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 09. 06.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스로 고성능 촉매’, 천연가스 직접 쓰는 연료전지 만든다

UNIST 김건태 교수 공동연구팀, SOFC 성능 높일 전극 소재 개발
국제학술지, JMCA에 주목할 논문(Hot Paper) 및 9월 표지 선정

self-assembled-alloy-nanoparticles-in-a-layered-double-perovskit

연료전지에서 전기 생산을 돕는 ‘촉매가 스스로 성능을 높이는 현상’이 보고됐다. 이런 현상을 보이는 촉매를 이용하면 메탄 같은 탄화수소를 직접 써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연료전지를 만들 수 있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 교수팀은 신지영 숙명여대 교수, 한정우 서울시립대 교수, 정후영 UNIST 교수와 공동으로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의 성능을 높일 새로운 연료극 소재(촉매)를 개발했다. 새 촉매는 연료전지가 작동과정에서 내부 물질이 표면으로 올라와 합금을 이룬다. 이 덕분에 탄화수소를 직접 써도 망가지지 않고 성능을 유지한다.

이번 연구는 ‘촉매 물질이 스스로 합금을 이뤄 반응 효율을 높이는 현상’을 최초로 보고해 재료화학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서 주목할 논문(Hot Paper)’으로 뽑혔다. 또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97()일자 표지로도 선정됐다.

SOFC는 공기 중 산소를 수소나 탄화수소 등의 연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유해물질 배출이 적고, 작동하면서 나오는 열(heat)까지 쓸 수 있어 발전효율이 90% 이상으로 알려졌다. 수소를 쓰면 물만 배출하는 청정 에너지원이지만, 아직 수소의 생산과 저장이 까다로워 값비싼 형편이다. 따라서 셰일가스를 비롯해 천연가스, 메탄, 프로판, 부탄가스 등의 탄화수소를 직접 쓰는 SOFC 개발이 활발하다.

문제는 기존 SOFC에 쓰이는 촉매가 탄화수소 계열의 연료를 쓰면 급격히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탄화수소 계열의 연료에 포함된 탄소나 황 등으로 촉매 표면이 오염되면서 성능이 악화된다. 이를 해결하려면 촉매 성능을 높이는 물질을 더하는 추가 공정이 필요했다.

김건태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기존 SOFC의 문제를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Layered Perovskite) 구조로 설계한 새로운 촉매로 해결했다. 전기 생산에 필요한 화학반응을 돕는 물질(코발트, 니켈)을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 심어뒀다가, 연료전지가 작동하면 저절로 올라와 합금을 형성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제1저자인 권오훈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코발트와 니켈은 SOFC 작동 시 효과적인 촉매 물질로 알려져 있다”며 “기존에는 전극을 만들 때 이들 물질을 추가했는데, 새로운 촉매는 SOFC 작동 시 표면으로 올라와 코발트-니켈 합금을 이루면서 성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메탄가스를 연료로 직접 사용해 500시간 이상 전류의 강하가 전혀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또 촉매의 활성화 정도만 따졌을 때도 기존에 보고된 촉매보다 4배 뛰어난 반응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김건태 교수는 “기존 SOFC 연료극 소재(촉매)는 탄화수소 연료를 직접 사용했을 때 초기에 높은 성능을 보여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기는 어려웠다”며 “새로 개발한 금속 합금 촉매는 우수한 촉매 성능을 보여 연료전지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기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

  • 논문명: Self-assembled alloy nanoparticles in a layered double perovskite as a fuel oxidation catalyst for solid oxide fuel cells
자료문의

홍보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건태 교수 (052)217-2917

  • 이번 연구를 주도한 UNIST 연구진_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오훈 연구원, 김건태 교수, 주상욱 연구원, 시바프라카시 생고단 박사
  • Self-assembled alloy nanoparticles in a layered double perovskit
  • [연구그림] 촉매 내부 물질이 표면으로 올라와 합금을 이루는 과정 모식도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는 모든 구성요소가 고체로 이루어진 간단한 연료전지다. 이 장치에 들어가는 소재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전해질의 손실과 보충, 부식의 문제도 없다. 또 복합 발전 능력이나 높은 효율 등 많은 장점을 지녀 산업용 발전장치로 쓰이기에 많은 장점을 지닌다.

SOFC의 연료극에는 일반적으로 니켈 서멧(Ni Cermet: 세라믹스와 금속의 합금)’이라는 소재가 사용된다. 수소 등의 연료가 산소와 만나는 산화 반응이 일어날 때 촉매 활성이 높다는 장점 덕분이다. 하지만 수소가 아닌 탄화수소(천연가스, 메탄, 프로판, 부탄 등)을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연료가 완전히 산화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연료에 포함된 탄소(C)가 연료극 표면에 침적되고 연료에 포함된 황(S) 불순물 때문에 연료극이 상하는 것이다. 이는 연료전지를 장기간 작동시킬 때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다양한 탄화수소계 연료를 사용하면서도 장기간 출력 성능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SOFC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탄화수소용 연료전지 전극을 만들기 위해 니켈(Ni)을 구리(Cu)나 세륨(Ce) 등 다른 물질로 대체한 새로운 서멧 계열 전극을 개발한 바 있다. 이들 물질은 탄화수소를 사용해도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나 니켈을 사용할 때만큼 전극 성능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런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연료극 제조과정에 촉매를 외부에서 넣어주는 함침법(infiltration),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등을 사용해 초기 성능을 보완하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SOFC 작동 환경 상 고온에서 촉매 입자들이 응집돼 촉매의 비대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반응 표면적을 감소시켰다. 이는 다시 전기화학적 성능을 감소시키는 문제로 이어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면서, ‘저비용 고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SOFC 연료극을 개발하고, 이를 제조할 공정법을 개발하고자 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열적 화학적 안정성을 가지는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시스템을 기반으로 스마트 촉매 자가 재생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했을 때 안정성이 높으며, 공정법도 간단한 새로운 형태의 연료극 물질을 개발했다.

스마트 촉매 자가 재생법은 SOFC 작동 환경에서 촉매 물질이 연료극 표면으로 올라오는 현상을 말한다. 기존에는 외부에서 촉매를 첨가해 연료극의 성능을 높여줬지만, 이 방법을 쓰면 추가공정 없이 수소와 탄화수소 연료의 산화반응에 좋은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연구에서는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에 스마트 촉매 자가 재생이 잘 되는 물질들을 도핑해 금속 합금 촉매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전극 소재의 성능을 시험한 결과 800oC에서 메탄을 연료로 사용했을 때, 탄소 침적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500시간 이상 안정성 평가를 한 결과 전류의 강하가 전혀 발생되지 않았다. 또한 메탄을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분리하는 개질 반응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이산화탄소 변환 효율이 기존에 보고된 전극 소재보다 약 4배 정도 높은 촉매 특성을 증명한 것이다.

3. 기대효과

연료전지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료’ 개발이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박막 전해질을 개발하는 세라믹 공정으로 저항을 감소시키고 출력을 배가해 SOFC의 제작비용을 낮추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새로운 연료극 물질은 SOFC의 제작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료전지의 세계 시장 규모는 1조 8000억 원으로 연평균 85%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DOE)도 2020년경 세계 연료전지 시장 규모가 400억 달러(42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중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은 64억 달러(6조 8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새로운 연료극 물질 개발로 SOFC 제조원가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어 상용화 역시 앞당겨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기존 물질에 비해 탄소에 뛰어난 저항성과 높은 성능이 보장된 SOFC의 새로운 연료극의 개발은 환경친화적인 SOFC의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연료전지 산업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안정성 문제와 더불어 연료 선택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세계 연료전지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 (SOFC, solid oxide fuel cell)

산화지르코늄(ZrO2)이나 세리아(CeO2) 등의 고체산화물을 전해질로 이용하는 연료전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미래 동력원이다. 전해물질 주위에 서로 맞붙어 있는 두 개의 전극(연료극, 공기극)으로 구성된다. 공기 중의 산소가 공기극을 지나고, 수소가 연료극을 지날 때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물, 열을 생성한다. 연료의 연소반응 없이 에너지를 만들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과 달리 황, 질소산화물 등 유독물질의 배출이 없고 에너지 효율도 60% 이상으로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높다.

2.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Layered Perovskite)

일반 페로브스카이트는 이온반경이 큰 희토류 등 원소들과 원자반경이 작은 전이금속, 그리고 산소이온에 의해서 8면체를 이룬다.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는 이온반경이 큰 원자를 일부 치환함으로써 원자 크기의 차이로 규칙적으로 층이 만들어진다. 일반 페로브스카이트에 비해 산소이동도와 수소 생성 환경에서의 구조 안정성이 우수해 고체 산화물 수전해 전지의 성능 및 안정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3. 스마트 촉매 자가 재생법(Exsolution)

환원 시 일반 페로브스카이트 구조에서 격자에 있는 전이금속이 표면으로 올라오는 현상. 표면으로 올라온 나노입자들은 수소 및 탄화수소 산화 촉매 역할을 한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JMCA 97일자 표지 그림: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전극 물질(촉매)가 회색 덩어리로 표현돼 있다. 확대된 원 안에 그려진 그림은 SOFC가 작동하면 내부에 있던 코발트(Co)와 니켈(Ni)이 표면 위로 올라와 합금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그림2. 금속 합금 촉매 형성 개략도: 이번 연구에서는 금속 합금 촉매의 용리(exsolution) 현상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하고, 수소 및 탄화수소 산화 촉매 역할을 하는 나노 입자들을 표면에 생성해 직접 탄화수소용 연료전지 연료극 물질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중층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속에 있던 코발트(Co)와 니켈(Ni)이 연료전지 작동 시 표면으로 용출돼 합금을 이루는 현상을 보인다.

그림3. 수소 및 탄화수소에서 촉매 특성 평가: 그림a는 수소를 연로로 사용했을 때 기존 전극과 전기화학적 성능 비교 그래프다. 기존 전극 대비 약 2배의 전력 출력 밀도를 보여준다. 그림b는 CO₂ 변환 효율 비교 그래프이다. 메탄을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반응에 있어서, 기존 촉매 물질보다 약 4배 뛰어난 CO₂ 변환 효율을 보여준다.

그림4. 탄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했을 때 안정성 평가 결과: 800oC에서 메탄을 연료로 사용했을 때, 500시간 동안 전류 변화를 측정해 안정성 평가를 시행한 그래프. 전류의 강하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탄소 침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탄화수소 계열 연료를 직접 사용해 안정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음이 입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