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 06. 20. (수)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파 통하는 금속? ‘사인곡선 무늬’로 해결!

UNIST 변영재 교수팀, 금속 환경서 무선 통신하는 새 방법 발견
그려진 무늬 따라 주파수 결정… Applied Physics Letters 게재

[연구그림] 금속에 전파를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는 무늬의 모습_직사각형 속 사인곡선 무늬가 반복된다

승강기를 타면 종종 전화가 끊어진다. 통신에 필요한 전파를 금속이 가로막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보통 승강기에 중계기를 달아서 해결하는데, 더 간편한 방법이 나올지 모른다. ‘특정 무늬’를 새기면 금속도 전파를 통과시킬 수 있다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변영재 교수팀은 평면에 무늬를 새겨 넣는 것만으로 금속 통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금속에 전파를 통과시키는 ‘전자기 유도 투과(Electromagnetically induced transparency, EIT)’의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자기 유도 투과는 물질을 이루는 원자에 빛(전파 포함)을 쏘거나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줘서, 특정 파장을 통과시키는 걸 말한다. 그 파장에게만 물질이 투명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금속은 전파를 흡수하거나 반사시키기 때문에 전파를 못 통과시키지만, 전자기 유도 투과 기술을 쓰면 특정한 파장은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런데 금속 통신을 위해 전자기 유도 투과 기술을 쓰기는 어려웠다. 이 기술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극저온 환경이거나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고강도 광학 펌프 같은 정교한 장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변영재 교수팀은 극저온 환경이나 복잡한 장치 없이도 전자기 유도 투과가 가능한 방법을 찾아냈다. 절연체 위에 직사각형 속 사인곡선이 반복되는 무늬를 새기자 특정 주파수의 전파가 금속을 통과하는 걸 발견한 것이다. 무늬의 크기나 배치를 바꾸면 통과하는 주파수 범위도 조절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자간나트 말릭(Jagannath Malik) 박사는 “사인곡선 모양의 무늬를 이용해 전자기 유도 투과에 성공한 사례는 최초”라며 “규칙적으로 그려진 똑같은 무늬에 전파 에너지가 갇혔다가 금속을 통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직사각형 속에 만들어진 사인곡선 무늬는 전파를 잠깐 동안 잡아두게 되는데, 이때 에너지가 모이면서 금속 사이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무늬의 크기나 형태를 달리할 때마다 투과시키는 파장이 달라진다는 것도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변영재 교수는 “현재 개념은 평면에 새긴 무늬로 전파를 투과시킬 수 있는 메타 물질*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인곡선 무늬의 형태와 크기에 따른 정확한 주파수 범위를 연구하면 전파 손실을 줄이면서 금속 통신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타 물질(Meta Materials):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만든 인공물질. 전자기 유도 투과 현상을 메타물질에 구현하면 전파가 금속을 통과하게 만들거나, 빛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는 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물리협회에서 발간하는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Applied Physics Letter)’ 최신호에 실렸다. (끝)

  • 논 문 명: Electromagnetically induced transparency in sinusoidal modulated ring resonator
  • 저자정보: Jagannath Malik(UNIST, 제1저자), Sai Kiran Oruganti(지엔오션), 송성규(UNIST), 고낙영(UNIST), 변영재(UNIST, 교신저자)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 (052)217-2113

  •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_왼쪽부터 송성규 연구원 사이 오루간티 박사 변영재 교수 자간나트 말릭 박사 고낙영 연구원
  •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자간나트 말릭 박사가 사인곡선 무늬가 새겨진 절연체를 손에 들고 있다
  • [연구그림] 금속에 전파를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는 무늬의 모습_직사각형 속 사인곡선 무늬가 반복된다
  • [연구그림] 직사각형 속에 사인곡선 무늬를 새긴 절연체 판은 특정 주파수의 전파를 통과시킨다
  • [연구그림] 직사각형 속에 사인곡선 무늬
  • [연구그림] 직사각형 속 사인곡선 무늬 새긴 절연체 판과 실험 데이터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전자기 유도 투과(Electromagnetically induced transparency, EIT)는 원자 수준에서 일반적으로 관찰되는 근접 간섭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종종 극저온 환경이나 고강도 광학 펌프 같은 정교한 실험 조건 아래서 볼 수 있다. 전자기 유도 투과 기술을 이용하면 빛(전파 포함)이 모두 흡수되는 스펙트럼 상에서 특정 파장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대역을 만들 수 있다.

만약 평평한 면에 인공적으로 어떤 구조를 만들어서 전자기 유도 투과 현상을 만들 수 있다면, 복잡한 설정 없이 금속 통신이 가능해진다. 빛이 흡수되는 스펙트럼 중에서 특정 파장만 투과시키는 구조는 평면에서 물리적 구조를 변경해 조절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기가헤르츠(㎓)에서 테라헤르츠(㎔) 대역까지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자연계에서 나타나지 않는 특성을 지닌 물질을 메타 물질(meta materials)이라고 하는데, 특정 파장 영역만 통과시킬 수 있는 평면 구조를 지닌 금속도 여기에 포함된다. 메타 물질은 예외적인 전송, 자기 거울, 보이지 않는 은폐, 느린 파동, 음의 굴절, 초지향성 등의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지난 몇 년간 특정 파장 영역에서 전자기 유도 투과 등을 시도할 수 있는 메타물질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메타 물질에서 나타나는 전자기파의 움직임은 이 물질을 이루는 메타 원자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메타 물질 배열에서 근거리 전자기장 간섭 효과를 이용하면 2차원 메타 물질 평면에서 투과도가 높은 특성을 가져 파장 손실이 적은 설계가 가능하다. 이런 설계에 따라 나타나는 특정 무늬들은 금속의 반사나 강한 분산 등을 억제할 수 있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직사각형 고리 내부에 정현파 변조(sinusoidal modulation, 사인곡선)로 만들어진 메타 원자(meta-atom)에서 전파를 잡아두는 현상이 관측됐다. 사인곡선이 홀수 반주기 변조를 갖는 입사 편광이 주어지면, 전파 에너지가 무늬 속에 모였다가 금속을 통과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사각고리의 스펙트럼 거동을 살피고, 직사각형과 정사각형 고리 내부에 사인곡선을 새기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연구했다.

3. 기대효과

현재 개념은 사각형 고리 형태의 메타 물질에서 특정 파장을 통과시키는 원리를 이해하고,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현상을 정확하게 제어하면 저속파 구조, 저손실 및 향상된 방사 억제 장치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평면에 새겨넣은 사인곡선 무늬.

왼쪽 위는 절연체 위에 무늬를 그려넣은 평면의 실물이고, 그래프는 이 판을 가운데에 두고 신호를 주고받은 실험 결과다. 2.4기가헤르츠(㎓) 대역의 파장이 금속을 잘 통과하는 결과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