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7. 12. 27. (수)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반 접어도, 망치질해도 작동하는 ‘폴더블 배터리’

UNIST 송현곤 교수팀, 초음파 분무로 유연한 리튬이온배터리 전극 제작
고용량·고신축성 배터리 구현… Advanced Materials 게재 및 표지 선정

[연구그림3] 폴더블 배터리의 모습과 이 배터리를 접고 구부리고 두드리는 장면

디스플레이를 접어서 쓰는 ‘폴더블 폰(Foldable phone)’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접을 수 있는 배터리 기술에도 관심이 높다. 특히 UNIST(총장 정무영) 연구진이 최근 발표한 ‘폴더블 배터리(Foldable battery)’는 180도 접거나 구겨도, 또 망치로 내리쳐도 성능이 유지돼 크게 주목받고 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송현곤·박수진 교수팀은 접어도 성능이 유지되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제작하는 전극 물질과 구조를 개발해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받아 2월호 표지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새로 개발한 ‘폴더블 리튬이온배터리’는 1,000번을 접고 펴도 물리적·전기적 특성을 유지했다. 어떤 각도로 접어도 배터리 용량이 달라지지 않았으며, 절반으로 접어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망치로 두드리거나 구겨도 LED 전구를 켜는 데 문제가 없었다. 기존 딱딱한 전극 물질을 유연한 재료로 바꾸면서 구조도 새로 제안한 덕분이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이차전지다. 이들 전극은 리튬이온이 포함된 ‘활물질(active material)’과 활물질에 전자(electron)를 전해주는 ‘집전체(current collector)’, 둘을 이어주는 ‘도전제(conducting agent)’와 ‘바인더(binder)’ 4가지로 이뤄진다. 활물질과 도전제, 바인더는 가루 형태라서 이들을 알루미늄이나 구리로 된 판(foil)에 발라서 전극을 만든다.

그런데 집전체인 알루미늄이나 구리는 딱딱하기 때문에 구부리거나 접으면 전기전도성이 낮아진다. 또 변형이 반복되면 집전체와 활물질이 분리돼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송현곤 교수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분자 나노 물질을 지지체로 도입했다. 콜라병을 만드는 페트(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를 나노섬유로 만들어 지지체로 쓴 것이다. 페트 메트(PET mats)는 유연한데다 구멍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표면적이 넓다. 그 덕분에 같은 넓이에도 더 많은 활물질을 붙일 수 있고 배터리 용량도 크게 늘일 수 있다.

제1저자인 황치현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활물질은 전기 에너지를 화학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 양이 많다는 건 에너지를 더 많이 담는다는 의미”라며 “다공성 나노물질을 집전체로 쓴 덕분에 고용량 배터리 구현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집전체에 활물질을 단단하게 붙이는 기술로는 초음파 분무법이 이용됐다. 양극의 경우, 초음파 에너지를 쏘아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초음파 분무 장치에 막대기 모양인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 Tube)와 활물질을 함께 넣고 뿌렸다. 이렇게 하면 탄소나노튜브가 활물질을 집전체 위에 단단하게 고정시키게 된다. 음극에는 탄소나노튜브 대신 은나노와이어(Siver Nanowire)와 활물질을 함께 뿌려 집전체에 고정했다.

송현곤 교수는 “탄소나노튜브와 은나노와이어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도전제와 바인더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며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시스템에 사용하던 다양한 활물질을 그대로 쓰면서 간단한 방식으로 집전체에 활물질을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향후 기계적·전기화학적 특성이 우수한 고유연성 집전체를 설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유연성을 가지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폴더블 배터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끝)

  • 논문명: Foldable electrode architectures based on silver-nanowire-wound or carbon-nanotube-webbed micrometer-scale fibers of polyethylene terephthalate mats for flexible lithium-ion batteries
  • 폴더블 배터리 개발팀_송현곤-박수진 교수팀
  • [연구그림1] 폴더블 배터리 전극 제조 과정과 전자현미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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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최근 스마트폰과 PC 같은 모바일 제품에 사용되는 유연하고(Flexible)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가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이차전지도 변형 가능하고 구부러져도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이차전지가 변형돼도 아무 문제없이 구동하려면 유연한 이차전지 내에서 ‘집전체’의 전기적인 특성이 유지돼야 한다. 또 반복적인 변형 과정을 거치더라도 ‘활물질’이 단단하게 집전체 위에 붙어있을 수 있는 안정성과 내구성이 필요하다.

기존에 보고된 유연한 이차전지 연구들은 대부분 복잡한 공정과 값비싼 활물질을 사용해야만 했다. 또 신축성을 확보하더라도 이차전지에서 발휘할 수 있는 용량 측면에서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일반적인 배터리에서 사용되는 활물질들이 신축성 배터리에 적용돼도, 반복적인 변형에서 집전체와 단단하게 붙어있지 못해 고유연성 이차전지를 개발하는 데 여전히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진은 간단한 초음파 분무 방법으로 유연한 집전체 위에 활물질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집전체로는 유연한 고분자(polymer) 매트를 사용하고, 양극에는 하이브리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와 활물질을 초음파 분무 방법으로 접착시켰다. 음극에는 탄소나노튜브 대신 은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를 쓰고 같은 방법으로 전극을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탄소나노튜브와 은나노와이어는 분무되는 과정에서 활물질을 고분자 매트에 물리적으로 고정시킨다. 이 덕분에 유연한 이차전지를 위한 새로운 활물질을 개발하는 번거로움 없이 기존 활물질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집전체 표면적 대비 전극 활물질의 양을 상당히 증가시켰을 뿐 아니라 절대적인 용량 또한 향상시켰다.

이렇게 개발한 전극은 실제로 구부리고 접어도 용량 변화가 거의 없었고, 전극의 활물질 양이 많더라도 내부단락이나 전극 붕괴 없이 초기의 높은 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180도 각도로 접더라도 하이브리드 탄소나노튜브와 은나노와이어가 활물질과 단단하게 결합을 유지해 LED 전구를 작동하는 데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새로 개발한 고신축성 리튬이온배터리는 1,000번을 접고 피더라도 물리적이나 전기적으로 안정성을 유지했다. 또 접고 펴는 과정에서 내부단락이나 저항 증가가 없이 배터리가 구동된다는 게 확인됐다. (*R/R0‹1.5, 처음 용량 대비 ~100% 용량 유지) 이뿐 아니라 어떤 각도로 접혀있든 동일한 용량을 나타내며, 다른 집전체에 비해 우수한 수명 특성과 안정성을 가지는 걸 보여줬다. 이번에 개발한 고신축성 이차전지는 현재 보고된 연구 중 가장 높은 정도로 구부려도 작동했고, 용량 밀도도 가장 우수하다.

3. 기대효과

본 연구팀에서 개발한 ‘고분자 복합체 기반 탄소/실버 신축성 집전체’ 개발은 기본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활물질을 적용해 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유연성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향후 기계적 혹은 전기화학적 특성을 가지는 고유연성 집전체 설계에서 탄탄한 기반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폴더블 폰(Foldable Phone)’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도입해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기술로 생각된다. 접거나 구겨도 전기전도도가 유지되는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모바일 기기의 디자인이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전지, 슈퍼 커패시터, 연료 전지, 수소 기술, 열전기, 광촉매, 태양 광 발전 기술, 자기 냉각 및 압전 재료를 포함한 에너지 관련 연구를 다루는 최고 수준의 과학 저널 (2017년 기준 Impact Factor: 19.791)

2. 리튬이온전지(Lithiumion battery, Li-ion battery)

충전과 방전을 통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이차전지의 일종으로, 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하는 전지다. 충전 시에는 리튬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다시 이동해 제자리를 찾는다. 리튬이온전지는 크게 양극, 음극, 전해질, 분리막으로 이뤄진다. 보통 양극 물질은 리튬산화물로, 음극 물질은 탄소화합물로 만든다. 전해질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의 직접 접촉을 막는다. 양극, 음극, 전해질로 어떤 물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지의 전압과 수명, 용량, 안정성 등이 크게 달라진다.

3. 활물질(活物質, Active Material)

전지의 전극 반응에 관여하는 물질로, 전극 용량과 관련된다. 전극은 알루미늄(양극)이나 구리(음극) 호일에 활물질, 도전제(conducting agent), 바인더를 합친 합제를 발라서 만든다. 이때 활물질(리튬산화물)은 합제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도전제는 활물질의 전도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바인더는 이들이 잘 붙을 수 있는 ‘풀’ 역할을 한다.

4. 집전체(集電體, Current Collector)

외부 도선에서 제공되는 전자를 전극 활물질로 공급하기 위한 중간 매개체다. 전극의 활물질은 모두 가루 형태인데, 이들을 펴 발라서 말거나 접는 형태로 만들어 배터리 안에 삽입하기 위해서는 지지체가 필요하다. 알루미늄이나 구리 호일로 만들어진 집전체는 가루 상태의 활물질이 판의 형태로 배터리 내에서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지지체 역할을 담당하고, 또한 두 극판의 화학물질이 만들어내는 전기에너지를 회로에 연결한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용액공정을 통한 하이브리드 고분자 복합체 기반 전극 제조 과정과 전자현미경 이미지: (왼쪽부터) 고분자 복합체 위에 카본/실버/활물질 전기 분무 과정을 통한 전극 제조. 제조된 전극의 전자현미경 이미지.

그림2. 전체 전지 조립과정과 구김에 대한 전압 변화, 접는 각도에 따른 용량 변화: (왼쪽부터) 용액공정을 통해 제조된 전극으로 완전한 전지(cell)를 조립하는 과정. (위) 제조된 전극을 구겼을 때 전압의 변화 (아래) 일반적인 전극을 구겼을 때 전압의 변화. (오른쪽) 접는 각도에 따른 용량 구현 그래프.

그림3. 리튬이온배터리 조립 후 접히거나 구겨지거나 망치질을 한 후에도 LED전등이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동영상 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