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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에는 산소환원반응을 돕는 ‘촉매’가 가장 중요하다. 기존에는 값비싼 귀금속 촉매인 백금(Pt)이 쓰였는데, 이를 저렴한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많다. 이 가운데 소량의 원자단위 값싼 아연(Zn)과 질소(N), 탄소(C)를 결합하여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보이는 촉매가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백종범 교수팀은 중국 난징대(NUIST)의 부 윈페이(Yunfei Bu) 교수팀과 공동으로, 아연-질소-탄소로 이뤄진 새로운 촉매를 합성하고, 이 촉매에서 산소환원 반응이 잘 일어나는 활성 자리를 찾는 데 성공했다. 활성 자리를 중심으로 촉매를 설계, 합성하면 더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
기존 촉매 연구는 값비싼 백금(Pt)을 대체하는 고효율 전이금속 촉매를 합성하는 데 중심을 뒀다. 백금 대신 다른 물질을 써서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지 살피는 것이다. 그러나 새롭게 합성한 촉매 내에서 최적화된 반응이 일어나는 구체적인 위치를 찾는 연구는 부족했다. |
이번 연구에서 백종범 교수팀은 아연(Zn)과 질소(N), 탄소(C)로 이뤄진 새로운 전이금속 촉매(ZnNC)를 합성했다. 그런 다음 분광 분석 장비와 원자 내에 전자가 들어가는 있는 모양과 에너지를 계산하는 함수를 이용해 산소환원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촉매 구조를 찾아냈다. |
연구진이 사용한 분광 분석 장비는 ‘X-선 흡광 분석기(X-ray Absorption Fine Spectroscopy)’다. 이 장비는 X-선을 쪼였을 때 물질 내 전자가 X-선을 흡수하는 모양(spectrum)이 물질마다 다르다는 걸 이용한다. 분석 영역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기존에는 원자 결합 종류만 파악할 수 있는 EXAFS* 분석법을 사용했다. |
*EXAFS (Extended X-ray Absorption Fine Structure): 물질에 X-선을 가하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내에 갇힌 전자가 X-선을 흡수하고 다른 에너지 상태로 전이면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한 것으로, 측정값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흡수단(absorption edge) 근처 X-선 에너지보다 높은 에너지 영역에서 측정된 X-선 흡수 계수 스펙트럼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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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EXAFS 분석 외에도 XANES* 분석법을 추가로 활용해 원자의 종류뿐 아니라 원자의 결합구조도 밝혀냈다. 그 결과 최적화된 촉매 반응 자리가 아연(Zn) 원자 하나에 질소(N) 원자 두 개가 결합된 Zn-N₂구조임을 알아냈다. 또 이 구조의 촉매가 백금(Pt)와 비교해도 산소환원반응 속도가 더 우수하다는 걸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 실험 결과는 이론적인 계산 결과와도 잘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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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ANES (X-ray Absorption Near Edge Structure): 물질에 X-선을 가할 때,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내에 갇힌 전자가 X-선을 흡수하고 다른 에너지 상태로 전이면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한 것으로, 측정값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흡수단(absorption edge) 근처의 X-선 에너지 영역에서 측정 된 흡수 스펙트럼이다. |
백종범 교수는 “성능을 중시하는 기존 촉매 개발에서 벗어나 촉매의 활성 자리를 정확히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연구”라며 “활성 자리 구조를 위주로 촉매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촉매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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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펑 리(Feng Li) 박사는 “아연 원자 한 개에 질소 원자 두 개가 결합한 Zn-N₂ 형태가 산소환원반응 촉매의 이상적인 활성 구조임을 밝혀냈다”며 “이번 연구에 쓰인 방식을 활용하면 다른 전이금속 촉매의 활성 구조를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13일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과 BK21 플러스사업, 우수과학연구센터(SRC), 중국 국가자연과학기금 위원회, 장쑤(JangSu)지방 자연과학위원회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Identifying the structure of Zn-N₂ active sites and structural activa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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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임] 연구결과 개요 |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전기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기다. 친환경적이며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On-off 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각광 받는 신재생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연료전지에는 산소가 물로 바뀌는 전기화학 반응(산소환원반응, Oxygen Reduction Reaction)1)이 필수적인데, 이 과정에서 고효율과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는 촉매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산소환원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의 촉매로는 귀금속인 백금이 쓰였다. 그러나 백금의 가격은 여전히 높고 안정성도 낮아 이를 대체하기 위한 저렴한 전이금속2)을 이용한 촉매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실제로 전이금속을 이용한 수많은 촉매가 개발되고 여러 모델이 이론적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전이금속 촉매의 정확한 활성 구조를 제시하고 실험적으로 이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는 미비하다. 촉매의 정확한 활성 구조를 알게 된다면, 촉매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데 근본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상적인 전이금속 기반의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값싸고 흔한 전이금속을 미량 사용해 원자단위의 이상적인 구조를 밝혀내고 이에 따른 활성자리를 이론적,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아연(Zn)의 전구체(precursor)3)인 Zn(CH₃COO)₂, 질소 전구체 (2-methylimidazole), 그리고 탄소 지지체인 탄소나노튜브를 혼합해 아르곤 분위기에서 800℃ 온도를 가해 ZnNC 4)촉매를 합성했다.합성된 촉매에서 가장 산소환원반응이 잘 일어나는 활성화 자리를 찾기 위해 X-선 흡광 분석기(X-ray Absorption Fine Spectroscopy)5)를 사용해 아연과 질소의 결합구조를 분석했다. X-선 흡광 분석기는 X-선을 쪼였을 때 물질 내 전자가 X-선을 흡수하는 모양(spectrum)이 물질마다 다르다는 원리를 이용한 분석 장비이다. X-선을 물질에 일정 에너지 이상으로 쪼여주면, 원자 껍질의 최내각 전자가 X-선의 에너지를 받아 원자 외부로 튕겨 나가고(여기, excitation), 원자 껍질의 최외각의 전자 그 빈자리를 메우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전자파가 발생하는데, 이 전자파의 형태와 강도(spectrum)는 물질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물질과 주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X-선 흡광 분석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원자 주변의 화학적 환경 및 결합에 대한 정보를 추출하게 된다. X-선 흡광 분석은 관찰하는 스펙트럼 영역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흡수단(absorption edge)6)근처의 세부 형상 및 에너지 변화를 관찰하는 XANES7) 방법이다. 이 방법은 원자의 산화수8)와 주위 구조(geometry)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둘째는 흡수단 근처 X-선 에너지보다 더 높은 영역을 관찰하는 EXAFS9) 방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원자간 결합거리, 주변 원자의 종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아연 촉매에 대한 연구는 원자의 결합 종류에 대해서만 알 수 있는 EXAFS를 이용했다. 이 방법으로는 활성 반응 자리가 질소와 아연 원자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반면 본 연구는 EXAFS 분석과 함께 XANES 분석을 추가해 아연 원자와 질소 원자가 1:2의 비율로 결합할 때 촉매 활성화 정도가 가장 높다는 걸 밝혔다. 또 이러한 Zn-N₂ 구조의 촉매가 귀금속인 백금에 비교해 산소 환원 반응도가 더 우수함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 실험결과는 범밀도함수10)를 적용해 계산한 이론값과 일치 했다.
산소환원반응에 최적화된 결합 형태에 대한 연구가 이론적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연(Zn)의 경우 이론적으로만 이상적인 구조형태를 제시했고, 실험적으로 이론을 증명한 연구 결과는 미비하다. 이러한 연구들은 좋은 촉매 성능을 보이지만 정확하게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자리(특정구조)를 제시하지 못해 촉매 개발에 효율적이지 못하다. 본 연구를 통해 아연(Zn)을 활용하는 촉매의 최적화된 결합 형태를 찾아냄으로써 전이금속 촉매의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붙임] 용어설명 |
1. 산소환원반응 (ORR) Oxygen Reduction Reaction (ORR). 내부에서 사용된 전자와 수소 그리고 외부에서 유입된 산소가 만나 물로 빠져 나오는 과정이다. 총 2가지의 반응이 가능한데 4전자가 참여하는 첫 번째 반응이 많을수록 좋은 촉매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구현한 ZnN2 촉매의 경우 4개 원자가 참여하는 반응률이 높았다. (4전자가 참여하는 반응) O2+H2O+4e -> 4OH- 혹은 (2전자가 참여하는 반응) O2+H2O+2e -> HO2-+OH- HO2-+H2O+2e -> 3OH- 2. 전이금속(transition metal) 전이 금속(transition metal)은 주기율표의 d-구역 원소를 말한다. 주기율표의 3족에서 12족 원소가 모두 포함된다. 다양한 산화수를 갖기 때문에 촉매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3. 전구체(Precursor) 전구체 화학반응 등에 의해 최종 물질이 만들어지기 전단계의 물질을 말한다. 4. ZnNC 촉매 아연(Zn)-질소(N)-탄소(C) 결합 기반의 촉매를 말하는 용어. 본 연구팀의 ZnNC 촉매는 탄소기반 지지체에 Zn 원자 하나가 2개의 질소원자와 결합되어 분포하는 구조 형태를 가진 촉매를 말한다. 5. X-선 흡광 분석기(X-ray Absorption Fine Spectroscopy) X-선을 쪼였을 때 물질 내 전자가 X-선을 흡수하는 모양(spectrum)이 물질마다 다르다는 걸 이용한 분석 장비이다. 분석 영역에 따라 XANES(X-ray Absorption Near Edge Structure)와 EXAFS (Extended X-ray Absorption Fine Structure)로 구분된다. 6. 흡수단 (absorption edge) X-선에서 파장이 어느 정도 이상 길게 되었을 때, 흡수율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부분을 말한다. 7. XANES (X-ray Absorption Near Edge Structure) X-선 흡수단 근처에서 측정된 X-선 흡수 계수 스펙트럼이다. 원자의 산화수와 주위 구조에 관한 정보를 제공 한다 8. 산화수 하나의 물질 내에서 전자의 교환이 완전히 일어났다고 가정하였을 때 물질을 이루는 특정 원자가 갖게 되는 전하수 말한다. 9. EXAFS (Extended X-ray Absorption Fine Structure) 흡수단 근처 X-선 에너지 보다 높은 에너지 영역에서 측정된 X-선 흡수 계수 스펙트럼이다. 주위에 분포한 원자들에 의하여 결정되고 구조의 특성 즉, 결합거리, 주위에 위치한 원자의 수와 종류를 알 수 있다. 10. 밀도범함수 이론 (DFT, Density Functional Theory) 물질, 분자 내부에 전자가 들어있는 모양과 그 에너지를 양자역학으로 계산하기 위한 이론의 하나이다. |
[붙임] 그림설명 |
그림 1. 가능한 전이금속 원자(분홍색)와 탄소(노란색), 질소(파랑색)와의 결합구조 모식도. 본 연구팀의 ZnCN은 아연(Zn) 원자 하나와 질소(N) 원자 두 개가 결합한 구조를 가지며 이상적인 산소환원반응 활성자리임을 보인다. |
그림 2. 이론적 계산에 따른 XANES 데이터 (노랑: 탄소, 파랑: 질소, 회색: 아연, 빨강: 산소). a: Zn-N2 구조의 데이터를 보면 이론 데이터와 일치함을 보여 아연 원자가 2개의 질소 원자와 결합하고 있는 구조를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b-i 의 데이터는 가능한 다른 모델들의 실험결과 값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론값과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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