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2019. 11. 21 (목) 부터 보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구온난화 주범, ‘메탄’ 먹고 자원 만드는 ‘미생물’

UNIST 김동혁 교수팀, 메탄 먹어치우는 미생물의 정량적 대사경로 규명
단일 탄소 물질 활용하는 균주 개발 초석… Metabolic Engineering 게재

온실가스로 알려진 메탄(CH₄)을 먹고 유용한 물질로 바꿔주는 미생물인 ‘메탄자화균’의 새로운 대사 경로가 규명됐다. 미생물을 활용해 메탄을 자원으로 바꾸는 기술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직무대행 이재성)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동혁 교수팀은 경희대 이은열 교수팀과 공동으로 메탄자화균 중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M. alcaliphilum 20Z)’의 대사경로를 밝혔다. 이 미생물은 탄화수소를 먹고 분해해 유용한 물질로 만드는데, 탄소공급원이 메탄에서 메탄올로 달라질 때 전체 대사과정에 변화가 생겼다.

*대사경로(metabolic pathway): 생물이 주위 환경으로부터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흡수하여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기도 하고, 또는 물질을 분해하면서 그로부터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물질대사라 한다. 그 대사과정이 일어나는 화학변화의 순서를 대사경로라 하며 물질대사의 지도와 같다.

김동혁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메탄은 산업용 폐가스, 낙농업, 셰일가스 추출과정에서 다량으로 방출되고 있다”며 “이러한 메탄을 고부가가치 물질로 만들기 위해서는 메탄을 소모하는 메탄자화균의 대사과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메탄자화균의 대사과정을 이해하면, 그 기반으로 유전자를 조작해 대사경로를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메탄이나 메탄올을 원료로 활용해 원하는 물질을 정확하게 얻어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메탄이나 메탄올의 대사과정은 보통 ‘메탄이 산화돼 메탄올로 바뀌는 현상’에서 시작한다고 알려졌는데, 이 정도로는 각 물질에 따른 정확한 대사과정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연구그림]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 생성물 변화

이번 연구에서는 메탄자화균이 탄소공급원으로 메탄올을 이용할 경우, 메탄을 이용할 때보다 많은 포름산을 만들어내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시작 과정이 같은데도 결과물이 달라지는 까닭은 전체 에너지 대사 과정이 바뀌기 때문이었다. 메탄을 메탄올로 변환하는 화학반응에 사용되는 조효소(NADH)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 대사와 탄소 대사에 차이가 생기고, 그 결과 생성되는 화합물로 다른 것이다.

공동 1저자인 박준영 UNIST 화학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메탄이 아닌 메탄올을 탄소공급원으로 사용할 때는 전체 생산물의 약 25% 정도가 포름산이었다”며 “이는 단순하게 메탄을 메탄올로 변환하는 ‘메탄 모노옥시게나아제’를 사용하고 마는 문제가 아닌 전체 대사과정이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유전체 수준의 컴퓨터 모델링(Genome-scale modeling)을 이용해 메탄자화균의 대사 변화를 정확히 알아 낼 수 있었다. 메탄자화균의 대사 과정은 마치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는 사다리 타기’처럼 복잡한데, 컴퓨터 모델링이 탄소 흐름을 한눈에 파악 할 수 있게 해준 덕분이다

*유전체 수준 모델링(Genome-scale modeling): 생체반응 모델링 기법으로 실제 생물개발공정에 이용됨. 유전체 수준의 대사 네트워크를 재구성하고 생화학적, 환경적 제약을 부과하여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사흐름을 분석하는 기법. 원하는 성능을 갖는 생물을 컴퓨터로 디자인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메타볼릭 엔지니어링(Metabolic engineering)’에 10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국가연구재단의 C1 가스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Genome-scale evaluation of core one-carbon metabolism in gammaproteobacterial methanotrophs grown on methane and methanol

김동혁 교수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M. alcaliphilum 20Z의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경로의 차이는 메탄가스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 미생물을 산업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대사공학적 관점에서 후속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그림]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경로 시뮬레이션(탄소 흐름 모식도)

그는 이어 “단일 탄소 물질(C1)이면서 저렴한 메탄올을 메탄자화균의 먹이로 쓰는 시스템을 개발할 경우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상당할 것”이라며 “메탄올은 메탄보다 용해도가 높고 생물반응기에서 공급과 제어가 쉽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메타볼릭 엔지니어링(Metabolic engineering)’에 10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국가연구재단의 C1 가스리파이너리 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논문명: Genome-scale evaluation of core one-carbon metabolism in gammaproteobacterial methanotrophs grown on methane and methanol

자료문의

대외협력팀: 장준용 팀장, 양윤정 담당 (052) 217-1228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김동혁 교수 (052) 217-2945

  • [연구그림]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 생성물 변화
  • [연구그림]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경로 시뮬레이션(탄소 흐름 모식도)
 

[붙임] 연구결과 개요

1. 연구배경

산업용 폐가스나 낙농업(가축 사육), 셰일가스 추출 등에서 ‘메탄’이 발생한다. 이런 메탄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도 알려졌는데, 특정한 미생물(메탄자화균)을 이용하면 산업에서 쓰는 유용한 물질로 변환할 수 있다. 메탄자화균은 메탄이나 메탄올 같은 탄일 탄화수소(C1)를 먹이로 써서 유용한 물질로 만들어내는데, 그 대사경로를 규명하는 심층연구가 필수과제였다. 이 균주가 메탄과 메탄올 같은 탄화수소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과정을 알아야 활용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Methylotuvimicrobium alcaliphilum 20Z, 이하 M. alcaliphilum 20Z)’는 메탄을 다양한 물질로 전환하는 걸 돕는 바이오 촉매로 개발됐다. (유형 I 메탄자화균) 최근에는 이 바이오 촉매를 메탄과 메탄올 같은 단일 탄소 원료들과 함께 사용해 ‘2,3- 부탄디올’ 같은 화학물질과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잠재력도 보였다.

따라서 다양한 환경에서 M. alcaliphilum 20Z의 대사과정과 단일 탄화수소 대사에 대한 시스템 수준을 평가하고 이해하면 산업용 균주를 개발하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행된 선행연구들을 이를 증명하기에는 부족했기 때문에 M. alcaliphilum 20Z이 탄소공급원(Carbon Source)이 변함에 따른 대사과정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수 불가결하다고 평가된다.

 

2. 연구내용

대표적인 메탄자화균인 M. alcaliphilum 20Z는 특이하게 호기적(好氣的, 공기가 있는 곳을 좋아하는) 조건에서 메탄올을 탄소공급원으로 써서 포름산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그림1 참조) 이 현상은 현재까지 알려진 대사경로, 즉 M. alcaliphilum 20Z이 ‘메탄’을 탄소공급원으로 사용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는 메탄이 메탄 옥시게나아제(pMMO)라는 효소를 통해 메탄올로 산화돼 사용되고, 메탄올은 메탄 옥시게나아제(pMMO)의 산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메탄과 같은 대사경로로 동화된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런 대사경로에 따르면, 메탄올 성장조건에서 포름산이 생성되는 원리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 없었다.

본 연구진은 이런 모호한 대사경로를 규정하기 위해 M. alcaliphilum 20Z서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경로의 변화를 실험과 컴퓨터를 이용한 유전체 수준 모델링(Genome-scale models)을 이용했다. 경희대 실험실에서는 실제 실험(Wet-Lab)을 진행하고, UNIST 실험실에서는 컴퓨터에 기반한 시뮬레이션(Dry-Lab) 관점에서 유전체 수준 모델링을 진행했다. M. alcaliphilum 20Z의 대사경로 변화와 전체적인 탄소공급원의 흐름을 이중으로 검증한 것이다. 특히 유전체 수준 모델링이라는 통합적인 접근법은 현재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환경에서 M. alcaliphilum 20Z 대사경로에 대한 심층적인 정보와 지식을 얻었다. (그림2 참조) 또 RNA 서열(RNA-seq) 분석으로 탄소공급원 차이에 따른 M. alcaliphilum 20Z의 유전자 전사양상이 모델링 결과와 많은 부분 일치하는 것도 확인했다.

alcaliphilum 20Z이 탄소공급원으로 메탄올을 사용할 경우, 동화경로는 메탄과 달리 세린(Serine) 사이클과 효율적인 ‘EMP(Embden-Meyerhof-parnas) 경로와 연결돼 사용했다. 또 ED(Entner-Doudoroff) 경로보다 EMP 경로를 주된 탄소 동화경로로 사용했다. 이는 EMP 경로와 ED 경로의 시작하는 지점의 유전자를 제거했을 때, EMP 경로의 유전자(pfk)를 제거한 경우가 ED 경로의 유전자(pgi)를 제거했을 때보다 성장률이 매우 느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3 참조) 또한, 모델링 시뮬레이션을 통해 pfk의 반응인 PFK-ppi에 탄소의 흐름을 증가시켰을 때 성장률이 비례하게 증가하는 것을 검증해 효율적인 EMP 경로가 메탄올을 사용할 때 M. alcaliphilum 20Z 주된 탄소동화 경로인 것을 규명했다.

또 연구진은 M. alcaliphilum 20Z이 메탄올에서 성장하는 동안 포름알데히드를 직접 산화시켜 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다이뉴클레오타이드(NADH)를 생성할 뿐 아니라 세린 사이클을 사용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는 모델링을 통해 메탄올을 소모하게 되면 세린 사이클의 탄소 흐름이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린 사이클이 시작되는 반응(GHMT)에서 탄소 흐름을 증가시켰을 때 성장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이는 세린 사이클이 EMP 경로와 달리 주된 탄소동화 경로가 아닌 것을 알려줬다. 그러나 세린 사이클의 유전자(glyA)를 껐을 때는 성장률이 크게 줄었다. 이러한 증거는 에너지 소비를 위한 세린 사이클의 부재가 메탄올에서 성장할 때 산화 환원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메탄올을 소비할 때 많은 양의 탄소 흐름이 직접적인 포름알데히드 산화 경로를 향하며, 이 현상은 전체 대사 시스템에 대한 환원 등가물(equivalents)을 제공하는 것을 검증했다.

alcaliphilum 20Z 메탄올에서 성장하는 동안 탄소 흐름이 포름 알데히드 산화 경로와 세린 사이클로 이동함에 따라, TCA 회로(Tricarboxylic Acid Cycle)는 기능적 상태 변화가 일어난다. 이를 평가하기 위해 13C-labeled tracer를 사용해 탄소의 흐름을 실질적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피루브산 이후의 카복실화 및 탈카복실화 단계의 차이로 인해 방사선 표지 양상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말산의 경우 완전한 TCA 회로를 진행할 경우 M+4 즉 4개의 방사선 표지가 된 탄소를 가지게 되며 불완전한 TCA 회로에 의해 피루브산에서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카복실화되면 M+3의 표지 양상을 보인다. 실험결과 메탄올에서 M. alcaliphilum 20Z 가 성장할 경우 M+3의 표지 양상이 우세하게 나타났으며 불완전한 TCA 회로의 작동을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TCA 회로에서 말산을 합성하는 유전자(fum)를 껐을 때 성장률의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3. 기대효과

이번 논문은 값싼 원료인 메탄과 메탄올 같은 단일 탄화수소(C1) 물질을 이용해 고부가가치를 가지는 물질을 생산하는 산업용 균주를 개발할 바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메탄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같은 범지구적인 환경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붙임] 용어설명

1. 동화과정(anabolism)

물질대사 중 하나. 동화작용은 생물이 주위로부터 흡수한 저분자 유기물이나 무기물을 이용해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 과정. 이 경우 메탄자화균이 메탄올이나 메탄을 흡수해 고부가가치의 화합물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반대 개념으로 고분자 유기물을 분해해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합성하는 이화과정(catabolism)이 있다.

 

2. EMP 경로(Embden-Meyerhof-parnas pathway)

포도당이 피루브산(pyruvate)이 되는 혐기적 과정으로 효모의 알콜발효, 유산균의 유산발효, 근육의 해당 과정 등이 있다.

 

3. ED 경로(Entner-Doudoroff pathway)

EMP 경로보다 에너지 효율이 낮아 1몰(mol)의 글루코스(glucose)에서 1몰(mol)의 ATP만 생성된다.

 

4. TCA 회로(Tricarboxylic Acid Cycle)

세포 호흡의 중간 과정 중 하나로 산소 호흡을 하는 생물에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같은 호흡 기질을 분해해서 얻은 아세틸-CoA를 이산화탄소로 산화시키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를 ATP(또는 GTP)에 일부 저장하고, 나머지 에너지를 NADH + H+, FADH2에 저장하는 일련의 화학반응이다.

 

[붙임] 그림설명

 

그림 1.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 생성물 변화. 마이크로븀 알칼리필럼 20Z(M. alcaliphilum 20Z)의 탄소공급원이 메탄올일 때 메탄과 다르게 대량의 포름산을 생성함.

 

그림 2. 탄소공급원에 따른 대사경로 시뮬레이션 컴퓨터를 이용해 M. alcaliphilum 20Z을 유전체 수준으로 재연한 뒤 소비하는 탄소공급원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통해 탄소 흐름의 예측했다.