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11. 29.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핀 결함? 구리(Cu) ‘녹 자국’으로 찾아낸다

UNIST 권순용‧김성엽 교수팀,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공기 중 열처리로 손쉽게 조사 … 고품질 그래핀 성장‧제어 기대

권순용-김성엽 교수팀1

그래핀에 생긴 결함(defects)이 한눈에 보이는 기술을 UNIST(총장 정무영) 연구진이 개발했다. 그래핀 상태를 간편하게 진단하는 것은 물론, 그래핀 결함이 생기는 원리와 과정까지 규명해 그래핀 상용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의 권순용 신소재공학부 교수팀과 김성엽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은 구리(Cu) 기판에 성장시킨 그래핀 결함을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으로 간단히 찾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을 공기 중에서 열처리해 구리 기판을 산화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결함 있는 그래핀 아래쪽만 산화돼 붉은 ‘녹’ 자국이 생기므로 현미경으로 살피면 그래핀 결함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 한 층의 얇은 물질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에 선정되며 주목받았다. 강철보다 단단하고, 열이나 전기를 잘 전달하며, 유연한 성질이 있어 투명전극‧에너지용 전극‧차세대 반도체 등에 쓰일 ‘꿈의 신소재’로도 불린다. 그러나 대면적 그래핀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결함 때문에 상용화가 어려웠다.

공동 제1저자인 조용수 UN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대면적 그래핀은 대부분 구리 위에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화학기상증착(CVD) 기술로 만든다”며 “이때 그래핀에는 다양한 나노 크기의 결함들이 반드시 생기는데, 이를 빠르고 손쉽게 알아내야 상용화를 위한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그래핀 결함을 찾아내는 기술은 있었다. 그래핀 위에 액정(LCD)을 코팅하거나, 자외선(UV)를 쪼여 달라진 부분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기술들은 다른 물질이나 장비가 필요한데다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을 공기 중에서 200이하로 열처리하면서 나타난 현상을 관찰하는 간단한 방법을 개발했다. 그래핀에 결함이 있으면 공기 중 수분이 스며들어 구리 기판을 산화시키는데, 이때 생긴 녹 자국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해 나노미터(㎚, 1㎚=10억 분의 1m) 크기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곽진성 UNIST 신소재공학부 연구교수(제1저자)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그래핀 결함이 얼마나 심하고, 어떻게 분포됐는지 단기간에 대면적으로 조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그래핀 결함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 결과를 전산모사기법으로 시뮬레이션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뒀다. 화학기상증착으로 그래핀을 생성할 때 결함이 생기는 원리와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다.

박순동 UNIST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은 “전산모사 결과, 공기 중 물 분자가 그래핀 내에 존재하는 특정 결함에서 분해되면서 산소가 나오는 게 파악됐다”며 “이 산소가 그래핀 표면으로 확산되고 구리를 산화시키므로 결함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래핀 결함이 구리 기판의 방향성과 화학증착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이번에 규명됐다. 이 연구를 주도한 두 교수는 향후 고품질 대면적 그래핀을 성장시키고, 결함을 미세하게 제어하는 데 이 기술이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용 교수는 “앞으로 구리 기반 전자소자 연결 소재 영역에서 그래핀을 도입할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품질 그래핀 시트(sheet)를 기반으로 다양한 차세대 전자소자에 그래핀을 적용하는 연구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신소재공학부의 신형준 교수와 이종훈 교수도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1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ICT R&D 과제를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Oxidation behavior of graphene-coated copper at intrinsic graphene defects of different origins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신소재공학부: 권순용 교수, 곽진성 연구교수, 조용수 박사과정 연구원 (052)217-2312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김성엽 교수, 박순동 박사과정 연구원 (052)217-2321

  • 권순용-김성엽 교수팀1
  • 연구그림1_공기 중에서 가열해 녹슨 구리 자국과 이를 통해 그래핀 결함을 찾아내는 과정
  • 연구그림2_대면적 그래핀을 200도씨에서 가열했을 때 나타는 현상_왼쪽부터 30분 60분 90분 120분이 지나면서 녹 자국이 보이는 모습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화학적 증착을 이용해 전이금속 기판 위에 고품질 대면적 그래핀을 성장시키고 이를 다양한 전자소자 분야에 활용해왔다. 하지만 그래핀 성장 과정 중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기원의 결함들 때문에 그래핀 고유의 특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는 그래핀 기반 전자소자 생산과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래핀 결함의 분포와 특성, 발생 이유에 대한 관찰과 분석이 요구된다. 그러나 기존 그래핀 결함 조사 기법들은 고가(高價)인데다가, 결함 조사를 위한 전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다시 말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그래핀 성장 기술을 향상시키기 어려웠다. 또 그래핀 결함을 넓은 면적에서 조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그래핀의 성능 저하의 주요 원인인 다양한 나노 크기 결함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이들의 물리적 특성은 어떠한지 등을 광학·전자 현미경으로 간단하게 조사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본 연구진은 먼저 그래핀을 공기 중에서 200℃ 미만의 저온에서 열처리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화학적 증착으로 성장한 그래핀/구리 이종구조에서 아래쪽 구리만 선택적으로 산화반응을 유도했다. 그 결과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난 그래핀 결함을 나노미터(㎚) 크기로 시각화해 단시간에 대면적으로 관찰하고 분석 가능한 ‘그래핀 결함 조사 기술’을 개발했다.

그래핀과 구리 중 구리만 선택적으로 산화시키는 반응의 원리는 전산모사기법으로 밝혀냈다. 공기 중에 있는 물 분자들이 그래핀 내에 존재하는 특정 결함에서 분해되어 산소기를 형성하고, 이들이 그래핀 표면에서 확산되면서 그래핀 결정립계에 축적된다. 이후 최종적으로 산소기의 역전 과정을 통해 구리에서만 산화반응이 일어난다. (그림1).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그래핀의 성능을 좌우하는 ‘결정성 정도(degree of structural deficiency)’가 결함 원인과 성장된 구리 기판의 방향성 및 화학증착 조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음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이는 추후 다양한 전자소자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이 예상되는 고품질 대면적 그래핀 성장기술과 결함 제어기술의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3. 기대효과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화학적 증착과정에서 다양한 공정 변수들(성장온도, 기판, 탄소/수소가스 비 등) 때문에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나노 크기 그래핀 결함들의 분포와 결함 정도를 단시간에, 손쉽게 대면적으로 조사할 수 있었다.

또 실험-전산모사 협업을 통해 결함 생성과 관련된 원자 수준의 근본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추후 결함을 최소화한 고품질-대면적 그래핀의 성장을 위한 미세조절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을 통해 구리 기반 전자소자 연결 소재 영역에서 그래핀이 도입되고, 고품질 그래핀 시트(shee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차세대 전자소자에도 그래핀 응용을 가속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붙임] 용어설명

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자연과학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네이처(Nature)의 자매지로 자연과학전문지이다. (2016 Impact Factor=13.092)

2. 그래핀(Graphene)

탄소(C)의 동소체 중 하나이며 탄소 원자들이 모여 2차원 평면을 이루는 구조다. 각 탄소 원자들은 육각형의 격자를 이루며 육각형의 꼭짓점에 탄소 원자가 위치하고 있다. 원자 1개의 두께로 이루어진 얇은 막으로, 두께는 0.2㎚, 즉 100억 분의 2m 정도로 엄청나게 얇으면서 물리적·화학적 안정성도 높다.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단결정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킬 수 있다.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도성이 높으며, 탄성도 뛰어나 늘리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는다. 이런 특성 덕분에 그래핀은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는다.

3. 화학기상증착(CVD)

화학기상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은 반도체 제조 공정중의 한 단계로, 화학 물질을 플라즈마나 열을 이용해 박막으로 형성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최근에는 CVD 합성법이 고품질의 그래핀 필름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메탄과 같은 탄소원을 이용해 그래핀을 기판 위에 직접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구리와 같은 촉매 금속호일 위에 성장한 대면적의 단층 그래핀은 원하는 표적 기판에 전사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CVD 그래핀은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CVD합성법은 현재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 1. 단순히 공기 중에서 저온 열처리 공정을 이용해 시각화된 나노 크기의 다양한 그래핀 결함 이미지와 선택적 구리 산화 메커니즘 모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