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07. 26. (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배터리 속 생중계'로 더 좋은 이차전지 만듭니다!

배터리 분야 실시간 TEM 전문가 이현욱 UNIST 교수, JACS 논문 발표
리튬황전지 충·방전 시 부피팽창 직접 관찰… "이미징 한계 극복이 꿈"

이현욱 교수1

“배터리 속을 실시간으로 보는 건 중요합니다. 어디서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알아야 개선 방법을 찾을 수 있거든요. 최근 들어 이 기술의 수요가 더 커지고 있어요.”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현욱 교수(만 35세)는 배터리 분야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In Situ TEM) 전문가’다. 전 세계에서 10명도 안 되는 ‘인 시츄 템 가이(In Situ TEM Guy)’로 꼽힌다. 이 분야 실력자로 알려지다 보니 해외에서 공동연구를 제안받기도 한다. 27일(목) 미국화학회지(JACS)에 출판되는 리튬황전지의 충·방전을 실시간으로 관찰한 논문이 대표적이다.

리튬황전지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물질로 황(sulfur)을 이용하는 배터리다. 상용화된 리튬이온전지보다 용량이 10배 높다는 장점 덕분에 최근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충·방전 시 황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거나 전해액에 녹아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기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황을 다양한 화합물 형태로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현욱 교수에게 공동연구를 제안한 싱가포르 연구진은 황을 몰리브덴황(MoS₂)으로 코팅한 새로운 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이 황을 감싸기 때문에 황의 부피팽창이나 녹는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물질이 실제 배터리 내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없었다. 싱가포르에는 배터리 분야의 실시간 TEM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현욱 교수는 “싱가포르에도 TEM이 있지만 원하는 장면을 제대로 잡아낼 전문가가 없다”며 “새로운 물질을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충·방전 시 부피팽창 정도와 리튬이온의 확산 속도에 따라 달라진 부피팽창을 파악해냈다”고 설명했다.

TEM은 물질에 전자빔을 통과시켜 내부를 관찰하는 장비다. 원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 그래핀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 연구에 꼭 필요하다. 이 장비로 배터리 내부를 보려는 시도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KAIST 박사과정 연구원이었던 이현욱 교수는 우연히 TEM과 인연을 맺었다가 이 분야 전문가가 됐다. 당시 이 교수가 도전하는 세계 최초 관찰은 미국에 뺏겼지만, 연구하면서 쌓인 접근법과 경험들이 남다른 실력이 된 것이다.

이 교수는 “TEM은 10억 원을 훌쩍 넘기는 비싼 장비라 미국에서도 국가연구소와 일부 대학에만 있다”며 “KAIST에서 TEM를 다뤄봤던 경험이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할 때까지 자연스레 이어졌고, 지금은 ‘실시간 TEM’이 특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실 실시간 TEM으로 배터리 충·방전을 보는 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장비가 갖춰져도 원하는 장면과 각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 스탠퍼드대에서도 이 교수는 주말과 공휴일을 모두 반납한 채 밤새 TEM과 씨름할 정도로 이 장비와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내공은 요즘 이 교수를 ‘함께 연구하고 싶은 연구자’로 만들었다. 배터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실시간 TEM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재료연구학회(Materials Research Society, MRS)에서도 몇 년 전부터 실시간 TEM(In Situ TEM)을 다루는 세션을 따로 마련했다.

이 교수는 “엑스레이(X-ray)로 환자의 몸을 진단하면 처방이 명확해지는 것처럼, 실시간 TEM으로 배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 수명이나 출력, 용량 등의 연구를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이차전지 연구에 특화된 UNIST는 최첨단 TEM 장비를 7대나 확보해 이 분야 연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배터리 물질 개발과 더불어 배터리 이미징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기존 장비를 제대로 이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도구를 개발하는 데 힘을 보태려는 것이다.

“한 살 때 손에 배터리를 쥐고 찍은 사진이 있어요. ‘배터리가 제 운명’이었던 걸 암시하는 장면이죠. 배터리 물질 개발도, 실시간 TEM도 계속 연구해 세상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겠습니다.” (끝)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현욱 교수 (052)217-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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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논문명

In Situ Observation and Electrochemical Study of Encapsulated Sulfur Nanoparticles by MoS₂ Flakes

2. 연구배경

이차전지는 노트북이나 휴대폰 같은 전자기기를 넘어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저장장치에 응용할 정도로 다양한 산업에 이용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는 이런 수요에 적절하게 대응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이차전지 중 하나다.

현재 리튬이온전지보다 용량이 많은 이차전지(고용량 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고용량 전지를 개발하려면 양극 및 음극활물질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특히 ‘황(sulfur)’를 이용한 양극활물질이 상용화돼 사용 중인 리튬코발트산화물 양극활물질보다 10배 이상 용량이 높다는 특징이 보고돼 최근 10여 년간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그러나 황 양극활물질은 충·방전 시 부피가 팽창하고, 활물질이 용해되는 현상이 나타나 쉽게 파괴된다. 이는 전지의 수명을 단축시키게 돼 황 양극활물질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이유가 돼왔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자 나노 구조체를 이용한 대체 연구가 진행됐고, 충·방전 시 매커니즘을 분석하려는 연구도 많았다.

기존 연구는 대부분 반응이 일어난 전과 후를 간접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이었다. 이럴 경우 실제 전지 내에서 물질이 어떻게 충전되고,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에 대한 설명을 충분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3.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리튬황전지에 이용되는 황 양극활물질을 MoS₂라는 저차원 구조 물질로 코팅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충전 시 황 양극활물질의 부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또 그 속도에 따라 달라진 부피팽창을 관찰했다. 충전 전후 상태에 대한 관찰과 분석도 병행했고 부피팽창의 변화와 원인에 대해서도 규명했다.

또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실시간 인시츄(in-situ) 투과전자현미경 방법을 통해 전자현미경 내에서 직접 전지가 구동시키며 양극활물질의 부피팽창과 충전속도 변화를 직접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황 양극활물질의 거동에 대한 직접적인 이해와 부피팽창 및 파괴거동을 이해하고 그 해결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또 이러한 직접 관찰의 결과는 실제 전지에 적용할 수 있어, 실제 황 양극활물질로 전지를 만들 때를 예상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4. 기대효과

리튬이차전지는 다른 전지 시스템에 비해 출력 특성이 우수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환경적으로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점에서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저공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 밀도가 요구된다. 따라서 기존의 리튬코발트산화물을 대체할 수 있는 황 양극활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리튬이차전지로 불리는 리튬황전지의 상용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주로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해오던 리튬황전지를 학문적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붙임] 용어설명

1.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미국화학회 (Americal Chemical Society)에서 발간하는 과학학술지로 화학분야 최상위 저널로 알려짐. 2016년 기준 피인용지수 13.858

2. 이차전지

전지 중에서 방전 후에 재충전하여 다시 사용가능한 전지를 말한다. 1회의 방전만으로 사용되는 전지를 일차전지라고 한다.

전지의 양극과 음극에 위치한 물질을 각각 양극물질, 음극물질이라고 한다. 실제 전지산업에서는 양극물질 내에서 실질적으로 전기를 충전하고 방전하는 부분을 담당하는 물질을 양극 활물질(Active materials)이라고 말한다. 음극물질과 양극물질의 차이는 양극물질은 이온이 충전하고 방전하는 반응전압이 상대적으로 높은 물질을 의미하고, 음극물질은 반대로 낮은 물질을 의미한다. 그래서 두 물질을 하나의 전지로 구성했을 때, (양극물질의 전압 - 음극물질의 전압)이 전지의 전압으로 나타난다.

3. 리튬황전지

리튬이온전지와 같은 이차전지의 한 종류로서, 높은 용량과 낮은 가격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4.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In Situ TEM)

투과전자현미경은 강한 전자의 가속력을 이용해 물질의 원자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이다.

실시간 측정 방법은 물질에 특성변화를 가하고 그에 대한 모양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측정방법이다. 따라서 이 실험에서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방법이란 전지에 사용되는 황 양극활물질을 투과전자현미경 내에서 충전하면서 그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MoS2를 이용한 황 양극활물질에 코팅하는 개략도

그림2. MoS2를 씌운 황 물질의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 실험. 충전 시 입자 내의 물질의 충전 속도를 계산해 배터리의 성능을 예측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