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 03. 21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래도시에서 고래와 함께하는 미래 꿈꿔요”

UNIST 기초과정부 브래들리 타타르 교수, 고래고기 소비자 연구 발표
울산 사회 ‧ 문화에 큰 관심 … 장생포, 반구대 암각화 후속 연구 계획

“울산과 고래는 다양한 관계로 엮여 있습니다. 반구대암각화, 포경산업부터 지금의 고래문화마을까지 각각 독특한 해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 흥미로운 연구주제입니다.”

UNIST(총장 정무영) 기초과정부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 교수는 최근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자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마린폴리시(Marine Policy)’에 출판했다. 외국인 학자가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다.

이번 연구는 고래고기를 먹는 소비자들의 시각을 다뤘다. 연구진은 울산 고래축제 참가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선호와 특성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많은 소비자들이 불법 유통된 고래고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불법 유통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로 고기를 구입한다는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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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소비자의 수요가 불법 포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불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책적 조치가 강화된다면 불법 포획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DNA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검사 강화와 소비자 대상 교육을 진행한다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불법 포획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함께 연구를 수행한 정창국 기초과정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비자 인식을 분석해 고래고기 소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했다”며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을 벗어나 소비자 입장에서 실용적 미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교수는 고래고기 소비 관련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이번에는 울산에 대한 지역적 연구를 넘어서 일본과의 비교연구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지는 한국과 국가적으로 고래고기를 소비하는 일본의 사례를 상호 연구하는 것이다.

2010년 UNIST의 인문사회교육 강화를 위해 영입된 타타르 교수는 울산에 관한 다양한 인류학적 연구를 수행 중이다. 타타르 교수는 “울산은 포경의 중심이었던 ‘고래도시’이자 중화학 산업화 중심에 있는 ‘산업도시’의 특성을 지닌 입체적 도시”라며, “다양한 사회 ‧ 문화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에서 연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그의 관심을 끄는 주제는 ‘울산의 고래문화’다. 2010년 처음 장생포를 방문하며 고래와 울산에 대한 관심을 가진 타타르 교수는 지난해 장생포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매년 고래축제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타타르 교수(오른쪽)와 정창국 교수(왼쪽)

2017년 울산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발간된 민속조사 보고서 사업에 참가하기도 했다. 타타르 교수는 최진숙 기초과정부 교수와 함께 ‘고래문화’ 부분을 맡아 울산과 고래가 맺어온 이야기들을 다채롭게 담았다.

타타르 교수는 고래와 울산에 대한 다양한 후속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래로 상징되는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연구도 그 중 하나다. 타타르 교수는 “현대적 도시의 상징으로 고대 암각화의 고래 형상이 사용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사례”라며 “암각화의 현대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타타르 교수는 학생과의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김세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학생은 수업을 통한 인연으로 타타르 교수와 함께 돌고래 방생과 그 영향에 대한 논문을 작업 중이다.

타타르 교수는 “고래는 환경의 상징으로, 인간-동물이 어떤 관계로 나아가야 할지 제시해 온 특별한 동물”이라며 “고래와 인간, 환경의 미래를 그려나갈 최적의 장소인 고래도시 울산에서 계속해서 좋은 연구를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끝)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김석민 담당 (052)217-1231

기초과정부: Bradley Tatar 교수 (052)217-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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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Bradley Tatar 교수와 일문일답

1.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UNIST 기초과정부의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 교수입니다. 저는 미국 휴스턴 출신으로, 뉴욕주립대(SUNY)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며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석사논문은 코스타리카의 커피농장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인류, 사회, 정치학 및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2. 한국에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한국에 대해서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대학원에서 아내(최진숙 UNIST 기초과정부 교수)를 만나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저희는 함께 라틴아메리카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최진숙 교수가 한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가톨릭대와 카이스트 등에서 교편을 잡다가 2010년 최 교수를 따라 울산으로 오게 됐습니다. 당시 UNIST가 학생들의 창의력 고양을 위해 인문사회과학 분야 연구진을 보강하고 있었는데, 저와 인연이 닿은 겁니다.

3. 울산에서 고래를 연구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 울산에 왔을 때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울산의 어떤 점이 재밌을지, 제가 연구할 주제가 무엇일지 찾아봤죠. 그러던 중 장생포에 방문하게 됐고, 고래박물관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박물관에서 나오자 수많은 고래고기 식당을 보게 됐습니다. 여기에서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울산에서 고래고기를 먹는 문화에 대해서요.

고래고기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고래연구소의 연구원에게 물어봤고, 그때부터 ‘울산의 고래’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수업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면서 학생들에게 고래축제에 참가하도록 독려했어요. 그리고 다양한 방면으로 울산의 고래 문화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설문조사에 대한 의견도 이 과정에서 얻었는데요. 이후 설문조사 분석에 강점을 가진 정창국 UNIST 기초과정부 교수와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4. 고래 연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나요? 특히 울산에서 진행하는 고래 연구는 남다를 것 같습니다.

고래 연구는 ‘인간-동물 간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둘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계속 변화해왔습니다. 과거 인간에게 동물은 사물 또는 가축에 지나지 않던 시기가 있습니다. 동물이 단순한 소유물이거나 물품을 생산하는 도구 정도로 여겨진 겁니다. 하지만 최근엔 동물복지에 대한 개념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동물’, ‘존중해야 할 생명으로서 동물’에 대한 인식이 성장한 것입니다.

이는 사회 변화에 따른 인식의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사회가 변하면서 환경이나 인간, 동물의 개념도 지속적으로 달라지고 다양한 관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시대에 따른 인식과 제도의 변화에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래에 관한 여론, 제도 등의 변하는 과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과학적 포경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 변화 과정이나, 돌고래 수입금지 조치에 따라 나타나는 갈등을 살피고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 분석해보는 것입니다.

한편으로 고래는 여러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합니다. 고래가 국제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울산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고래를 보호하기도 해야겠고, 고래고기를 먹는 문화도 존중해야 하니까요. 점차 인간과 환경의 공존이 강조되고,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 해양 보전 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고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래의 도시’이자 ‘고래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울산은 이 연구를 진행하기 가장 좋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5. 고래마을 장생포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장생포는 늘 새롭게 성장하는 흥미로운 장소입니다. 장생포의 공간적 특성에 대한 논문을 따로 쓰기도 했습니다.(Place-making, Landscape and Materialities: Whales and Social Practices in Ulsan, Korea. 한국문화인류학(2017.7)). 장생포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하는 공간입니다. 제가 처음 울산에 왔을 때에 비하면 새로운 것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생태체험관, 고래탐사여행선, 장생포 옛 마을 조성 등의 사업을 통해 고래에 관한 문화를 담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생포 옛 마을 조성은 포경문화와 현대 장승포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과거 역사적 사건과 그 의미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장생포를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하고 있는 것이죠. 또 장생포에 세워진 ‘로이 채프먼 앤드류스(Roy Chapman Andrews)의 동상’도 뜻 깊습니다. 인디아나 존스의 모델로 회자되는 그가 울산에 와서 ‘귀신고래’의 뼈를 수집했던 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장생포와의 독특한 관계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덩치가 큰 귀신고래는 등에 미생물이 많이 자라는 종인데요. 수심이 얕고 등을 긁을 수 있는 해안이 있는 환경을 좋아합니다. 이런 환경이 장생포에 갖춰져 있죠. 앤드류스는 1910년대 울산에서 고래를 탐사하고 발견한 귀신고래에게 ‘회색고래(Korean Gray Whales)’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이밖에도 귀신고래에 여러 이름들이 붙여졌는데, 이것들이 울산과 고래에 관한 역사적 이야기의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6. 고래고기에 대한 다음 연구 계획도 갖고 계신가요?

최근 기획 중인 연구는 한국과 일본의 고래고기 문화를 비교하는 것입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주로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를 다뤘는데요. 이건 울산이라는 특수성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전체에서 고래고기 소비는 울산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울산 등 동남권 지역을 벗어나면 고래고기 소비는 활발하지 않은 편입니다. 한편 일본의 경우엔 전 지역에서 고래고기 소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비교연구를 통해 고래고기 소비를 분석하고 인식 차이도 살펴보는 게 목표입니다.

7. 이번에는 울산에 대한 이야기를 여쭤보겠습니다. 외국인의 관점에서 느끼신 울산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요?

울산은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과거부터 고래에 대한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포경도시’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근현대 최전성기를 누린 ‘공업도시’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문화적으로 특별합니다. 지역적이고, 향토적인 요소가 많다는 건 저 같은 인류학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울산은 서울이나 대전에서 마주했던 딱딱한 도시의 인상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재밌습니다. 이런 다양한 면이 여러 연구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8. 향후 울산에 대한 다른 연구계획이 있나요?

반구대암각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울산과 반구대암각화가 맺고 있는 관계, 그 의미에 대해 재해석을 해보고 싶습니다. 선사시대 누군가 새겨 놓은 암각화는 여러 의미로 읽힐 수 있습니다. 저는 고래사냥과 주술적 의미를 넘어 현대적 의미로 반구대암각화를 읽어보려고 합니다. 일례로 반구대 암각화는 버스 정류장 등 울산 곳곳에 새겨져 있습니다. 첨단도시인 울산에 선사시대의 상징이 쓰인다는 건 재밌는 현상입니다. 지금 울산에 새겨진 암각화는 과거의 것과 다른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울산과 반구대암각화가 어떤 의미로 연결돼 있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