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9. 11. 18 (월)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버려진 목재로 유용한 화학물질 만드는 ‘융합촉매’

UNIST 장지욱·김용환·주상훈 교수팀, 바이오매스 변환 촉매 시스템 개발
태양광, 전기, 생물촉매 활용 ‘리그닌’ 분해…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버려진 목재를 비롯한 식물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분해한 뒤 고부가가치 물질로 바꿀 수 있는 ‘융합촉매 시스템’이 개발됐다.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를 뽑아낼 새로운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UNIST(총장 직무대행 이재성)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장지욱·김용환·주상훈 교수팀은 폐목재 등에 많이 함유된 리그닌(Lignin)’을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꿀 ·전기·생물촉매 시스템(융합촉매 시스템)’을 개발했다. 세 가지 촉매가 서로 연결돼 작동하면서 추가 전압이나 시약 없이도 리그닌을 연속적으로 분해한다는 게 큰 장점이다. 태양광 에너지에서 전기를 얻고(광촉매), 이 전기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며(전기촉매), 과산화수소가 리그닌을 분해하는 생물촉매를 활성화 시키는 원리이다.

*리그닌(lignin): 침엽수나 활엽수 등의 목질부를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성분 중에서 지용성 페놀 고분자를 의미한다. 방향족을 단위체로 가지며, 셀룰로오스(Cellulose)와 달리 규칙성이 없고 복잡한 구조를 가져 쉽게 분해할 수 없다.

리그닌을 비롯한 바이오매스(Biomass)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화석연료나 석유 화합물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에서 가장 풍부한 탄소 물질이다. 특히 리그닌은 고부가가치의 유기 화합물을 생산할 원료로 주목받지만,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불규칙해 분해와 변환이 까다롭다. 리그닌 분해에는 효소 같은 생물촉매를 써야 하는데 이 경우 일정한 농도의 과산화수소가 중요하다. 과산화수소는 생물촉매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반드시 투입해야 하지만, 너무 많으면 오히려 촉매반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연구그림] 리그닌 해중합을 위한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 모식도

이번 연구에서는 리그닌 분해와 변환에 뒤따르는 문제를 세 가지 촉매를 융합해 해결했다.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광촉매’와 전기를 받아 과산화수소를 합성하는 ‘전기촉매’, 그리고 과산화수소를 이용하여 리그닌을 분해하는 ‘생물촉매(효소)’를 연결한 것이다. 세 가지 촉매는 중간막으로 분리된 3분할 반응기 내에서 순차적 반응을 일으켜 최종적으로 리그닌을 분해한다. 특히, 위 분할 시스템에서는 중간막이 생물촉매를 반응 저해요소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한다. 또 과산화수소는 만들어지는 족족 생물촉매에 의해 사용되므로 과산화수소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리그닌 분해가 안정적으로 진행된다.

장지욱 교수는 “추가 전압이나 시약 없이 태양광 에너지만 이용해 리그닌을 선택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최초로 선보였다”며 “이 시스템을 통해 리그닌을 바닐린(Vanilin, C₈H₈O₃)이나 바이오 고분자 등 각종 화학제품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사진] 3분할 융합촉매 시스템

김용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폐목재 같은 바이오매스를 방향족 석유화학제품으로 전환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12일자로 공개됐다. 고묘화 UNIST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 르땅마이팜(Le Thanh Mai Pham) UNIST 박사 후 연구원, 사영진 UNIST 박사(現 광운대학교 조교수)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하였다. 연구 수행은 ‘폐바이오매스를 이용한 zero-waste 바이오리파이너리 기술 개발’이라는 주제의 기후변화과제와 중견연구과제 지원 등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Unassisted solar lignin valorisation using a compartmented photo-electro-biochemical cell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장지욱 교수  (052) 217-3027

  • [연구그림] 리그닌 해중합을 위한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 모식도
  • [연구사진] 3분할 융합촉매 시스템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화석연료를 대체하고자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환경친화적인 바이오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폐기물로 버려지는 리그닌1)방향족 고분자2)로 이루어져 고부가가치의 화합물로 변환할 수 있으며, 이런 잠재적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연구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리그닌의 복잡하고 불규칙한 구조로 인해 리그닌을 효과적으로 해중합3) 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그중 생물촉매를 이용한 해중합 방법은 리그닌만 골라서 변환할 가능한 높은 선택도를 가진 방법이다. 생물촉매의 활성화를 위해 최종 전자수용체인 과산화수소를 외부에서 주입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일정 농도 이상의 과산화수소는 생물촉매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어 적절한 양의 과산화수소가 계속 공급돼야 한다는 것도 단점이다.

이런 문제는 생물촉매와 과산화수소 생성 시스템을 융합해 극복할 수 있는데, 현재 과산화수소 생산을 위해 상업적으로 사용되는 안트라퀴논 공정법(anthraquinone process)4)은 고압의 수소와 귀금속 촉매가 필요해 생물촉매 해중합과 융합하기 쉽지 않다.

 

2. 연구내용  

이번 연구에서는 리그닌에서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광촉매와 전기촉매, 생물촉매를 융합했다. 기존의 친환경적이지 못한 과산화수소 생산공정의 한계에서 벗어나 태양광 에너지와 물, 산소라는 무한한 원료를 쓰면서 친환경적인 광전기화학 전지5)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해 리그닌을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변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팀은 기존 광촉매와 전기촉매, 나피온(Nafion)6) 막으로 구성된 광전기화학 반응기에 셀룰로오스(Cellulose) 막을 추가해 생물촉매 영역을 확보했다.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을 새롭게 제시한 것이다.

대부분의 광전기화학 반응에는 전압을 추가하고, 희생시약7)도 주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시스템에서는 과산화수소 생성에 있어 최소한의 과전압을 가지는 전기촉매를 합성해 추가 전압과 희생시약 없이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3분할 반응기 내에서 실시간으로 생성된 과산화수소는 생물촉매를 활성화해 98.7%의 리그닌 다이머(dimer, 이량체)8)가 93.7%의 높은 선택도를 가지면서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변환됐다. 또한, 리그닌 모노머(monomer, 단량체)9)로부터 생물 고분자 합성 반응에서도 98.3%의 변환율을 보이면서 73.3%의 고분자 수율을 확보했다.

  

3. 기대효과

본 연구팀이 제안한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으로 생물촉매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리그닌을 효과적으로 해중합해 고부가가치의 방향족 화합물을 얻을 수 있었다.

바이오매스인 리그닌을 원천으로 하여, 태양광 에너지와 물, 산소를 기반으로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지는 기술인 만큼 석유화학을 대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리그닌 변환 반응 이외에도 과산화수소를 반응물로 필요로 하는 반응에 다양하게 적용 가능해 넓은 범위의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리그닌 (Lignin)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와 함께 목재를 이루는 주성분으로 방향족을 단위체로 가지는 고분자화합물이다. 셀룰로오스와 달리 규칙성이 없고 복잡한 구조를 가져 쉽게 분해할 수 없는 물질이다.

2. 방향족 고분자

탄소화합물의 불포합 결합으로 평면 고리 모양을 가지는 단위체들이 서로 결합해 만드는 거대한 고분자 물질이다.

3. 해중합

단위체에서 중합체(고분자)로 결합하는 중합반응의 역반응으로, 중합체(고분자)가 분해되어 단위체를 생성하는 반응이다. 

4. 안트라퀴논 공정(anthraquinone process)

상업적인 과산화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공정으로, 귀금속 촉매와 수소를 이용해 안트라퀴논을 환원시키고 환원된 안트라퀴논이 다시 산화되면서 부가생성물로 과산화수소가 생성되는 공정이다.

5. 광전기화학적 전지(Photoelectrochemical cell)

자연계 식물들이 일으키는 에너지 변환과정을 모방해 햇빛, 이산화탄소, 물 등을 이용해 수소와 탄소 그리고 산소로 구성되는 화학물질을 생산(인공광합성) 하는 기술이다. 태양광을 흡수해 산화와 환원 반응의 촉매 역할을 하는 물질이 전극 형태로 구성돼 작동된다.

6. 나피온(Nafion)

고분자 전해질, 이온 교환막으로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이다.

7. 희생시약

광촉매가 직접 물 분해에 작용하기 어려운 경우, 물보다 산화 혹은 환원되기 쉬운 물질을 넣어주는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이 대신 산화 또는 환원되면서 반응이 일어난다.

8. 다이머(dimer)

다이머는 동일한 두 분자가 중합돼 만들어진 물질로, 이량체 또는 이합체로도 불린다.

9. 모노머(monomer)

모노머는 천연고분자화합물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의 화합물 또는 중합반응에서 중합체를 합성할 때 출발 물질로, 단량체로도 불린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1. 리그닌 해중합을 위한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 복합화 3분할 시스템 모식도

가장 왼쪽에 있는 광촉매가 태양광 에너지를 받아 정공(h+)과 전자(e-)를 생성한다. 이때 광촉매 표면으로 이동한 정공(h+)이 물을 산화시켜 산소를 발생시키며, 전자(e-)는 중간에 있는 전기촉매로 이동해 산소를 환원시켜 과산화수소를 생성한다. 생성된 과산화수소는 셀룰로오스 막을 투과해 가장 오른쪽에 있는 생물촉매를 활성화킨다. 활성화된 생물촉매는 리그닌을 해중합해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변환한다. 광촉매, 전기촉매, 생물촉매에 의한 각 반응은 나피온(Nafion) 막과 셀룰로오스(Cellulose) 막으로 분리된 독립적인 공간에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