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02. 27.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변으로 암 진단’, 그 가능성이 열렸다!

UNIST 조윤경 교수팀, 체액 속 나노 소포체 검출법 개발
생체물질 효과적 채집… 소변‧혈액 검사로 암 진단 기반

엑소디스크의 모습

소변이나 혈액에서 암 진단에 필요한 물질만 효과적으로 채집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조직검사에 집중됐던 암의 진단과 치료를 개선할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정무영) 생명과학부의 조윤경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팀은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고 검출하는 장치인 ‘엑소디스크(Exodisc)’를 개발했다. 나노 소포체는 세포 활동 중에 나오는 40~1000㎚(1㎚=10억분의 1m) 크기의 생체물질이다. 이 물질을 분석하면 암 등 각종 질병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나노 소포체는 우리 몸속 거의 모든 체액에 존재하며 종양의 진행이나 전이, 세포 신호 전달 등에 기여한다. 이 물질은 어떤 세포에서 나왔는지를 알려주는 유전정보도 가지기 때문에 질병을 알아내는 새로운 표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마땅한 방법이 등장하지 않았다. 세포를 분리하는 원심분리법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기존보다 5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야 하며 초고속원심분리기가 필요하다. 밀도가 낮은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려면 그만큼 큰 힘(원심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시료를 준비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처리 시간도 오래 걸린다.

조윤경 교수팀은 ‘엑소디스크’라는 랩온어디스크(lab-on-a-disc)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원심력을 키우지 않아도 미세입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낼 필터를 추가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기존의 초고속원심분리법보다 300배 낮은 원심력(< 500g)으로도 나노 소포체를 회수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우현경 UNIST 생명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엑소디스크는 디스크 모양의 칩 안에 두 종류의 필터(20㎚, 600㎚)가 설치돼 크기별로 입자를 분리할 수 있다”며 “소변을 엑소디스크에 넣고 구동시키면 20㎚보다 크고 600㎚보다 작은 입자들만 걸러내 농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소디스크에 장착된 필터의 구멍 크기는 세균이나 불필요한 단백질은 빼고 효과적으로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기 위해 임의로 설정한 값이다. 실제 농축된 물질에 효소면역분석(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을 진행한 결과 방광암 환자에게서 나온 나노 소포체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엑소디스크는 나노 소포체 표면에 있는 단백질의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방법보다도 효과적이다. 항체가 없어도 크기 차이만으로 나노 소포체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윤경 교수는 “엑소디스크를 이용하면 30분 안에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채집할 수 있다”며 “원심력을 이용하면서 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돼 나노 소포체를 효과적으로 회수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방광암 환자의 소변을 이용해 엑소디스크의 성능도 확인했다. 소변을 거른 뒤 농축된 나노 소포체로 효소면역분석을 진행하자 정상인과 달랐던 것이다.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비자야 순카라(Vijaya Sunkara) UNIST 생명과학부 박사는 “암환자에서 나온 나노 소포체에서는 정상인보다 CD9과 CD81의 발현량이 높았고 각종 유전자 검사도 가능했다”며 “앞으로 엑소디스크를 이용해 체액으로 암 진단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조윤경 교수는 “현재 채집한 나노 소포체를 분석해 암 등의 질병을 판단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변 등의 체액으로 암 등의 질병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Institute of MD healthcare의 김윤근 박사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 지원은 기초과학연구원, 보건복지부 및 SRC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 성과는 ‘ACS Nano’ 28일자로 출판됐다.

  •   논문명: Exodisc for Rapid, Size-selective, and Efficient Isolation and Analysis of Nanoscale Extracellular Vesicles from Biological Samples
자료문의

홍보대외협력팀: 김학찬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생명과학부: 조윤경 교수 (052)217-2511

  • 조윤경 교수팀
  • 엑소디스크 작동 모습
  • 엑소디스크의 모습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암 진단의 표준 방법인 ‘조직 검사(tissue biopsy)’는 샘플 채취가 용이하지 않아 조기진단이나 치료 후 예후에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액체 생검(Liquid biopsy)’과 같은 환자의 체액을 활용한 진단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혈액순환종양세포(circulating tumor cells, CTCs), 나노소포체, cfDNA(cell free DNA) 등이 활용된다.

나노 소포체는 세포 활동에서 발생하는 40~1000㎚ 크기의 작은 소포체다. 이 물질이 발견된 초기에는 세포 부산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종양의 진행과 전이, 세포 신호 전달 등의 세포 활동에 기여하는 중요한 물질이라는 게 밝혀졌다. 나노 소포체는 소변, 혈액, 타액, 객담, 복수를 포함한 신체의 모든 체액에 존재한다. 또 유래된 세포의 유전정보 등을 가지고 있어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을 탐색하는 새로운 마커로 이용 가능하며, 약물전달 시스템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던 방법은 ‘체액 성분 간의 밀도 차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쓰려면 150,000g force 이상 회전력이 필요하므로 초고속 원심분리기를 사용하고도, 4시간 이상의 분석시간과 복잡한 시료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는 효율도 좋지 않아 실제 임상현장에서 널리 사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원심력을 기반으로 하는 디스크 모양의 칩(Exodisc)을 활용해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소변 처리와 나노 소포체 추출 및 검출 전체 과정을 일체화시켜 소변 주입부터 나노 소포체 분리까지 한번에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엑소디스크(Exodisc)는 소변 처리 공간(chamber)과 두 크기의 나노 필터 공간(chamber)를 포함한 9개 공간(chamber)의 자동화를 위한 밸브로 구성됐다.

이 장치는 중력가속도(g)의 15만 배 이상의 힘으로 회전시킬 수 있는 초고속 원심분리기보다 300배 이상 낮은 힘(500g)에서도 작동한다. 방광암 환자의 소변을 시료로 써서 투입하면 600㎚와 20㎚ 기공을 가지는 두 종류의 나노 필터를 통과하게 된다. 이때 20~600㎚ 범위의 나노 소포체들이 20㎚ 필터 위에 농축된다.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고 농축하는 과정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또 농축된 위치에서 효소면역분석(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이 가능하다.

엑소디스크를 이용하면 30분 이내에 소변에서 나노 소포체를 분리해 회수할 수 있다. 나노 입자 추적(Nanoparticle tracking analysis, NTA) 분석을 통해 95% 이상의 회수율, PCR을 통해 초고속 원심분리방법 대비 100배 이상 높은 mRNA 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여러 번의 세척 과정에도 나노 소포체의 손실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기존 초고속 원심분리방법 대비 단백질 오염이 적은 고순도의 나노 소포체 분리가 가능하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로 고순도의 나노 입자를 손쉽게 회수할 방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나노 소포체 기초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 방광암 환자의 소변에서 분리한 나노 소포체의 효소면역분석 결과 정상인에 비해 더 높은 CD9과 CD81의 발현량을 확인했고, 나노 소포체에서도 각종 유전자 검사를 가능함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에 수술과 같은 침습적인 조직검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었던 암세포에 대한 정보를, 혈액이나 소변 등 체액으로부터 확보한 나노 소포체를 활용해 손쉽게 자주 진단하는 게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엑소디스크를 이용한 나노 소포체 분리 기술은 기존의 조직검사 기반의 암 진단과 치료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액체 생검의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낸다. 향후 더 많은 수의 암 환자 유래 소변에서 확보한 나노 소포체를 분석해 암 진단과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붙임] 용어 설명

1. ACS Nano

ACS publication에서 발행 되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IF: 13.334, 재료과학분야 ranking: 3.32% (9/271)

2. 나노 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 EV)

세포 활동에서 발생되는 40~1000㎚ 크기의 작은 소포체. 처음 발견될 때는 세포 부산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종양의 진행과 전이, 세포 신호 전달 등의 세포 활동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밝혀져 것으로 그 중요성이 밝혀졌다.

3. 조직 검사(Tissue biopsy)

생체에서 조직 일부분을 떼어내어 현미경 검사를 수행하고, 그 이미지를 통해 병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가장 표준적인 암 진단 방법이다. 조직 부위에 따라서 검사가 불가능한 암종도 있으며 조기진단이나 치료 이후의 예후에 활용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4. 액체 생검법(Liquid biopsy)

혈액, 소변, 침 등의 생체 유체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이다. 각종 생체 유체에 존재하는 세포와 소포체, DNA 등을 분리 정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병 정보를 획득하며 주기적 진단을 통한 효율적인 질병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5. 랩온어디스크(Lab-on-a-disc)

디스크 모양의 칩에 미세구조들이 일체화돼 각종 생화학 반응을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바이오칩의 한 종류다. 칩을 모터를 연결해 회전시키면 원심력이 발생해 원심력을 통해 미세유체의 흐름을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 이를 통해 복잡하고 비싼 장비 없이 각종 생화학 반응을 전자동화해 수행 가능하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 1. 엑소디스크(Exodisc)의 디자인과 기능.

(A) 나노 소포체를 분리하고 검출하는 엑소디스크는 샘플 챔버와 필터 챔버(2개), 버림 챔버(2개), 세척용액 챔버(2개), 회수 챔버, 밸브와 함께 연결된 채널로 구성된다.

(B) 그림(A)에 강조된 부분을 확대한 것으로, 나노 소포체를 크기별로 분리하기 위한 필터 단면을 나타낸다.

(C) 엑소디스크의 실제 사진. 해당 장치는 두 개의 샘플을 분석할 수 있도록 동일한 구성을 가지고 있음.

(D) 두 필터의 주사전자현미경(SEM) 사진. 600㎚ 크기의 구멍을 가진 첫 번째 필터와 20㎚ 크기의 구멍을 가진 두 번째 필터.

그림 2. 나노 소포체의 분리와 회수 전 과정을 나타내는 그림과 실제 작동 그림. 좌측과 우측에 상단과 측면을 나타내는 도면이 있고 가운데에는 도면과 같은 과정의 엑소디스크(Exodisc) 구동 사진을 나타냄.

(A) 큰 잔해물을 침전시키는 과정.

(B) 맑은 상층액을 필터 챔버를 통과해 버림 챔버로 이송시키는 과정. 해당 과정에서 나노 소포체가 농축됨.

(C) 농축된 나노 소포체를 세척하는 과정.

(D) 낮은 스핀으로 필터 아래의 용액(녹색 화살표)을 제거하는 과정.

(E) 나노 소포체가 농축된 필터 윗면의 용액(주황색 화살표의 메니스커스 위치)을 회수 챔버로 이송하는 과정. 분홍색 화살표는 농축된 나노 소포체 용액을 가리킴.

그림 3. 크기로 나노 입자를 분리하기 위한 필터 선택.

(A) 100㎚ 크기의 폴리스티렌 나노 입자를 각각의 필터를 통해 거른 후 SEM으로 촬영한 이미지. AAO(anodic aluminum oxide) 필터는 각각 200㎚ 크기와 100㎚ 크기의 구멍을 가진 필터에 거른 뒤 촬영한 것을 나타낸다. 각 화살표는 두 필터에 끼어있는 폴리스티렌 나노 입자를 가리킨다.

(B) 100㎚ 크기의 폴리스티렌 나노 입자를 첫 번째 필터와 두 번째 필터에 필터링한 이후, SEM을 촬영했다. 첫 번째 필터는 600㎚ 크기의 구멍을 가진 트랙 에치드 폴리카보네이트(track-etched polycarbonate) 필터이고, 두 번째 필터는 20㎚ 크기의 구멍을 가진 AAO 필터다. 첫 번째 필터를 통과해 입자가 없는 것이 확인됐다.

(C) 800㎚와 100㎚ 크기의 폴리스티렌 나노 입자 혼합물을 첫 번째 필터와 두 번째 필터에 필터링한 이후, SEM으로 촬영한 이미지. 800㎚ 입자는 첫 번째 필터 (600㎚) 위에, 100㎚ 입자는 두 번째 필터(20㎚)위에 농축된 것이 확인됐다.

(D) 나노입자추적분석(Nanoparticle tracking analysis; NTA)을 통해 필터링 전의 100㎚와 800㎚ 혼합물과 필터링 후에 엑소디스크에서 꺼낸 입자 크기가 100㎚인 것이 확인됐다.

그림 4. Exodisc로 분리한 나노 소포체 분석.

(A) NTA로 분석한 LNCaP 세포 배양액.

(B) 방광암환자의 소변의 필터링 전 후의 나노 소포체 농도.

(C) 방광암 환자의 소변을 필터링한 이후의 필터의 SEM 이미지. 첫 번째 필터 위에 큰 입자가 걸려있는 모습이고, 두 번째 필터 위에 나노 소포체가 있는 모습이다.

(D) 필터에서 회수한 나노 소포체의 투과전자현미경(TEM) 이미지.

(E) 필터에서 회수한 나노 소포체의 초고해상도현미경(SR-SIM) 이미지.

그림 5. 기존 방법들과의 나노 소포체 분리 결과 비교.

(A) NTA 결과, 초원심분리(ultracentrifugation; UC) 방법 대비 3.9배 더 많이 농축된 나노 소포체 개수를 나타낸다.

(B) 효소면역분석 결과, 초원심분리법와 상용화된 키트(Exospin)를 비교하면 엑소디스크로 분리 및 회수한 CD9/CD81 특이적 나노 소포체가 더 많음을 보여준다.

(C) 세 가지 방법으로 분리된 나노 소포체에서 RNA 크기와 농도 분석 결과. 세 방법 모두 동일한 크기 범위를 보여주고 엑소디스크로 분리한 나노 소포체의 경우 더 높은 RNA 농도를 나타낸다.

(D) RT-PCR결과, 엑소디스크에서 분리한 나노 소포체는 GAPDH, CD9, PSA, PSMA의 mRNA가 초원심분리방법 대비 100배 이상 높은 농도를 나타낸다.

(E) 엑소디스크에서 분리한 나노 소포체의 세척 횟수에 따른 효과 분석. 나노 소포체의 순도를 나노 소포체의 개수 대비 전체 단백질 농도로 나타낸다.

그림 6. 엑소디스크(Exodisc)상에서의 효소면역분석법.

(A) 엑소디스크 위에서 효소면역분석과정을 나타내는 그림. 비오틴(Biotin)이 결합된 CD9 항체를 두 번째 필터 위에 농축된 EV와 함께 배양하고, 세척 과정 이후에 HRP가 부착된 스트랩타비딘(streptavidin)과 함께 반응시켰다. 세척 이후에 TMB용액을 주입했다.

(B) 필터 선택 조합에 따른 나노 소포체 포획율을 보여주는 효소면역분석법결과. 600㎚와 20㎚ 필터 조합의 경우 가장 높은 신호를 나타낸다.

(C) 서로 다른 부피의 LNCaP 세포 배양액으로부터 농축된 나노 소포체의 효소면역분석 결과.

(D) 나노 소포체의 높은 회수율을 나타내는 효소면역분석 결과. 나노 소포체 회수 전 후의 효소면역분석을 시행했다.

(E) 정상인 소변 (N)과 방광암 환자의 소변 (B)에서 농축된 나노 소포체에 CD9 항체 반응 후 TMB 용액을 주입한 이후의 두 번째 필터의 실제 사진.

그림 7. 기존의 방법과 엑소디스크를 사용한 뒤 엑소디스크에서 효소면역분석 (CD9, CD81) 시행 결과. 정상인(N; n=5), 방광암(BC) 환자(B; n=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