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02. 09.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울증 후보 유전자, 생쥐 실험에서 검증!

PLCγ1 단백질 결핍 → 흥분/억제 시냅스 불균형 → 조울증
UNIST 서판길 교수팀, ‘Molecular Psychiatry’최신호 발표

‘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가 사라진 생쥐에서 조울증이 생기는 원리도 파악됐다. 조울증 치료를 위한 연구에 크게 활용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생명과학부의 서판길 교수팀과 POSTECH(총장 김도연) 생명과학과의 김정훈 교수팀은 생체신호 전달의 핵심 단백질인 ‘피엘씨감마1(Phospholipase Cγ1, PLCγ1)’의 기능 이상이 조울증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정신질환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몰레큘러 싸이키아트리(Molecular Psychiatry)’ 1월 31일(미국 현지시간) 온라인 속보로 발표됐다.

피엘씨감마1 단백질은 서판길 교수가 세계 최초로 뇌에서 분리 정제해 분자적 특성을 밝힌 물질이다. 기존 연구에서도 이 단백질은 조울증 유발에 관여하는 후보 물질로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피엘씨감마1 단백질이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서판길 교수팀은 피엘씨감마1 유전자를 전뇌에서 없앤 생쥐를 제작하고, 이 생쥐의 뇌 시냅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뉴런)의 끝 부분에서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부분이다.

피엘씨감마1 단백질이 전뇌에서 결핍된 생쥐는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의 신호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뉴런의 신호를 활성화시키는 ‘흥분성 시냅스’와 반대로 이를 억누르는 ‘억제성 시냅스’의 균형이 깨졌다. 이 영향으로 생쥐는 조증 관련 비정상적 행동을 보였다. 이 생쥐에게 조울증 약물을 투여하자 증상이 완화됐다.

서판길 교수는 “뇌에서는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협력해 신경전달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도록 균형을 이룬다”며 “둘의 불균형은 여러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이번 실험을 통해 조울증 관련 역할이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구체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피엘씨감마1 단백질이 사라진 흥분성 신경세포에서는 억제성 시냅스 형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시냅스 형성에 중요한 뇌유래신경성장인자의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곧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의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이 나타나게 만든다.

서판길 교수는 “2007년부터 10년간 진행한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조울증 발병에서 피엘씨감마1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했다”며 “앞으로 조울증을 비롯한 각종 정신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며 꾸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양용렬 박사(제1저자)와 정정훈 POSTECH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연구원(공동 제1저자)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끝)

  • 논문명: Forebrain-specific ablation of phospholipase Cγ1 causes manic-like behavior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생명과학부: 서판길 교수 (052)217-2621

  • 서판길 교수와 양용렬 박사 (1)
  • 서판길 교수와 양용렬 박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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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은 크고 작은 마음의 병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정신질환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그 중에 조울증(bipolar disorder)은 기분변화가 심하게 나타나는 기분장애다. 조울증 환자는 전체 인구의 1%가 앓고 있다고 알렸으며, 이들은 대인관계나 업무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신의‧과학 연구에서는 조울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굴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조울증은 단순히 유전병으로 간주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해 발병한다고 추측되기 때문이다.

뇌에서는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협력해 신경전달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도록 균형을 이룬다. 이 균형이 깨지면 여러 가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뇌에서 특히 많이 발현되는 ‘PLCγ1’은 신호전달 핵심 단백질이다. 서판길 교수는 세계 최초로 뇌에서 PLCγ1를 분리‧정제해 유전자를 복제(cloning)하고 분자적 특성을 밝혔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은 PLCγ1이 뇌의 기능과 정신질환에 중요하게 관여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 하지만 PLCγ1의 기능 이상에 따른 정신질환 발병 메커니즘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전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이 결핍되면 비정상적 억제성 시냅스가 형성돼 조울증 관련 이상행동을 하게 만든다는 것을 생쥐(mouse) 모델에서 증명했다.

생체 내에서 PLCγ1의 기능을 규명하기 위해 서 교수팀은 세포 및 조직 특이적으로 PLCγ1을 결핍시킬 수 있는 생쥐를 제작했다. 이중 전뇌의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 유전자가 제거된 생쥐의 다양한 행동 분석을 진행했다.

생체 신호전달 핵심 효소인 PLCγ1이 전뇌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선택적으로 결핍된 생쥐는 조울증의 조증과 유사한 행동증상이 나타났다. PLCγ1 결핍 생쥐에 조울증 치료약물을 투여하면 조증 관련 이상행동이 사라지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PLCγ1 결핍이 조울증과 관련 있음을 보여준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쥐의 뇌에서 PLCγ1의 결핍된 흥분성 신경세포는 뇌유래신경성장인자(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BDNF)에 신호전달에 의한 억제성 시냅스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흥분/억제성 시냅스의 신경 전달이 불균형을 이루며, 시냅스 가소성 조절 이상을 유발했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조울증 발병에서 PLCγ1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개체 수준에서 그 기능을 검증했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새로운 조울증 질환 마우스 모델을 구축하였고, 이는 정신질환 유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 이 연구는 정신질환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 가치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연구팀은 PLCγ1 조건부 유전자 제거(conditional K/O) 생쥐를 활용해 뇌의 다양한 부위에서 연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뇌 기능과 뇌 질환 발생에서 다양한 PLCγ1의 역할을 규명하고, 폭넓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뇌에서 이러한 분자적 기작의 규명은 다양한 뇌 질환 예방이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에 기초 정보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붙임] 용어설명

1. 조울증

기분장애 (mood disorder)의 일종으로서, 양극성장애(Bipolar disorder)라는 병명을 사용한다. 기분이 들뜨는 조증과 기분이 가라앉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2. PLCγ1(Phospholipase Cγ1)

PLCγ1은 세포 외부 신호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데 핵심적인 단백질이다. 외부자극을 받아 활성화된 PLCγ1은 인지질을 가수분해해 2차 전달자를 만들어 세포 내부로 신호를 전달한다.

3.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뇌 유래 신경성장인자로서, 뇌 신경 발달과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BDNF는 정신질환과 연계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4. 시냅스(synapse)

시냅스는 흥분성 혹은 억제성 시냅스로 구분되는데, 흥분성 시냅스는 시냅스후 (post-synapse) 뉴런을 흥분시키고, 억제성 시냅스는 시냅스후 뉴런을 억제한다. 두 시냅스는 서로 균형을 맞춰서 신경전달이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각종 정신질환이 발병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흥분성 신경세포에서 PLCγ1의 작용기작: 전뇌 흥분성 뉴런에서 신호전달 핵심 단백질인 PLCγ1이 결핍되면, BDNF에 의한 신호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흥분/억제성 시냅스 신경전달 불균형과 시냅스 가소성 조절 문제를 유발해 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