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 06. 28.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무처럼 늘어나는 분리막, 스트레처블 배터리 실현!

UNIST 박수진-최남순 교수팀, 늘어나는 배터리용 분리막 소재 개발
고무 기반 다공성 막 성형 기술… Advanced Energy Materials 게재

[사진] 고무처럼 쭉쭉 늘어나는 배터리용 분리막

고무처럼 ‘늘어나는 배터리(stretchable battery)’를 완성할 기술이 개발됐다.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들어가는 ‘분리막’을 늘어나게 만든 최초의 시도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수진-최남순 교수팀은 늘어나는 배터리에 적합한 늘어나는 분리막을 개발했다. 분리막은 양극, 음극, 전해질과 더불어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요소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분리함으로써 단락 현상을 막고, 이온의 이동통로를 제공한다.

기존 ‘늘어나는 배터리’ 연구는 전극 물질이나 배터리 시스템 변형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이때 분리막은 주로 ‘겔(gel) 고분자 전해질’이나 ‘부직포 형태’를 썼는데,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비쌌다. 이에 박수진-최남순 교수팀은 간단하고 값싼 방법을 이용해 분리막 자체를 늘어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Styrene-Butadiene-Styrene rubber, SBS 고무)’를 재료로 써서 늘어나는 성질, 즉 연신성(延伸性)을 확보했다. 또 이 물질을 용매에 녹였다가 다른 용매에 담가 상(相)을 분리시키는 상전이(相轉移) 방법을 써서 균일한 구멍을 많이 형성했다. 이렇게 만든 ‘늘어나는 분리막’은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정상 작동했을 뿐 아니라 2배 이상 늘려도 분리막 역할을 잘 수행했다.

SBS 고무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어떤 용매에서는 잘 녹고, 어떤 용매에서는 잘 녹지 않는다. 만약 SBS 고무를 잘 녹이는 용매 속에서 다른 용매가 섞이면, 증발시킬 때 다공성 구조가 만들어진다. SBS 고무를 잘 녹이지 못하는 용매가 사이사이에 끼어들어 구멍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1저자인 신명수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고무 재료가 다양한 용매와 상호작용하면서 여러 가지 다공성 구조를 만들게 된다”며 “그 결과 배터리용 분리막에 적절한 다공성 구조를 가지면서 고무처럼 잘 늘어나는 연신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1저자인 송우진 UNIST 박사는 “상전이 방법은 다양한 고분자에 적용 가능한데, 늘어나는 배터리용 분리막 제조에는 처음 시도됐다”며 “재료와 용매, 상전이 조건 등을 조정하면 원하는 특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늘어나는 분리막을 현재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유기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했다. 그 결과 정상일 때는 물론 2배 이상 늘어난 상태에서도 분리막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다. 또 폭발 위험성이 없는 차세대 이차전지인 수계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하자 배터리 성능 자체를 높였다.

최남순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유기 전해질 기반 리튬이온배터리뿐 아니라 수계 전해질 기반 시스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분리막이라는 걸 입증했다”이라며 “겔 고분자 전해질을 주로 사용해왔던 배터리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 전반을 주도한 박수진 교수는 “이번 성과는 상전이 방법으로 늘어나는 배터리의 분리막을 개발하고 적용한 최초의 사례”라며 “배터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 분야에 적용 가능한 다공성 막제작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621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나노 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을 통해 이뤄졌다. (끝)

  • 논문명: Highly Stretchable Separator Membrane for Deformable Energy Storage Devices
  • 저자정보: 신명수(제1저자), 송우진(제1저자), 최남순(교신저자), 박수진(교신저자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수진 교수 (052)217-2515

  • 박수진-최남순 교수팀1
  • [연구진] 늘어나는 분리막을 개발한 UNIST 연구진_왼쪽부터 신명수 연구원, 박수진 교수, 최남순 교수, 송우진 박사
  • 박수진-최남순 교수팀-늘어나는 배터리1
  • 박수진-최남순 교수팀-늘어나는 배터리2
  • [사진] 고무처럼 쭉쭉 늘어나는 배터리용 분리막
  • [사진] 늘어나는 분리막을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장면
  • 교수님 프로필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최근 웨어러블(wearable) 기기의 등장과 발전으로 딱딱한 기계장치들을 연신(延伸)가능한 차세대 기기로 만들려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신 가능한 배터리의 발전도 진행되고 있으며, 배터리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 역시 연신 가능한 물질로 대체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배터리 집전체(集電體)를 연신 가능한 형태로 개발하는 연구가 중점적으로 추진돼왔다.

배터리의 주요 구성요소 중 ‘분리막(分厘膜)’은 음극(陰極)과 양극(陽極)의 접촉을 물리적으로 방지하고, 배터리 에너지의 원천인 이온의 이동통로를 제공한다. 하지만 연신 가능한 분리막 연구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기존에는 (gel) 고분자 전해질과 고무 재료를 이용해 전기방사(electrospining) 방법으로 제작한 부직포 형태의 분리막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제조 과정이 복잡하고 비싸며 외부 응력(應力)에 의해 그 구조가 쉽게 붕괴된다. 심지어는 음극과 양극이 서로 접촉해 단락(短絡)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진은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Styrene-Butadiene-Styrene rubber)’를 기반으로 비용매 유도 상분리법(Nonsolvent Induced Phase Separation, NIPS)’을 이용해 고연신성 분리막을 개발했다.

비용매 유도 상분리법은 다공성 막을 제조하는 한 방법이다. 고분자와 용매가 녹아있는 용액을 비용매에 담가 고분자의 상전이를 유도하는데, 상전이 된 고분자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구조의 다공성 막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쉽고 간단하지만, 민감한 제조 조건들과 다양한 매개변수를 요구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균일한 기공구조와 배터리에 적합한 물리적 성질을 갖는 분리막을 만드는 조건을 찾는 게 매우 까다로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배터리에 적합한 다공성 구조를 얻기 위해,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의 고분자가 가지는 고유한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용매와 고분자 농도를 조절했다. 이렇게 제조한 막은 서로 다른 기공 구조를 갖는데, 이 물질의 물리적 성질도 분석했다. 또 제작된 분리막을 연신 가능한 배터리에 적용하고,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완전히 늘어나는 배터리’를 실현했다.

본 연구진은 연신성 분리막제조 과정에서 다양한 인자를 조절해 원하는 다공성 구조를 만들어냈다. 분리막의 구조는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와 용매의 고유한 용해도계수(溶解度係數, solubility parameter)에 의해 결정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용매 간의 친화도(affinity)를 조절하면서 고분자가 상전이 과정에서 발현되는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적절한 다공성을 지닌 막으로 제조하는 데 이용했다.

제작된 분리막은 연신 특성과 기공을 조절하는 게 가능하다. 간단한 용매 및 비용매 간 친화도를 조절해 다양한 기공 크기(수백 나노미터~수 마이크론미터)를 만들 수 있으며, 고분자 농도를 조절해 다양한 연신 특성(270~470%)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반복적인 연신/수축 과정에서도 물리적으로 안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연구진은 이 분리막을 유기 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배터리에 적용했다. 이 배터리는 연신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으며, 100% 연신된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했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분리막뿐 아니라, 연신성 배터리에서도 분리막 역할을 잘 수행하는 걸 증명했다.

수계 전해질 기반의 리튬이온배터리 구조에도 이 분리막을 적용했다. 이 배터리는 분리막이 없는 구조로, 음극과 양극이 평면상에 존재하는 형태다. 이 구조에서 연신성 분리막을 음극과 양극 사이에 두어 기존보다 45% 높은 부피당 에너지를 내도록 만들었다. 제작된 연신성 배터리는 100% 연신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했으며, 이는 분리막이 연신되는 과정에서 음극과 양극의 접촉을 막고, 리튬이온의 이동통로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걸 증명한다.

3. 기대효과

본 연구팀에서 개발한 ‘늘어나는 분리막’은 간단한 상전이 방법으로 연신성 고분자를 다공성 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향후 다양한 연신성 고분자를 이용한 다공성 막 설계를 위한 근본적인 연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양한 연신성 다공성 막은 배터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분야에도 적용 가능한 소재로 자리 잡을 것으로 사료된다.

 

[붙임] 용어설명

1.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전지, 슈퍼커패시터, 연료전지, 수소 기술, 열전기, 광촉매, 태양광 발전 기술, 자기 냉각 및 압전 재료를 포함한 에너지 관련 연구를 다루는 최고 수준의 과학 저널(2017년 기준 Impact Factor: 16.721)

2. 스티렌-부타디엔-스티렌 고무(styrene-butadiene-styrene rubber)

스티렌과 부타디엔의 공중합체로서 신발 밑창이나 타이어 등 내구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사용되는 고무다.

3. 용해도계수(溶解度係數, solubility parameter)

열역학적 계산을 통해 구해지는 고분자 및 용매의 응집 에너지. 용해도 계수가 가까운 물질끼리는 용해하기 쉬우므로 고분자를 녹일 때 용매 선택의 예측이 가능하다.

4. 활물질(活物質)

전지의 전극 반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물질. 이차전지에서 크게 양극활물질과 음극활물질로 나뉜다.

5. 수계 전해질

이차전지의 전해질 일종으로 물을 이용한 전해질. 기존의 유기용매 기반의 전해질에 비해 높은 이온전도도와 안정성, 저렴한 비용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음.

6. 비용매 유도 상분리법(Nonsolvent induced phase separation, NIPS)

고분자를 균일하게 용매에 용해시킨 후 이를 일정하게 성형 후 비용매에 넣는다. 이 때 용매와 비용매 확산에 의해 고분자 용액의 조성이 변하고, 고분자의 침전이 일어나면서 용매가 차지하는 부분을 기공으로 만드는 방법이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연신성 분리막 제조와 연신성 수계 리튬이온전지로 적용: (위)대규모 생산 가능한 비용매유도 상전이법을 통한 연신성 분리막 제조 과정. (아래) 연신성 분리막을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시스템에 적용할 경우와 연신성 수계 리튬이온전지로 응용할 경우 성능을 보여주는 그래프.

그림2. 다공성 분리막의 다양한 기공 구조 조절과 물성 조절: (위쪽) 용매와 비용매 사이의 친화도를 조절해 다양한 기공 구조를 변화시킨 모습. (아래) 고분자 농도를 조절해 다공성 막의 물성을 변화시킴(신축성, 기계적 내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