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 11. 01.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암(癌)까지 살아서 가는 ‘고효율 나노 입자’ 치료제

UNIST 유자형·강세병·김채규 교수팀,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 개발
나노 치료제의 안전성과 성능 향상… Nature Communications 발표

그림1_단백질 보호막을 가진 약물 전달체의 작동 모식도

암(癌)만 공격하는 똑똑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에 중요한 기술이 개발됐다. 약물을 담아 옮기는 ‘나노 입자’를 ‘단백질 보호막’으로 감싸서 안전성과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의 유자형, 김채규 교수와 생명과학부의 강세병 교수 공동 연구팀이 체내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약물 전달체 플랫폼 기술과 물질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IF:12.353) 1() 온라인 판에 발표됐다.

약물 전달체는 글자 그대로 치료제를 담아 표적으로 삼은 세포에 전하는 물질이다. 기존에도 수만 가지의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미미했다. 체내에 존재하는 수백 가지 단백질이 약물 전달체에 달라붙었기(단백질 코로나 현상) 때문이다. 이 현상 때문에 약물이 암세포 등 표적에 도달해도 치료효율이 매우 낮았고,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독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유자형 교수는 “매우 안정적이라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특수 단백질로 잘 조직된 보호막을 만들면 단백질 코로나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며 “단백질로 단백질을 막는 일종의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인데, 이번에 개발한 물질과 기술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우선 재조합 DNA를 이용해 ‘매우 안정한 부분’과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부분’을 가진 재조합 단백질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이 단백질로 약물을 전달할 나노 입자 표면을 둘러싸 보호막으로 활용했다. ‘단백질 보호막을 가진 약물 전달체(PCSN)’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물질이 실제 생체환경에서도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생체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 일정 시간 동안 담가뒀다. 이때 단백질 보호막이 외부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는 단백질학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보다 10배 정도 효율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이용한 약물 전달 효과도 살폈다.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는 오랜 시간 생체환경에 노출돼도 면역세포에 잡히지 않으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었다. 또 암세포를 가진 생쥐 실험에서도 기존에 보고된 약물 전달체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하면서 생체에 독성도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 교수는 “이번에 밝혀진 연구결과는 암 치료는 물론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 열-광학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향후 재조합 단백질의 설계를 다르게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노 치료제 분야의 오랜 염원인 만능 플랫폼에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 가능할 것이라며 “새로운 ‘표적 지향형 약물 전달 시스템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UNIST의 오준용, 김한솔 석‧박통합과정 연구원과 엘.팔라니쿠마(L.Palanikumar)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UNIST 연구지원본부의 서정곤 교수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곽상규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연구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끝)

  • 논문명: Cloaking nanoparticles with protein corona shield for targeted drug deliver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생명과학부: 강세병 교수 (052)217-5325

자연과학부: 김채규 연구교수 (052)217-2652

  • 유자형 교수3
  •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암제어 연구센터)의 센터장을 맡은 강세병 UNIST 생명과학부 교수
  • 김채규 교수4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암세포만 골라서 제거하는 ‘스마트 약물전달(Smart Drug Delivery)’ 시스템 분야에서는 최근 수십 년간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질병 진단과 손상된 조직 복구, 다양한 질병 치료 등이 가능할 전망이라 주목받고 있다. 특히 21세기 초에 등장한 나노기술(Nanotechnology)은 이 분야를 빠르게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나노입자 크기가 세포보다 작고, 물리적․광학적 성질도 매우 특이해 질병 진단과 치료에 유용할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노기술에 대한 장밋빛 미래와 달리, 실제 암세포 진단과 치료에 나노기술을 적용한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나노입자가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아 전달하는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 나노입자를 암세포를 가진 실험쥐에 주사했을 때, 100개 입자 중 평균 7개만 암세포로 도달한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나노입자 기반의 약물 전달체를 생체에 투여해도 이와 비슷한 저조한 효율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이는 스마트 약물전달 시스템의 치명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최근 연구동향에 따르면 나노 약물 전달체의 효율이 낮은 주요 원인으로 단백질 코로나 현상(Protein corona phenomenon)’이 꼽힌다. 기존 약물 전달 시스템이 생체(Bio-fluid) 환경에 직면하면서 이미 존재하는 수백 종의 단백질에 흡착된다는 것이다. 이 현상으로 인해 나노입자들은 결국 표적 암세포가 아닌 다른 장기에 쌓이거나 체내 면역작용에 노출돼 대식세포에 의해 제거된다. 이는 나노 약물 전달체의 치명적인 기능 저하와 체내 독성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나노 기술을 이용한 치료, 나노메시딘(Nanomedicine)’ 물질이 우리 몸에서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하려면, 반드시 단백질 코로나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나노 입자 표면을 새로운 방식으로 개질(Funtionalization)해 생체 환경에 있는 다른 단백질에 흡착되는 단백질 코로나 현상을 막았다. 이를 통해 약물 전달체가 표적 암세포에 도달하는 효율을 높이고, 면역세포의 작용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약물 전달 플랫폼을 제안했다.

핵심 아이디어는 목적에 맞게 설계된 ‘재조합 단백질(Recombinant Protein)’과 나노 입자의 상호작용에 있다. 재조합 단백질은 매우 안정해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는 큰 부분(α)과 특정 유전자 서열에 따른 기능성(예를 들면, 표적 지향성)을 갖는 작은 부분(β)로 이뤄졌다. 나노 입자 표면에 이 단백질로 보호막(Protein Shield)을 둘러싼 나노 입자는 외부 단백질로부터 보호받게 된다. 단백질로 단백질을 막는 이이제이(以夷制夷)’ 효과를 갖게 된 것이다. (그림1)

연구진은 특히 재조합 단백질 보호막과 일반 나노입자가 생체환경에서 외부 단백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분자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단백질학(Proteomics) 등 다양한 경로 분석을 활용했다. (그림2) 또 재조합 단백질 보호막을 둘러싼 나노 입자를 유사 생체환경(55% Serum)에 오랜 시간 담가두면서 표적에 도달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그 결과 4시간 정도 지나도 표적 암세포에 성공적으로 도착했으며 면역세포에 의해 포식되지도 않았다. (그림3)

나아가 생쥐 모델에 암세포를 심어 생체 효능검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약물 전달용 나노 입자보다 표적 암조직에 월등히 많이 도달했고, 일반 장기에 도달하는 양은 기존 나노 입자보다 훨씬 적었다. 이로써 연구진이 개발한 약물 전달체가 표적 암세포로 도달하는 효율이 높으며, 이 약물이 다른 장기에 쌓여서 만들어내는 ‘나노 독성(Nano Toxicity)’를 줄이는 효과도 입증했다. (그림4)

3. 기대효과

나노 독성과 단백질 코로나 현상은 나노 입자를 이용한 약물 전달 분야에서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한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두 가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약물 전달 시스템에 큰 도약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전달 플랫폼’을 개발해 약물 전달 분야의 혁신적인 지표를 제안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이 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발전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단백질 보호막 생성을 통한 새로운 약물 전달 방법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질병에 반응하는 효소를 발견하고 이용하게 된다면, 세포 침투라는 방법으로 암이나 관절 치료 등 다양한 질병을 고치는 방향으로 그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는 새로운 ‘표적 지향형 약물 전달 시스템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기존 약물 전달체 플랫폼을 대체할 이번 성과는 특허나 기술이전 등을 통해 국내 나노-바이오 산업에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붙임] 용어설명

1. 단백질 코로나 현상(Protein Corona Phenomenon)

외부물질이 생체환경(혈장, 몸 내부)에 노출되면서 그곳에 존재하는 수백 가지 단백질에 흡착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생체에 존재하는 다양한 단백질 중 몇몇 단백질들은 면역세포와 반응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따라서 생체 단백질에 흡착된 외부물질들은 면역세포에 의해 제거된다. 장기(Organ)가 단백질 코로나 현상을 통해 외부물질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 현상은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면역반응으로서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약물 전달 치료를 위한 전달 물질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2. 재조합 단백질(Recombinant Protein)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재조합 DNA(Recombinant DNA)를 발현시켜 얻은 단백질이 재조합 단백질이다. 재조합 DNA는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tion) 방법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매개체(Vector)에 삽입해 만든 새로운 DNA다. 재조합 DNA를 인위적으로 세포 내에 발현시키면 그 세포의 유전자형과 표현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재조합 단백질을 만든다. 재조합 DNA는 2개의 서로 다른 종(Species)으로부터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키메라 DNA(chimeric DNA)라고도 한다.

3. 나노 독성(Nano Toxicity)

일반적으로 나노 물질(~100㎚)이 우리 몸에 들어가 다양한 기작을 통해 유발되는 독성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조명된 나노 독성은 약물 전달체가 생체 단백질에 흡착되면서 면역세포에 노출돼, 표적 암세포가 아닌 일반 장기에 쌓이면서 원치 않은 부작용(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했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단백질 보호막을 가진 약물 전달체(PCSN)의 작동 모식도: 기존 약물 전달체가 생체환경에 노출되면 수백 종류의 생체 단백질(Serum Proteins)에 흡착돼 면역세포에 노출되고 암세포에 도달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백질 보호막을 이용해 ‘면역세포는 피해가고 암세포에만 도달하는’ 효율적인 약물 전달체를 설계했다.

 그림2. 나노 입자-생체 단백질 간 상호작용 메커니즘: 단백질 보호막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생체 단백질에 노출된 이후 다른 단백질이 흡수되는지 확인했다. A 그래프에서 검은색이 짙을수록 단백질 흡수가 높다는 의미인데, 단백질 보호막을 가진 약물 전달체(PCSN)는 다른 나노 입자에 비해 외부 단백질이 거의 흡수되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C 에서는 다른 나노 입자의 구조에 따른 외부 단백질 흡수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또 나노 입자에 달라붙은 단백질을 단백질학(Proteomics)을 통해 분석하고, 나노 입자 위에 생성되는 단백질 보호막의 특수구조를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힌 내용이 D에 담겨있다.

그림3.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PCSN)의 효능: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가 오랜 시간(~4시간) 생체환경에 노출돼도 면역세포와 반응하지 않으며(면역반응 극복), 표적 암세포에 잘 찾아 갈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 나노 입자에서는 외부 단백질이 검출돼 면역세포에 의해 제거되지만, PCSN에는 외부 단백질이 거의 검출되지 않아 면역 반응을 극복했다.(B) 반대로 암세포에서는 기존 나노 입자가 거의 검출되지 않고 PCSN만 검출됐다.(D) 이를 통해 나노 입자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 보호막이 효과적으로 작동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림4. 생쥐 모델 실험 결과: 암세포를 주입한 생쥐에서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PCSN)의 효과를 비교군인 고분자 기반 나노입자(PEG-MSN)와 비교한 실험이다. 심장(Heart), 폐(Lungs), 비장(Spleen), 간(Liver), 신장(Kidney), 암세포(Tumer)에서 각 물질이 더 많이 작용할수록 막대 그래프가 높다. a 그래프를 보면 단백질 보호막을 가진 약물 전달체(PCSN)은 암세포에서만 누적량이 월등히 많으며 다른 장기에 미치는 영향은 반대로 훨씬 낮다. b 그림은 실제 누적량을 나타낸 것인데 색이 밝을수록 누적량이 많고, 보라색에 가까울수록 누적량이 적다는 걸 나타낸다. 개발된 PCSN은 기존의 전달체보다 암세포 조직 누적량이 월등히 높고 다른 장기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낮음을 확인하였다. c 그래프에서 (CPT)라고 표시된 물질은 항암치료제를 담은 나노 입자다. 단백질 보호막 나노 입자(PSCN)의 항암 효과는 기존 나노 입자(PEG-MSN)보다 뛰어나 종양수치가 낮음을 알 수 있다. (PBS는 아무런 항암 치료효능이 없는 완충용액이며 Free-CPT는 항암 약물 자체로서 별다른 암세포 표적능력이 없는 실험 대조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