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04. 10.(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 구조 밝힌다

과산화효소 반응 이용, 신약 개발 표적될 단백질 이해 도와
UNIST 이현우 교수․서울대 김종서 교수 공동팀, JACS 논문 게재

이현우 연구그림1

질병 원인으로 꼽히는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할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 신약 개발에서 고난이도로 꼽히던 단계를 해결해 각종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전망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이현우 교수팀과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종서 교수팀은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막단백질에 특정한 화학물질을 붙여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한 결과, 미토콘드리아 내막단백질 135개의 구조를 확인하거나 바로잡았다. 미토콘트리아 내막단백질의 구조를 정확히 보여주는 지도 완성에 한걸음 다가선 셈이다.

이현우 교수는 “막단백질은 단백질 구조 분석 중에서도 고난이도 과제로 꼽힌다”며 “이번 기술은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뿐 아니라 다른 세포 소기관의 막단백질에도 적용해 구조 정보를 파악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막단백질은 세포막에 끼어있는 단백질로 세포 내에 영양분이나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망가지면 질병이 생길 수 있어 신약 개발에서는 막단백질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이현우 교수팀은 살아있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 있는 단백질을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Desthiobiotin-phenol)’을 붙인 다음 질량 분석기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했다.

고리 모양의 구조를 가지는 화합물인 페놀(phenol)이 페놀라디칼(phenol radical)이 되면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이로신(tyrosin)기’에 잘 달라붙는다. 대부분의 단백질이 타이로신기를 하나 이상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막단백질 구조 분석에 이용할 수 있다. 막단백질은 주로 막(membrane)에 끼어 있는데, 그 방향성이 중요하다. 세포막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에 페놀 종류로 염색하면, 타이로신기가 있는 부분에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 그 결과 막단백질이 어느 쪽으로 튀어나와 있는지 알 수 있다.

타이로신기를 페놀 종류로 염색하는 데는 과산화효소인 에이펙스(APEX)’가 사용됐다. 이 효소는 세포의 어느 공간에서나 활성화되는데,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페놀 종류의 수소 원자 하나를 빼앗아 반응성이 큰 페놀라디칼을 생성한다. 이 페놀라디칼은 타이로신과 공유결합을 이루므로 특정 단백질에 꼬리표를 붙일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쓰인 페놀 종류인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은 기존 연구에서 사용했던 바이오틴-페놀(Biotin-phenol)보다 염색된 단백질 조각(펩타이드)을 많이 회수할 수 있는 물질이다. 질량분석기로 분석할 시료가 많아지면 막단백질 구조 파악의 효율도 높아진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이송이 UNIST 자연과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미토콘드리아의 기질과 막사이공간에 모두 과산화수소를 넣어 반응을 유도하면, 타이로신기가 튀어나온 방향에만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이 붙게 된다”며 “과산화효소 반응을 마친 세포를 깨트려 단백질을 자르고 질량분석기로 분석하면 막단백질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막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미토콘드리아를 겨냥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며 “새로운 페놀 화합물을 이용해 막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기술은 다른 막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됐다. 연구지원은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세계선도 의생명과학자 육성)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을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Architecture Mapping of the Inner Mitochondrial Membrane Proteome by Chemical Tools in Live C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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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자연과학부: 이현우 교수 (052)217-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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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미토콘드리아 내막은 세포 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대사가 일어나는 장소 중 하나다. 산화적 인산화, 대사물질의 생성, 미토콘드리아 생성 등 필수적인 생화학적 반응이 모두 미토콘드리아 내막에서 일어난다. 특히 미토콘드리아 내막단백질들은 OxPhos, TIM/TOM, MICOS, MCU, 뉴클레오이드 복합체 등 거대 복합체를 이루며 미토콘드리아의 생리적 조절을 수행한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 내막단백질 복합체의 기능 이상은 암과 당뇨, 노화 등 대사 관련 질병과 직접 연결된다. 미토콘드리아 내막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미토콘드리아를 겨냥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미토콘드리아 내막 단백질의 막방향성을 알아내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기존의 연구들은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따로 분리해낸 후 분석하거나 단백질 결정을 만들어서 3차원 구조를 분석해 막방향성을 알아냈다. 이런 방법들은 정확성이 떨어지고, 대량신속처리(high-throughput)를 할 수 없으며, 세포 밖에서 분석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세포 내 환경을 반영할 수 없다. 따라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미토콘트리아 막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과산화효소의 페놀 라디칼 반응을 이용한 새로운 단백질 복합체 구조 분석 방법을 개발했다.

2. 연구내용

과산화효소로 알려진 퍼옥시데이스(peroxidase)는 산화제로서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기질(基質)에서 수소 원자를 빼내 반응성을 높이는 걸 도와주는 촉매제다. 퍼옥시데이스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최근에 미국 MIT의 앨리스 팅(Alice Ting) 교수팀에서 개발한 ‘에이펙스(APEX)’가 사용됐다. 에이펙스는 세포의 어느 공간에서나 활성을 가지기 때문에 막단백질의 위치나 구조를 파악하기 좋다.

에이펙스를 고리 모양의 구조를 가지는 ‘페놀(phenol)’과 반응시키면 ‘페놀라디칼(phenol radical)’이 된다. 이 물질은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이로신(tyrosine)기’에 잘 달라붙는다. 만약 어떤 단백질에 타이로신기가 있으면 페놀라디칼로 꼬리표를 달아놓을 수 있으므로 존재 여부나 위치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단백질을 표지하는 것을 ‘레이블(lable)이라고 한다.

본 연구진은 질량분석기를 이용해 페놀라디칼이 달라붙은 타이로신기를 분석함으로써 단백질 막방향성 정보를 얻었다. 미토콘드리아 기질과 막사이공간에서 따로 페놀라디칼을 넣어 단백질의 타이로신기에 꼬리표를 단 것이다. 질량분석기 분석 결과, 막단백질 A의 방향이 기질 쪽을 향해 있다면 기질 부분에서 타이로신기가 검출된다. 반대로 막사이공간을 향하고 있는 막단백질은 막사이공간에서 타이로신기가 검출된다.

기존에 에이펙스를 이용한 연구자들은 이런 구조적 정보까지는 얻을 수 없었다. 이는 페놀라디칼로 꼬리표를 달지 않는 펩타이드를 이용해 단백질체의 위치만을 분석했기 때문이다. 본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을 사용하면 단백질체의 위치뿐만 아니라, 구조적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막방향성 정보는 페놀라디칼이 붙은 펩타이드(단백질 조각) 질량 분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연구에서는 분석에 필요한 단백질 조각(레이블된 펩타이드)을 회수하는 비율이 낮았다. 따라서 본 연구진은 더 효율적으로 단백질 조각을 회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기존에 사용했던 페놀 종류의 하나인 바이오틴(Biotin) 대신 디싸이오바이오틴(Desthiobiotin)을 이용해 레이블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Desthiobiotin-phenol, 그림 1 참조)’은 바이오틴-페놀과 구조적으로 비슷하지만 ‘황(S)’이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틴-페놀을 단백질에 붙이는 과산화효소 반응을 일으킬 때, 황도 함께 산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질량 분석에 이용할 단백질 조각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반면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은 황이 없기 때문에 꼬리표를 붙인 단백질 양이 더 많다. 또 꼬리표가 붙은 단백질 조각을 분리해낼 때 사용하는 물질(스트렙타비딘)과 결합력 부분에서도 디싸이바이오틴-페놀이 더 좋은 효과를 가진다.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과 스트렙타비딘의 결합력이 더 약하기 때문에 회수할 수 있는 단백질 조각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다.

본 연구진은 새로운 페놀 화합물을 이용해 미토콘드리아 기질과 막사이 공간의 단백질들을 분석했고, 두 공간을 나누는 내막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의 구조 정보를 파악했다. 이미 알려진 58개의 내막단백질 막방향성이 옳다는 것을 확인했고, 77개의 내막단백질은 새로 밝혀내거나 잘못 알려진 부분을 정정했다.(그림2 참조)

3. 기대효과

미토콘드리아 내막단백질뿐만 아니라 막단백질은 이온, 영양분과 같은 물질 수송, 신호전달 및 세포 간 커뮤니케이션 등 세포 내에서 필수적인 작용들을 수행한다. 따라서 다양한 질병과의 관련성이 깊다. 이 때문에 막단백질은 신약 개발에 중요한 표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 중인 약(drug)의 절반 정도가 막단백질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막단백질에 관한 연구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막단백질은 단백질 구조 분석 중에서도 고난이도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번 논문에서 새로 개발한 페놀류 물질을 이용한 막단백질 분석 방법을 이용하면 많은 막단백질들의 구조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붙임] 용어설명

1. 퍼옥시데이스(peroxidase)

산화제(酸化劑: 수소수용체)로서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기질(基質)을 탈수소화시키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로 보통 과산화효소라 함

2. 페놀라디칼(phenol radical)

페놀라디칼은 모체인 페놀(phenol)에서 전자 하나가 산화된 상태의 물질이다. 수용액에서 0.001초보다 짧은 시간이 지나면 활성도가 사라질 정도로 매우 불안정하다. 하지만 단백질과 매우 잘 반응해 단백질 표면에 공유결합을 형성하며 단단히 붙을 수 있는 물질이다.

3.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소기관으로서 음식물을 산화시켜 에너지에 필요한 ATP를 생산하는 중요한 기관. 가장 안쪽에 기질(matrix)이 내막(inner membrane)으로 둘러싸여있고, 가장 바깥쪽에 외막(outer membrane)이 있는 이중막 구조이며 내막과 외막사이에는 막사이공간(intermembrane spece)이 존재한다.

4. 레이블(Label)

일반적으로 염색이라는 뜻이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단백질과 라디칼 사이의 공유결합을 형성하며 붙는 과정을 레이블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형성된 공유결합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 1. 과산화 효소와 디싸이오바이오틴-페놀을 이용한 구조 분석.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바이오틴-페놀과 다르게 ‘황’이 없는 디싸이오바이오틴(D)-페놀은 과산화효소 반응에 의해 라디칼이 되고, 주변 단백질 표면에 있는 타이로신기에 결합하는 것을 보여준다. 질량분석기에서 좀 더 강한 신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막단백질의 구조분석에 이용할 수 있다.

그림 2. 막방향성이 잘못 알려져 있던 단백질의 예시.

왼쪽은 기존에 LETM1, OXA1L, PNPT1, STOML2, NDUFA4, NDUFB10에 대해 알려져있던 막방향성이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 사용한 방법으로 분석했을 때, 기존에 알려져있던 막방향성과 맞지 않았고, 분석결과를 오른쪽에 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