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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얼마나 세게 눌렀는지 알려주는 ‘3차원 압력 센서’가 개발됐다. 손가락이 스치는 가벼운 힘부터 사람 몸무게로 누르는 큰 압력까지 하나의 센서로 감별 가능하다. 또 누르는 부분만 전기 신호를 전달해 빠르고 전력소모가 적은데다, 투명하기까지 해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신소재공학부의 박장웅 교수팀은 공기를 이용해 압력 센서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신호를 증폭시키는 트랜지스터라는 소자를 이루는 유전층으로 공기를 사용한 것이다. 유전층에 들어가는 물질은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양전하와 음전하를 나눠 배열시키는 성질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센서는 그래핀과 공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압력 센서에 적합한 구조를 이뤘다. 일반적인 트랜지스터는 실리콘과 유리 계열의 유전체가 이용된다. 그런데 불투명한 물질인 실리콘으로는 투명한 센서를 만들기 어렵고, 유리 계열의 유전체는 딱딱한 고체라 누르는 힘을 감지하는 센서에 적당하지 않다. 이에 연구진은 투명하고 전기전도성이 높은 그래핀과 공기 유전체를 이용하기로 했다. 박장웅 교수는 “공기를 트랜지스터의 유전층으로 사용하면 유전층이 그래핀를 깨끗하게 감싸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트랜지스터의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며 “가해준 압력에 따라 공기층의 두께가 달라지는 점을 이용하면 압력을 효과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면을 누르는 터치 패널은 대부분 접촉 시 발생하는 정전기를 이용한다. 이 경우 누르는 위치는 감지하지만, 압력 세기까지 알아내기는 어렵다. 박장웅 교수팀이 개발한 트랜지스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압력이 발생한 좌표(x, y축)와 세기(z축)까지 3차원으로 감지할 수 있다. 이는 압력에 따라 두께가 변하는 공기층을 사용한 트랜지스터가 압력 센서로 바로 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기판 한쪽에 그래핀 채널, 금속 나노와이어 전극, 공기를 가둘 수 있는 탄성체를 배치했다. 그런 다음 반대쪽을 뚜껑처럼 덮어서 공기를 가뒀다. 이 트랜지스터에서는 탄성체를 누르는 힘이 공기 유전층으로 전달돼 두께를 변하게 만든다. 이 차이가 금속 나노와이어와 그래핀 채널을 통해 전기신호로 전달되면서 압력의 위치는 물론 세기까지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트랜지스터 자체가 압력 센서로 바로 응용되므로 제작비용도 저렴해진다. 이 기술은 특히 능동구동형(active-matrix) 압력 센서 구현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압력이 발생한 위치에만 전기를 흘려 신호를 주고받는 게 가능하다는 것. 전면에 전류를 흘리고 압력 신호를 살피는 수동구동형에 비해 전력 소모도 적고 반응 속도도 빠르다. 또 이번 공정에 사용된 기판과 채널, 전극배선 물질은 모두 투명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 센서로도 제작할 수 있다. 공동 제1저자인 지상윤 UNIST 신소재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손가락으로 가볍게 치는 정도의 낮은 압력(10kPa 이하)부터 사람 체중을 싣는 높은 압력(2MPa 이상)을 동시에 측정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3차원 터치 패널이나 사람의 체중 분포를 측정해 생활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운동화’ 등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장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압력 센서의 한계점을 해결했을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같은 다른 전자소자와 압력 센서를 결합시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차세대 투명 전자소자에 한 걸음 더 내딛을 수 있는 연구”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게재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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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연구배경압력을 감지할 수 있는 압력 센서(pressure sensors)와 결합된 전자회로가 차세대 전자기기의 중요 요소로 떠오르는 있다. 이 가운데 터치 패널(touch panel), 전자피부, 헬스 케어 모니터링 전자기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센서 연구가 활발하다. 기존에 사용 중인 압력 센서의 경우, 민감도는 높지만 압력을 감지하는 범위가 좁아 특정 목적에만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터치 패널이나 의학 진단, 로봇, 자동차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하려면 넓은 범위의 압력을 한번에 감지할 수 있는 압력 센서가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넓은 범위의 압력을 위치별, 강도별로 감지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기반의 능동구동형 압력 센서 집합체(array)를 제작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 압력 센서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기판에 한쪽에 그래핀 채널, 금속 나노와이어 전극, 공기를 가둘 수 있는 탄성체를 제작하고 반대쪽 면을 뚜껑처럼 덮어서 공기를 가둔 구조로 돼 있다. 이 구조에서는 가둬진 공기층이 ‘유전층’이 돼 넓은 범위의 압력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유전층은 전기장 안에서 극성을 지니게 되는 절연체를 말한다. 유전체는 기본적으로 절연체이므로 전하가 통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류를 흘려줬을 때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면서 극성을 띠는 특징이 있다. 전기를 흘려주면 극성을 띠게 되므로 반도체를 켜고 끄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
2. 연구내용탄소 한 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은 전기가 잘 흐르고,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자 이동도가 매우 높아 고성능 트랜지스터를 제작하는 소재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트랜지스터를 제작하기 위해 그래핀과 접촉시키는 유전층이 고체일 경우 그래핀의 이상적인 전기 이동도를 실현하기 어렵다. 참고로 실리콘 기반의 트랜지스터는 유전층으로 산화실리콘(SiO₂)이라는 일종의 유리를 사용한다. 유리 종류의 물질이 유전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본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전층으로 공기를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 채널을 공기가 감싸는 형태로 유전층을 구성하자 전자이동도가 높은 트랜지스터가 만들어졌다. 연구진은 공기를 유전층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기판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기판의 한쪽 면에는 그래핀 채널과 금속 나노와이어 전극, 공기를 가둘 수 있는 탄성체를 배치했다. 반대쪽 면은 뚜껑처럼 덮어서 공기를 가뒀다. 이렇게 만들어진 트랜지스터는 누를 때마다 공기 유전층의 두께가 달라지면서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됐다. 이런 공기 유전층의 두께 변화에 따른 트랜지스터의 특성 변화를 이용하면 넓은 범위의 압력 센서를 구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트랜지스터 구조를 지니기 때문에 능동구동형 압력 센서 집합체를 제작할 수도 있다. 능동구동이란 전체가 아닌 압력을 주는 부분만 전기를 흘려서 신호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전체 면적을 모두 훑어서 변화를 살피지 않고 필요한 부분의 반응만 파악하므로 빠른 속도로 응답하고, 전력도 그만큼 아낄 수 있다. 또 압력의 위치뿐 아니라 세기까지 측정할 수 있는 3차원 터치 패널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
3. 기대효과이번 연구에서 제작된 압력 센서는 손으로 가볍게 터치하는 정도의 낮은 압력부터 사람의 체중을 싣는 것처럼 높은 압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3차원 터치가 가능한 터치 패널을 제작할 수 있다. 또 운동선수 발의 압력 분포를 측정해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운동화 등에도 응용될 수 있다. |
[붙임] 용어설명 |
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영국의 Springer Nature사에서 창간한 과학 학술지로, 2017년 현재 인용지(Impact factor) 11.329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권위를 가진 저널이다. 2. 그래핀탄소(C) 원자가 육각형의 그물 모양으로 배열된 구조가 연속적으로 이어진 화합물이다. 높은 전기전도성과 광학적 투과도를 갖고 있어 향후 응용 가능성이 높은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3. 능동구동(Active-matrix)수많은 트랜지스터 집합에서 원하는 소자만 개별적으로 On/Off를 조절하는 방식 4. 금속 나노와이어나노미터에서 수십 나노미터의 지름을 가지며 길이는 수십 나노미터부터 수십 마이크로미터까지 다양한 금속선이다. 5. 유전층전기장 안에서 극성을 지니게 되는 절연체이다. 유전체는 도체가 달리 절연체이므로 전하가 통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양전하에 대해서는 유전체의 음전하가, 음전하에 대해서는 유전체의 양전하가 늘어서며 극성을 지니게 된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1. 공기를 유전층으로 삼는 능동구동형 압력 센서의 구조와 작동원리: 반으로 접을 수 있는 기판의 한쪽에 그래핀과 금속 나노와이어, 탄성체 등을 배치한 뒤 덮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공기 유전층이 만들어지는데, 탄성체를 누를 때 공기 유전체의 두께가 달라지면서 압력 위치와 세기에 따른 신호를 만들게 된다. PDMS는 탄성체, substrate는 기판, 금속 나노와이어 S와 D 사이에는 그래핀이 배치됐다. 압력을 받아 전기적 신호를 주게 될 관문인 G 역시 금속 나노와이어다. 탄성체를 눌러서 압력을 주면 공기 유전체의 두께에 변화가 생기에 그에 따라 G와 S, D에 흐르는 전기 신호가 달라진다. 이 신호를 측정하면 압력의 위치와 세기 등을 알아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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