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년 12월 5일(수) 조간
온라인은 12월 4일(화) 12시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납(Pb) 없는 페로브스카이트’ 활용한 태양전지 제작

UNIST 권태혁 교수팀, 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 무납 페로브스카이트 도입
Cs₂SnI₆ 전하 전달과정 규명 주목… Advanced Energy Materials 발표

[사진]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유기염료 감응 태양전지가 시험대에 올려져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각광받는 ‘납 페로브스카이트(Pb-based Perovskite)’는 값싸고 광전효율도 높다. 하지만 납 중독과 대기 중 불안정성으로 상용화가 어렵다. 이에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Pb-free perovskite)’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효율이 현저히 낮아 활용처가 애매한 상황이었다.

UNIST(총장 정무영) 자연과학부 화학과의 권태혁 교수팀은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기존과 다르게 활용해 태양전지 재료로서 가능성을 열었다. 이 물질을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에서 전하(Charge)를 전달하는 역할로 활용해 효율은 물론 안정성까지 높였다.

이번에 쓰인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Pb) 대신 주석(Sn)을 쓰는 CsSnI이다. 납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대기 중에서 안정성도 높아 실제 상용화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이 물질에서 전하가 전달되는 구체적인 원리가 밝혀지지 않아 각종 소자의 재료로 이용되지 못했다.

권태혁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CsSnI에서 전하 전달이 표면 상태(Surface State)’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밝혔다. 표면 상태는 물질 표면에 가까운 원자층(Atom ic Layer)인데, 광학 반도체 물질 내에서 전하가 머물거나 다른 곳으로 이용하는 경로 역할을 한다.

제1저자인 신현오 UNIST 화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Cs₂SnI₆에서는 다른 물질에서 받아들인 전하가 표면 상태를 통해서 이동하는 성질이 있었다”며 “이 사실은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한 에너지와 전기 소자를 제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전략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표면 상태에서 전하가 전달되는 CsSnI을 적용한 소자 성능을 높이려면, 표면 상태의 에너지 수준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전하를 주고받는 다른 물질이나 지점과 표면 상태의 에너지 수준의 차이가 커야 전하가 더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Cs₂SnI₆를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의 전하 재생제(Charge Regenerator)로 활용해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아 산화된 유기염료가 전하를 받고 원래대로 되돌아가려는 과정에서 전류가 생성된다. 전하 재생제는 전하를 전달해 유기염료를 원래대로 재생시키는 물질을 뜻한다.

또 다른 제1저자인 김병만 UNIST 화학과 박사는 “Cs₂SnI₆ 표면 상태와 연계성이 뛰어난 유기염료에서 전하가 잘 전달돼 전류가 많이 발생했다”며 “이때 전류는 기존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서 전하 재생제로 쓰던 요오드 전해질보다 80%가량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CsSnI의 전하전달 메커니즘을 밝히고, 이 내용을 소자로 구현해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향후 Cs₂SnI₆가 활용된 소자를 설계하는 데 길잡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태혁 교수는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가 나아갈 방향 중 하나로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제시했다”며 “이번에 밝힌 전하전달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더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GIST 방윤수 교수팀도 공동으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화학 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11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끝)

  • 논문명: Surface StateMediated Charge Transfer of CsSnI and Its Application in DyeSensitized Solar Cell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자연과학부: 권태혁 교수 (052)217-2947

  • [연구진]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에서 전하 전달 원리를 규명하고 유기염료 감응 태양전지에 적용한 UNIST 연구진_왼쪽부터 김광민 연구원, 김병만 박사, 신현오 연구원
  • 권태혁 교수
  • [사진] 납 없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필름 형태로 발라 놓은 소자를 손에 들고 있다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실리콘 태양전지(Silicon Solar Cell)에 없는 투과성이나 휘어지는 성질 등을 가진 태양전지 개발을 위한 다양한 재료가 연구 중이다. 유기염료(organic dye)와 고분자(polymer), 양자점(quantum dot) 등 태양광(햇빛)을 받아 활성화되는 ‘광활성 물질’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 가장 주목받는 물질은 2012년부터 등장한 ‘납 페로브스카이트(Pb-based Perovskite)’다. 이 물질은 합성하기 매우 쉽고, 얇은 두께에서도 광활성 능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고성능 태양전지나 발광소자, 트랜지스터, 에너지 저장장치 등에 이 물질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많다. 하지만 납 페로브스카이트는 상용화 측면에서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납이 인체에 중독을 야기하는 중금속이고, 페로브스카이트가 대기 중에서 안정성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런 납 페로브스카이트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으로 ‘무납 페로브스카이트(Pb-free Perovskite)’가 제시됐다.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중심 원자인 납(Pb)을 비스무스(Bi), 주석(Sn), 게르마늄(Ge) 등의 다른 원자로 치환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을 만든 것이다. 무납 페로브스카이트는 기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우수한 광학적․전기적 특성을 이어받을 수 있다. 특히 납(Pb) 대신 주석(Sn)을 쓴 무납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인 ‘Cs₂SnI₆’은 뛰어난 전도성을 가지고, 중심원자가 Sn⁴⁺로 이미 충분한 산화수를 가져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덕분에 Cs₂SnI₆은 우수한 무납 페로브스카이트로서 관심을 모았다.

납 또는 무납 페로브스카이트를 포함한 반도체를 활용해 소자를 제작하려면, 적용 물질의 전하이동경로(Charge Transfer Pathway)를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소자 내 전하가 서로 다른 계로 원활하게 이동하려면 전하이동경로끼리 연계성이 높아야하기 때문이다. p형(p-type) 반도체는 가전자대(Valence Band)로, n형(n-type) 반도체는 전도대(Conduction Band)로 전하가 주로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Cs₂SnI₆은 n형 반도체의 성질을 가지므로, 전하이동경로가 전도대로 예상되나 아직 명확한 전하전달 메커니즘(Charge Transfer Mechanism)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Cs₂SnI₆을 활용한 고성능 소자를 제작하려면 이에 대한 통찰력이 요구된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Cs₂SnI₆의 밴드 갭(Band Gap)* 내에 존재하는 표면 상태의 기능과 효과를 검증했으며, 이에 따른 Cs₂SnI₆ 활용 소자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밴드 갭(band gap): 띠틈, 띠 간격, 또는 에너지 틈(energy gap)이라고도 불린다. 반도체나 절연체의 띠 구조에서 전자에 점유된 가장 높은 에너지 띠(가전자대)의 맨 위부터 가장 낮은 공간띠(전도대)의 바닥까지 사이의 에너지 준위나 그 에너지 차이를 말한다.

표면 상태(Surface State)는 고체 상태의 금속이나 반도체 표면에 존재하는 원자층(Atomic Layer)으로, 물질이 덩어리 상태(Bulk State)에서 가지는 전기적 밴드 구조(Electronic Band Structure)와는 다른 에너지 준위를 가진다. 보통 표면 상태는 해당 물질의 밴드 갭 내에 위치하며, 물질을 구성하는 요소나 물질 주위의 환경에 따라 크게 변할 수 있다. 표면 상태는 산화환원 중계물질과 전하를 잘 주고받을 수 있는 성질을 지닌다. , 전하가 다른 계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표면 상태의 밀도에 따라 물질의 전기화학적․광물리적 특성 변화를 유도해 물질의 전도성과 발광효율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표면 상태가 산화환원 중계물질로부터 전하를 받는 현상에 입각해, Cs₂SnI₆에 표면 상태가 존재하는지부터 확인했다. 산화환원 반응성이 뛰어난 요오드(I)를 산화환원 중계물질로 써서 전해질과 Cs₂SnI₆ 간에 상호작용이 나타나는지 살핀 것이다. 그 결과 전하이동의 증거가 확보됐고 Cs₂SnI₆의 표면 상태가 존재함을 입증했다. (그림1 참조)

이와 더불어 Cs₂SnI₆ 표면 상태의 에너지 준위가 일반적인 유기염료의 높은 최고준위 점유 분자궤도(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 HOMO)에 전하를 전달하기 적합하다는 걸 발견했다. 이를 활용해 무납 페로브스카이트인 CsSnI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전하 재생제(Charge Regenerator)’로 개발했다.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고 산화된 염료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현상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얻는다. 산화된 염료는 전하를 얻으면 원래대로 돌아가는데, 이때 필요한 전하를 전달하는 물질을 전하 재생제라고 한다. 전하 재생제가 전하를 전달하면서 전류가 생기게 되고, 이것이 곧 전기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서는 요오드 전해질이 전하 재생제 역할을 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그 역할을 무납 페로브스카이트 Cs₂SnI₆로 대체했다.

Cs₂SnI₆ 기반 전하 재생제는 서로 다른 HOMO를 가지는 모든 유기염료 경우에서 기존 요오드 전해질에 비해 높은 효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Cs₂SnI₆ 기반 전하 재생제가 모든 염료의 경우에서 요오드 전해질보다 높은 효율을 보이는 이유도 전기저항측정법을 통해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CsSnI의 표면 상태를 통해 전하가 이동하는 현상을 성공적으로 활용했고, 이 과정이 매우 활발하다는 것까지 증명했다.

3. 기대 효과

납 페로브스카이트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우수한 광물리적․전기화학적 특성을 지닌 무납 페로브스카이트의 개발은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신재생 에너지 시장으로의 진입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 이 물질을 써서 우수한 에너지 및 전기 소자를 설계하는 데 적용 소재의 주요 전하전달경로를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소자 내 전하 흐름이 원할한 정도에 따라 전체 소자의 성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Cs₂SnI₆는 뛰어난 안정성과 전도성을 지닌 무납 페로브스카이트로 실제 활용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에 밝히지 못했던 Cs₂SnI₆의 전하전달 메커니즘을 입증했다. 또 이 물질의 전하전달경로가 표면 상태임을 다양한 전기화학적 측정 및 소자 활용 결과를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CsSnI를 활용한 소자를 제작하는 지침을 제시하고, CsSnI 외 다른 무납 페로브스카이트의 전하전달 메커니즘 연구의 중요성을 상시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 내 무납 페로브스카이트를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태양전지는 Cs₂SnI₆를 포함한 무납 페로브스카이트의 활용방안으로서 좋은 사례가 된다. 이뿐 아니라 새로운 하이브리드형 태양전지 연구에 대한 기폭제 역할을 해 무납 페로브스카이트 및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가 신재생 에너지 시장에 진입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붙임] 용어 설명

1.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ABX₃(A:양이온, B:전이금속, X:할로젠 음이온) 구조로 이루어진 결정구조를 말하며, CaTiO₃ 물질 구조에서 유래했다. 태양전지용 소재로 널리 알려진 페로브스카이트는 크게 납을 포함한 ‘납 페로브스카이트’와 납을 제외한 전이금속을 중심원소로 한 ‘무납 페로브스카이트’로 나뉜다. 납 페로브스카이트는 뛰어난 광활성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인체에 납 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대기 중에서의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무납 페로브스카이트의 합성과 활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무납 페로브스카이트 중 하나인 Cs₂SnI₆은 매우 안정하고 전도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2. CsSnI

납 페로브스카이트의 중심원소 납을 주석으로 치환한 무납 페로브스카이트. Cs₂SnI₆ 페로브스카이트에서 Sn²⁺가 Sn⁴⁺로 산화하면서 A₂BX₆의 조성을 지니게 된다. Sn⁴⁺ 는 충분히 산화가 일어난 상태이기에 대기 중에서 매우 안정하고, 전도성도 뛰어나다고 보고돼 주목받고 있다.

3. 표면 상태(Surface State)

고체 상태의 물질 표면에 매우 근접해 존재하는 원자층으로, 물질이 외부환경에 노출되면서 기존 전기적 밴드 구조와 달라진 고유 준위를 가지게 된 상태를 뜻한다. 전하가 머무르거나 다른 계로 이동하는 전하이동경로의 기능을 수행한다. 표면 상태의 밀도에 따라 물질의 발광효율, 전도성, 안정성 등의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4. 전하 전달(Charge Transfer)

서로 다른 계에서 전하(정공(hole) 또는 전자(eletron))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p형 반도체는 가전자대에서, n형 반도체는 전도대를 통해서 전하가 이동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물질의 표면 상태도 전하의 이동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소자 내에서 전하의 원할한 이동을 위해서는 각 물질의 전하이동경로를 명확히 알고 이를 고려한 설계 전략이 요구된다.

5.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s)

유기염료를 광활성체로 활용한 차세대 태양전지다. 유기염료는 분자 설계에 따라 빛을 많이 흡수할 수 있고, 흡수할 수 있는 빛의 영역도 조절 가능하다. 따라서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는 박막에서 높은 효율을 보이고 유연성을 가지며 다채로운 색상에 따른 심미성을 지닌다. 이런 장점 덕분에 플렉시블(Flexible) 기기나 건물 외부에 통합이 용이해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6. 전하 재생제(Charge Regenerator)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서 빛을 받아 산화된 유기염료를 제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 필요한 전하를 제공하는 물질을 일컫는다. 일반적인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에서는 요오드 전해질이 전하 전달체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물질은 부식 위험이 있고, 휘발성이 강하다는 단점이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 전하 전달체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CsSnI의 표면 상태를 순환 전압 전류법(Cyclic voltammetry)과 모트 쇼트키 분석(Mott-schottky analysis)으로 검증하기 위한 3전극 시스템: 작업 전극으로 Cs₂SnI₆이 코팅된 FTO, 표준전극으로 Ag/AgCl, 상대전극으로 백금(Pt) 도선, 그리고 요오드 기반 산화환원 중계물질(Iodine-based electrolyte)이 전해질로 사용된다. Cs₂SnI₆ 밴드 갭 내에서 표면 상태 준위 범위와 요오드 기반 산화환원 중계물질 간의 전하전달 과정을 도식화했다. 실험 결과, Cs₂SnI₆의 표면 상태에서 전하이동 증거가 확보됐다.

그림2. CsSnI기반 전하 전달체를 포함한 유기염료 감응형 태양전지의 구조. 유기염료(Dyed mp-TiO₂)에 전하 재생체로 Cs₂SnI₆ 이 쓰이면서 태양전지 효율이 높아진다. 오른쪽은 실제 Cs₂SnI₆ 기반 전하 전달체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