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9. 07. 11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노포어(nanopore) 기반 탐지 기술 양산화 길 열려”

UNIST 이창영 교수팀, 탄소나노튜브 기반 단분자 탐지 이례적 고효율 달성
유전체 해독기 개발에 활용 가능…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논문 게재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 수준인 미세한 구멍(나노 포어)으로 DNA 같은 생체 분자를 분석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할 전망이다. 탄소 원자가 원기둥 모양을 이루는 물질인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정교한 나노포어를 손쉽게 만드는 기법 덕분이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창영 교수팀은 탄소나노튜브의 내부 채널을 이용한 나노포어(nanopore) 분석법으로 이온 하나를 탐지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얇은 플라스틱에 탄소나노튜브 구멍이 고르게 박힌 막을 제작해 활용했는데, 탄소나노튜브 지름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분자와 나노입자를 탐지할 수 있어 앞으로도 응용 분야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포어는 수 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뜻한다. 이 구멍이 가득한 얇은 막(멤브레인)을 만들고, 여기에 분자를 통과시키면서 전기를 흘리면 그 정체를 파악할 수 있다. 분자가 통과하면서 구멍 크기가 줄어드는 ‘막힘 현상’이 나타나 전기신호가 달라지는데, 이를 분석하면 분자의 크기와 종류를 알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도 이런 나노포어 기반 탐지 기술은 있었지만 나노포어로 이뤄진 박막, 즉 멤브레인(membrane)을 양산하기 어려워 널리 쓰이지 못했다. 멤브레인을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낮았고, 각 멤브레인에 똑같은 나노포어를 구현하는 재현성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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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영 교수팀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생산성과 재현성이 높은 멤브레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우선 원하는 크기의 구멍을 가진 탄소나노튜브를 센티미터(㎝) 수준으로 길게 만든다. 그런 다음 여러 개의 탄소나노튜브를 열경화성 플라스틱인 ‘에폭시(epoxy)’ 위에 가로 방향으로 가지런히 올려서 굳힌다. 이렇게 만들어진 에폭시 덩어리를 세로로 얇게 잘라내면 동일한 나노포어를 가지는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수백 개씩 만들 수 있다. 제작된 멤브레인을 유리관 끝에 부착한 다음 분석할 용액에 담가 전압을 가하면 간단하게 시료를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로 만들어진 나노 포어 채널에 반복적인 전기적 자극(voltage ramping)을 더해 탐지 효율도 높였다. 전기 충격이 구멍 입구를 덮고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동시에 채널 내부에 물을 채워 분자가 통과할 길을 만들어준 덕분이다. 기존에 알려진 막힘 현상을 이용한 연구는 탐지 효율이 10%에 그쳤지만, 이번에 제시한 탐지법에서는 33% 정도로 탐지 효율이 3배 이상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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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구팀은 이온의 종류에 따라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에 나타나는 막힘 현상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분자가 물속에 녹으면서 생겨난 이온은 물 분자가 껍질처럼 둘러싸는데, 그 껍질 크기가 이온마다 달라 막힘 현상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응용할 경우, 나노포어 기반 탐지 기술을 DNA 센서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

제1저자로 연구에 참여한 민혜기 UNIST 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단순한 원리로 제작했지만 다양한 시료를 손쉽게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하면 단분자 질량분석 기술과 같은 응용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창영 교수는 “탄소나노튜브를 활용해 제작한 나노포어 멤브레인은 물질에 따라 전기신호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 기술을 잘 응용하면 차세대 인간 유전체 해독기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74일자로 게재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의 기초과학연구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의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High-Yield Fabrication, Activation, and Characterization of Carbon Nanotube Ion Channels by Repeated Voltage-Ramping of Membrane-Capillary Assembly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이창영 교수 (052) 217-2547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나노포어(nanopore)는 수 나노미터(㎚, 1㎚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기공이다. 그 크기가 단분자와 비슷해 단분자를 탐지하거나 분석하는 기술에 이용할 수 있다. 이 경우 필요한 시료의 양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으며 분석 속도도 빨라서 단분자 탐지와 분석에서 나노포어가 주목받고 있다. 나노포어를 이용한 분석에서 정밀도를 높이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으려면 적절한 기공 크기를 가지며 생산성과 재현성이 높은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물질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1)가 꼽힌다. 탄소나노튜브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직경과 매우 높은 종횡비(>107)를 가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탄소나노튜브 기반 나노포어 플랫폼은 수 시간에 걸쳐 합성한 탄소나노튜브 기판 채로 디바이스를 만들거나, 나노튜브를 아주 짧게 만들어 일일이 이중으로 층을 이룬 인지질 사이에 끼워 넣는 방식이었다. 이런 방식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생산성도 매우 낮아 나노튜브 내부채널 연구를 시작하기 전부터 높은 진입장벽으로 여겨졌다. 성공적으로 플랫폼을 구성해도 탄소나노튜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해 기존 연구들의 수득률(yield)은 대부분 10% 미만에 그쳤다. 따라서 탄소나노튜브 내부채널을 깊이 있게 연구하려면 높은 수득률과 재현성을 가지는 플랫폼을 제작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2. 연구내용

연구팀은 센티미터(㎝) 길이로 합성한 평균 직경 4㎚의 탄소나노튜브를 poly(methyl methacrylate) (PMMA)를 이용한 전사방식을 통해 에폭시2) 블록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이 에폭시 블록을 마이크로톰(microtome)3)을 이용해 수 마이크로미터, 1100만 분의 1m) 두께로 잘라 수백 개의 멤브레인(membrane)4)을 제작했다.

동일한 멤브레인을 이용해 다양한 분자/이온을 분석하기 위해 유리관(Glass capillary) 입구에 멤브레인을 부착했다. 이 멤브레인-유리관 시스템은 단순히 분석용액에 담가져 전압을 가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처리가 필요 없어 여러 물질을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탄소나노튜브 채널을 통한 각기 다른 이온들을 탐지하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이온 용액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멤브레인에 있는 탄소나노튜브의 활성화(activation)를 위해 반복적인 전압승압(voltage-ramping)5)과정을 이용했다. 과정 중 정상적으로 활성화가 이루어진 탄소나노튜브는 채널을 통한 전도도가 증가하다가 일정한 값으로 유지됐는데 이때 용액 속의 양이온에 의한 채널의 막힘 현상(blocking event)6)이 측정됐다. 이 막힘 현상은 통과하는 물질의 크기, 구조, 전하, 이동도 등 물질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 기존 측정에 따르면 약 10% 정도에 그쳤던 측정 성공률이 현재 플랫폼은 약 33% 정도로 효율이 매우 높아졌다.

또 단일 채널에 의한 이온 탐지가 가능한지 구현하기 위하여 직경 1.28㎚의 단일 탄소나노튜브을 이용해 같은 방식으로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제작해 염화칼륨(KCl), 염화나트륨(NaCl), 염화리튬(LiCl) 용액에 담가 각 이온의 이동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각 이온별 수화 껍질(hydration shell)7) 크기에 따라 이온에 의한 막힘 현상의 크기, 이온의 채널 잔류시간이 달라져 채널의 직경에 따른 이온의 분석이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3. 기대효과

현재 나노 포어는 2D 물질의 얇은 막에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높은 에너지를 가해서 기공을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만들어진 나노 포어의 경우 기공 크기와 모양이 매번 다르며 그에 따른 전기신호도 달라져 재현성 있는 측정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의 대량생산은 제작한 멤브레인마다 전기신호의 편차가 적어 높은 재현성을 가진다. 이러한 플랫폼 제작 기술 개발은 기존 탄소나노튜브 내부채널 연구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온을 비롯한 분자, 궁극적으로는 DNA의 각 염기분석과 같은 게놈 해독과 같은 응용 연구에도 이용될 수 있어 향후 단분자 분석 기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탄소나노튜브는 원기둥 모양의 나노구조를 지니는 탄소의 동소체이다. 탄소 원자들이 육각형으로 결합을 하고 있으며 기계적, 전기적 성질이 매우 뛰어나다. 벽의 개수, 구조의 대칭성에 따라 직경이 1㎚ 미만부터 100㎚ 이상까지 다양하며 길이는 짧게는 수㎚부터 길게는 수십㎝까지 합성할 수 있다.

 

2. 에폭시(epoxy)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하나로 기계적 강도, 내수성 등 물성이 뛰어나다. 또 접착성이 매우 뛰어나 가스나 용액의 누출이 거의 없다.

 

3. 마이크로톰(microtome)

유리 혹은 다이아몬드 날을 이용해 어떤 물질을 정확한 두께로 자르는 장비다. 사용하는 날에 따라 다이아몬드 날은 수십 ㎚부터 1㎛ 미만의 두께로 자를 수 있으며 유리 날은 수 ㎛ 두께부터 수십 ㎛ 두께로 자를 수 있다. 대개 질량분석을 위해 조직 시료를 자르거나 투과전자현미경 시료를 만드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4. 멤브레인(membrane)

얇은 막으로, 마이크로톰으로 자른 각각의 조각을 의미한다.

 

5. 전압승압(voltage-ramping)

전압을 낮은 값에서 높은 값으로 서서히 올리는 과정을 말한다.

 

6. 막힘현상(blocking events)

어떠한 전도성 채널에서 전하 운반체가 통과하고 있을 때, 커다란 분자에 의해서 채널이 막히면 전하 운반체가 채널을 통과하지 못한다. 이 현상이 발생했을 때, 채널을 통과하는 전류의 값이 감소하는데 이러한 전류 감소를 막힘 현상이라고 한다.

 

7. 수화 껍질(hydration shell)

특정한 이온이 물에 존재하고 있을 때, 이온의 전하로 인해 주변이 물 분자로 둘러싸이게 된다. 이때 이온의 크기 및 전하에 따라 둘러싸고 있는 물 분자의 개수가 달라지는데 이렇게 물 분자가 이온을 감싸고 있는 구조를 수화 껍질이라고 한다.

 

[붙임]그림설명

연구배경

그림 1.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의 대량 생산 과정. a) 센티미터 길이로 합성된 탄소나노튜브를 PMMA 전사기법을 이용해 에폭시 블록에 전사함. 추가로 에폭시를 부어 탄소나노튜브를 완전하게 감싼 다음 마이크로톰을 이용해 블록을 얇게 잘라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제작함. b) 제작한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의 사진.

그림 2. 데이터 수집을 위한 탄소나노튜브 채널 활성화 과정. a)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유리관 입구에 맞는 크기로 잘라 UV-glue를 이용해 부착함. b) 측정 플랫폼의 이미지. c) 반복적 전압승압 과정을 통한 채널의 전도도 증가와 막힘 현상의 출현. d) 활성화가 덜 진행된 채널의 IV-curve. e) 완전히 활성화가 된 채널의 IV-curve.

 

그림3. 직경 1.28의 단일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이용한 이온별 막힘 현상의 측정과 분석. a) 유리관-멤브레인 시스템을 이용해 다양한 용액을 쉽고 빠르게 측정. b) 각 이온 용액에서의 전류 측정. 양이온의 종류에 따라서 막힘 현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음. c) 막힘 현상의 길이, 크기에 따른 이온의 이동도, 전도도 변화 분석. 평균 이온 이동도는 Na+ > Li+ > K+로 나타났고 탄소나노튜브의 직경과 수화 껍질에 따라 경향이 달라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