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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도자료는 IBS 대외협력실 주관으로 배포됐음을 알려드립니다. 국제 엠바고에 따라 2017년 12월 19일 오전 5시부터 게재 가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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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스티브 그래닉(Steve Granick) 단장(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과 연구진이 효소의 이동 기작에 대해 기존 가설을 뒤집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그간 무작위 방향으로 운동하며 확산한다고 여겨졌던 효소가 박테리아처럼 방향성을 갖고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우리 몸에만 7만여 가지가 있는 효소(enzyme)*는 생체에서 촉매 작용을 하는 단백질이다. 기질(반응물)은 효소를 만나면 화학 반응이 빨라지며 생성물이 되는데, 이 때 효소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반응을 조절한다. 이러한 효소의 특성으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반응들이 제때 만들어진다. |
*효소(enzyme): 생체에서 촉매작용을 하는 단백질. 신진대사의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각기 다른 반응물들을 만들어 대표적인 효소로는 소화에 작용하는 판크레아틴(pancreatin), 혈전을 녹이는 유키나아제(urokinase)다. |
효소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진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효소 분자는 촉매 작용 외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아, 브라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효소가 기질이 있는 곳에서 확산**이 빨라진다는 연구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효소가 화학쏠림성***을 가진다는 가설이 유력하게 제시됐다. |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 액체나 기체 속에서 미소 입자들의 불규칙한 운동. 마이크로 수준의 작은 입자와 주변의 액체/기체 분자가 충돌해서 일어난다. **확산(Diffusion): 확산의 정도는 단위 시간 당 입자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였는지와 비례한다. 입자의 브라운 운동에 의존하고, 대류같은 대량 흐름 없이 물질을 전달한다. ***화학쏠림성(주화성, chemotaxis): 유기체가 특정 화학물질 쪽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박테리아나 단세포, 체세포 등이 특정 화학물질 농도가 높은 쪽으로 움직인다. 박테리아가 먹이를 찾을 때, 정자가 난자를 찾을 때 나타난다. |
일반적으로 효소의 움직임을 관찰할 때에는 형광 상관 분광법(Flourescence Correlation Spectroscopy, 이하 FCS)을 쓴다. FCS는 레이저 빔을 시료에 쏴 빔 영역을 지나가는 형광 입자 정보를 얻는 분석법이다. 실험 대상인 효소에 형광 분자를 달고 FCS로 레이저 빔의 형광 변동을 감지한다. 레이저 영역을 지나는 입자 수, 확산 속도 등 통계적 정보를 얻는다. 연구진은 FCS 분석법에 그래닉 단장 연구팀이 보유한 강점 기술 STED(Stimulated Emission Depletion, 자극방출고갈현미경)*를 접목해 레이저 빔 영역을 극도로 작게 만들었다. 보통 FCS의 레이저 빔 영역은 지름 250nm이다. 효소 지름인 10nm의 25배 길이에 해당한다. 반면 STED-FCS는 빔 영역을 50nm로 줄일 수 있다. 큰 빔 영역에서는 관찰할 수 없었던 미시적인 효소 움직임을 STED-FCS로는 보다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이유다. |
*자극방출고갈현미경(Stimulated Emission Depletion Microscope): 빛의 회절 한계를 피하기 위한 현미경 기술. 필요 없는 부위의 전자를 자극-방출시킨 뒤 중심부의 고갈 광선(depletion beam)만 얻는다. 회절 한계가 지름 225nm 가량인데 STED는 40nm 이하도 측정이 가능하다. |
연구진은 두 번의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기질과 효소의 상호작용만을 보고자 위치에 따라 농도 차가 나는 칩을 설계했다. 일반 FCS를 이용해 효소인 우레아제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기존 연구와는 반대로 효소가 기질이 적은 쪽으로 이동함을 발견했다. 기질이 많은 쪽에는 효소농도가 낮았고, 기질이 적은 쪽에 효소 농도가 높았다. 기존의 화학쏠림성 가설을 뒤집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반-화학쏠림성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다음으로 같은 칩을 STED-FCS로 관찰해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효소가 한 방향으로 가다가 무작위 방향의 움직임을 반복하는 ‘달리기와 뒹굴기(run&tumble)’를 보인 것이다. 달리기와 뒹굴기는 먹이를 효율적으로 찾고자 직진과 무작위 방향 운동을 반복하는 박테리아의 움직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테리아가 먹이 쪽으로 움직이는 반면 효소는 기질이 적은 쪽으로 움직인다. 반응 체계가 없는 효소가 이같이 움직이는 이유는 효소가 촉매작용을 하면서 기질 반대방향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제1저자인 지아영 연구위원은 "단백질 분자에 지나지 않는 효소가 마치 박테리아나 세포 등 미생물처럼 방향을 갖고 움직였다”며 “앞으로 여러 효소간의 상호작용을 비롯해 신진대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 이론적인 이해를 제공한 츠비 틀루스티(Tsvi Tlusty) 그룹리더는 “효소가 기질을 피하는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결과”라며 “효소의 촉매작용이 강력하기 때문에 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기작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간하는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IF=9.661)에 12월 19일 새벽 5시(한국시간)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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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1. 논문명/저널명Enzyme Catalysis Produces Anti-Chemotaxis/ 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 저자정보Ah-Young Jee, Sandipan Dutta, Yoon-Kyoung Cho, Tsvi Tlusty, and Steve Granick* 3. 연구내용 보충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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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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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미세 칩에서 효소(우레아제)의 반-화학쏠림성: 왼쪽으로 갈수록 기질 농도(A-하늘색)가 높아지는 칩에서, FCS로 관찰한 효소는 기질이 적은 쪽에 몰린다. 확산 속도는 기질 농도가 높은 곳에서 가장 크다. 이는 효소가 기질을 피하는 반-화학쏠림성을 가지며, 기질 농도가 높을수록 이런 경향이 더 강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A) 미세 유체 칩의 설계도. 효소-기질-완충용액(Enzyme-Substrate-Buffer)이 왼쪽 주입구에 들어가고, 기질 없이 효소만 완충용액에 녹인 효소-완충용액(Enzyme-Buffer)이 오른쪽에 주입된다. 효소 농도는 전체 칩에 걸쳐 동일하게 되고, 기질 농도는 왼쪽으로 갈수록 높아진다. (B) 효소인 우레아제의 농도(검정)와 기질인 요소의 농도(회색)가 수로 위치에 따라 정반대의 곡선을 그린다. (C) 칩 위치에 따른 효소의 확산 계수(얼마나 빠르게 확산하는가)를 나타내는 그래프. 기질이 있을 때는 왼쪽으로 갈수록 효소 확산이 빨라지고, 기질이 없는 상태에서는 효소 확산 계수가 일정하다. (D) 매우 작고 정교하게 설계된 미세 유체 칩의 사진. |
[그림 2] 효소의 ‘달리기와 뒹굴기(run&tumble)’ 움직임 모식도: ‘달리기와 뒹굴기’는 짙은 녹색 경로처럼, 방향성을 갖고 이동하다가 한 지점에서 무작위 방향으로 움직임을 반복한다. 반면 확산은 무작위 방향으로 운동(브라운 운동)을 하면서 농도가 낮은 쪽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림 3] 박테리아 움직임(왼쪽)과 효소 움직임(오른쪽): 포도당 등 영양분(파랑)이 있으면, 박테리아(흰색)는 직진했다가 방향을 바꾸는 ‘달리기와 뒹굴기’ 움직임을 반복한다. 효소(빨강)도 기질(녹색)이 있는 환경에서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효소-기질 사이에 반응이 일어나면 기질이 생성물(노랑)으로 변하면서 효소는 ‘달리기와 뒹굴기’를 반복하면서 기질 농도가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그림 4] STED-FCS 측정 (A) 푸른 영역은 일반 FCS에서 사용하는 레이저의 초점영역. STED를 이용하면 주황색 타원형 영역으로 초점이 좁혀진다. (B) 빔 사이즈 회색-70nm, 파랑-100nm, 검정-250nm에서 위쪽이 기질 없을 때, 아래쪽이 기질이 있을 때를 나타낸다. 빔 영역이 작을수록, 효소가 빠를수록 효소가 영역을 통과하는 시간이 짧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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