전하(아래)가 분리돼 있다가, 두 층이 마주칠 때 전기를 생성해 접지(ground)를 통해 외부로 방출한다. 이때 빠져나간 음전하는 접지층을 통해 외부에서 인공 번개 발전기 내부로 퍼 올릴 수 있다.

  1. 전하 펌프 기반 인공 번개 발전기의 구성도 및 실제 인공 번개 발전기의 모습
  2. 인공 번개 발전기의 저항에 따른 출력 전압 및 전류
  3. 인공 번개 발전기의 저항에 따른 출력 전력 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