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 02. 26.(월)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뇌세포 발달 조절단백질(cofilin) 생성원리 밝혔다

민경태(UNIST)·김경태(POSTECH) 교수팀, 뇌발달 핵심 원리 규명
EMBO 저널 발표… “뇌 발달장애의 예방과 치료에 기여할 것”

뇌신경세포 발달에 문제가 생기면 지적장애를 비롯한 각종 뇌질환이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려면 뇌신경세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하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를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의 생성원리를 밝혔다.

UNIST(총장 정무영) 생명과학부의 민경태 교수팀과 POSTECH(총장 김도연) 융합생명과학부의 김경태 교수팀은 신경세포의 발달과 시냅스(synapse) 형성에 중요한 단백질, ‘코필린(cofilin)’발현*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명확하게 규명했다.

*발현(expression): DNA를 구성하는 유전정보, 즉 유전자에 의해 생물을 구성하는 다양한 단백질이 형성되는 과정.

인간의 뇌 속에는 대뇌피질에만 약 100억 개의 신경세포(neuron)가 존재한다. 신경세포끼리 연결된 구조를 시냅스라고 하는데, 여기서 신호가 전달돼 정보처리와 저장이 이뤄진다. 시냅스 구조는 자극에 따라 역동적으로 조절돼 숫자나 모양이 달라진다. 이때 신경세포 끝에서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축삭돌기(axon)의 방향 설정이나 성장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김경태 POSTECH 교수는 “시냅스 연결이 정확하지 않으면 뇌세포 간에 신호전달이 방해될 뿐 아니라 기억과 학습 능력에도 차질이 생긴다”며 “이번 연구로 뇌 발달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가능해져 뇌 발달장애의 예방과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필린은 액틴(actin)이라 불리는 미세섬유와 상호작용해 신경세포 축삭돌기의 성장 속도와 방향조절을 유도한다는 건 이미 알려졌다. 그러나 코필린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코필린 단백질의 번역*이 일반적인 번역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생체 내에서 단백질은 DNA에 있는 유전정보를 가져와, 단백질 아미노산에 맞는 암호로 바꾼 뒤(전사), 리보솜(ribosome)**에서 합성(번역)된다. 복제된 유전정보는 mRNA(messenger RNA)가 전달하는데, 이때 다양한 유전인자가 달라붙어 리보솜을 끌어오면서 단백질 합성이 시작된다.

*번역(translation): 생체 내에서 DNA로부터 복제된 mRNA의 염기서열을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로 고쳐 쓰는 작업. 이 과정은 세포질 내의 단백질 합성공장과 같은 리보솜에서 일어난다.

**리보솜(ribosome): 아미노산을 연결해 단백질 합성을 담당하는 세포소기관. ‘단백질 합성공장’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그런데 기존 번역방식과 다르게, 코필린 mRNA 앞에는 아이리스(IRES, Internal Ribosme Entry Site) 활성을 가지는 부위가 있었다. IRES가 활성화되면 mRNA를 리보솜에 바로 연결해 단백질 합성을 시작할 수 있다. 숙주를 감염시켜야 하는 바이러스나 위급상황에서 빠르게 단백질을 만들 경우 IRES를 활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코필린 단백질의 번역은 IRES를 이용한다는 점을 입증했다. 축삭돌기 말단에서 코필린 mRNAIRES에 엔피티비(nPTB)라는 단백질이 결합하면서 코필린 번역이 증가했던 것이다.

제1저자인 최정현 POSTECH 생명과학과 대학원생은 “코필린에서 IRES의 활성을 막자 단백질 합성이 줄어들었고, nPTB를 제거하자 축삭돌기의 회전에 문제가 생겼다”며 “이는 모두 코필린 단백질의 번역이 IRES를 매개로 이뤄진다는 걸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민경태 UNIST 교수는 “이번 연구를 종합하면, IRES를 매개로 코필린 단백질이 신속하게 합성되면서 액틴의 길이와 방향을 조절해 정확한 시냅스가 형성되도록 돕는다고 정리할 수 있다”며 “뇌신경 발달장애를 막는 핵심 단백질의 생성원리를 밝힌 것이라 향후 지적장애 유발 뇌질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분자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엠보 저널(The EMBO Journal)’에 게재됐다. 연구지원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뇌과학원천기술과제, 차세대바이오그린21과제를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IRES-mediated translation of cofilin regulates axonal growth cone extension and turning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생명과학부: 민경태 교수 (052)217-5202

  • [연구진 사진] 코필린 단백질의 발현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진_왼쪽부터 박동근 UNIST 연구원 최정현 POTECH 연구원 민경태 UNIST 교수
  • [연구진-사진]-김경태-포항공대-교수
  • [연구그림] 축삭돌기 말단에서 코필린이 번역되는 양을 비교한 모습_IRES가 활성화될 경우 가장 길어진 축삭돌기를 볼 수 있다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뇌신경세포 간 신호전달이 이뤄지는 ‘시냅스(Synapse)’의 구조는 자극에 따라 역동적으로 조절된다. 따라서 시냅스가 정확하게 연결되려면 축삭돌기(신경세포 말단)의 방향 설정과 성장이 필수적이다. 만약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뇌신경세포 간에 신호전달이 방해받을 뿐 아니라 기억과 학습 능력에도 차질이 생긴다. 결론적으로 이 과정을 규명하는 일은 뇌발달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뇌질환의 예방 및 치료와 연결된다.

신경세포 축삭돌기의 성장은 코필린(Cofilin)’이라는 단백질과 액틴(Actin)’이라 불리는 미세섬유가 상호작용하면서 이뤄진다. 두 물질이 상호작용하면서 축삭돌기가 자라는 속도와 방향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필린 자체가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부분은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본 연구진은 코필린의 번역이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인 단백질 번역(Translation)과 다를 가능성에 착안해 분자세포학적 기전(mechanism)을 규명하기로 했다.

2. 연구내용

코필린은 뇌신경발달장애를 막는 핵심 분자다. 이번 연구에서는 코필린 단백질이 축삭돌기 말단에서 활발하게 합성되며 국소적으로 조절되는 데 핵심적인 기작을 밝혔다. 코필린의 생성기작을 명확하게 밝힌 최초의 연구다.

생물학에서는 유전정보를 해독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번역(Translation)’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단백질은 세포질 내에 있는 리보솜(ribosome, 단백질 합성공장)에서 만들어지는데, 이때 DNA 유전정보(염기서열)를 복제한 mRNA의 염기서열을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배열로 고쳐 쓰는 작업(번역)이 이뤄진다. 이때 ‘번역게시 조절자’를 비롯한 다양한 유전인자가 동원돼 리보솜을 mRNA로 당겨온다.

그런데 코필린의 경우는 일반적인 번역과 다른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mRNA 앞부분에 ‘아이리스(IRES, Internal Ribosome Entry Site)’ 활성을 가지는 부위가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코필린 mRNAIRES에 조절단백질이 결합해 코필린의 번역을 조절한다는 것을 검증했다.

IRES는 바이러스 등이 번식하는 과정에서 활용되는 인자로, 리보솜을 mRNA로 바로 가져옴으로써 번역을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IRES 활성 부위를 가진 코필린 mRNA는 일반적인 번역에 비해 신속하게 단백질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이 ① 코필린의 IRES 활성을 막자, 해당 신경세포는 발달이 늦어질 뿐만 아니라 축삭돌기 말단의 회전능력도 사라졌다. 또 ②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해 코필린의 IRES 활성 부위를 잘라낸 교정유전자를 만들었는데, 이 유전자를 가진 세포에서는 코필린의 발현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두 가지 실험은 코필린 단백질의 생성기작에는 IRES를 매개하는 번역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3. 기대효과

지적장애를 초래하는 여러 뇌신경질환에서는 뇌신경세포의 발달( growth and axon guidance)과 신호전달이 감소하면서 뇌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 발견된다. 따라서 뇌신경세포의 발달을 규명하는 일은 뇌신경질환을 비롯한 지적장애의 이해에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섬유와 상호작용해 신경세포의 축삭돌기의 성장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데 영향을 주는 코필린 단백질이 생성되는 기전(Mechanism)을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뇌발달과 뇌발달신경장애를 유발하는 핵심분자인 코필린에 대한 이해를 넓혀 향후 지적장애를 일으키는 뇌질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3. 기대효과

지적장애를 초래하는 여러 뇌신경질환에서는 뇌신경세포의 발달( growth and axon guidance)과 신호전달이 감소하면서 뇌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 발견된다. 따라서 뇌신경세포의 발달을 규명하는 일은 뇌신경질환을 비롯한 지적장애의 이해에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섬유와 상호작용해 신경세포의 축삭돌기의 성장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데 영향을 주는 코필린 단백질이 생성되는 기전(Mechanism)을 규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뇌발달과 뇌발달신경장애를 유발하는 핵심분자인 코필린에 대한 이해를 넓혀 향후 지적장애를 일으키는 뇌질환 치료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붙임] 용어설명

1. 엠보 저널(The EMBO Journal)

엠보(EMBO Journal)는 분자생물학과 관련 분야에서 독창적인 연구를 소개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다. 1982년부터 유럽분자생물학기구(European Molecular Biology Organization)에서 발행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기준 피인용 지수(Impact Factor)는 9.792다.

2. mRNA(messenger RNA)

유전자(DNA)에 적힌 유전정보를 전달할 틀(mold)로 사용되는 리보핵산(RNA). 유전자에서 유전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복제하는 과정을 전사(transcription)라고 한다.

3. 번역(Translation)

유전자에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 하나로, mRNA가 전사한 DNA 염기서열을 단백질의 아미노산 배열로 고쳐 쓰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세포 속 단백질 합성공장이라 불리는 리보솜(ribosome)에서 이뤄진다.

4. IRES(Internal Ribosome Entry Site)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내부 리보솜 진입 자리’가 된다. 단백질이 번역되는 과정에서 mRNA가 리보솜이 바로 들어오게 만들어주는 RNA secondary structure를 말한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뇌신경세포 축삭돌기의 발달

생쥐의 뇌 속에 있는 해마 신경세포로 실험하면서 관찰한 모습이다. 뇌신경세포의 축삭돌기 발달은 IRES 기작을 이용한 코필린의 발현 양에 따라 크게 차이난다. 이 현상은 공초점현미경으로 관찰한 후 그 길이를 측정했다. 

no 5’UTR은 IRES 기작을 통하지 않고 합성되는 코필린을 의미하며, 일반적인 뇌신경세포에서 축삭돌기가 자라는 모습을 나타낸다. 5‘UTR은 IRES 기작을 통하여 코필린 단백질 번역이 일어나도록 만든 것으로 대조군(no 5‘UTR)에 비해 축삭돌기가 길게 성장한 것을 볼 수 있다. 1-34는 코필린 발현 양을 늘린 상태에서 IRES 활성 부위를 잘라낸 상태다. IRES가 제 기능을 못하자 축삭돌기의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2. 뇌 신경세포의 축삭돌기 말단의 회전 능력

IRES를 통한 코필린의 번역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조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축삭돌기 말단의 회전 능력이 결핍됐음을 공초점현미경을 통해 관찰했고, 회전 각도를 측정해 차이를 보여줬다.

왼쪽 상단은 약물처리를 하지 않은 축삭돌기의 모습이고, 오른쪽 상단은 축삭돌기 회전을 촉진시키는 약물(Sema 3A)을 처리한 모습이다. 약물 처리를 할 경우 축삭돌기의 회전이 활발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단의 두 그림은 코필린 번역에 관여하는 단백질(nPTB)를 제거한 상태를 보여준다. 약물을 처리하지 않거나(왼쪽), 처리한 상태(오른쪽) 모두 회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코필린 단백질이 축삭돌기의 회전에 관여하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