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8년 12월 7일(금) 조간
온라인은 12월 6일(목) 12시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동통신망 지연(Latency), 최저로 줄이는 기술

UNIST 이경한 교수팀, 초저지연 전송 프로토콜(ExLL) 개발
구글 프로토콜보다 뛰어난 성능… 6일(목) ACM CoNEXT 발표

좁은 도로에 한꺼번에 많은 자동차가 몰리면 교통이 마비된다. 통신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다. 허용된 데이터 용량보다 많은 데이터가 몰리면 통신 지연(Latency)이 나타난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원격 로봇, 원격 수술 등 5G 기반 인터넷 서비스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지연 현상을 최저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정무영)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의 이경한 교수팀은 6일(목) 그리스 이라클리온(Heraklion)에서 열린 ‘ACM 코넥스트(CoNEXT) 2018’에서 초저지연 전송 프로토콜, ‘엑셀(ExLL)’을 발표했다. 최고의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로 알려진 구글의 비비알(BBR)보다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 받았다. 프로토콜 성능 검증은 이동통신망 시험설비를 보유한 미국 콜로라도대 하상태 교수팀과 협력해 국내외에서 진행했다.

통신 지연은 네크워크에서 처리 가능한 양보다 많은 데이터가 주어질 때, 네트워크 내부에 처리되지 못한 데이터가 쌓이면서 데이터 전달이 늦어지는 현상이다. 이를 ‘버퍼블로트(Bufferbloat)’라고도 부른다. 데이터 센터나 이동통신망에 버퍼블로트가 관찰되면, 패킷(Packet)들의 전송이 지연돼 데이터 교환의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낮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이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이다. 네트워크 상황을 파악해 데이터 전송량을 조절하면서 지연을 줄이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주로 네크워크에서 처리 가능한 데이터 전송량(네크워크 대역폭)을 파악하기 위해 단위시간마다 전송량을 증감시킴으로써 네트워크 상태를 탐색(Probing)하는 기법을 써왔다. 전송량 증감에 따라 지연 성능의 변화를 살피면서 데이터 전송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BBR마저도 네트워크가 허용하는 최대치 데이터를 보내면서(최대 전송률), 가장 덜 지연되는(최저 지연 성능) 이상적인 수준에는 접근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의 1저자인 박신익 UNIST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기법에서는 탐색 자체가 일으키는 비효율성 때문에 이상적인 성능을 달성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기술은 전송 프로토콜 변경이 쉽지 않은 서버들은 그대로 둔 채, 스마트폰을 비롯한 이동통신 단말기의 전송 프로토콜만 바꿔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효율적인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을 위해 허용된 네크워크 용량을 정교하게 파악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동통신 단말기에 허락된 네크워크 대역폭만큼만 데이터를 보내면 불필요하게 데이터가 쌓이지 않을 거라 본 것이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 단말기가 수신하는 패킷들의 패턴을 관찰해 이동통신망의 대역폭을 직접 추론하게 만들었다.

또 다른 저자인 김준선 UNIST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LTE 네트워크의 경우 1밀리초(ms) 당 전송받는 데이터 용량과 이 시간 동안 패킷이 도착하는 간격 등의 패턴이 다르다”며 “이는 기지국에서 할당해주는 자원과 채널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를 분석하면 허용된 네트워크 용량을 알 수 있고, 관찰 시간 등을 달리하면 5G 네트워크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용된 네트워크 용량(기준)만 파악하면 다음 단계는 쉽다. 이동통신 단말기는 직접 계산한 기준을 서버에 전달하고, 서버는 이를 이용해 이동통신 단말기의 데이터 전송량을 직접 제어한다. 만약 현재 전송량이 허용된 네트워크 용량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 전송량을 빠르게 늘리고, 네트워크 용량에 거의 도달했다면 세밀하게 늘리며, 이 과정에서 지연시간이 늘어나면 전송량을 줄이는 형태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경한 교수는 “엑셀은 탐색 과정에서 비효율을 없애 초저지연 네크워킹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현존하는 최저지연 전송 프로토콜로서 원격 수술과 원격 드론 제어, 5G 기반 자율주행 등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 연구는 2011년 버퍼블로트 개념이 정의된 후 꾸준히 발전해 구글의 BBR까지 이어졌다. 구글은 2016년부터 BBR을 리눅스의 전송 프로토콜 중 하나로 포함시켰고, 최근에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에도 BBR을 추가했다. 이는 구글이 웹 전송 기술인 HTTP/2와 HTTP3 표준에 자체 개발 프로토콜(SPDY, QUID)를 차례로 채택시킨 행보를 연상시킨다. (끝)

  • 논 문 명: ExLL: An Extremely Low-latency Congestion Control for Mobile Cellular Networks
  • 저자정보: 박신익+, 이진성-, 김준선+, 이지훈-, 하상태-, 이경한*+(*:corresponding author, +: UNIST, -: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경한 교수 (052)217-2137

  • 초저지연 네트워크 프로토콜 '엑셀'을 개발한 UNIST 연구진_왼쪽부터 이경한 교수, 박신익 연구원, 김준선 연구원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패킷(packet) 지연 현상을 버퍼블로트(Bufferbloat)’라 부르는데, 2011년부터 학계에서 급격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버퍼플로트 문제가 데이터 센터나 무선이동통신망처럼 성능에 민감한 인터넷 영역에도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음이 관찰됐다. 특히 2012년 UNIST(이경한 교수팀)와 노스캐롤나이나 주립대(NC State University, NCSU) 연구진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3G/4G 이동통신망에서 수백 밀리초(ms)에서 몇 초에 이르는 과도한 패킷 지연을 겪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밝혀냈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바일 단말기(스마트폰)의 커널(kernel)* 내에 존재하는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알고리즘을 수정해 인터넷 서버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없이 지연 성능을 몇 배나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였다.***

*커널(kernel): 컴퓨터 운영체계의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써 운영체계의 다른 모든 부분에 여러 가지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IP 프로토콜 위에서 연결형 서비스를 지원하는 전송계층 프로토콜로, 인터넷 환경에서 기본으로 사용한다. TCP에서 제공하는 주요 기능은 연결형 서비스, 전이중(Full Duplex) 방식의 양방향 가상 회선, 신뢰성 있는 데이터 전송이다.

***논문명: ① “Tackling BufferBloat in 3G/4G Networks”  in ACM IMC, Boston, MA, 2012 / ② Understanding Bufferbloat in Cellular Networks," in ACM SIGCOMM workshop on Cellular Networks (CellNet), 2012

이후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졌다. 2013년 MIT에서 스프라우트(Sprout)를, 2015년 뉴욕대(NYU)에서 베루스(VERUS)를, 2016년 구글에서 비비알(BBR), 2017년 싱가포르국립대(NUS)에서 프로레이트(PropRate) 등이 개발됐으며, 이들을 거치며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선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달성 가능한 최저 수준의 지연 성능(최저 지연)’을 보이면서, 전송률은 달성 가능한 최대치(최대 전송률)를 보이는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이라는 목표에는 아직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프로토콜 중에는 구글의 BBR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 이 프로토콜의 경우 2016년 제안된 이후 리눅스 커널의 기본 패키지로 포함됐고, 개선을 지속하면서 2018년 현재 최상의 성능을 보이고 있다.

2. 연구 내용

본 연구진은 고도화한 초저지연 전송 프로토콜로서 엑셀(Extremely Low-latency, ExLL)’을 설계하고, 이를 안드로이드 커널에 구현한 다음, 이동통신망 테스트베드를 통해 성능을 입증했다.

기존 저지연 전송 프로토콜들은 네트워크의 전송률과 지연 성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송신 단말기에서 단위시간 당 전송하는 패킷의 양을 주기적으로 증감시키는 탐색(Probing) 기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탐색 기법은 네트워크 상태가 호전되거나 악화되는 상황에 맞춰 전송량을 조절한다. 이런 방식은 고전송률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지연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필수 요소로 여겨졌다. 그러나 네트워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여러 번 패킷의 증감 제어하는 과정 역시 지연 성능에 상당한 손해를 끼는 문제가 있다.

새로 개발한 엑셀 프로토콜은 4G 또는 5G 네트워크 기지국에서 패킷을 올리고 내리는(Up/Down) 스케줄링 구조를 바탕으로 설계됐다.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는 단말기(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사물인터넷(IoT) 장치)는 기지국에서 데이터 통로를 할당받는다. 보통 기지국에서 할당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으므로 많은 단말기가 데이터 통로를 요청하면 활용 가능한 데이터 네트워크 용량도 줄어든다. 결국 기지국에 따라 단말기가 쓸 수 있는 네트워크 용량이 결정되는 것이다.

엑셀은 단말기가 기지국에서 할당받은 네트워크 통로로 전달받은 패킷들의 수신 패턴을 분석해 작동한다. 단말기가 1ms 당 주고받는 패킷 용량은 네트워크 상황에 달라질 수 있다. 또 같은 용량의 패킷이라도 1ms 전반에 걸쳐 천천히 도착할지, 초반에 빠르게 이동한 뒤 후반에는 쉬는지 등 수신 패턴의 차이가 생긴다. 이 정보를 분석하면 기지국에서 단말기에 열어준 데이터 네트워크 용량(전송률)을 알 수 있다.

데이터 네트워크 용량은 결정된 정보이므로, 더 많은 데이터를 보내게 되면 전송에 지연이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현재 허용된 데이터 네트워크 용량에 딱 맞춰 데이터를 보내는 게 지연을 늦추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 엑셀 프로토콜은 현재 단말기에서 데이터 전송률을 파악해, 허용된 데이터 네트워크 용량과 실제로 주고받는 데이터 용량을 비교한다. 만약 허용된 것보다 많은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면 이를 조절해 지연이 줄어들도록 유도하고, 너무 적은 데이터를 보내고 있다면 전송량을 늘려서 통신 효율을 높인다. 이런 방식으로 최저 지연 성능과 최대 전송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제어 지점을 찾도록 프로토콜을 설계한 것이다.

기존의 전송 프로토콜들은 최적의 제어 지점을 찾아내더라도 패킷의 증감을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하지만 엑셀은 패킷 수신 패턴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데이터 전송량의 증감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증감 동작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로써 초저지연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참고로 엑셀은 유선통신망에서도 활용 가능한 프로토콜이다. 다만, 유선 통신에서는 다른 네크워크의 흐름과 공존해야 하므로 리눅스/윈도우즈/유닉스 시스템에서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는 TCP 큐빅(Cubic)에 대한 호환 동작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3. 기대 효과

엑셀은 현존하는 모든 TCP 프로토콜 중 LTE 이동통신망에서 가장 적은 통신 지연을 보장하는 프로토콜이다. 또 5G 이동통신망에도 손쉽게 적용 가능하고, 인터넷 서버의 소프트웨어 수정 없이도 지연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원격 수술이나 원격 드론 제어, 5G 기반 자율주행 등 초저지연 네트워킹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그림 설명

그림1. 기존 인터넷 서버(TCP Cubic 구동)와 연동 가능한 무선 단말용 ExLL 설계도

그림2. (좌) 고정 단말로부터, (우)이동 단말로부터 측정된 지연 성능과 전송률 성능 (ExLL과 기존 프로토콜인 BBR, VERUS, Sprout, PropRate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