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6. 12. 01. (목)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차세대 가속기 완성할 ‘빔 물리 이론’ 탄생

UNIST 정모세 교수팀, Physical Review Letters 최신호 게재
핵폐기물 처리, 핵융합 연구 등에 가속기 활용 가능성 열어

정모세 교수1

가속기로 핵폐기물을 처리하거나 핵융합 소재를 연구하는 게 가능해질 전망이다. 차세대 가속기로 불리는 ‘고강도 가속기’를 완성할 새로운 ‘빔(beam) 물리 이론’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정모세 교수팀은 고강도 가속기 설계와 해석에 사용될 새로운 빔 물리 이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프린스턴 플라즈마 물리연구소(PPPL), 독일 중이온 가속기 연구소(GSI)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가속기는 전자, 양성자, 이온 등 전하(電荷)를 가진 입자를 가속시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다. 매우 빨라진 입자들이 이루는 빔이 물질에 부딪치면서 나타나는 효과를 이용하면, 핵 구조나 자연계의 물리법칙 등을 밝힐 수 있다.

고강도 가속기는 기존의 가속기보다 출력이나 전류의 세기를 높여서 운전하는 가속기를 말한다. 이 가속기에서 나오는 강력한 빔을 이용하면 핵폐기물의 반감기를 줄이거나, 핵융합로에 쓰이는 강한 재료를 개발할 수 있다.

정모세 교수는 “가속기의 전류를 높이면 하전입자들 사이에 반발력이 생기므로 이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이번 이론은 50년간 사용돼온 이론을 한 단계 개선한 새로운 빔 물리 이론이다”라고 말했다.

가속기에서는 같은 전기를 띠는 입자들을 모아 한꺼번에 가속한다. 이때 빔 전류가 높아지면 반발력이 커져 전체 빔의 궤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를 ‘공간전하 효과’라고 부르는데, 1959년 러시아 물리학자 2명이 이를 고려한 이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존 이론에서는 하전입자들이 수평이나 수직 방향으로 결합돼서 움직이는 현상이 빠져 있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고강도 가속기를 설계하고 개발하기 어려웠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빔 물리 이론은 수평과 수직 방향으로 운동하는 하전입자들의 결합 현상까지 고려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며 “이 이론은 차세대 고강도 가속기 개발의 발판을 마련하고, 가속기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이론이 핵융합 재료 연구, 핵폐기물 처리, 우주의 기원 탐구 등에 가속기를 활용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 11월 25일자에 발행됐다. 연구 지원은 한국연구재단 이공학 개인기초연구 지원 사업 및 선도연구센터(SRC) 지원 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Generalized Kapchinskij-Vladimirskij Distribution and Beam Matrix for Phase-Space Manipulations of High-Intensity Beams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1

자연과학부: 정모세 교수 (052)217-2518

  • 정모세 교수2
  • 정모세 교수1
  • 정모세 교수3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입자 빔의 세기가 큰 고강도 가속기에서는 같은 전기를 띠는 입자사이에 작용하는 반발력을 효과적으로 예측하고 제어해야만 한다. 이러한 반발력을 가속기 물리학에서는 공간전하 효과(Space-Charge Effect)라고 부르며, 가속기 개발 초창기부터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다. 그동안 많은 이론적 모형들이 제시됐으나, 공간전하 효과를 전자석에 의한 빔 집속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이론은 1959년 2명의 러시아 물리학자들(Kapchinskij와 Vladimirskij)에 의해 제안된 빔 물리 이론이 유일했다.

2. 연구내용

Kapchinskij-Vladimirskij 빔 모형은 현재까지도 고강도 가속기 설계 및 해석에 있어서 핵심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Kapchinskij-Vladimirskij 빔 모형에는 하전입자의 수평(x-방향)과 수직(y-방향) 운동 사이의 결합 현상이 고려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고강도 가속기 설계 및 개발이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2차원 위상공간(Phase-Space)상에서의 입자운동을 4차원 위상공간으로 확장해, 공간전하 효과뿐 아니라 수평 및 수직 방향 운동 사이의 결합 현상까지 동시에 고려한 일반화 이론을 최초로 정립했다.

3. 기대효과

핵융합 재료연구, 핵폐기물 처리, 우주의 기원탐구 등 차세대 고강도 가속기를 활용한 연구는 무궁무진하다. 이번 연구로 정립된 빔 물리 이론은 차세대 고강도 가속기 개발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다. 또 공간전하 효과를 엄밀하게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어 가속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방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붙임] 용어설명

1. 고강도 가속기 (High-Intensity Accelerator)

빔의 에너지보다 빔의 전류(Current)나 출력(Power)을 높여서 운전하는 가속기를 일컫는다. 이러한 고강도 가속기에서는 하전 입자 사이의 반발력(공간전하 효과)이 매우 크다. 이런 반발력의 영향은 전자석에 의한 집속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공간전하 효과가 빔의 안정성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강도 가속기는 핵물리, 입자물리, 중성자 과학 등 기초과학에 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빔 전류를 100mA 이상 또는 빔 출력을 10MW 이상으로 높여서, 핵융합 재료 개발이나 핵폐기물 처리 등 인류가 당면한 여러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으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

2. 공간전하 효과 (Space-Charge Effect)

가속기에서는 같은 전기를 띠는 입자들을 한데 뭉치로 모아서 한꺼번에 가속한다. 이를 보통 ‘빔 번치(beam bunch)’라 부른다. 빔 전류가 낮으면 입자 사이의 반발력을 무시할 수 있지만, 빔 전류가 높은 고강도 가속기에서는 이러한 반발력이 입자의 운동 궤적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현상을 공간전하 효과라고 부른다. 이 현상은 주로 입자의 속도가 낮은 비상대론적 영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 전자 가속기보다는 양성자 또는 중이온 가속기에서 더 중시됐다.

3. 카프친스키-블라디미르스키(Kapchinskij-Vladimirskij) 빔 모형

공간전하 효과와 사중극자 전자석에 의한 집속을 동시에 고려한 최초의 빔 물리 모형이다. 1959년 두 명의 러시아 물리학자들(Kapchinskij와 Vladimirskij)에 의해 제안됐다. 현재까지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이론 모형으로서 고강도 가속기 설계 및 해석에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이 모형에서는 수평(x-방향)과 수직(y-방향) 운동 사이의 결합 현상(Coupling)을 고려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솔레노이드 전자석이나 Skew-quadrupole을 포함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고강도 가속기 설계와 개발에 걸림돌이 됐다.

4. 가속기 구동 핵폐기물 처리 시스템

가속기 구동 핵폐기물 처리 시스템은 ‘고강도 양성자 가속기(High Power Proton Accelerator)’와 ‘핵파쇄 반응을 위한 표적(Spallation Target)’, ‘미임계(Subcritical) 핵분열 원자로’로 구성된다. 고에너지 양성자(p)를 표적에 때리면, 핵파쇄 반응이 일어나 고속의 중성자(n)가 생성된다. 보통 양성자 하나당 약 20~30개의 중성자가 생긴다. 이 중성자를 미임계 원자로에 주입하면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핵분열 반응을 통해 태울 수 있다. 가속기의 운전을 멈추면 미임계 원자로는 정지되기 때문에 매운 안전하게 핵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다. 이 방식은 핵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핵종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핵폐기물 처리 시스템에 필요한 가속기는 수십 MW의 출력으로 안정된 연속 운전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므로 공간전하 효과를 엄밀히 이해하고 제어하는 게 필수적이다.

5. 수평-수직 운동 결합 (Horizontal-Vertical Coupling)

통상적인 가속기 내에서의 하전입자 운동은 수평(x) 방향과 수직(y) 방향 사이에 의존성이 없다. 다시 말해 수평 방향 운동은 수직 방향 운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반대로 수직 방향 운동도 수평 방향 운동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각 방향으로의 운동은 공간 좌표와 이에 해당하는 운동량을 이용해 2차원 위상공간에서 독립적으로 기술된다. 빔의 위상공간을 자유롭게 제어해 가속기 성능을 극대화시키려면, 솔레노이드 전자석이나 엇물린 사중극(Skew-quadrupole)을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수평 및 수직 방향의 운동은 서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결합현상(Coupling)이라 부른다. 이러한 수평-수직 운동 결합을 엄밀히 기술하려면, 각 방향의 좌표와 각 방향으로의 운동량 등 총 4개의 변수를 동시에 다뤄야 하며, 이는 4차원 위상공간 도입으로 가능해진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전 세계적인 고강도 가속기 개발 현황. 고강도 가속기는 핵물리, 입자물리, 중성자 과학 등 기초과학에 주로 사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빔 전류를 100mA 이상 또는 빔 파워를 10MW 이상으로 높여서, 핵융합 재료연구 또는 핵폐기물 처리 등 인류가 당면한 여러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으로도 연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