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9년 4월 2일(화) 조간
온라인은 4월 1일(월) 12시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실리콘 태양전지 돌파구, ‘1+1 태양전지’로 찾는다

UNIST 최경진·송명훈 교수팀, 저비용·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개발
21.19% 효율 달성, 기존 공정 활용한 상용화 가능… Nano Energy 발표

효율 한계에 다다른 실리콘 태양전지에 돌파구가 생겼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더해 효율을 높이는 ‘탠덤(Tandem)’ 기술이다. 국내 최초로 탠덤 태양전지에 도전한 연구진이 21.19% 효율을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정무영) 신소재공학부의 최경진-송명훈 교수 공동연구팀은 신성이엔지(SINSUNG E&G, 사장 김동섭)와 함께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Monolithic perovskite/silicon tandem solar cells)’를 개발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공정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상용화에 대한 기대도 높다.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모습

현재 태양광 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은 효율을 높이거나 제조비용을 낮추는 부분에서 모두 한계에 도달했다.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은 이론적 최대효율인 29%에 육박하는 26.6%(n-type, Heterojunction Back contact 구조)에 이르렀고, 태양전지 단가는 1와트(W) 당 0.16달러(PERC 태양전지) 이하로 떨어졌다.

최경진 교수는 “중국을 중심으로 불어닥치는 가격 주도형 ‘태양광 치킨게임’의 영향으로 제품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손익분기점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향후 국내 태양광 기업이 생존하려면 태양전지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현재 태양전지 시장을 진단했다.

이 가운데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현재 실리콘 태양전지의 기술적 한계를 우회적으로 극복하면서 효율과 단가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꼽힌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생산공정을 그대로 쓰면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장점을 더해 저비용·고효율 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전지는 태양광을 흡수한 반도체가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물질마다 흡수할 수 있는 태양광의 범위가 다르므로, 단일 물질만 쓰면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제1저자인 김찬울 UNIST 신소재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단일 접합 태양전지에서는 태양광 흡수 범위가 정해져 있어, 다른 영역의 태양광은 투과되거나 열 에너지로 낭비되는 문제가 있다”며 “다중 접합 태양전지는 서로 보완적인 두 개 이상의 광흡수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는 탠덤 구조라 투과되거나 낭비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갈륨(Gs)과 비소(As) 등을 활용한 반도체로 탠덤 태양전지를 만든 적이 있다. 하지만 비싼 재료와 공정 장비를 사용해 상용화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며 제조 단가가 가장 낮은 실리콘 태양전지(p-Si Al-BSF Solar Cell)를 아랫부분에 활용했다. 윗부분에는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쌓았는데, 광학 계산 설계로 최적 효율을 얻는 구조로 만들었다. 그 결과 개발된 저비용·고효율 탠덤 태양전지의 효율은 21.19% 효율로 동일 탠덤 구조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확보했다.

최경진 교수는 “태양광 산업에서도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국내 최초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에 도전해 저비용·고효율을 달성한 이번 연구가 국내 태양광 산업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저널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319()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끝)

  • 논문명: Optimization of device design for low cost and high efficiency planar monolithic perovskite/silicon tandem solar cells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신소재공학부: 최경진 교수 (052-)217-2337

  • 연구그림_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전지 구조와 성능
  • 페로브스카이트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모습
  • 최경진 UNIST 교수
  • 송명훈 UNIST 교수
  • 김찬울 UNIST 석박통합과정 연구원
  • 유재철 호주 모나쉬대(Monash University) 박사
  • 교수님 프로필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단일 접합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광전변환효율은 최대 34%로 제한돼 있다. 태양전지라는 반도체가 가지는 밴드 갭(band gap) 특성 때문이다. 태양전지의 밴드 갭**보다 에너지가 큰 광자(빛 알갱이)가 들어오면 빛을 받아 생성된 전자-전공 에너지 중 남는 잉여분이 생긴다. 이 에너지는 전기 생산에 이용되지 못하고 열 에너지로 변환된다. 또 태양전지의 밴드 갭보다 에너지가 작은 광자는 아예 흡수되지 못한다.

*광전변환(photoelectric transformation, 光電變換):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일을 말한다. 주로 이 현상을 일으키기 위한 빛과 전기의 중개자로 광전효과(물질이 빛을 쬐었을 때, 물질 내부의 전자가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광전자를 방출하는 현상)를 이용하는데, 다양한 기계를 만들 때 사용되는 방법이다.

**밴드 갭(band gap): 반도체와 절연체에서, 가전자대와 전도대 간에 있는 전자상태 밀도가 제로로 되는 에너지 영역과 그 에너지 차. 에너지 갭이라고도 하며, 밴드 갭의 대소로 그 물질의 전기 전도도가 결정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탠덤 태양전지(Tandem Solar Cell)’는 밴드 갭이 다른 반도체 물질을 연속적으로 적층해 광 흡수 특성을 최대화한다. 이런 구조의 태양전지의 이론적 효율은 최대 87%로 알려져 있다.

다중접합을 이용한 ‘3-5족 화합물 반도체 탠덤 태양전지’는 2012년 샤프(Sharp) 사에서 보고한 ‘인듐갈륨인/갈륨비소/인듐갈륨비소(InGaP/GaAs/InGaAs) 삼중접합 태양전지’가 있다. 이 태양전지의 효율은 37.9%로 높지만, 비싼 재료와 공정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 단가가 매우 높다.

현재 다중접합을 이용한 다른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는 ‘염료감응 태양전지/구리인듐갈륨셀레나이드(CIGS)’와 ‘비정질 실리콘(a-Si)/유기 태양전지’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광전변환 효율은 10% 내외에 머물러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

본 연구팀은 현재 태양전지 시장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의 탠덤 구조를 고안했다. 이를 통해 탠덤 구조의 기술 한계, 제조 단가, 상용화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셀(cell)과 모듈(module) 기술을 활용해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의 조기 상용화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2. 연구내용

이번에 개발한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광학 계산 기반 설계 기술을 도입했다. 상부와 하부의 최대 광전류를 맞추기 위한 다층구조 페로브스카이트 셀 광학 설계를 진행했다. 두 개의 태양전지를 접합하면 양쪽에 흐르는 태양광에 따른 전류가 달라질 수 있고, 이 경우 최적의 효율을 얻어낼 수 없다. 따라서 양쪽 태양전지의 장점을 최대한 취할 수 있는 전류를 찾아 맞춘 것이다.

이를 위해 탠덤 태양전지에 맞는 최적 구조를 먼저 모델링했다. 실리콘의 밴드 갭은 조절할 수 없으므로,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밴드 갭을 조절할 방안을 찾았다. 모델링을 기반할 때, 아래쪽 실리콘 태양전지의 밴드 갭과 맞출 수 있는 위쪽 페로브스카이트 셀의 최적 밴드 갭(Eg)은 1.65~1.7전자볼트(eV)였다. 이 결과를 반영해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인 CH₃NH₃PbI₃(Eg ~1.55eV)의 음이온 요오드(I⁻)와 브롬(Br⁻)의 부분 치환했고, 페로브스카이트 상부 셀의 밴드 갭을 최적 범위에서 조절할 기술을 확립했다. 이 기술을 적용하고 두께를 조절해 탠덤 태양전지를 이루는 두 개의 셀에 흐르는 광전류를 맞췄다(광전류 매칭).

또 장파장 대역에서 ‘저손실 저저항 투명전극(인듐아연산화물, IZO)’의 저온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근적외선 대역에서 자유전하 흡수(free carrier absorption)와 손실 저감이 가능해져 탠덤 태양전지의 광 흡수가 극대화됐다.

탠덤 태양전지의 하부 셀로는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며, 모듈 발전 단가가 가장 낮은 p(p-type) 실리콘 기반 알루미늄 후면 전계(Aluminum Back Surface Field, Al-BSF) 태양전지를 도입했다. 그런 다음 고효율을 가지면서 투명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부 셀로 적층시켜 광 흡수를 극대화한 저비용·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개발했다. 이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은 21.19%로 동일 탠덤 구조에서 세계 최고 기록을 확보했다.

3. 기대효과

저비용·고효율의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탠덤 태양전지가 상용화된다면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가하는 스마트폰과 각종 휴대용 전자기기 보급률에 따라 휴대용 충전기에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고, 이번 연구 기술의 도입으로 펼쳐질 미래에는 콘센트가 필요한 휴대용 충전기 대신 태양광 충전기 시대가 다가올 것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일체형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구조(왼쪽)와 태양전지 성능(오른쪽): 결합층인 인듐주석산화물(ITO)을 기준으로, 아랫부분은 실리콘 태양전지이고 윗부분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p형 실리콘 반도체(P-Si)와 페로브스카이트 반도체(FAPbI₃)0.8(MAPbBr3)0.2를 중심으로 전지 구성에 필요한 물질들이 층층이 쌓여 있다. 오른쪽 그래프 중 내부 그래프에 이 태양전지의 효율이 21.1%로 기록돼 있다. 21.19%에서 소수점 둘째 자리를 버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