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6. 11. 15. (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붓으로 그리는 열전발전기’… 온도차로 전기 생산!

손재성 UNIST 교수팀, 페인트 형태의 고성능 열전 소재 개발
어떤 모양에도 발라서 적용 가능…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게재

손재성 교수팀 그림 (2)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바꿀 기술을 UNIST(총장 정무영) 연구진이 개발했다. 붓으로 그려서 ‘열전발전기’를 만드는 신기술이다. 효율을 높이면 건물 외벽, 지붕, 차량 외관 등에 페인트처럼 칠해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손재성 UN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페인트처럼 바르는 열전 소재’와 이 소재로 열전발전기를 만드는 ‘페인팅 공정’을 개발했다. 기존에도 잉크 형태의 열전 소재가 나오긴 했지만 성능이 매우 낮거나 프린팅 전용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초로 그려서 기존 열전 소재와 유사한 성능을 가진 열전발전기를 구현한 것으로, 다양한 모양의 열원에 그려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열전효과는 열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반대로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하는 현상이다. 이 효과는 이미 다양한 소형 냉각 장치와 자동차 엔진, 선박의 폐열 발전장치 등에 쓰인다. 이들 장치에는 직육면체 소재의 평판 열전 발전 모듈이 이용된다.

하지만 열을 가진 물체의 표면은 둥그스름한 경우도 많아 기존의 열전 소재를 적용해서는 효과적으로 열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재성 교수팀은 열원에 열전 페인트 소재를 발라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손 교수는 “페인팅 공정으로 일체화된 열전 모듈은 평판형 열전 모듈의 한계를 극복하고 효율적으로 열에너지를 회수했다”며 “작업자가 원하는 형태로 열전 발전 시스템을 직접 제작할 수 있고 재료 보존과 공정 단순화, 시스템 제작에 따른 비용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열전 페인트 소재의 성능지수는 0.69(n형 소재), 1.21(p형 소재 )로 나타났다. 상용화된 평판형 열전 소재의 성능지수는 보통 1.0으로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인 것이다. 또한 페인팅 공정을 통해 제작된 곡면형 열전발전기의 전력 밀도도 상용화된 열전 모듈과 비슷하게 나타났다.

제1저자인 박성훈 UNIST 신소재공학부 석사과정 연구원은 “열전 소재를 잉크 형태로 만들면 밀도가 낮아지기 쉬운데, 이를 새롭게 개발한 무기물 소결 조제(sintering aid)를 첨가해 보완했다”며 “소재들을 치밀하게 뭉치는 무기물 소결 조제는 열전 소재뿐 아니라 다른 에너지 및 전자 소재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자연계에서 열로 변해 손실되는 에너지원(60% 이상)의 회수방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모양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존 소재의 한계를 넘어선 덕분이다.

손재성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열전 페인트와 페인팅 공법은 열원의 형상, 종류, 크기에 관계없이 적용 가능하다”며 “학술적 개념 제안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다양한 형태의 배·폐열 발전은 물론 건물 외벽, 지붕, 차량 외관 등에 도입해 새로운 형태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시스템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논문은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월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UNIST의 조욱․최경진․이석빈 교수, KIST의 권범진․김진상․현도빈 박사, 한국전기연구원 이지은 박사 등도 참여했다. 연구 지원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및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High performance shape-engineerable thermoelectric painting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신소재공학부: 손재성 교수 (052)217-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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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열전 기술’은 열전 소재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또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열이나 산업 배·폐열, 체열, 태양열 등 다양한 형태의 열에너지를 회수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새로운 청정 신재생에너지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열전소자는 냉각기체를 사용하지 않아 소음을 발생키지 않는다. 또 중량이 가볍고 이동성이 좋으며 크기에 제한을 받지 않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생활가전 및 자동차,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참고로 열전 소재의 에너지 변환 효율은 성능 지수 ‘ZT’로 나타낸다. 이 지수를 구하는 공식은 ‘ZT=S2σT/κ’이다. 이때 S는 제백계수(Seebeck coefficient, 온도차에 의한 기전력의 크기), T는 온도 차이, σ는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 κ는 열전도도(thermal conductivity)를 뜻한다. 다시 말해 열전 소재의 에너지 변환 효율은 온도 차이와 전기전도도가 클수록 커진다. 반대로 열전도도가 작을수록 에너지 변환 효율이 크다.

현재 열전 소재는 덩어리를 이루는 ‘벌크 소재(bulk material)’로 만들어져 사용되고 있다. 열전 벌크 소재는 고비용․고에너지를 요구하는 존 멜팅(zone-melting)이나 고온가압소결(hot-pressing) 공정 등을 거쳐 제작된다. 또한 열전 모듈에 삽입되는 소재는 벌크 소재를 주사위 모양으로 자르는 다이싱(dicing) 과정을 거쳐 직육면체 형태로 제조되며, 형상 제어는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현재 개발된 열전 발전 모듈은 100% 판상형 소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열을 내는 물체들은 대부분 다양한 곡면의 표면을 가진다. 실제 발전 시스템에 판상형 소자를 적용하게 되면 접촉 면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접촉 면적이 줄어들면 열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회수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점을 고려하면 곡면 형태의 열원과 접촉면을 늘려 효율적인 열에너지 회수를 가능케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진은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분자상 소결 조제(sintering aid)가 함유된 ‘열전 페인트 소재’를 만들고 이를 이용한 ‘페인팅 공정’을 개발했다. 소결 조제는 가루 형태의 입자들이 액상에서도 치밀하게 뭉치도록 돕는 물질을 말한다.

열전 페인트는 ‘비스무스 텔루라이드(Bi₂Te₃)’ 기반의 마이크로 입자 분말이 고점도 용매에 분산돼 있는 형태다. 새롭게 개발한 분자상 ‘안티모니 텔루라이드(Sb₂Te₃-)’ 기반의 칼코젠화 금속 이온 소결 조제를 첨가했다. 이를 통해 저온에서 입자간 소결 및 치밀화를 촉진해 기존의 잉크형 소재가 가지고 있는 저밀도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한 소결 조제 효과 덕분에 n형과 p형 열전 페인트 소재의 성능 지수(ZT)도 각각 0.67과 1.21에 달했다. 이는 기존 벌크형 열전 소재의 성능 지수를 웃도는 수치다.

개발된 열전 페인트는 열원에 직접 붓으로 그리는 페인팅 공정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기판 위에 모듈로 제작됐다. 평판형 유리, 폴로이미드 기판, 유리 반실린더 기판의 볼록한 면과 오목한 면, 7㎝ 크기의 반구형 알루미나 기판 위에 제작된 페인팅 열전 모듈은 온도차 50℃에서 최대 4.0mW/㎠의 발전 밀도를 나타냈으며, 이는 지금까지 발표된 ‘수평형 열전 모듈’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연구진은 또 열전 페인트 소재의 몰딩 공정을 통해 다양한 형상의 벌크형 열전 소재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소재들을 이용한 반구형 알루미나 기판 위 ‘수직형 열전 모듈’은 온도차 50℃에서 최대 30mW/㎠의 발전 밀도를 나타냈다. 이 수치는 평면형 열원 위에서 실험이 진행된 상용 열전 모듈의 발전 밀도와 유사한 수치로, 열전 페인팅 공정의 유효성이 검증됐다고 할 수 있다.

3. 기대효과

‘자연계에서 에너지원의 60% 이상이 열로 손실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1000만 TOE(tonne of oil equivalent) 폐열이 발생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 변환 기술은 열전 기술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나라와의 기술격차를 크게 벌일 수 있다.

고효율 열전 페인트 및 페인팅 기술은 종래의 열전 소재 연구의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창조적 기술로, 선행 논문이나 특허도 없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기존의 평판형 열전 모듈에서 불가능했던 다양한 형상, 종류, 크기의 열원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학술적으로는 새로운 열전 소재 및 고효율, 융․복합 모듈 디자인에 대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산업적으로 일상생활에서 버려지는 다양한 형태의 배·폐열 발전은 물론 건물 외벽, 지붕, 차량 외관 등에 도입될 경우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발전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열전 페인트 소재의 경우 고점도 액체형 소재의 특성상 페인팅 공정 외에도 3D 프린팅과 같은 기술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열전 효과(thermoelectric effect)

열전 효과란 열전 소재 양단에 온도차가 발생했을 경우 전하 밀도 차이에 의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힘(기전력)이 발생하는 효과다. 열전 기술은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또는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직접 변환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다.

2. 열전 모듈(그림 1a)

열전 모듈이란 n형과 p형의 열전 소재가 전기적, 열적으로 연결된 소자를 뜻한다.

3. BiTe, SbTe

현존하는 소재 중 상온 근처에서 가장 높은 열전 성능 지수를 나타내는 소재

 

[붙임] 그림설명

그림1. (a) 기존의 평판형 열전모듈 모식도. (b) 곡면형 열원에 도입된 기존의 평판형 열전 모듈 및 페인팅 기법을 통해 제작된 열전 모듈 비교 모식도.

기존의 열전 모듈을 곡면의 열원에 적용할 경우, 유효 접촉 면적이 적어서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게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페인팅 공법을 적용해 곡면형 열원에 직접 모듈을 제작하면 발전할 때 열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그림2. (a) 열전 페인트 및 열전 페인팅 공정 사진. (b) 페인팅 공정을 통해 제작된 반구형 열전 발전 모듈. (c) n형과 p형 열전 페인트 소재 성능 지수. (d) 페인팅 열전 모듈 발전 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