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9년 4월 22일(월) 조간
온라인은 4월 21일(일) 12시부터 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달걀 껍데기의 재발견”… 수소, 그래핀 만드는 촉매로!

UNIST 백종범 교수팀, 알코올의 수소 변환서 촉매로 달걀 껍데기 활용
수소 생산·그래핀 합성·쓰레기 재활용, ‘일석삼조 기술’로 주목

음식물 쓰레기로 여겨졌던 ‘달걀 껍데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알코올을 수소로 바꾸는 반응의 촉매로 쓰는 건데, 반응 후에는 껍데기 위에 그래핀이 합성된다. 쓰레기를 재활용하면서 수소와 그래핀을 만드는 일석삼조(一石三鳥) 기술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달걀 껍데기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으로 산화칼슘(CaO)’을 만들고, 이 물질이 수소와 그래핀을 만드는 촉매로 활용 가능하다는 걸 밝혀냈다. 산화칼슘을 촉매로 쓰자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 반응이 진행됐으며, 별다른 분리공정 없이 사용 가능한 수소가 만들어졌다. 반응 과정에서 산화칼슘 위에 탄소(C)가 얇게 쌓여 그래핀이 합성됐으며, 간단한 처리만 하면 쉽게 떼어내 쓸 수 있다.

[연구그림] 산화칼슘을 이용한 알코올 개질 과정 모식도

수소는 물(H₂O)이나 탄화수소(CnH2n+2), 알코올(CnH2n+1OH) 등 수소를 포함한 물질에서 얻는다. 이때 화학 반응을 일으켜야 하는데, 반응마다 적절한 촉매가 필요하다. 산화칼슘은 알코올에서 수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수한 촉매 성능을 보였다.

알코올은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발효시켜서 얻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대량생산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알코올 성분이 수소와 탄소, 산소이므로 다른 유용한 형태로 변환할 수도 있다. 이미 예전부터 알코올에 700℃ 이상의 높은 온도를 가해 증기로 만들면서 수소와 탄소 기반의 물질로 바꾸는 기술이 쓰이고 있다. (알코올의 증기 개질) 그러나 700℃ 이상의 고온에서는 수소 외에도 메탄, 일산화탄소, 에틸렌 등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따라서 생산된 기체 중에서 수소만 따로 골라내는 공정이 더 필요하고, 수소 생산단가도 올라가게 된다.

백종범 교수팀은 알코올을 이용한 수소 생산의 단점을 촉매로 해결했다. 달걀 껍데기를 이용해 만든 산화칼슘을 써서 반응 온도를 500로 낮춘 것이다. 그 결과 생산된 기체의 99%가 수소였고, 그래핀(BNPGr)도 산(acid)으로 촉매(산화칼슘)를 제거하면 바로 쓸 수 있는 상태로 생산됐다.

백종범 교수는 “산화칼슘은 값싼 물질인 데다 달걀 껍데기를 재활용해 만들 수 있으므로 친환경적”이라며 “생산된 수소나 그래핀 모두 별다른 분리 과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가오-펑 한(Gao-Feng Han) 박사는 이번 연구를 위해 구내식당에서 달걀 껍데기를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다. 모은 달걀 껍데기를 가열해 산화칼슘을 만들고, 이 물질을 알코올의 증기 개질의 촉매로 활용하고, 알코올이 수소와 그래핀으로 변환되는 원리와 이 과정에서 산화칼슘의 역할도 풀어냈다.*

*밀도함수이론 계산법을 이용해 알코올이 산화칼슘 표면에서 촉매 반응을 통해 선택적으로 그래핀과 수소로 변환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반응이 촉매 표면에서만 일어나면서 자체적으로 그래핀 성장을 제한해 고품질 단층 그래핀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419일자)에 실려 출판됐다. 중국 지린대학교의 칭 지앙(Qing Jiang) 교수와 지-웬 첸(Zhi-Wen Chen) 연구원도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교육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창의소재발견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끝)

  • 논문명: Low-Temperature Conversion of Alcohols into Bulky Nanoporous Graphene and Pure Hydrogen with Robust Selectivity on CaO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박태진 담당 (052)217-1232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 (052)217-2510

  • [연구진] 백종범 교수(오른쪽)와 가오 펭 박사(왼쪽)가 달걀 껍데기와 알코올 변환 반응을 진행한 뒤 생성된 그래핀을 손에 들고 있다
  • [사진] 달걀 껍데기(왼쪽)와 이 물질을 활용해 만든 그래핀(오른쪽)의 모습
  • [연구그림] 산화칼슘을 이용한 알코올 개질 과정 모식도
  • [연구그림] 산화칼슘을 이용한 알코올 개질 과정 단계별 사진
  • 교수님 프로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화석연료의 고갈을 걱정하기 시작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바이오매스(Biomass)* 연구가 시작됐다. 특히 바이오매스로부터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알코올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나, 알코올을 부가가치가 높은 다른 물질로 바꾸어 활용하는 기술이 주요 연구목표가 됐다. 알코올 포함된 수소만 분리해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알코올의 증기 개질**은 알코올을 가열해 증기로 만들면서 흩어진 성분 중 유용한 물질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주로 수소(H)와 탄소(C) 기반의 부산물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졌다. 문제는 이 과정이 대부분 약 1000℃ 고온에서 진행되는 데다, 여러 물질을 동시에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수소와 함께 메탄(CH₄), 에틸렌(C₂H₄),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₂) 등 다른 기체도 같이 생산되므로 수소를 따로 분리하는 추가 공정도 필요해진다. 이렇게 되면 수소의 생산단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알코올의 증기 개질 과정에 사용할 적절한 촉매를 개발해 더 낮은 온도에서 반응이 진행되며, ‘높은 선택도를 통해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탄소 기반 물질 또한 고부가 가치로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바이오매스(Biomass): 화학적 에너지로 이용 가능한 생물체를 일컫는 말로, 바이오 에너지의 에너지원을 의미한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로 재생하거나 재활용할 수 있으며, 어디에서나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질((Reforming): 탄화수소 조성을 열이나 촉매를 이용해 다른 물질로 바꿔주는 행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휘발유(Gasoline)의 옥탄가(이상점화현상을 말하는 노킹(knocing)현상을 억제하는 정도를 수치로 표시한 것)를 높이거나 조절하는 방법을 일컫는다.

2. 연구내용

본 연구팀은 전통적인 알코올의 증기 개질에서 발생하던 두 문제(수소 분리, 이산화탄소 발생)를 동시에 해결할 촉매(산화칼슘)를 처음 제시했다. 알코올의 증기 개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1) 순수한 수소의 양을 늘리고, (2) 이 과정을 통해서 생성되는 탄소를 그래핀으로 합성하고, (3) 부산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다시 탄산칼륨으로 변환시키는 13조의 기술이다.

기존에도 바이오매스 알코올의 증기 개질에 관한 연구로 추가 공정 없이 변환된 물질을 이용하기 위해 반응의 선택도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됐다. 또 고부가 가치의 부산물을 형성하기 위한 연구도 있었다. 하지만 둘을 동시에 만족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약 1000℃ 정도의 고온이 요구됐다. 알코올을 개질할 때 나오는 수소를 분리하기 위해 탄화수소로 변환하는 방법들도 보고됐지만, 촉매 활성을 떨어트리거나 유용한 물질을 선택적으로 생성하지 못해 추후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달걀 껍데기(탄산칼슘(CaCO)이 주요 성분)에 열을 가해 산화칼슘(CaO)’을 만들고, 이 물질을 알코올의 증기 개질 과정에 촉매로 활용했다. 그 결과 알코올의 증기 개질 반응의 온도를 500로 낮출 수 있었다. 또 이 반응에서 만들어지는 물질은 수소와 ‘3D 벌키 나노기공성 그래핀(3D bulky nanoporous graphene, BNPGr)’ 두 가지로 단순화됐다. 산화칼슘을 촉매로 사용한 알코올의 증기 개질을 통해 나온 기체는 모두 수소로, 고체는 모두 그래핀으로 정리된 것이다.

알코올이 고온에서 산화칼슘을 만나면 이산화탄소도 나오는데, 반응 과정에서 탄산칼슘으로 전환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탄산칼슘이 촉매인 산화칼슘 위에 얇은 층을 형성하고, 그 위에 탄소가 쌓이면서 BNPGr이 만들어진다.

BNPGr은 탄소로 이뤄진 그래핀의 한 종류로서 촉매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 활용 가능한 물질이다. 이 물질은 보통 다공성 동전 형태의 금속을 틀로 삼고, 탄소 원료를 제공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다공성 금속 대신 구멍이 많은 조개껍데기를 틀로 쓰고 1000℃ 이상에서 메탄, 수소, 아르곤(Ar) 환경에서 화학기상증착법(CVD)*으로 제조되기도 한다. 또 수산화칼슘(Ca(OH)₂)을 촉매로 쓰고, 950℃ 고온 환경을 만들면 메탄을 BNPGr로 바꿀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화학기상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화학 물질을 플라즈마나 열을 이용해 박막으로 형성시키는 방법.

3. 기대효과

이번에 제시한 기술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500)’에서 개질 반응을 일으켜, 바이오매스 알코올을 고순도의 수소와 활용성 높은 ‘BNPGr’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차세대 에너지원(H)과 차세대 에너지 소재(BNPGr)로 뽑히는 두 물질을 경제적으로 쉽게 생성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이기도 하다. 특히 가정에서 쓰레기로만 여겨졌던 달걀 껍데기를 가치 있는 물질로 바꾸면서 촉매 가격을 줄이는 기술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현재 국제적으로 환경문제와 차세대 에너지원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에너지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유해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수소는 청정에너지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소를 저장하거나 변환하기 위해 그래핀 같은 에너지 소재에 대한 요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

이번에 제시한 기술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500)’에서 개질 반응을 일으켜, 바이오매스 알코올을 고순도의 수소와 활용성 높은 ‘BNPGr’로 변환하는 방법이다. 차세대 에너지원(H)과 차세대 에너지 소재(BNPGr)로 뽑히는 두 물질을 경제적으로 쉽게 생성할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이기도 하다.

특히 가정에서 쓰레기로만 여겨졌던 달걀 껍데기를 가치 있는 물질로 바꾸면서 촉매 가격을 줄이는 기술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제조할 수 있으며, 실험 규모를 쉽게 키울 수 있어 산업에 적용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그림 설명

1. 산화칼슙(CaO)을 이용한 알코올의 개질 과정: 바이오매스 알코올은 식물의 광합성해 만든 자원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 물질의 구성성분을 활용해 다른 물질로 바꾸는 개질 과정을 진행하면 수소와 탄소 기반의 물질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알코올의 개질 과정에서 산화칼슘을 촉매로 써서 그래핀(BNPGr)과 고순도 수소를 생산해냈다. 이때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탄산칼슘으로 다시 변환되면서 산화칼슘 위에 얇은 층을 만드는데, 이 덕분에 탄소가 산화칼슘과 분리돼 얇게 한 층짜리 그래핀으로 합성된다.

그림2. 산화칼슘(CaO)을 이용한 알코올의 개질 과정을 보여주는 사진: 달걀 껍데기에 열을 가해 만든 산화칼슘(Before)에 알코올을 붓고 500℃로 온도를 높여주면(During), 수소가 생성되면서 산화칼슘 표면에 그래핀이 형성된다. 반응 후 생성된 수소는 포집하고, 남아있는 산화칼슘 표면의 그래핀은 간단한 산(acid) 처리로 떼어낼 수 있다. 반응 후(After) 산화칼슘의 색깔이 시커멓게 변한 이유는 그래핀이 형성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